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Make You a King as a Possessor RAW novel - Chapter (76)
빙의자가 왕으로 만들어 드립니다-76화(7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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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면 : 라 디밀레의 기원과 역사 ] [ 1학년은 나갈 수 없다는 라 디밀레, 대체 왜…? 순전히 차별? ]라 디밀레는 포레스튼 300년의 역사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첫 시작은 1회 입학생들의 졸업 결투였다. 그들은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학창 시절 공부한 마법을 조합하여 다양한 마법 공식과 아티팩트를 시도했다. 그 결투를 지켜본 왕실의 행정관은 당시의 국왕 폐하셨던 에반 스테디움 스턴에게 이를 전달했고 당시 결투의 승리자는 모두 왕실 마법사로 임명되었다.
이후 포레스튼에서는 졸업 결투 대신 매년 축제를 개최하였고 학생들은 서로를 공격하거나 결투를 신청하는 대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마법을 뽐내며 새로운 진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마법사는 스턴력 352년에 졸업한 포트리 경으로 그는 졸업과 동시에 왕실 마법 기사단의 단장으로 곧바로 임명되었다. 그가 개발한 마법은 마법 검술의 일종으로 현재에도 쓰이고 있는 ‘거짓을 가르는 검술’, ‘거마검술’이다.
(중략)
그러나 이런 라 디밀레의 주요 참가 학년은 3, 4학년이다. 2학년은 종종 참가하는 경우가 있으나 1학년은 대부분 신청을 하지 않는다. 1학년도 신청서를 받지만 그들 스스로 마법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생각 탓인지 라 디밀레에 참가할 생각보다는 구경할 생각에 들떠있는 게 현 실정이다.
그러나 1학년이 라 디밀레에 참가 신청이 불가하다는 문장은 교칙에 존재치 않는다.
따라서, 우리 밀리포레에서는 이번 라 디밀레에 1학년의 신분으로 직접 참가하여 기초 마법, 그리고 정령학을 융합한 새로운 마법을 시도해보려 한다.
밀리포레의 라 디밀레 출전 주제는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익명으로 사연과 정보를 받고 있는 우리 밀리포레와 알맞은 주제로, 사랑의 묘약이나 대신 고백해주는 러브레터가 아닌 알고 싶은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알게 해주는 마법을 ‘라 디밀레’ 에서 시연하려 한다.
1학년 모두에게 전한다, 밀리포레에서도 이렇게 작은 용기를 내보려 한다.
우리 모두 기초 마법의 훌륭함을 라 디밀레에서 보여주자!
훌륭한 마법은 언제나 단단히 다져진 기초에서 나오는 것!
그 훌륭함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아직 새싹 같은 우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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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포레에서 라 디밀레에 참가한대!”
그날 포레스튼은 완전히 뒤집혔다.
“걔네 신청서는 작성한 거야?”
“디찬 선배가 받았대. 레이먼이란 애가 학생회 버틀러잖아.”
“1학년이? 챈들러정도는 되야 1학년부터 라 디밀레에 참가할 수 있지 않아?”
“그렇다는데?”
“뭐?”
“그 정도래.”
“…오!”
2, 3학년은 이 상황을 대부분 즐기는 쪽이었다. 비록 1, 2살 차이였지만 그들의 눈엔 아직 기초 마법밖에 배우지 않은 1학년이 귀여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밀리포레의 레이먼이 ‘사랑의 대정령’과 계약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1학년은 갖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는데 “왜 이렇게 나대냐?” 파와 “우리도?” 파로 나뉘었다. 사실 “왜 이렇게 나대냐!”라는 반응을 보인 1학년들도 대부분 “우리도?” 쪽으로 넘어왔다.
그건 밀리포레의 마지막 문장 때문이었다.
게다가 뭐든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단 직접 참가하는 법이 더욱 흥미로운 법이다.
레이먼은 1학년이 라 디밀레에 아주 많이, 아주 많이 참석하길 바랐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이 라 디밀리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유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테니까.
“그럼 우리도 해볼까?”
“기초 마법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많잖아.”
“누구 신청서 아직 가지고 있는 사람!!”
“아, 나 그거 쓰레기통에 있는데!”
“그런데 밀리포레 디자인 묘하게 예뻐지지 않았어?”
스쳐 지나가는 칭찬에 학생들 틈바구니를 지나가던 테디 베어릴은 몰래 뿌듯해했다.
그리고 상황은 레이먼과 친구들이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1학년 중 무려 15명, 즉 절반의 학생이 라 디밀레에 신청서를 들이밀었다. 오히려 1학년 쪽이 라 디밀레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걸 다들 깨달은 것이다.
이후 시간이 흘러, 라 디밀레까지 이제 일주일.
레이먼은 생활관 방에서 마지막으로 마법을 점검하고 있었다.
[ 붉은 치야. 구슬에 우리 아이들의 숨결을 불어 넣는 방법은 누가 생각해냈느냐. ]“구슬은 저고, 숨결은 유타요. 유타 걔가 똑똑하거든요.”
[ 붉은 치야, 넌 유타라는 아이를 참 좋아하는구나. ]“좋은 애니까요.”
왕 후보기도 하고.
‘좋아.’
손에 든 마지막 구슬의 점검이 끝났다. 레이먼은 붉은 벨벳과 금장으로 장식된 상자에 남은 구슬을 모두 집어넣었다. 이제 라 디밀레가 열리기 전까지 다신 열지 않을 예정이었다.
레이먼은 간만에 숨을 돌리기로 하고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은 학생들로 북적거렸는데 오늘따라 유독 3학년이 많았다. 라 디밀레에 가장 적극적인 학년이었으니 아마 휴게실에서 마지막 점검을 하는 듯했다.
“선배.”
레이먼은 가장 먼저 눈에 띈 파릭사에게 가 인사했다. 파릭사는 여전히 상냥하고 친절한 미소로 그를 반겼다.
“아, 레이먼. 신문 봤어. 너도 정령 마법이 주제더라.”“네. 일단은요.”
“같이 잘해보자. 아, 미안.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조원들이 부르네.”
파릭사는 살랑살랑 손 인사를 마지막으로 휴게실을 나섰다. 레이먼은 휴게실 찬장의 각설탕 몇 개를 훔치기 위해 안쪽으로 걸어갔다.
‘마리아 스웨인?’
마리아 스웨인을 우연히 마주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레이먼도 잠시 걸음을 멈췄다. 첫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던 탓에 준비 없이 다시 마주치기엔 껄끄러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먼이 누군가. 철면피의 대가였다. 그는 살기 위해선 개처럼 헥헥대고 고양이처럼 새침해질 수도 있는 사내였으므로 이번엔 개처럼 헥헥대기로 했다.
‘친하게, 친하게. 어색하지 않게.’
다행히 마리아 스웨인은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아마 옆에 있는 친구 때문인 듯했다.
긴 흑발 곱슬머리에 상냥해 보이는 얼굴, 붉은 눈동자. 그리고 3학년의 피데스 클래스…?
‘…어라?’
그리고 레이먼의 의심이 확신이 되기 전, 시스템 창이 먼저 반응했다.
[ 왕 후보들은 모두 포레스튼에 모입니다. ] [ 당신은 왕녀 유리페 스테디움 스턴을 끝으로, 포레스튼에 재학 중인 왕 후보를 모두 만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 [ 이제 이들과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친밀도를 올리며 왕 후보로 추대하세요. ] [ 보상으로 ‘예견’이 지급됩니다. ]레이먼에게 유리페 스테디움 스턴은 아무리 털어도 만날 건더기가 없는 사람이었다. 차기 왕위와 관계가 없는 왕녀였기에 학생들이 그렇게까지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고 그녀 자체도 앞으로 나서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리아 스웨인과 함께 다니고 같은 방을 쓴다는 사실은 파악했으나 휴게실에서 우연히 마주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레이먼은 서둘러 보상을 확인했다.
[ 예견 : 유리페 스테디움 스턴은 왕위에 전혀 관심이 없다. ]뭔 소리야, 이게….
시스템이 사람이라면 레이먼은 당장 허공에서 끌어내려 짓밟은 뒤, 휴게실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을 것이다. 유리페 왕녀가 왕위에 관심이 없다는 게 쓸만한 정보라고?
‘그럼 왕 후보에 올려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 아닌가?’
하지만 과연 시스템이 그런 정보를 보상으로 줄까?
…시스템이라면 과연 그럴 수도.
그때였다. 레이먼이 시스템 창에 한 눈이 팔려 잠시 멍을 때리는 사이 유리페가 그 바로 앞까지 다가온 것이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레이먼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자 그녀가 레이먼의 양손을 붙잡아 당겼다.
“세상에, 네가 그 레이먼이구나?”
“…예?”
“저학년 교복에 머리 색이랑 눈을 보니 알겠다! 맞지, 레이먼?”
마리아 스웨인이 나에 대해 말해줬나 보군.
“네, 맞아요. 절 아시나요?”
“당연하지! 마리아가 입이 닳도록 말했어. 성깔이 매우 더럽고 똑똑한 1학년이 있다고 말이야!”
“유리페!”
이야길 듣던 마리아가 놀라 소리쳤다. 레이먼은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꽤나 정확히 파악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걸 듣고 어쩜 마리아와 똑같은 애가 1학년에 한 명 더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니까. 너도 라 디밀레에 나간다며? 기대하고 있어. 꼭 방문할게. 마리아도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
마리아는 이제 포기한 듯 얼굴을 양손으로 쓸어내리고 있었다.
어쨌든 유리페는 왕녀였고, 그녀가 왕위에 관심이 있든 말든 레이먼은 그녀와 친해지는 게 이득이었다. 레이먼은 적당히 가식적인 표정으로 답했다.
“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레이먼은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
“유리페 선배님께선 참가하지 않으시나요? 괜찮으시면 저도 선배님의 마법을 구경하고 싶은데.”
레이먼의 질문에 유리페는 경쾌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마법은 라 디밀레에서 보여줄 만한 게 아니거든.”
“어떤 마법인데요?”
“고문이랑 저주 마법이야. 혹시 관심 있니?”
“…확실히 보여주긴 어렵겠네요. 뭐, 왕실에서 죄인을 빌리거나 할 순 없나요?”
죄 없는 학생이나 마법사를 건드리면 욕 좀 먹을 테니, 어차피 죽을 사형수나 극악무도한 죄인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 레이먼을 유리페가 멍하니 쳐다보았다.
“…왜, 그런 표정을 지으세요?”
“너 진짜 특이한 애구나?”
“전 멀쩡한데요. 특이하다면 선배님이 더 특이하시죠.”
전생의 레이먼은 필요해서 고문에 쓸 잡기술을 배운 거라면 이 왕녀님은 순전히 자기 흥미로 그런 마법을 배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니지. 유리페 선배도 왕족이니 자기 몸 지키려면 저주 마법이 필요할 수 있겠어. 잠깐… 혹시 지금 내 말투가 너무 싸가지 없었나?’
“저 선배님-”
“너 진짜 마음에 든다!”
“네?”
유리페는 붙들고 있던 레이먼의 양손을 더 세게 잡아 끌어내렸다. 유리페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제 보석함에 넣을 보석을 발견한 듯한 깊은 눈동자였다. 당황한 레이먼이 고갤 뒤로 뺀 순간 마리아 스웨인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 마리아도 레이먼을 쳐다보다 다시 유리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유리페, 이제 우리도 그만 가봐야 해. 너 찾아볼 책 있다고 했잖아.”
“아, 그렇지! 좋아, 레이먼. 나 꼭 네 부스에 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 알겠어요.”
우당탕 소릴 내며 유리페는 마리아의 손에 이끌려 나갔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듯했다.
‘유리페 스테디움 스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었다.
‘정신이 없다.’
쉬러 왔는데 오히려 더 피곤해졌다. 챙겨온 그릇에 각설탕 몇 개를 담고 레이먼은 다시 생활관으로 향했다. 휴게실에 있다간 또 귀찮은 일에 휘말릴 거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한 번에 찾아온다고 하던가. 생활관 복도에서 레이먼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손을 흔드는 챈들러와 마주쳤다. 레이먼은 하는 수 없이 챈들러에게 다가가 각설탕 하나를 건네며 인사했고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얼마 남지 않은 라 디밀레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대화가 끝나고 헤어지려는 순간, 챈들러가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 그리고 레이먼. 너, 라 디밀레 때 조심해.”
“……예?”
“라 디밀레 때. 사람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