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Make You a King as a Possessor RAW novel - Chapter (130)
빙의자가 왕으로 만들어 드립니다-130화(130/275)
전생에도 이런 광경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 아니, 그러니까!! 그 법이 누굴 위한 법이냐 이 말입니다!!!
– 협회만 이득 보고!!! 우린 뭐 먹고 살라고!!!
– 어허!! 지금 어떤 자리인데 반말을 하시는 겁니까!!!
– 뭐!! 뭐!! 나 S급인데 누가 어쩔 건데!!
– 협회 측에서는 지금 나온 법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왜 법 하나 개정하고 만들 때마다 사사건건 누가 득을 보고 안 보는지를 따지는지 여전히 모르겠단 말이지.
‘정작 난 그때 아무 이득도 얻지 못했는데 말이야.’
여하튼, 지금 벌어지는 이 개판도 그때와 비슷한 논리로 흘러가고 있다는 소리다. 매너스를 지지하는 마법사들은 그가 하고자 하는 바가 매우 훌륭하며, 아티팩트 개발권이 확장되면 마법도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 라는 주장을 펼쳤다.
‘틀린 말은 아니지.’
마탑의 허가를 받은 기관이나 왕실 소속만 아티팩트를 개발할 수 있던 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누구나 아티팩트 개발을 허가받을 수 있게 바뀐다면?
그러자 반대 세력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하지만 아티팩트 개발은 위험합니다! 게다가 영법사들도 자유롭게 아티팩트를 개발할 수 있게 되면 어쩔 겁니까?”
“맞습니다. 그놈들이 만약 사악한 마력을 담아 개발한 아티팩트를 유통하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왕실로 돌아올 겁니다.”
와, 지금 저거 매너스 협박하는 거야?
레이먼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말도 안 되는 논리였지만 그저 매너스를 공격하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애초에 영법사 자체가 불법이다. 개인적으로 개발한 아티팩트가 암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떠돈다는 것 또한 모두가 알고 있다. 영법사들이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받지 않은 아티팩트를 개발하고 납품하고 있는 건 이미 횡행하고 있는 문제다.
‘간도 크다.’
나도 못하는 걸 쟤네가 하네. 부럽다, 부러워. 그래, 너희들은 왕 후보 제대로 안 키워도 안 뒤지니까 여한이 없지? 난 아닌데, 이것들아.
배 아파 죽겠네. 아, 배 아파! 아, 배 아파!!
‘어디 보자, 서머셋은 어쩌려나.’
심드렁한 얼굴로 레이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예 책상 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는 놈도 있다. 지킬 체통이라는 게 없는 모양이다. 그에 반해, 서머셋의 자세는 올곧았다. 허리를 곧게 펴고 오늘의 안건이 적힌 칠판을 뚫어져라 응시하던 그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매너스의 시선이 그에게 가자 시끄럽게 떠들던 이들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다들 4왕자가 3왕자의 안건에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서머셋이 사람 좋은 미소를 얼굴에 걸었다. 그가 말했다.
“3왕자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서머셋이 그렇게 말하자 반대하던 마법사들이 서로 눈치를 주고받는 게 느껴졌다. 이쯤에서 눈치 특성을 한 번 발동해주면.
[ 눈치 특성을 발동합니다. ] [ 친밀도가 낮아 모든 마법사의 속마음을 읽지는 못합니다. ] [ 이름 모를 마법사1 : 아니, 왕자님이 왜 매너스 왕자님 안건에 동의를 하는 겁니까? ] [ 이름 모를 마법사2 : 그러게요? 사실 두 분 사이가 좋은가? ] [ 이름 모를 마법사3 : 그럼 우리도 반대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괜히 잘 보이려다가 밉보이게 생겼네-. ]흐응. 서머셋이 사주한 건 아닌 모양이네.
‘하긴 서머셋이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니.’
“아카데미에 소속된 적 없는 평민들이라고 귀족과 차별받는 것 또한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입니다. 포레스튼의 학생들은 안정된 마법사도 아니지만 포레스튼 소속이기에 아티팩트 개발이 허가된다면 아카데미를 졸업한 적 없는 평민 마법사들도 아티팩트 개발을 허가받아야 마땅하지요.”
“그래? 너도 나와 뜻을 같이한다니 다행이구나.”
매너스가 환하게 웃었다. 초승달처럼 은은한 서머셋의 미소와 달리 매너스의 미소는 태양처럼 밝게 빛났다.
“하지만 앞서 다른 마법사들이 우려한 대로 영법사들이 해당 법안을 악용하는 것도 걱정이 됩니다. 안 그래?”
유타.
서머셋은 자연스레 자신의 차례를 유타에게 넘겼다. 레이먼은 그런 서머셋의 결정이 의아했다. 여기서 유타가 제대로 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건지, 혹은 자신의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하는 건지. 적어도 매너스에게 다음 답을 넘기는 것보다 유타를 거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게 분명하리라.
레이먼은 서머셋이 영법사들의 배후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중간에 유타에게도 한 번 언질을 줬으니 유타도 그 부분은 알고 있을 테고.
‘내 첫 번째 왕 후보가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네.’
“저 역시 형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어라.’
“서머셋의 형님의 말대로 아티팩트 개발권을 확대하면 그 법안이 악용될 여지가 분명 존재하죠.”
‘이렇게 답할 줄은 몰랐는데.’
턱을 괸 채 두 사람을 구경하던 레이먼은 순간 놀라 팔을 미끄러뜨릴 뻔했다. 서머셋의 말에 동의한다는 건 결국 매너스의 안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
뭐… 3왕자의 세력이 더 굳건하니 일단 4왕자인 서머셋의 편을 드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유타가 그럴 놈이던가?
‘그럴 놈은 아닌데.’
“그렇다고 영법사들이 아티팩트를 만들지 않을 때를 기다리면 될까요?”
“그게 무슨 뜻이지?”
“저희가 알지 못하는 것이지 이미 영법사들은 아티팩트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영법사가 아니라도 파악된 불법 아티팩트만 해도 수십 개가 넘습니다. 저희가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누군가가 아티팩트를 개발하고 있다는 뜻이죠.”
유타의 말에 매너스가 동의하듯 흐뭇하게 웃었다.
‘갈수록 마음에 드는 아이야.’
유타가 포레스튼 입학하기 전, 매너스는 5왕자의 존재를 소문으로만 접했다. 쓸모없는 5왕자를 보러 갈 여유 시간은 없었고 만약 소문이 가짜라고 해도 그걸 해결할 사람은 5왕자, 아이 자신이지 그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레스튼 입학 직전까지 그 소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매너스는 그 소문의 배후가 5왕자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파악한 상태였다.
자신의 아들을 왜 멍청하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알 것도 같았다.
‘올곧고 뛰어난 놈이 진흙탕 사이에 있으면 튀기 마련이지.’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매너스가 유타에게 묻는 사이, 서머셋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그는 유타의 의견에 인상을 찌푸리지도,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지도 않았다.
“개발권을 확대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합법으로 만들어준다고 한들 그들이 숨어서 아티팩트를 만들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닐 테지, 유타.”
“잠시만요, 서머셋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 뒤에 앉아 있던 동료 마법사가 드디어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 토의에서 발언이 가능한 건 왕실 마법사인 거지, 왕족이나 귀족이 아니니까.
“저는 평민 출신으로 매너스 전하의 이 안건에 굉장히 동의하지만 동시에 개발권이 확대된다고 해서 불법으로 만들어지는 아티팩트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들 머리가 좋네.’
레이먼이 속으로 슬쩍 감탄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개판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름 토의의 모양새를 갖췄다.
“레이먼.”
그때, 매너스가 레이먼의 이름을 불렀다. 레이먼이 매너스 쪽을 바라보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었다.
“자네도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평소라면, ‘없는데요.’라고 답하고선 지나갈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번 토의에서 활약을 하면 실습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테니 말이다. 레이먼은 일부러 슬쩍 고민하는 척 한 쪽 볼을 긁고선 주위를 스윽 둘러보았다.
‘자, 나한테 주목해라. 머저리들아.’
다들 이미 내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을 거다. 왕실 마법사의 대다수는 포레스튼의 졸업생이었고 레이먼은 4년 내내 포레스튼에서 한순간도 조용히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던 내게 집중하지 않을 왕실 마법사가 있을 리가!
“음, 별로 색다를 건 없고 지금까지 나온 의견만 정리하겠습니다.”
“그래도 좋지.”
매너스가 싱글벙글 웃었다. 유타도 잔뜩 기대하는 눈웃음을 실실 치고 있었다. 이 두 사람 역시 한 핏줄이긴 한가 보다. 어째 웃는 얼굴이 묘하게 닮아서 기분이 나쁘지만, 레이먼은 할 말을 이어갔다.
“개발권 확대가 이뤄지면 아티팩트 개발은 더욱 활성화될 겁니다. 지금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는 건 아카데미 재학생이나 졸업생, 마탑이나 왕실에서 인정받은 마법사들이니까요. 대신 그 법을 악용해 범죄자들이나 영법사들이 아티팩트를 만들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반대쪽 의견입니다.”
“그건 다 아는 내용이야.”
뒷줄에 앉은 마법사가 구시렁댔다. 레이먼은 꿋꿋하게 다시 내용을 정리했다.
“하지만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법을 악용해 아티팩트를 만들 거라고 하셨지만 동시에 그들은 법망을 피해 아티팩트를 만들 거라고 하셨죠. 이유는 아티팩트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어찌 됐든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요. 영법사들이 사악하기만 한 아티팩트를 만든다면 그 허가를 통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테니 어차피 숨을 겁니다.”
회장이 시끌벅적해졌다.
“어, 그러네?”
“하긴. 어차피 그놈들은 숨어서 만들 거야.”
“하, 하지만 그놈들이 잡혔을 때 개발권 확대를 빌미로 선처를 구할 수도 있잖습니까.”
“말씀드렸잖아요. 그들이 허가를 받으려고 했다면 저희 개발 관할에서 아티팩트 신청을 했어야죠.”
레이먼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개발권 확대는 어차피 숨어서 만들 놈들을 위한 게 아니라 숨어서 만들지 않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겁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지 못해 마법의 재능을 가지고도 펼치지 못한 사람들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테니까요. 거기 평민 마법사분, 아카데미 입학 전에 아티팩트를 만든 적 있습니까?”
“나, 나는-.”
뭐, 있겠지. 이 위치까지 올라올 놈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출중했을 가능성이 높다. 개발권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면 혼자 아주 기초 마법 아티팩트를 만들어 갖고 놀았을 수도 있지.
“탓하는 건 아닙니다. 뭐 영법사들이 아티팩트를 합법적으로 만든다면 이쪽도 나쁘진 않죠. 적어도 등록된 아티팩트라면 그 아티팩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으니까요. 아티팩트 개발권의 확대는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카데미니 기관 허가니 같은 개발을 위한 자격 부여보다는 공식 마크를 만드는 게 어떨까요?”
“공식 마크?”
“네. 그렇게 되면 영법사들이 만든 아티팩트를 잡아낼 수도 있을 테고, 아티팩트에 마크를 등록하기 위한 절차에서 마법사의 신분이나 아티팩트 확인 역시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아티팩트 개발권이 확대되면… 연극구도 다른 마법사들이 알아서 개량해주겠지?
연극구가 널리 널리 퍼져서 우리 이름을 널리 널리 퍼지게 되면 나야 개이득일 테고.
‘크크크.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겠어.’
레이먼의 시꺼먼 속을 모르는 주변 마법사들은 그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특히나 평민 출신 마법사들이 그랬다. 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마법에 대한 자유를 제약받던 시절의 자신을 말이다.
그리고 자신도 잊고 있던 그 사실을 깨닫게 해준 게 저 어린 마법사다.
제약 조건이 모두 사라지고, 아카데미에 소속된 적 없던 평민이라도 아티팩트 개발이 가능해진다면….
“훌륭해….”
“그래, 너무 훌륭해.”
“저 어린 마법사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 줍시다!”
“오오오!!”
“자, 잠시만-.”
“하지만 서머셋의 걱정대로-.”
레이먼의 말에 감명받은 마법사들이 일어나고 여전히 확대에 반대하는 마법사들이 서로 맞부딪치기 시작했다.
세상에. 바야흐로 2차 개판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