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reincarnated while trying to climb the mountain RAW novel - Chapter (333)
제 333화
333화
해골 군주의 언데드 군단은 다른 대륙의 재앙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들의 손에 죽은 모든 것들이 다시 일어나 살아 숨 쉬는 것을 해치려 하였으며, 그 대상에는 비단 인간과 엘프, 드워프, 오크 같은 이종족만이 아닌 몬스터와 마물, 괴수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완성된 언데드 군단의 숫자는 바로.
“……제가 감히 추정하기로는 50만에 달합니다.”
“50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니까요.”
쿵! 쿵!
마이언 하워드가 주먹으로 탁자를 때려 혼란스러워하는 지휘관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우리 냉정하게 생각하는 건 어떻겠소. 우선 한 가지 묻겠소. 이 성벽이 50만 대군의 공격을 버틸 수 있소?”
“충분한 병력만 있다면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인족과 괴수의 경우라면 사정이 조금…… 아니, 많이 달라집니다.”
성벽의 높이는 약 20미터.
성 주위로 넓은 강물이 둘러싸듯 갈라져 흐르고 있다.
강물의 깊이도 얕지 않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성문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목인 다리를 건너지 않는 이상 성벽을 포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같은 인간이나 이종족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거인족이나 큰 괴수는 강물에 들어가도 발목 혹은 무릎까지밖에 잠기지 않는다.
“……그래서 크기가 큰 괴수나 거인족은 강물을 아무렇지 않게 건너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절대로 막지 못합니다. 언데드가 물속으로 못 들어오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우선은 알겠소. 다들 제 위치로 움직여서 전투 준비를 해주시오. 해골 군주의 언데드 군단이 몇 시간 안에 도착할 터이니 모두 각오를 단단히 다지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그런데 용사님은 어디 계십니까?”
“어?”
“그러고 보니 용사님께서 안 보이시군요.”
심각했던 분위기가 때문이었을까?
지휘관들은 제론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아차렸다.
“그는.”
그런 지휘관들을 향해 마이언 하워드가 천천히 입술을 뗐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영웅들과 함께 해골 군주를 물리치러 갔소.”
“……!”
“아무리 신의 대행자이신 용사님이라고 해도 위험합니다!”
지휘관들이 깜짝 놀라 외쳤다. 그리곤 제론을 찾으러 가기 위해 벌떡 일어나자 마이언 하워드가 그들을 붙잡곤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그는 용사. 신을 대신해서 지상에 평화를 가져다줄 구원자니까.”
“…….”
“우리는 우리만의 싸움을 하는 것이 그를 돕는 일이오.”
* * *
“오랜만에 뵙습니다.”
화이트루나 성기사단의 단장 제임스가 제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과거 성녀와 함께 페리안 자작령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일면식이 있었다.
일행으로 받아달라는 교황의 요청을 순순히 수락한 이유였다.
또한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 1인과 최상급 오러 익스퍼트 기사와 용병으로 이루어진 101명의 별동대가 함께 했다.
이들은 해골 군주와 조우하기 전까지 제론과 일행들의 전력을 최대한 보존하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언데드가 제론과 일행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하지만 해골 군주를 지키는 언데드 정예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해골 군주는 자신의 힘만 믿고 날뛰는 멍청이가 아니었다.
언데드 군단의 일부를 주변에 머무르게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그의 곁을 지키는 3개체의 정예 언데드가 있었다.
죽음에서 돌아온 기사 데스 나이트와 거인족 언데드, 과거 동대륙의 늪지대에서 지배자로 군림했던 히드라 언데드가 바로 정예 언데드의 정체였다.
살아 있을 때도 강한 힘을 가졌던 존재들이 해골 군주의 손에서 언데드로 부활하며 더욱 막강해진 상황이었다.
그들을 물리치고 해골 군주까지 처치해야 한다.
“……사실상 이 전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가능합니다.”
제론이 그러한 걱정을 부정했다. 그리고 용사의 검을 뽑아 들며 말했다.
“저는 용사니까요.”
“…….”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고요한 적막이 맴돌려는 순간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가 크게 웃으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았다.
비웃은 것이 아니었다.
“반드시 해내야 할 사명이로군요.”
“…….”
제론은 부정하지 않았다.
아니.
마음속으로는 손발이 사라질 것 같아서 부끄러워하며 부정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담담하고 고고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제 목숨. 용사님께 바치겠습니다.”
“바치지 마세요.”
“네?”
“살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명령입니다.”
“……!”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는 경악 반, 감탄 반이 섞인 표정으로 제론을 잠시 응시하더니 씨익 웃으며 그 명령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군요.”
“그 친구? 누구입니까?”
“시무르 칸. 동대륙 최강의 검호입니다.”
“……아. 명성은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호탕하고 정이 많은 친구입니다. 아마 용사님과 만났다면 무척이나 죽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사실 만난 적이 있다.
반쪽짜리 오러 마스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는 짓거리도 엄청 꼴통이었고. 하지만 동대륙으로 넘어와 소문을 들어보니 반쪽짜리는 탈출한 것처럼 보였다.
‘성격은 그대로일 테지.’
바뀌었다고 해도 정상은 아닐 것이다.
장담할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제임스가 말했다.
“……오고 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해골 군주의 언데드 군단이 몰려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언데드 군단의 숫자는 단순한 추정만으로 50만에 달했다.
그 추정이 눈으로 직접 목격하자 단순히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마어마하군요.”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가 침음을 흘렸다. 과장을 섞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엄청난 언데드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었다.
녹색 빛을 띠는 아름다운 초원이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언데드 군단의 발에 짓밟히며 검게 죽어가고 있었다.
“저희는 언데드 군단의 공격이 시작한 뒤에 움직입니다. 그때까지 모두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 놓으십시오.”
“알겠습니다.”
“제임스 경과 성기사단 분들께서는 저희가 움직이기 전 모두의 무기에 축복을 내려주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성기사는 신을 섬기는 신자임과 동시에 신을 위해 싸우는 검이다. 그들의 축복은 방어적이고 치료에 특화되 어있는 사제의 축복과 다르게 전투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로 인해 언데드에게는 치명적일 만큼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럼 신호를 내리기 전까지 모두 은신한 채 대기하세요.”
제론은 그런 지시를 내린 뒤 일행들을 불러 모았다.
“너희들이 정예 언데드를 맡아야 해.”
“인원은 어떻게 분배할까요?”
일행들의 숫자는 총 6명.
정예 언데드가 3개체인 것을 생각하면 2명씩 팀을 나누면 된다. 하지만 로건은 몸을 쓰는 전투원이 아니라 후방에서 보조 지원을 해야 한다. 언데드와의 전투에서는 그의 보조 지원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서포터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지.’
1명에게만 서포터를 붙여주는 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정예 언데드의 힘은 살아 있을 때보다 강하니까. 로건의 신성력이 언데드에게 치명적으로 작용을 한다지만 혼자서 정예 언데드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다행인 건.
“화이트루나 성기사단이 데스 나이트를 맡겠다고 했어.”
즉, 일행들이 맡아야 할 정예 언데드는 거인족 언데드와 히드라 언데드였다.
“너와 로레인이 히드라 언데드, 말콤과 쟌느가 거인족 언데드를 맡아. 메이엔과 로건은 후방에서 4명을 지원해줘요.”
작전이 시행되기 전까지 전원 휴식을 취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해골 군주의 언데드 군단이 동대륙 연합군의 성을 공격했다.
추정하기로 약 50만의 언데드가 성을 짓밟기 위해 간 것이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죽을 정도로 엄청난 언데드 물량이었다.
‘지금이면 되겠지.’
제론은 은신해 있는 모두에게 신호를 보냈다. 모두가 일어나 은밀하게 해골 군주를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해골 군주 주변에 언데드가 많이 남아 있어요.”
“나도 보고 있어.”
예상하지 못한 언데드 병력이 있었다. 몇만에 달할 정도로 많은 물량은 아니었지만 수천에 달하는 숫자였다.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를 비롯한 최정예 101명의 별동대가 저들과 싸워야 한다.
‘강력해 보이는 개체는 없어.’
해골 군주의 힘이 강력하다고 해도 부릴 수 있는 숫자에 한계가 있다는 증거였다.
끄덕.
동대륙의 오러 마스터가 제론을 보며 고개를 움직였다.
먼저 나서서 시선을 끌겠다는 뜻이다.
끄덕.
제론이 알겠다고 고갯짓을 하자 101명의 별동대가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 그들이 인기척을 드러냄과 동시에 오러를 끌어올리며 전투태세를 갖췄다.
해골 군주가 눈치채고 101명의 별동대를 비웃었다.
[어리석은 필멸자들이여.]정예 언데드를 제외한 모든 언데드 병력이 101명의 별동대를 향해 덤벼들었다.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제론과 일행들, 그리고 화이트루나 성기사단이 우회하여 해골 군주에게 접근했다.
[이제 보니 쥐새끼들이 또 있었구나.]몇백 미터까지 접근하자 해골 군주가 알아차리고 정예 언데드를 보냈다.
앞서 작전대로 화이트루나 성기사단이 데스 나이트를, 일행들이 나머지 두 정예 언데드를 가로막았다.
제론은 해골 군주를 향해 달려갔다.
[……네놈은?]“직접 얼굴을 맞댄 건 처음이네.”
해골 군주가 제론을 발견하곤 눈을 크게 떴다. 뼈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하나 싶긴 했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내 손으로 네놈을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네가? 감히? 나를?”
제론이 검을 들었다.
용사의 검.
신살의 힘을 품고 있는 그 검이 해골 군주를 향해 치달았다.
[어리석은 초월자여. 내 손으로 네놈을 다시 영락시켜 주마!]해골 군주는 모든 힘을 끌어올려 죽음의 대지를 펼쳤다.
사특한 모든 것이 땅에서 기어 나오며 제론을 향해 덤벼들었다.
해골 군주의 뼈만 남은 대가리를 가르려던 검이 단단한 무언가에 막혔다.
“언데드 골렘?”
제론이 힘을 주자 언데드 골렘의 몸이 쪼개졌다. 그사이 해골 군주는 뒤로 물러나 권능을 펼쳐 일대를 죽음으로 뒤덮고 있었다.
“……찬란한 달빛이여. 이 땅을 비추소서.”
제론은 루나의 권능을 사용해 죽음으로 뒤덮이는 일대를 달빛으로 가득 채웠다.
[루나의 권능!]“악신 네크롬이 이런 건 말 안 해주디?”
제론이 이죽거리며 검을 크게 휘두르자 땅에서 기어 나온 사특한 모든 것이 소멸했다. 신살의 기운을 끌어올린 것이다. 신조차 죽이는 힘이 사특하고 부정한 존재를 물리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 검은……!]“아 참. 너 이 검에 쓰러졌다고 하던데 진짜냐?”
경악하는 해골 군주를 향해 제론이 땅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