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199
199화 나의 가문은 번창하리라!
무도는 작은 상자 하나를 소금 장수에게 내밀었다.
툭!
“천일염으로 가득 채워주시오!”
“넵!”
소금 장수가 잽싸게 소금 포대를 가지고 왔다.
“헉!!!”
소금을 채우려 뚜껑을 열어 본 소금 장수가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상자 안에는 흉측한 모습을 한 사람의 머리가 들어 있었다.
“아이고, 세상에!”
“…….”
무도는 아무 말 없이 모용각의 머리를 넣은 상자에 소금을 가득 채운 후, 요동을 향해 달렸다.
쉭쉭쉭!
3일간 혼절했던 무도는 흩어졌던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운용해 봤다.
다시 단전에 응축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응축된 내공 씨앗이 예전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도는 새로운 생명체로 탈피한 것처럼 신비한 느낌이었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하라는 부처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던 무도였다.
하지만 새롭게 깨어난 무도는 사람 목숨이나 짐승 목숨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 무도가 정신을 차린 곳은 버려진 작은 움막이었다.
발치에 굴러다니는 모용각의 머리를 보고 지난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움막 앞에는 화산파 제자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자신이 기억하는 것은 모용각을 처단하고 혼절한 것까지였다.
무도는 탕유를 쫓아 온 모용복 일행과 마주쳤고, 탕유가 자신을 데리고 사라졌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몇 번 기절했던 경험이 있는 무도는 기절한 것에는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탕유가 사라지고 없자 불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음… 도대체 탕유는 어디로 간 것이지? 분명 탕유의 얼굴이었는데…….’
탕유는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그래. 난 네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소금에 절여진 모용각의 머리를 보며 무도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용각은 죽어 마땅한 놈이야! 이제 모용각은 잊고 나의 삶을 충실히 살자!’
무도는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모용언이 떠올랐다.
‘이제 요양으로 돌아가 언이와 명이를 위해 살아야지! 그리고 태극관을 제대로 만들어보자!’
새로운 목표를 세우니,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가자! 요동으로.”
한편, 무도가 모용각을 처단하자 강호에 불던 피바람도 멈췄다.
마공은 흔적도 없이 사려져 더는 강호에 파문을 일으키지 않았다.
다만, 탕유의 청동 귀걸이를 얻어 무림 최강이 되려는 몇몇 사람들과 원수를 갚으려는 형산팔제는 암암리에 탕유의 뒤를 쫓았다.
무도는 모용각의 머리를 가지고 요양으로 돌아왔다.
모용부의 사당에 모용각의 머리를 바치고, 모용언과 함께 제를 올렸다.
모용각과의 질긴 악연은 무도의 복수로 청산되었다.
장인의 복수를 마친 무도는 사람을 보내 을두지 행수를 모셔왔다.
모용각과 무도의 원한은 을두지 행수와 모용각과의 악연에서 시작되었다.
을두지 행수도 모용각의 머리를 보고 삶에 끈덕지게 붙어있던 악연을 정리했다.
“결국, 이렇게 됐구나! 무도야! 장하고 고맙다.”
어느덧 반백이 된 을두지 행수의 눈가가 젖어 들었다.
을두지는 무도가 18세 때 처음 만나 대동강에서 무도를 구해주었다.
무도는 자신을 양아들처럼 대해준 행수님께 보답한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였다.
‘행수님도 이제 많이 늙으셨구나…….’
결단력 있고 세상일에 거침이 없었던 을두지 행수도 세월 앞에 점차 허물어지고 있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
다만 오늘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강호에는 무도와 탕유에 관한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지만, 아무도 무도에게 물어보는 이는 없었다.
모용언조차도 사실 여부를 묻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 선우 무도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서로를 항상 신뢰했기 때문이다.
선우 무도와 모용언의 꿈은 강호에 천하제일 문파를 세우고 가문을 일으키는 일이었다.
무도는 을두지 행수가 왜 나라로 떠나자 홀로 무려산 낙타봉에 올랐다.
역시 양수 도사와 천산선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무도는 낙타봉 정상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양수 도인과 천산선인의 무사함을 빌었다.
‘평안에 이르기를.’
“훕!”
차디찬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니 머리가 맑아졌다.
무도는 탕유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했으나,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탕유! 생각이 자유롭더니… 거칠 것이 없구나!’
“훕!”
깊은숨을 들이키니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이 신호를 보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그래. 조선의 정신이 깃든 요동에서 나의 꿈을 펼치리라! 우하하하하!!!”
무려산에서 돌아온 무도는 새로이 완성된 태극관을 부흥시키는 데 전념하였다.
무도가 개방 방주 왕사룡과 마공이 극한까지 치솟은 모용각을 물리친 것은 이미 강호에 파다하게 소문이 났다.
무림 제일 고수 무도의 가르침을 받고자, 전국에서 제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무도는 이제 수백의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대 종사가 되었다.
모용언은 본격적으로 상단 사업을 확장하였고, 물건 운송은 물론 재물이 도난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경비 사업으로까지 확장하였다.
힘껏 살다 보면 좋은 인연에 좋은 끝은 있다.
금련이 서역에서 북경까지의 실크로드를 구축하면 북경에서부터 고구려 국내성까지는 천리표국에서 맡아 상춘이 진두지휘하여 진행하였다.
을두지 행수는 요양에서 중국 남부지역과 왜를 잊는 해양 무역로를 개척하였다.
구려방의 양춘은 천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범죄와 폭력사건을 태극관 제자들과 협력하며 항구의 안전을 지켜냈다.
무공 실력이 출중하고, 고객의 편의를 최선으로 여기는 천리표국의 명성은 점차 강호 제일이 되었다.
무도를 중심으로 각자 자신의 영역을 나눠 사업을 진행하니 태극관은 무림 최고의 문파가 되었고, 천리표국의 수익은 나날이 늘어났다.
열여덟에 홀로 고향을 떠난 선우 무도는 이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어엿한 가문을 세웠다.
“나는 옛 조선 왕족 선우강의 후예이다. 나 선우 무도는 요동에서 역사를 다시 쓰겠다.”
* * *
“쫓아라!”
쉭쉭쉭!
형산팔제… 정말 질긴 놈들이다.
모두가 자고 있을 야심한 시각에 느닷없이 쳐들어온 놈들은 바로 형산팔제였다.
탕유는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면돌파라고 생각하며 위기를 극복해왔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으면 두렵지만, 막상 부딪혀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탕유는 임신 기간에는 살인은 하지 않겠다 맹세했기 때문에 벌떼처럼 달려드는 놈들을 피해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반년이란 세월이 지나자 배는 점점 불거져갔다.
갑자기 배가 뻣뻣해지고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기야. 미안하구나.”
안정을 취할 만한 곳을 찾아야 했다.
‘아! 어디로 가야 하나?’
세상에 오롯이 혼자인 탕유는 안전한 곳을 찾아야 했다.
‘햇빛이 들어오는 깨끗한 집에 살고 싶다. 거기서 아기를 낳아야 한다.’
머릿속은 온통 아기 생각뿐이다.
새벽빛 해돋이 아침을 맞는 새들은 걱정 없이 날아간다.
“아! 엄마가 보고 싶다.”
‘그렇지! 성도에 당현자와 당웅이 있지! 그들이라면 분명 나를 도와줄 거야!’
누구나 살면서 기댈 곳이 하나쯤 필요하다.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고 깨닫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다시 살아갈 힘이 된다.
탕유는 고향 사천 성도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점점 무거워지는 몸을 추스르고 성도를 향해 지친 걸음을 재촉하였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어려서부터 힘든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지금 탕유는 생에 가장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당무관 현판이 보였다.
일 년 만에 돌아온 당무관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당무관. 내가 이름은 잘 지었어.”
탕유는 홀몸이 아닌지라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도착했다.
배가 뭉치고 아파서 고통에 찌든 초라한 몰골이었다.
끼이익!
당무관의 문이 열리며 배가 불룩한 여인이 초주검이 되어 들어섰다.
얍! 얍!
쉭쉭!
퍽퍽!
당무관은 제자들의 기합 소리로 활기에 넘쳤다.
당웅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평온하고 활기차 보였다.
“후유. 모든 것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
당웅의 시선이 한 여인에게 쏠렸다.
“어? 탕유?”
건장한 당웅이 웃통을 벗은 채 달려왔다.
“탕유!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소란한 소리에 당현자가 달려왔다.
당현자는 초췌한 탕유의 모습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했다.
“탕유 동생!”
당현자는 서둘러 탕유를 안채에 눕혔다.
탕유는 당현자의 손을 잡으니 비로소 안심되었다.
“현자 언니… 고향에 오니 너무 기뻐요.”
“탕유! 무슨…….”
“…어엇.”
탕유의 다리 사이에서 스르륵 액체가 흘러나왔다.
먼길을 오느라 무리했는지 양수가 터진 것이다.
“언니! 아… 아기가 나오려고 해요…….”
“뭐?”
분만이 다가왔다는 신호가 왔지만, 아직 아기는 달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아기를 낳아 본 적 없는 당현자는 당황하여 얼른 당웅에게 소리쳤다.
“당웅! 난주 어딨어?”
“어어. 데려올게!”
당웅이 신발도 못 신고 달려나갔다.
난주와 당웅은 탕유가 성도를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살림을 차렸다.
두 달 전 당웅의 아기를 낳은 난주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끄응.”
“이런.”
“아아악!”
탕유의 귀걸이가 붉게 변하며 진통이 시작되었다.
“으악.”
“우우우.”
탕유는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그렇게 한참을 고통스러워했다.
폭풍진통이 지나자, 드디어!
“응애! 응애!!!”
탕유가 아이를 낳았다.
“동생! 아들이야!”
당현자는 터져 나온 눈물을 훔치고, 진통으로 얼룩진 탕유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난주가 아기를 탕유에게 안겼다.
“아가! 내 아가야…….”
탕유는 난주와 당현자의 보살핌으로 무사히 사내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당현자는 물론 당웅도 탕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고귀한 새 생명에게 축복을 빌어 줄 뿐이다.
탕유는 아기의 이름을 명이라 지었다.
탕명!
* * *
사천 성도 동북쪽에 깊숙하고 울창한 삼성산이 자리 잡고 있다.
한쪽에는 높은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
절벽 위에서 한 여인이 어린아이를 안고 30여 명의 검은 그림자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챙챙챙!
“으악!!!”
“헉헉…….”
상황이 만만치 않아 보이자 화산파 장문 엄안, 형산파 장문 장표, 그리고 무당오협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탕유는 나는 새처럼 다음 목표를 향해 나갔다.
펑펑!
윽윽!
“훗! 한꺼번에 덤비거라!”
탕유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화산파 엄안을 노려보았다.
착!
검을 검집에 꽂은 탕유가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엄안을 향해 덮쳐갔다.
“헛!”
“죽여라!”
탕유가 장문을 향해 달려들자 화산파 제자들이 일제히 탕유를 향해 돌진했다.
펑펑펑!
윽윽윽!
부르르르!
털썩!
순식간에 화산파 제자 셋이 탕유의 장에 맞아 나가떨어졌고, 곧이어 사지를 한번 부르르 떨고는 절명했다.
“헛! 자… 자하신공이다!”
그렇다.
탕유가 화산파의 자하신공으로 화산파 제자들을 공격한 것이다.
“저… 저럴 수가!”
화산파 장문 엄안은 마치 죽음의 사자를 마주한 듯 사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