I was reincarnated while trying to climb the mountain RAW novel - Chapter (246)
제 246화
246화
검술의 달인!
익스퍼트Expert의 경지를 이룬 검사라는 뜻이다. 오러의 흔적이 남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순수한 검술만으로 모험가 길드원을 학살했다. 익스퍼트 중에서도 상급 혹은 최상급이나 가능한 일이다.
“입구로 들어와서 메인 홀Main Hole의 15명을 눈 깜짝할 사이에 베어냈어. 소요된 시간은 대략… 1분에서 2분 사이?”
조사원은 깜짝 놀랐다.
익스퍼트의 경지를 이룬 검사는 강하다.
마스터라는 상위의 경지가 있지만 전 대륙을 뒤져봐야 최소 56명이고, 비공식적인 숫자를 포함하더라도 100명 채 되지 않는다.
그런 규격 이상의 존재에 비해 약하다지만 상급 혹은 최상급의 익스퍼터Experter도 1초에 2번에서 3번 이상의 칼질이 가능하다.
“…하지만 15명을 1분, 2분 만에 죽이는 건 불가능하지.”
15명이 한곳에 모여 있다면 가능하다. 그러나 메인 홀은 50평이 넘는 크기였고 모험가 길드원들은 흉수에게서 도망치려고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들의 시체와 사방에 뿌려진 핏물이 그것을 증명했다. 전부 쫓아가 죽이려면 익스퍼터로서는 무리다.
“흉수는 설마… 마스터 급의 검사인가?”
조사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 *
메이엔은 호텔로 돌아와 마녀의 비술을 점검하며 생각했다.
마스터 급의 존재가 이쪽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
조직의 하수인이기 때문이다.
제론과의 약속으로 오른 왕국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지 못하기에 잠시 두 사람의 발을 붙잡고 모험가 길드를 제거했다.
‘잠깐.’
메이엔이 멈칫했다.
모험가 길드가 자신들에 대해 조사를 하는 건 동대륙의 누군가로부터 의뢰를 받아서다. 그들이 그 사실을 알려왔고, 모험가 길드로 가던 도중 암살자 길드에 의해 발목이 잠시 묶였다. 그리고 그사이 모험가 길드는 참변을 당했다.
‘두 길드에 의뢰를 한 자가 동일인물이 맞을까?’
조사를 의뢰한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단순히 응징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은 가시가 발바닥에 박힌 것처럼 거슬렸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모험가 길드를 학살한 것도 오른 왕국에 피해를 끼친 것이다. 수도경비대를 움직였고 수도거주민들을 불안에 휩싸이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피해를 끼치지 않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이 아니라는 거지.’
조직과 관계가 없는 세력의 짓이다.
* * *
조사원은 모험가 길드의 참변을 보고서로 작성해서 올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바탕 난리가 났다.
길드 간의 전쟁이라면 세력다툼으로 분류하고 엄중한 경고와 함께 수도경비대의 순찰 시간을 조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수도거주민들이 큰 불안을 떨 필요가 없고 큰 문제로 번질 우려도 없다. 하지만 대륙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56명의 마스터가 아닌 비공식적인 마스터의 공격이었다. 만약 56명의 마스터 중 1명이라고 하더라도 큰 문제다. 정체를 감추고 몰래 숨어들어와 수도에서 살인을 한 것이니까.
왕실이 여러 번 뒤집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문제였지만 바깥에서 보기에는 아무런 일도 없이 조용하게 지나가는 듯하였다.
제론의 귀에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뭐?”
“야! 그거 아깝게! 흘리지 말라고!”
로한이 식탁 위로 떨어진 까르페뇽 295년산의 몇 방울을 아깝게 쳐다봤다. 식탁보에 스며들지 않았다면 혓바닥으로 핥아 먹었을 기세와 눈빛이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본 카론이 제론에게 다시 상황을 설명했다.
“…라고 하더군. 혹시 짐작되는 자가 있냐?”
“아니. 내가 서대륙과 북대륙을 돌아다니긴 했지만 전역을 다 가본 건 아니야. 직접 만나본 마스터 급의 실력자도… 으음. 어디 보자…….”
제론이 손가락을 접으며 셌다.
사실 신경을 쓰지 않은 놈들도 많아서 셈이 확실하지 않았다.
“…대충 10명 정도밖에 안 돼. 그중에서 공인인 마스터는 2명이었어.”
“10명 중에서 2명만 공인이라고?”
식탁보를 아깝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던 로한이 깜짝 놀라 되묻는다. 비공식적인 마스터가 제법 많을 거란 걸 알고 있지만 상상 이상이다.
“어. 사실 그것보다 더욱 큰 문제가 있어.”
“더욱 큰 문제라. 뭔데?”
“마스터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어.”
“……!”
“……!”
카론과 로한이 동시에 손으로 탁자를 내려치며 벌떡 일어난다.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이냐?”
“마스터를, 만들어낸다고?”
“가능한 일이야. 만들어냈어. 내가 북대륙에서 싸운 녀석들 중에서 4명이 마스터로 만들어진 놈들이었어. 물론 검술이 형편없어서 상대하기 어렵진 않았지만 말이야.”
“같은 마스터라면 충분히 상대할 만하다는 뜻이군.”
“맞아.”
“하지만 익스퍼트 이하, 그리고 일반 병사들로서는 상대하지 못할 테고. 이건 문제가 많이 크군.”
“위험한 건 그런 반쪽짜리뿐만이 아니야.”
“또 뭐가 있는데?”
“마수인. 마기의 찌꺼기를 인체에 주입해서 몬스터처럼 변형시킨 생명체야. 으음. 마물이라고 하는 게 맞는 말이겠어. 아무튼, 너희는 들어봤지?”
“대충 듣기는 했다. 하지만 폴른 제국에서 꽁꽁 감춰두고 있어서 자세한 건 몰라. 제국 내부 사정과도 꽤나 많이 얽혀 있던 모양이야.”
카론이 고개를 젓다가 문득 그 사건과 깊게 연관이 된 인물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자 그 인물(?)이 갑자기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야.”
“어?”
그 인물(?)이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한다.
“얼른 다 까봐.”
“뭘 다 까? 사람도 많은데 옷을 어떻게 벗어?”
카론과 로한이 제론을 ‘이놈을 죽여? 말아?’라는 표정으로 잠시 쳐다본다. 저 빌어먹을 입에서 들어야 할 말이 있어서 꾹 참으며 다시 말한다.
“미친 소리 하지 말고 서대륙과 북대륙에서 있었던 일이나 자세하게 말해봐.”
“모른다고 하면 죽빵 돌아갈 테니까 미리 준비하고 있어라.”
본의 아니게 험한 말을 내뱉고 만 두 친구였다.
제론이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입술을 열었다.
“바야흐로 3년 ㅈ…….”
“우리가 알면 좋아할 만한 그런 정보만 내놔.”
“공짜로?”
“……295년산 까르페뇽으로 퉁치자.”
카론이 힘없이 말했다.
* * *
밤이 깊어졌다.
메이엔이 천천히 눈을 뜨며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침대를 벗어나며 생겨난, 그리고 조용한 발걸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지만 로건은 깨지 않고 고른 숨소리만 냈다. 낮의 일로 피로가 많이 쌓여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창문 밖으로 수도 중심에 있는 종탑을 바라봤다. 종탑의 지붕에는 검은 그림자가 서 있었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사역마였다. 그녀가 마녀였기에 알 수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검은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것과 시선이 마주치자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오랜만이야.
“…….”
-야박하게 굴 것 없잖니? 동생아.
“무슨 일로 날 찾아왔어?”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언니인데 하나뿐인 동생을 찾아오면 안 되는 거니?
“응. 안 돼. 나와 언니는 적이니까.”
-내가 오늘 도와줬는데도?
“언니의 짓이었구나.”
메이엔의 눈빛이 음울해졌다.
모험가 길드를 학살한 것은 그녀의 언니 메이란이었다. 또한 정확하게 말해 메이란이 부하나 사역마를 움직여서 한 짓도 아니었다. 누군가를 이용했다. 자신의 손을 움직이지 않고 대신 처리한 것이다. 그 사실을 짐작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진실을 안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조금 전에 말했다시피 ‘적’이니까.
-호호! 그래, 우리는 적이지. 옛날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장난도 치고 그런 관계가 아니야. 하지만 목적이 일치할 경우 협력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메이엔, 네 생각은 어떠니?
“…….”
-흐응. 재미없어. 좋아. 모험가 길드에 너희를 조사하라고 한 자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니? 나는 알고 있는데.
“…….”
-대가를 바라는 건 아니야. 아, 미안. 대가를 바라. 하지만 너… 아니, 그 녀석한테도 나쁜 일은 아닐 거야. 왜냐면 목적이 일치할 거거든. 지금 당장은 협력의 관계가 될 수 있다는 말이야.
“누구인데?”
-내 제안은?
“…….”
-뭐… 긍정도 부정도 아니지만 지금은 그걸로 만족할까나. 모험가 길드에 너희를 조사하라고 한 사람은 동대륙의 대검호야.
‘푸른 바람의 늑대’ 시무르 칸.
그가 무슨 이유로 제론과 일행에 대해 조사를 하는 걸까?
제론과 시무르 칸의 관계, 그리고 메이란까지 얽힌 사연을 알지 못하는 메이엔으로서 추측해내는 건 불가능했다.
-또 한 가지 더.
“……?”
-남대륙으로 갈 일이 있다면 ‘마이얀’이라는 녀석을 조심해.
메이엔이 눈을 감았다 뜬 순간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 긴장감으로 굳었던 몸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온다. 작은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침대에서 로건이 몸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미안해요. 저 때문에 깨셨네요.”
“아닙니다. …으음. 사실은 깬 지 조금 됐습니다. 갑자기 옆자리가 허전해져서 눈을 떠보니 창문으로 걸어가시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던 것처럼 느껴졌는데, 혹시… 그 분이십니까?”
“맞아요. 언니가 찾아왔어요.”
메이엔의 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자 로건이 슬쩍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말씀하시기 곤란하시다면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험가 길드에 저희를 조사하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줬어요. 동대륙의 대검호라고 하더군요. 모험가 길드를 죽인 자가 자신이라고 말했고요.”
“동대륙의 대검호라면… ‘푸른 바람의 늑대’ 시무르 칸이 아닙니까? 그가 무슨 이유로 저희를…… 피곤하실 텐데 주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로건은 메이엔도 모르는 눈치이자 말끝을 흐리며 화제를 넘겼다.
메이엔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언니가 우리와 협력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어요. 목적이 일치하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조직의 일과 전혀 다른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 또… 남대륙으로 갈 일이 있다면 ‘마이얀’이라는 자를 조심하라고 했어요. 혹시 누구인지 아세요?”
“마이얀? 마이얀…… 으음. 죄송합니다.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생각이 나질 않군요.”
“괜찮아요. 저도 누구인지 몰라서 물어본 거니까요. 아침이 되면 제론을 찾아가죠. 그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메이엔이 침대로 돌아가 몸을 눕혔다.
로건은 갑자기 코끝을 스치는 향기에 순간 숨을 참았다.
‘신이시여……!’
신께서는 어느 날 갑자기 시험을 내린다고 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 날이다.
그렇게 메이엔과 로건은 각자만의 이유로 오랜 시간 잠을 설쳤다.
* * *
이튿날 제론을 찾아간 메이엔과 로건은 지난 이틀간의 사건을 말했다.
모험가 길드 참변 사건의 범인이 메이란과 관계되어 있다는 말에 인상을 찌푸렸던 제론은, 전날 밤 그녀가 메이엔을 찾아오기까지 했다는 말에서 의아해하며 물었다.
“메이란이 그런 말을 했다고요?”
“네.”
“영혼의 맹세를 했는데 어떻게 멀쩡한 거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