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32)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32화(232/576)
제232화
참을 인 자 세 개면 정말 살인도 면하는 걸까?
아니면 피를 나눈 동생이라 내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지만, 참아주는 걸까?
내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 순간, 민국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내게 노트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뭐야?”
“형아, 내가 사무실에서 있으면서 형아 욕하는 사람 다 적었어.”
“뭐?”
“한번 봐봐.”
나는 얼른 노트를 열었다.
그 안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와 누가 내 욕을 했는지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 12월 2일. 오후 2시. 남자 화장실. 어깨까지 머리가 길게 내려온 금발. 두꺼운 뿔테를 쓰고 있음. 수염이 덥수룩하고 지나갈 때마다 향수 냄새가 과하게 남. 자신이 종종 멋있는 것처럼 굼.
묘사만으로도 한눈에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저스틴이잖아.”
민국이 말대로 저스틴은 자기 스타일이 확고했고, 그 스타일이 꽤 멋있는 줄 알고 있다.
저스틴이 한 욕도 아주 잘 적어놨다.
– 보스는 10대라서 체력이 좋아서인지, 일을 너무 몰아붙이는 것 같다고 하면서 워커홀릭이라고 욕함.
그리고 같이 욕한 사람도 적혀 있었다.
– 짧은 머리에 흑인. 키가 2미터는 되는 것 같음. 웃을 때 마이클 조던 닮았다고 말해줬더니, 그 이후에 나만 보면 먹을 것을 줌.
닉이었다.
– 닉은 보스가 연애를 안 해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렇다고 말함. 그러자 금발이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라고 대꾸함. 보스가 연애 못 하는 이유는 노잼이라고도 말함.
탁-
나는 노트를 닫았다.
“형아, 뒤에 훨씬 많아. 어서 넘겨서 다 읽어봐. 대부분 형아가 일을 과도하게 시키고, 그게 다들 연애를 못 해서라고 보는 것 같아.”
“전민국, 누가 직원들 뒷조사하래?”
“뒷조사한 게 아니라 들리는 것을 적은 거야. 형아, 정말 영어 듣기 평가하듯이 귀 쫑긋 세우고 들으니까 다 들려. 아니면 형아 욕이라 더 잘 들린 건가.”
민국이는 턱을 손으로 매만졌다.
“전민국, 너 아직 영어 완벽하지 않잖아. 네가 들은 게 형 욕인지, 칭찬인지 확실해?”
“형아, 나도 욕과 칭찬의 뉘앙스 정도는 구분한다고. 근데 대부분 연애 못 해서 일만 한다. 저 얼굴에 연애 못 하는 건 노잼이라 그렇다. 이거 바로 형아 아니야?”
민국이는 눈을 깜빡이며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그리고 다시 모의고사 시험지를 내밀었다.
“전민국, 이 실력으로 하버드는 못 갈 거 같지?”
“치, 말 돌리기는.”
“말 돌리는 게 아니라 원래의 주제로 돌아온 거지. 전민국, 공부할 거야? 연습생 다시 시작할 거야?”
“형아, 이제 겨우 2주잖아.”
“수학이나 과학은 기초가 달리면 어렵다지만, 2주면 암기 과목 정도는 만점 받았어야지!”
“이것 봐. 형아는 자기가 잘나서 남이 어려운 것을 모른다니까.”
“네가 아이큐 160 넘는다고 자신 있다고 했잖아?”
“형아, 어차피 2주 후면 한국도 방학이야. 좀 더 여기서 내 진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볼 테니까, 날 너무 다그치지 마. 난 형아한테 월급 받는 직원이 아니라고!”
민국이는 시험지를 안고 휑하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달칵- 문 잠그는 소리까지 들렸다.
[아이고, 두야.]저번 생이나 이번 생이나 동생 때문에 골치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
* * *
늦은 밤 방무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한국은 이른 아침 시간이었다.
– 성국아, 이야기 들었어. 민국이 지금 너한테 가 있다며?
“네, 아저씨.”
– 안 그래도 요즘 민국이가 좀 슬럼프였거든. 걱정돼서 이번 워크숍도 준비한 거였는데… 암튼 민국이는 괜찮아?
“공부한다고 해서 공부시켜 봤는데, 이건 더 미래가 안 보이네요.”
– 녀석… 머리는 똑똑한데.
방무혁은 낮은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 민국이가 요즘 왜 슬럼프였는지 아세요?”
– 글쎄. 내가 연습생 몇 명을 더 들였거든. 근데 그 친구들이랑 경쟁 관계가 좀 심해지면서 좀 방황하는 것 같아.
[겨우 경쟁에 지친 거야?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경쟁을 해야 하는데!]나는 화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방무혁에게 물었다.
어쨌든 연습생들 관리는 방무혁이 나보다는 훨씬 선배였다.
“아저씨,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해요?”
– 솔직히 민국이가 마음을 다잡는 수밖에 없지. 민국이 재능 보면 이런 상황이 안타깝지만, 이 길이 정말 멀고 힘들잖아.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하기 싫다는 애 데려다 놓으면 또 언젠가는 나가더라고. 성국아, 그래서 일부러 연락을 안 했어. 민국이도 방황 실컷 하고 돌아올 마음이면 돌아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럼, 지금은 좀 지켜보란 말씀이시죠?”
– 응. 방황하다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이고, 진짜 원하는 것을 찾게 될 수도 있잖아.
“알겠어요. 어차피 1월에 가족들이 버락 대통령 취임식에 다 올 거거든요. 그때까지 제가 데리고 있으면서 잘 살펴볼게요.”
– 그래… 성국아, 암튼 민국이 너무 나무라지 말고.
물론 이미 충분히 나무라기는 했다.
“그럴게요.”
나는 태연히 대답했다.
* * *
아침 6시. 알람이 울리더니 민국이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민국이는 거실로 나오더니 이미 일어난 나를 보고 하품을 늘어지게 해댔다.
“형아, 아침 먹기 전에 수학 공부하면 되지?”
“수학은 하루아침에 실력이 느는 과목이 아니야. 꾸준히 매일 해야 하는 거야.”
“형아, 나도 커피 한 잔만.”
“성장기라 안 마신다며?”
“2주 후에 있을 모의고사에서는 꼭 성적을 올리고 말겠어!”
“이번에도 회사 나가서 공부할 거야?”
“형아, 당연하지. 거기만큼 영어 듣기 평가하기 좋은 데도 없다고.”
나는 민국이에게 갓 내린 커피를 내밀었다.
그리고 가방을 뒤져서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내밀었다.
“형아, 이게 뭐야?”
“너 전에 너튜브 했잖아. 이걸로 네가 찍고 싶은 영상 찍어봐. 공부하는 영상 찍어도 되고… 아마 카메라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면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을지도 몰라.”
“찍어서 뭐 하라고, 형아?”
“넌 한국에서 너무 늦게 넘어와서 큰 특기 없잖아. 미국에서는 대학 가려면 이런저런 특기나 대외활동 많이 필요하니까, 너튜브라도 열심히 해서 네 학창 시절을 기록하라고.”
대학을 가든, 세븐즈가 되어서 전 세계를 휩쓸든. 너튜브는 어쨌든 민국이 인생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응!”
민국이는 해맑게 대답했다.
* * *
나는 우선 샘이 말한 대로 너튜브의 스트리밍 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트리밍 환경이 개선되어야지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등이 올라가서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어쨌든 돈 문제였다.
“샘, HD급 영상까지 서비스해 보려고 하는데요. 방법이 있을까요?”
“HD급이면….”
“아무래도 일반 사용자로서는 아직 한계가 있으니까, 대형 기획사의 가수 뮤직비디오를 틀려면 이 정도는 나와야 하잖아요.”
“아, 그렇긴 한데요… 그게…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인원이 좀 많이 부족하긴 해요. 성국.”
“알았어요. 곧 보강하도록 할게요. 우선은 샘이 직원들과 계속 작업해줘요. 인원 확충하는 동안 부족한 인원은 ‘페이스 노트’에서 제가 지원해줄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네, 성국.”
샘이 나가고, 나는 세르게이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세르게이, 나 성국이에요.”
– 안 그래도 너튜브 요즘 장난 아니게 열심히 돌아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간만에 활기를 찾은 것 같더라고요.
[칭찬은 됐고.]“세르게이, 인원 보충이 필요한데… 구굴 쪽 직원을 보충해주든 투자자를 연결해주든 해줄 수 있어요?”
한동안 전화기 너머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곤 세르게이가 헛기침하는 소리가 몇 번 들렸다.
– 성국… 미안하게 됐네요. 저희가 해줄 지원은 별로 없어요.
“세르게이, 여전히 너튜브 지분의 대부분은 구굴 거잖아요. 구굴에서 지원을 안 해주다니, 무슨 말이에요?”
– 다들 너튜브에 대해서 워낙 부정적인 거 알잖아요. 거기다 성국이 지분까지 사면서 너튜브 대표 자리에 앉은 거라….
세르게이 브릭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세르게이, 지금 구굴은 나한테 떠넘겨서 한숨 돌리고 있군요? 이제 망해도 리스크가 줄어들었으니, 상관없다는 거고요?”
– 성국… 그게 아니라.
“세르게이, 우선 나는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이번 달 안으로 계약서 재수정할 생각이나 하세요!”
나는 화가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역시 러시아 놈들은 믿으면 안 돼!]다행인 것은 조항 중에 계약 중에도 사용자가 늘어나면 계약을 수정할 수 있었다.
나는 인센티브가 아니라 지분을 더 늘려달라고 이야기했고, 사용자가 백만 명 단위로 늘어날 때마다 내 지분은 3%씩 증가했다.
백만 명 단위로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현재 너튜브의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이건 신의 한 수였다.
나는 화를 가라앉히고,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고화질의 스트리밍을 제공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너튜브를 활용할 사람들.
그들은 바로 대형 기획사들이었다.
* * *
“형아, 왜 음반사들은 검색하고 있어?”
“전민국, 공부 안 하고 딴짓하지?”
“형아, 지금 식사 시간이잖아.”
[정말 말이라도 못 하면!]“어! 형… 여기 마이클 잭숀이 음반 낸 데 아니야?”
“어, 맞아.”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민국이는 마이클 잭숀의 문워크를 흉내 냈다.
“형, 나 완전 잘하지?”
“전민국, 이제 춤이고 음악이고 다 끊고 공부한다는 거 아니었어?”
“마이클 잭숀은 그냥 우리들의 영웅이지. 내가 가수 못 된다고, 음악도 안 들으란 법 있어. 형아, 여기 갈 거야?”
“응.”
“언제?”
“모레 약속 잡았어.”
“형아….”
민국이는 애처로운 목소리로 내 팔을 잡았다.
그리고 세 살 때처럼 나를 올려다봤다.
“형아… 나도 데리고 가주면 안 돼?”
“간다고 마이클 잭숀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알아. 그래도 그냥 여기 음반사 장난 아니게 유명한 가수들이 음반 낸 데잖아.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어.”
“흠….”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
민국이에게 내걸 조건이 필요했다.
“형아, 지금 조건 걸 거 생각하는 거지?”
[이 녀석… 보통이 아니잖아.]“형아, 여기 다녀와서 공부 진짜 열심히 할게! 나 한 번만 믿어줘.”
“공부는 당연히 열심히 하는 거고. 버락 오마하 대통령 취임식 끝날 때까지 네 미래 스스로 정해. 그리고 향후 10년 동안 그 계획에 인생 올인하겠다는 계약서 작성하는 거 알지?”
“응!”
민국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비행기 티켓 두 개를 예매했다.
* * *
뉴욕 소냐 뮤직 본사 앞.
여전히 나보다 작지만 170cm 중반에 육박하는 덩치만 자란 민국이가 내 뒤에 딱 달라붙어서 소냐 뮤직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형아, 멋있다….”
나는 로비에 가서 약속을 확인했고, 민국이를 가리켰다.
“같이 온 제 동생인데요. 제가 투어 프로그램 좀 부탁드렸는데요.”
“아하, 회의하실 동안 특별 투어 프로그램 진행하겠습니다.”
나는 민국이를 붙잡았다.
“잘 쫓아다니고, 못 알아듣는 영어 있으면 무조건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해. 알았지?”
“예썰!”
민국이는 신이 나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해줄 담당자를 쫓아갔다.
그리고 나는 후드티를 매만지고 투자 담당자를 만나러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 * *
“여기 정말 마이클 잭숀도 오고, 휘트니 맨하탄도 오고 그래요?”
“그럼, 다들 여기서 음반 낸 가수들이잖아. 우리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도 많고 해서 종종 와서 이야기 나누고 가곤 해.”
민국이는 신기한 눈으로 소냐 뮤직 곳곳을 구경했다.
담당자가 민국이에게 손가락으로 공간을 하나 가리켰다.
“저기가 마이클이 오면 머무르는 곳이거든.”
“그런 공간도 있어요?”
“마이클이 예민해서 익숙한 곳에서만 사람들 만나고 그래.”
“혹시 오늘도 볼 수 있나요?”
“마이클 일정까지는 나도 잘 몰라서. 비어있으면 내가 구경시켜줄게.”
“네에!”
민국이는 담당자를 따라 마이클 잭숀이 소냐 뮤직에 오면 머문다는 공간으로 걸어갔다.
그때, 텅 빈 공간에서 인기척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