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39)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39화(239/576)
제239화
“마크 헤밍웨이라고 했죠?”
“네, 여기 제 명함입니다.”
마크 헤밍웨이가 명함을 내밀었다.
타임지의 마크 헤밍웨이….
우선 이름은 기억해뒀다.
“취임식 끝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성국, 저희는 정말 성국 군을 꼭 취재하고 싶습니다. 물론 인터뷰를 위해서는 제가 직접 실리콘밸리로 날아가겠습니다. 그 정도로 성국 군을 취재하고 싶다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흠… 끝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마크 헤밍웨이에게 확답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 * *
차 안, 엄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민국이와 지희는 박성희 비서와 다른 차로 이동 중이었다.
“성국아, 저 사람 누구야?”
엄마는 내 태도가 쌀쌀맞아서 내심 걱정을 한 모양이었다.
“아하, 타임지 기자인데. 나 취재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다시 연락한다고 했어.”
“성국아, 널 왜 취재해?”
[하아, 엄마… 아직 엄마는 엄마 아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 것 같아.]하지만 엄마의 걱정을 잠재워줄 필요가 있었다.
“버락 오마하 대통령 취임 기념 해서 취재하자는 거야. 내가 버락 오마하 좀 도와줘서 오늘도 초대받아 가는 거잖아. 이번 버락 오마하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서 취재하는데, 나도 인터뷰하고 싶다고 한 거야.”
엄마는 내 손을 꽉 잡았다.
“우리 아들 너무 잘나서 엄마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세상에서 사는 것 같아. 성국아, 너도 이제 한국 나이로는 19살이잖아. 내년에는 20살 되는 거고.”
[세월 참 빠르네. 기저귀 차고 원룸 기어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엄마도 옛 생각이 나는지 빙긋이 웃었다.
“성국아, 너 어릴 적에 기억나는 거 있어?”
[엄마, 말하면 나 입 아파. 다 기억나지. 엄마가 건물 무너질 때 나 구해줘서 그때부터 울 엄마, 아빠 하기로 했던 것도 다 기억한다고. 아빠, 그날 택시비 없어서 나 업고 집까지 걸어왔잖아!]조수석에 탄 아빠가 뒤돌아봤다.
“소영아, 성국이가 어떻게 다 기억해?”
“우리 성국이는 천재니까 다 기억할 수도 있지. 성국아, 네 어릴 적 첫 기억이 뭐야? 엄마는 그게 항상 궁금했거든. 민국이랑 지희는 항상 가까이 있으니까, 집에 있을 때 종종 물어보면 아, 몰라. 그러곤 하는데… 우리 성국이는 너무 멀리 있으니까, 엄마가 못 물어봤어.”
[흠… 최초의 기억이라… 다시 태어나보니 사방 답답한 원룸이었다는 것을 말하면 엄마, 아빠는 믿어줄까?]나는 엄마의 손등을 토닥이며 괜히 생각에 잠시 빠진 척을 하고는 대답했다.
“엄마, 그게 아마 내 생각에는 아마 무슨 오디션장 가는 길 같아. 엄마가 버스 타고 가서 나 멀미 엄청 심하게 했던 기억이 있거든.”
엄마의 큰 두 눈이 더 커졌다.
“말도 안 돼… 성국아, 너 진짜 그거 기억나?”
“잘은 아니고… 막 그냥 조각조각 있잖아.”
아빠가 다시 뒤를 돌아봤다.
“소영아, 성국이 말이 무슨 말이야?”
“자기야, 성국이가 삼전 광고 오디션 갈 때 버스 탄 걸 기억해.”
“진짜?”
“어… 그날 아침에 자기가 택시 타라고 돈 줬는데, 내가 아까워서 이태원까지 버스 타고 갔거든. 그래서 성국이가 속 안 좋다고 엄청 찡얼거렸어.”
“와, 역시 우리 천재는 남다르네. 돌 갓 지난 기억이 난다는 거잖아.”
[사실은 그 이전이지만, 이쯤 해둘게. 내가 입 열면 엄마, 아빠 둘 다 엄청 놀랄 거야.]어느새 차는 호텔에 도착하고 있었다.
* * *
박성희 비서는 호텔 키 두 개를 건넸다.
“대통령 취임식 때문에 지금 워싱턴 호텔이 동이 나서 스위트룸을 빌리지 못했어요. 한 방에는 침대 세 개가 있으니까, 알아서 정해서 쓰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뒤이어 마크와 리미미도 키를 받아들었다.
“성국, 이따 저녁 먹을 때 만나.”
“응.”
“성국아, 부모님께도 내 인사 좀 전해줘.”
“알았어, 마크.”
나는 부모님에게 마크가 한 말을 그대로 정하고 당연히 키 하나를 받아들고 민국이와 지희를 쳐다봤다.
“자, 너희는 오빠와 한방에서 잔다!”
“응, 형아.”
“좋아, 오빠!”
놀란 엄마가 나를 가로막았다.
“성국아, 무슨 소리야. 니가 얘들을 다 어떻게 봐. 그냥 방 하나는 여자 방. 방 하나는 남자 방으로 하자.”
[엄마, 아빠. 제발 둘이 오붓한 시간 좀 보내.]엄마, 아빠는 샌프란시스코에 와서도 돈 아낀다며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사생활이라는 건 나도 없어졌고, 엄마, 아빠도 없었다.
물론 돈을 안 아끼는 전태국이 호텔에 나가서 자 준 덕분도 있었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엄마, 아빠. 우린 걱정 말고 엄마, 아빠 둘이 오붓하게 시간 보내.”
평소와 달리 아빠가 얼른 키를 잡았다.
“그래, 성국아. 동생들 좀 잘 부탁해.”
“어… 아빠.”
아빠가 어느 때보다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아빠, 그렇게 웃지 마. 넷째는 절대 안 돼!]* * *
버락 오마하가 링컨 전 대통령이 취임식 때 썼던 성경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시작했다.
좌중은 조용했고, 버락 오마하는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이 됐다.
옆에 선 지희가 신기하게 버락 오마하를 쳐다봤다.
“오빠… 미국 대통령 되게 멋있다.”
“멋있지. 오빠보다 더 멋져?”
“아니. 오빠 다음으로….”
역시 지희는 생존력이 뛰어났다.
드디어 모든 행사가 끝나고 VIP들의 파티가 연이어 이어졌다.
엄마, 아빠는 피곤해하는 민국이와 지희를 데리고 먼저 호텔로 향했다.
전태국은 웬일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마크와 리미미는 둘이 딱 달라붙어 다녔다.
[좋을 때군.]이때, 생수를 내게 내미는 누군가의 손길.
바로 버락 오마하였다.
“버락….”
“성국, 아직도 생수 마실 나이이지?”
“네, 곧 자라겠죠.”
“시간 많지 않지만,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었네.”
[고마움은 말로 끝나면 안 돼, 버락.]나는 그저 웃었다.
“버락, 앞으로 미국을 잘 부탁해요.”
“당연하지.”
[물론, 한국도!]버락 오마하는 또다시 인사를 하기 위해서 얼른 자리를 떴다.
그리고 나는 차가운 생수를 마셨다.
[캬아- 그래, 이 맛이지.]* * *
똑. 똑.
호텔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지희가 후다닥 뛰어가면서 문에다 대고 소리쳤다.
“누구세요?”
[지희야, 여기 미국인데… 한국말로 물어보면 어떡하니. 우리 지희 천재 아니었어?]나의 좌절과 동시에 박성희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국 군, 저예요.”
“잠시만요.”
문을 열자 박성희 비서가 들어왔다.
“비서님, 무슨 일이세요? 저희 내일 오후에 비행기 탈 때까지 일정 없지 않나요?”
“사실은 궁금한 게 있어서요.”
뭐지?
박성희 비서는 침대에 누워서 커다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전민국과 자신을 우러러보고 있는 지희를 번갈아 보고는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성국 군, 여기서 이야기해야겠죠?”
“네, 보시다시피 어린 애들을 두고 제가 나갈 수가 없어서요.”
그렇다기보다는 민국이에게 지희를 맡기는 게 불안해서였다.
“아, 그럼… 이야기 좀 해요.”
“비서님, 음료수 한잔 드릴까요?”
“네, 고마워요.”
[고맙긴요. 다 삼전에서 내는 건데….]나는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박성희 비서에게 내밀었다.
그걸 본 지희가 폴짝폴짝 뛰었다.
“오빠, 지희 오렌지주스.”
“그래, 우리 지희는 오렌지주스.”
그리고 헤드폰 한쪽을 내린 민국이도 소리쳤다.
“형아, 난 콜라.”
[이것들아 내가 연봉이 얼마짜리인 사람인 줄 알아!]정말 동생들은 나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어금니를 꽉 물고 민국이에게는 콜라는 건넸다.
“땡큐, 형아.”
민국이는 다시 헤드폰을 끼고는 음악에 심취했고, 지희는 오렌지 쥬스 마시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책을 봤다.
이제 적당히 이야기를 나눌 타이밍이 온 것 같았다.
나는 박성희 비서를 쳐다봤다.
“성국 군, 아까 왜 공항에서 마크 헤밍웨이의 취재 제안을 단번에 허락하지 않았어요?”
[흠… 그게 궁금해서 온 모양이군.]나는 생수를 한 모금 마셨다.
“박성희 비서님은 제가 마크 헤밍웨이의 취재를 선뜻 승낙하지 않은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조금은요.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제가 지켜본 성국 군은 그런 제안을 거절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자리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저는 태국이 형을 지켜주고 싶었어요.”
“흠… 역시….”
박성희 비서는 내 의도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성국 군, 태국 도련님을 지켜준다는 것은 명분이고 어쨌든 삼전에 찍히고 싶지 않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박성희 비서는 생각보다 직설적으로 물었고, 나도 그에 맞게 응했다.
“박성희 비서님은 삼전 사람 아닌가요?”
박성희 비서는 얼핏 웃더니 다시 진지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솔직히 전 삼전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이지만, 월급쟁이는 월급쟁이일 뿐이잖아요. 그냥 전 성국 군의 다음 행보가 혹시 국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박 비서님?”
“성국 군이 이룬 일이나 성과는 솔직히 미국, 아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행보잖아요. 그런데 한국이라는 나라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삼전 그룹의 후계자인 전태국 군을 돕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박성희 비서는 추측은 어느 정도 맞았다.
“성국 군, 혹시 다음 행보는 한국일까요?”
“흠… 박성희 비서님. 추측은 그만해 주세요. 전 아직 여기서 할 일도 많거든요.”
“그렇긴 하죠. 괜히 시간 빼앗아서 미안해요. 하지만 전 성국 군이 타임지를 장식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그래요.”
“박성희 비서님, 이거면 설명이 될 것 같은데요. 제가 마크 헤밍웨이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지 않은 것은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서였어요.”
그제야 박성희 비서는 빙긋 웃었다.
“역시 성국 군이네요. 그럼, 이따 저녁 식사 때 봐요.”
“네, 비서님.”
쿵- 문이 닫히자, 각자 자신들의 일을 하던 민국이와 지희가 나를 쳐다봤다.
“형아, 한국 들어갈 거야?”
“오빠! 진짜 한국 오는 거야?”
“민국아, 지희야. 이야기를 그렇게 앞뒤 맥락 다 잘라먹고 들으면 어떡하니. 한국은 언젠가는 가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야.”
“형아, 완전 수상한데. 지희야, 그치?”
“응! 작은오빠!”
둘이 이럴 때는 죽이 참 잘 맞았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 민국이는 음악 더 듣고… 지희는 오빠가 공부 좀 오랜만에 봐줄까?”
“응, 오빠! 오빠, 근데… 나 커서 변호사 될까 봐.”
[흠… 우리 지희. 오빠는 우리 지희 의사로 키우려고 했는데…. 집안에 의사 한 명은 있어야지.]“왜 갑자기 변호사야, 지희야?”
“미국 대통령도 변호사였잖아!”
“지희야, 너도 변호사 한 다음 대통령 하고 싶단 거야?”
“응!”
민국이는 뒤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시 헤드폰을 썼다.
하지만 나는 지희의 작은 두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
“지희야… 지희 꿈, 오빠가 꼭 이뤄줄게!”
[집안에 정치인 한 명 정도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지희는 빙긋 웃더니 졸린 듯 하품을 했다.
“오빠, 지희 졸려.”
“지희야, 변호사 되려면 우선 대한민국에서는 좋은 학교를 나와서 로스쿨을 가야 해. 그러고는 아마 네가 컸을 때는 사법 고시는 없을 테니, 변호사 시험이라는 것을 쳐야 해. 그러려면 지금부터 밤 12시까지는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지희의 동공이 흔들렸다.
이때, 옆에서 민국이가 종알거렸다.
“전지희, 넌 이제 형아의 덫의 나처럼 걸린 거야. 형아가 나 가수 시키려고 촘촘하게 계획 짰듯이, 너도 이제부터 완전 형아한테 걸린 거야. 쯧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