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37)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37화(237/576)
제237화
마크는 내 어깨를 꽉 잡았다.
“성국, 솔직히 이야기해봐. 너 항상 모든 게 네 계획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운이 좋은 거지?”
“마크…. 내가 너 만나려고 일부러 그 고등학교 들어간 거 알아?”
“날 만나서 ‘페이스 노트’를 만들게 시키려고? 겨우 과자 몇 봉지 던져주면서?”
“응. 내 예상이 딱 적중했잖아. 제시 떡밥과 과자 몇 봉지에 넌 밤새 ‘페이스 노트’를 만들었잖아.”
“그다음에는 이렇게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고?”
“아마 몇 년 후에는 나스닥에 상장도 할 거야.”
마크는 큭큭 웃었다.
“진짜 못 말리겠어. 왜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된다고도 예언을 하지!”
[흠… 진짜 그렇게 될 텐데….]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때마침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마크, 봐봐. 핸드폰도 내 편이잖아.”
“못 말려. 어서 받기나 해.”
나는 마크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성국? 맞죠?
“네… 혹시 에드?”
– 와, 제 이름 기억해주시네요.
[나 전성국이야.]그이고 연이어 에드 크로포드가 말을 이었다.
– 성국, 혹시 주말 저녁에 시간 괜찮으면 브리트니랑 저녁 어떠세요?
“브리트니는 괜찮죠?”
– 네, 사실은 브리트니가 성국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해서요. 감사의 의미로 저희가 저녁을 대접하고도 싶고요. 바쁘신 거 아는데… 브리트니가 좀 부탁드릴 일도 있고요. 시간 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흠… 그러죠.”
-그럼… 부족하지만 저희 집에서 제가 식사 준비할게요.
[흠… 많이 부족해 보이는데….]하지만 초대를 거부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죠. 집 주소 알려주시면 그리로 갈게요. 마크도 같이요.”
– 그럼, 저야 영광이죠. 제가 최선을 다해서 식사 준비할게요. 정말 두 분 다 오신다니 영광이에요.
“에드, 브리트니 잘 보살펴 주시고요. 그럼, 주말에 봬요.”
나는 전화를 끊고, 마크를 쳐다봤다.
“에드가 고맙다고 밥 같이 먹재. 그리고 무슨 부탁도 있다는데….”
“보나 마나 ‘페이스 노트’ 입사 부탁. 뭐 그런 거 아닐까?”
“에드 크로포드 스펙은 어때?”
“에드 ‘페이스 노트’ 보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실한 학생 같아.”
“흠… 착실한 학생이 사이비 종교에서 자란 금발의 미녀랑 사랑에 빠진 거구나?”
“성국, 그렇게 비꼬아서 보지 마. 에드는 정말 브리트니를 도와주고 싶어서 그랬을 거라고.”
“그래… 우선 그렇게 생각하지, 뭐.”
* * *
주말 저녁.
드디어 에드 크로포드와의 약속 장소로 향하는 중이었다.
마크는 낯선 도로를 운전하며 내비게이션을 계속 확인했다.
“성국, 이 길로 가는 거 맞지?”
“응.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주잖아. 왜 그래?”
“아니, 여긴 엄청 부자들 사는 동네 같아서.”
나는 에드 크로포드가 보내준 주소를 다시 확인했다.
마크의 말대로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부촌이었다.
“아버지가 부자인가…. 에드는 그렇게 안 보이던데.”
그리고 곧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지중해식 주택이 위치한 곳이었다.
나와 마크를 어리둥절한 얼굴로 차에서 내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에드가 뛰어나왔다.
“성국! 마크! 오느라고 고생 많았죠?”
“에드….”
마크는 할 말을 잃었고, 나는 얼른 마크의 등을 떠밀었다.
“마크, 촌스럽게 왜 이래. 당당하게 들어가.”
“어….”
에드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사실은 제가 부모님께 상황을 설명하니까, 부모님이 은인 같은 분들인데 허접하게 제 자취방에서 식사 대접하면 안 된다고 난리를 하셔서요.”
“집이 무척 좋네요.”
“아, 네… 여기는 부모님이 주말에 주로 쉬실 때 사용하세요.”
[뭐야, 그럼 집이 또 다른 데 있단 말이야! 에드 그렇게 안 봤는데, 부잣집 아들이었어?]속으로는 엄청 놀랐지만,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했다.
마크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드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우리를 안으로 안내했다.
“부모님도 내 성화에 못 이겨서 ‘페이스 노트’를 하시거든요. 그래서 브리트니 일도 다 잘 아세요. 브리트니를 제가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빼내 오고 싶다고 했을 때도 엄청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거든요.”
“흠… 부모님들이 참 깨어있으신 분들이네요.”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에드의 부모님이 우리를 격하게 반겼다.
“성국 맞죠? 옆에는 마크고요?”
“안녕하세요. 전성국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마크 주크버스예요.”
마크는 얼른 에드의 부모님에게 인사를 했다.
“어서 안으로 들어와요.”
이때, 주방에서 브리트니도 나와서 얼른 인사를 했다.
“브리트니 얼굴이 좋아 보이네요.”
“다 두 분 덕분이에요.”
[흠, 우리 덕분이 아니라 에드 덕분 같은데?]에드의 집은 내가 저번 생에 미국에 가지고 있던 별장들과 흡사했다.
그리고 드디어 다이닝룸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크와 나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마크가 조용히 속삭였다.
“성국, 도대체 에드의 정체는 뭘까?”
“‘페이스 노트’에서 이상한 점 못 찾았어?”
“그냥 여느 대학생이랑 다른 게 하나도 없었는데….”
이때, 소곤거리는 우리를 보고는 에드의 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둘 다 좀 놀랐죠?”
“네, 솔직히요. 저흰 그냥 에드가 저녁 해준다고 해서 가볍게 왔거든요.”
늘 입는 후드티와 체크 셔츠를 입고.
“에드가 두 사람 저녁 대접하고 싶다기에 우리가 준비하겠다고 좀 우겼어요. 에드 저 녀석이 뭐 준비해봤자 막도날드에서 산 햄버거겠죠.”
“저흰 막도날드 좋아합니다.”
내 말에 에드의 어머니가 빙긋 웃었다.
“사실은 결혼 전 저희 집안이 막도날드 창업주셨거든요.”
마크와 나는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에드의 어머니는 말을 이었다.
“근데 아시다시피 선대에서 막도날드를 레이 크롬에서 팔고, 저희는 그저 그 유산만 물려받았어요.”
에드 어머니의 말대로 막도날드는 막도날드 형제가 함께 세운 후 레이 크롬에게 회사를 팔아버린다. 그러니까 지금의 막도날드에는 막도날드 가문의 지분은 없는 것이었다.
물론 레이 크롬에게 팔 때 어마어마한 돈을 받은 것은 자명했다.
“저랑 성국이랑 회의할 때 막도날드 엄청 먹는데요.”
“이젠 뭐 저희 지분은 없지만, 그래도 저희도 종종 사 먹어요. 에드는 더 잘 사 먹고요. 아이고, 사설이 길었네요. 어서 앉아요. 오늘은 막도날드가 아니라 가벼운 코스 요리 준비 했어요.”
* * *
에드의 아버지가 와인을 따랐다.
[이거 저번 생에 내가 즐겨 마시던 와인인데!]“성국은 미성년자라 술은 안 되죠?”
“아, 네.”
나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와인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벼운 코스 요리는 물론 아니었다. 정식 프렌치 다이닝에 가까웠다.
[이 코스에 저 와인은 환상인데….]나는 탄산수를 벌컥 들이켰다.
“참, 에드 부탁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사실은 브리트니 부모님을 찾고 싶어서요. 성국 덕분에 언론에 나가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네요.”
브리트니는 너무 어릴 적이라 기억이 없었고, 더블엑스의 신도들은 브리트니를 납치한 곳을 말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브리트니의 얼굴이 슬퍼졌다.
“부모님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그 사실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어서요.”
“성국 군, 우리는 브리트니가 사회에 적응할 때까지 후원을 해줄 계획이에요. 그래서 드리는 제안인데요.”
에드의 아버지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우리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페이스 노트’의 영향력이 엄청나다고요. 브리트니가 어렴풋한 기억에 동생이 있었던 것 같다고는 하거든요. 그렇다면 동생도 분명 ‘페이스 노트’를 할 나이일 거고요. 그래서 브리트니의 부모를 찾는 광고를 ‘페이스 노트’에 올리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까지 ‘페이스 노트’에 광고를 넣고는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너무 급한 제안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 아들이 구한 친구니까, 저희도 최선을 다해주고 싶네요.”
“성국, 마크. 미안해요. 어려운 부탁인 것 같아서….”
에드는 무척이나 미안해했다.
“성국 군, 마크. 광고 비용은 솔직히 얼마든지 상관이 없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에드의 아버지가 하고 있었다.
저번 생에서 내가 주로 사용하던 말이기도 했다.
“솔직히 와이프의 집안도 집안이지만, 저희 집은 막도날드에 쉐이크를 납품하던 집안이었거든요.”
나는 속으로 눈물을 흘릴 뻔했다.
막도날드 창업주의 후손과 쉐이크를 대던 집안 아들의 결혼이라니!
나는 에드를 쳐다봤다.
[이 시대의 진정한 다이아몬드 수저잖아, 에드!]나는 차분히 대답했다.
“에드 부모님의 호의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 ‘페이스 노트’가 아직 광고에 대한 규정이나 정책이 따로 있지 않아서요. 하지만 브리트니의 부모님을 찾는 일에 저희 ‘페이스 노트’가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브리트니가 세상을 알고, 더블엑스를 빠져나온 것에는 분명 ‘페이스 노트’의 역할이 있었으니까요.”
나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한 수 앞을 더 내다보기로 했다.
“에드 부모님의 제안은 감사하지만, 제 생각에는 무상으로 브리트니의 부모님을 찾는 광고를 일주일 동안 ‘페이스 노트’에 노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에드의 아버지는 나의 말에 약간 감동 먹은 것 같았다.
“성국 군, 진심이에요?”
“네… 당연하죠.”
“성국 군, 솔직히 너무 감동받았어요. 에드가 저렇게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도 사실은 저희 집안을 알게 되면 다들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밖에 남지 않아서였거든요.”
하이에나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이 존재하는 법이었다.
“그런데 그런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줘서 너무 고마워요.”
“결자해지라는 사자성어가 있거든요.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는 사자성어인데, 브리트니의 일은 ‘페이스 노트’ 가 시작한 거니 ‘페이스 노트’가 해결해야죠.”
“성국, 그래도 광고 비용은.”
“딱 1달러만 받겠습니다. 앞으로 ‘페이스 노트’도 결국 광고 수익이 생길 건데, 무료로 하는 건 걸려서요. 물론 이건 비밀입니다.”
나는 딱 잘라 말했다.
그러자 에드의 아버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성국, 그리고 또 이런 부탁 어떨지 모르겠는데요. 우리 에드가 ‘페이스 노트’에 관심이 엄청 많거든요.”
“아빠… 그건 말하지 말래두.”
에드가 당황한 얼굴로 아버지를 말렸다.
아무래도 취업 청탁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에드 아버님, 제 생각에는 에드 실력이면 저희 회사에 충분히 이력서를 내밀어도 될 것 같습니다. 단, 면접은 정확하게 볼 겁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아비로서 무척 기쁘네요. 그럼, 일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제 저녁을 즐기죠.”
* * *
‘페이스 노트’에 브리트니가 잃어버린 부모님을 찾는다는 광고가 나가자마자 며칠 만에 브리트니는 부모님을 찾을 수 있었다.
브리트니의 부모님은 시카고에서 작은 식료품점을 운영 중이었고. 그 식료품점 앞에는 브리트니를 찾는다는 전단지가 아직도 붙어있었다.
이걸 본 ‘페이스 노트’ 사용자가 브리트니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극적으로 브리트니는 부모님을 만나게 됐다.
물론 그 이후에 브리트니는 에드 크로포드와 눈물의 이별을 하고 부모님이 사는 시카고로 향했다.
이 일로 ‘페이스 노트’는 전국에 또 다시 광고를 하게 됐고, 사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성국… 중년 가입자 수가 세 배나 뛴 거 알아?”
“브리트니가 우리 광고를 제대로 해줬네.”
“참, 이번에 인턴 뽑는 거에 에드가 진짜 지원했어. 어떻게 할까?”
“마크, 네가 보기엔 어때?”
“솔직히 스펙은 나무랄 데가 별로 없어. 단지 다른 직원들에게 특혜처럼 보일까 봐 그게 문제이지.”
“마크, 그럼 면접 봐서 괜찮으면 뽑아. 어차피 인턴 기간 동안은 공정하게 다른 직원들과 경쟁하는 거니까.”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에드의 집에서 나오는 길에 에드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작은 선물을 했다.
막도날드 평생 이용권.
– 성국, 이건 그냥 마음의 표시에요. 마음은 받아줘야죠.
– 하아… 정말 마음이라 받는 겁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막도날드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었다.
[한국은 짜장면, 미국은 막도날드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