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42)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42화(242/576)
제242화
압구정 현성 아파트.
현성 건설이 강남 부흥의 문을 연 역사적인 아파트이다.
동시에 그 시절 특성상 남향을 선호한 탓에 주방으로 난 문으로만 한강을 볼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어쨌든 서울 최고의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인 것은 분명했다.
삼전 그룹과 쌍두마차로 불리던 현성이 지은 것이라 나도 언제나 주시하는 아파트 중 하나였다.
물론 저번 생에서 이 아파트에는 실제로 살 일도, 소유할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다르다.
바닥부터 올라가야 하는 삶이다.
그렇다면 재건축 기대주인 압구정 현성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회는 어쩌면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에 하락 곡선을 타기 시작한 몇 년 이후에는 없을 수도 있었다.
사람들은 내게 말할 수도 있다.
이제 ‘페이스 노트’ 대표에 앞으로 곧 너튜브의 대주주가 되는 데다가, 수많은 알짜 종목에 투자해 놓고는 겨우 재개발 아파트를 원하냐고?
원래 부자들은 그렇다.
바닥에 흐른 십 원을 모으면 백 원이 되고, 백 원을 모으면 천 원이 되고, 천 원이 모이면 만 원이 되고… 그렇게 종잣돈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고!]아빠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압구정 현성 아파트. 거기 엄청 비싼 데잖아.”
“아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2년 후에 제가 너튜브 대표직 끝내고 한국 들어갈 때쯤 사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시절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부동산이 암울하던 때였다.
그리고 그 정도 뉴스는 재벌가 사람도 보고 듣는다.
“흠… 근데 굳이 거길 꼽은 이유가 뭐야. 네가 성인이 되어서 독립하거나, 결혼 후에 살 아파트면 좀 신축이 좋지 않을까?”
“아빠… 전 그냥 거기 위치가 좋아요.”
아빠에게 상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곳은 재건축 논의가 시작되기만 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이기 때문이다.
[현성이 아무튼 부동산 투자를 참 잘했단 말이야….]나는 쓴웃음을 삼켰다.
“그래, 한국 들어가서 아빠도 네 말대로 부동산 공부 좀 해야겠어. 사실 지금이야 하락기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신나게 오를 때… 아빠도 좀 많이 힘들었어.”
아빠는 그제야 속내를 조금씩 털어놨다.
“부동산이 오르니깐 월세로 들어간 상가들도 계속 월세 올려달라고 하고… 재룟값, 인건비. 안 오르는 게 없으니까, 정말 마진 얼마 남기지도 않고 하는 날도 있더라고. 성국아, 정말 네 말대로 아빠가 하고 싶은 장사 하려면 아빠부터 위기에도 탄탄한 자본을 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아.”
[이제 슬슬 아빠랑도 말이 통하네…. 이제 본격적으로 찍어볼까.]나는 차근차근 미래를 더듬었다.
“아빠. 시간 되면 마곡에는 땅을. 판교에는 아파트를 좀 더 사두면 좋을 것 같아요.”
“성국아, 저번에 마곡 거기 땅 좀 사뒀잖아. 근데 거기 김포공항 근처라 사람들은 다 별로라고 하던데….”
“아빠, 서울을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은 계속 몰려드는데, 빈 땅은 없잖아. 어차피 지금 목동 쪽도 비행기 소리 들리는 건 마찬가지지만 학군이 형성되면서 탄탄한 동네가 됐잖아요. 마곡은 유일하게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서울의 빈 땅이라고 봐요.”
아빠는 다시 한번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너… 언제 그런 것까지 공부한 거야?”
“미국에 있지만, 한국 뉴스도 찾아보거든요. 판교는 지금 하락기에는 한동안 찬 바람이 불겠지만, IT 산업들의 주요 본사들이 대거 이주할 거고… 직장이 생기는 곳에 인구가 늘고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야 당연한 원리잖아요.”
“이 녀석, 암튼 놀라운 데가 있어. 그래도 아빠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네가 결혼할 마음은 있는 것 같아서 그게 참, 다행이야.”
[무슨 소리지?]“결혼해서 살 집으로 압구정 현성 아파트 꼽은 거잖아.”
[하아… 아빠, 그건… 핑계지!]아빠는 빙긋 웃었다.
“아빠는 일찍 결혼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거든.”
[그건 내가 장남이라서 그렇지. 내가 돌 때부터 기어 다니면서 돈 벌었잖아, 아빠. 이런 K-장남 대한민국에 또 없다구.]아빠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소영이처럼 살뜰하고 예쁜 여자 만난 것만으로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다 네가 딱 태어났잖아. 아빠, 정말 세상 부러울 게 없었어. 똑똑하지, 이쁘게도 생겼지. 진짜 어릴 적에 기저귀 가는 거 빼고는 네가 혼자 다 알아서 했잖아.”
슬슬 아빠의 말이 길어지고 있었다.
“민국이는 또 민국이 녀석대로 얼마나 이쁜지. 장남이 속 썩이지 않았던 일까지 속 썩여서 문제이긴 했지만, 또 자식 키우면서 그런 재미도 있는 거지.
마지막으로 딸까지 생기니, 아빠는 정말 남부러울 게 없어. 성국아, 아마 네가 앞으로 사업하면서 바쁘겠지만 가정이 안정되면 훨씬 너도 사업하기 좋을 거야. 그러니까, 성인 되면 여자친구 만나서 얼른 결혼해. 압구정 한성 아파트는 아빠가 꼭 사주마!”
* * *
아빠와 나는 가족들에게 줄 버거를 사서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민국이는 잽싸게 버거를 집어 갔고, 뒤이어 지희도 버거를 가지고 갔다.
정말 입만 열고 어미 새가 가져올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들이 따로 없었다.
엄마가 오더니 마지막 버거를 집어 들었다.
“성국아, 넌 먹었어?”
“응, 아빠랑 두 세트씩 먹었어.”
“잘했네.”
엄마는 내가 버거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야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안 먹었으면 나 주려고 했나…. 암튼 엄마들이란….]나는 얼른 엄마에게 감자튀김도 내밀었다.
“엄마, 감자튀김 따뜻할 때 먹어.”
“엄마 챙겨주는 건 우리 장남밖에 없네.”
엄마는 내 엉덩이를 어릴 적처럼 토닥였다.
그러자 아빠가 얼른 엄마 손을 잡았다.
“소영아, 성국이 이제 열아홉이야. 애 아니야.”
“내 눈에는 여전히 애 같은데, 뭘.”
“소영아, 성국이가 오늘 결혼해서 살 아파트 콕 집어서 사달라고 했어. 결혼 생각할 나이이니, 우리 성국이도 다 컸지.”
[아빠, 그건 핑계라고!]내면의 아우성과 달리 아빠는 계속해서 내가 결혼할 생각을 한다는 둥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이때, 어디선가 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지희가 달려왔다.
“으아아앙! 오빠… 오빠… 결혼할 거야?”
“지희야, 오빠 결혼하려면 아직 멀었어.”
“결혼한다고 집 사달라고 했다면서?”
“그건 나중에. 아주 나중에. 우리 지희 다 크면.”
“으아아앙! 오빠, 결혼하지 말고 지희랑 평생 살아.”
지희는 떼를 쓰더니 눈물까지 뚝뚝 흘렸다.
아빠가 얼른 지희를 안아 들었다.
“지희는 아빠랑 평생 같이 살아야지. 아빠가 아무한테도 안 보낼 거야.”
“히잉. 성구기 오빠도!”
이때, 민국이가 오더니 내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형아, 대표님이 형한테 이거 좀 보여주래. 그리고 연락 달래.”
“그래….”
나는 민국이가 건넨 너튜브 영상 하나를 봤다.
그건 앳된 얼굴의 미소년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 * *
방무혁이 ‘페이스 노트’ 사무실을 찾았다.
“성국아, 그 영상 봤어?”
“저스틴 바버요?”
“응. 그 친구 어때? 완전 물건이지 않아?”
“대성할 것 같아요. 아저씨, 관심 있으세요?”
“관심이야 있지만… 나야 돈도 없고. 미국이라는 큰 시장이 있는데, 대한민국에 와서 노래 부르겠어?”
“아저씨, 그건 모르는 일이죠. 나중에 아저씨가 돈 많이 벌어서 영입할 수도 있죠.”
“말이라도 기분 좋네.”
[좋으라고 하는 말 아닌데. 진짠데….]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성국아, 그래도 이 친구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제가 한번 연락해볼게요.”
나는 단번에 대답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제안도 떠올랐다.
“아저씨, 저스틴 이 친구랑 민국이랑 커버 곡 하나 부르는 영상 각자 너튜브 채널에 올리면 어떨까요?”
“그게 가능할까?”
“가능하게 해봐야죠.”
만약 진짜 가능해진다면, 이건 역사적인 영상으로 남을 것이다.
한 몇 년 후쯤에는 이 영상 하나로도 너튜브 채널 수익이 엄청날 것이니, 민국이도 밥벌이 걱정은 좀 덜 것이고.
나는 얼른 너튜브 채널 관리자를 통해서 저스틴에게 연락처를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저스틴은 전화번호를 남겨줬고, 나는 방무혁이 보는 앞에서 저스틴 바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몇 번 울리고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너튜브 대표 전성국이라고 합니다.”
– 나, 저스틴 엄마예요. 당신 말이야. 어린애한테 뭐 하는 짓이지?
여자는 잔뜩 화난 목소리로 다그쳤다.
“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요. 저, 정말 너튜브 대표 전성국이에요. 저스틴이 노래 부르는 것 보고 연락드렸어요. 한번 저를 검색해 보시면 아실 것 같은데요.”
이때, 옆에서 동영상에서 들었던 저스틴의 목소리가 들렸다.
– 엄마! 엄마! 정말 너튜브 대표 맞아. 이것 봐. 기사도 나왔어.
– 그걸 어떻게 믿어.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더니 저스틴의 엄마는 다시 전화를 받았다.
– 관리자한테 쪽지가 온 거고, 보니까 확실한 거 같네요. 저스틴이 제 동의도 없이 전화번호 남긴 거라 제가 확인을 못 했어요.
“동영상 보고, 재능 있는 친구라 이상한 곳에서도 연락이 많이 올 겁니다. 혹시 저희 좀 만날 수 있을까요?”
– 저… 저희가 캐나다에 살고 있거든요.
물론 아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시절 저스틴 바버의 집안 형편도 잘 알았다.
“저희 너튜브 측에서 항공권과 호텔 제공할게요.”
– 근데 왜 저희에게 그런 것을 제공해주시는 거죠?
“저희 회사로 오셔서 한국에서 온 가수 지망생이랑 콜라보로 노래 한 곡 하시는 조건이에요.”
– 흠… 제가 일하는 게 있어서요.
단지 동영상 촬영만으로 일까지 쉬면서 움직이기는 힘든 게 보였다.
“그리고 저스틴에게 소개해줄 사람도 있습니다.”
– 누구를요?
“연예계 관계자요.”
망설이던 저스틴의 엄마는 저스틴과 몇 마디를 나누더니 다시 전화를 받았다.
– 갈게요. 날짜는 언제면 될까요?
“이번 주말 어떠세요?”
– 좋아요. 저스틴이랑 가볼게요.
내가 전화를 끊자 방무혁이 황당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나는 굳이 캐나다에 있는 사람이면 만나자고 안 했을 거야. 항공권에 호텔까지… 너무 돈 쓰는 거 아니야?”
“아저씨, 민국이 이제 곧 한국 가잖아요. 추억을 하나 만들어주고 싶어서요.”
[물론 5년 후 민국이의 너튜브 수익 창출을 위해서가 더 크지만….]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픈 손가락까지 다 먹고살게 해주고픈 게 대한민국 장남의 마음이었다.
“근데… 소개해줄 연예계 관계자는 누구야?”
“예전에 민국이가 너튜브에 처음 동영상 올렸을 때, 만나자고 한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 소개해 주려고요.”
“그게 누군데?”
“스캇 브라운이요.”
원래 저스킨 바버를 너튜브를 통해서 발굴해낸 제작자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그림은 방무혁과 스캇 브라운의 만남이기도 했다.
한 10년 후에, 방무혁은 세븐즈로 돈 벌어서 스캇 브라운의 회사를 사기 때문이다.
* * *
민국이가 긴장한 얼굴로 자꾸 창밖을 바라봤다.
“민국아, 긴장돼?”
“전혀 긴장 안 돼.”
[녀석, 허세는.]“저스틴이랑 무슨 노래 부르기로 했어?”
“마이클 잭숀 ‘힐 더 어스’ 같이 부르기로 했어, 형아.”
저스틴 바버가 오기로 결정되자, 나는 민국이에게 동영상 촬영을 알렸다.
민국이는 저스틴 바버와 연락을 해서 노래를 정하고는 며칠 동안 방에 틀어박혀 노래 연습만 주구장창 했다.
그리고 이때, 문이 열리면서 저스틴 바버가 엄마와 함께 들어섰다.
“저스틴이야, 형아.”
저스틴 바버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스틴이에요.”
“어서 와, 저스틴. 어머님도요. 여기는 제 남동생이자 대한민국의 가수 지망생 전민국이에요.”
민국이는 저스틴에게 부족한 영어로 말을 걸었다.
“영상 많이 봤어. 나 완전 팬이 됐어.”
“고마워, 네 영상도 많이 봤는데… 같이 노래 진짜 해보고 싶었어.”
저스틴 바버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스캇은 한 30분 후쯤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자, 두 사람 이야기 나누고 리허설 해볼까요?”
민국이와 저스틴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살짝 상기된 얼굴이었다.
나는 흐뭇하게 두 사람을 쳐다봤다.
몇 년 후면 이 동영상은 너튜브에서 전설로 불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