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44)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44화(244/576)
제244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미국 경제에 기생하는 아시아인 탓이라고?
마크의 말대로 말이 안 되는 논리이다.
“성국,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마크, 원래 사람들은 분풀이가 필요한 법이거든. 로마가 불탔을 때 기독교인들이 탄압받았고,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학살당했던 것과 같은 거야. 저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약자이면서 소수인 아시아계를 통해서 풀려고 하는 거잖아.”
“정말 저런 사람들과 같은 미국인이라는 게 창피하다, 창피해.”
마크는 두 손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쓸어 올렸다.
“마크, 진정해. 장난인지 진짜인지는 두고 보면 알지.”
“두고 보면 알다니! 그러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 성국… 그래도 이건 거의 살해 협박인데. 신고는 해야지.”
“당연히 해야지.”
“신변 보호도 요청하고… 아니지, 이런 일에는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자.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야.”
“내가 예전에도 말했잖아. 태국이 형이랑 같이 사는 동안은 안심해도 된다고. 사방에 경호원이 깔려 있어.”
“그 사람들은 태국이를 보호하는 거지, 너를 보호하는 건 아니잖아!”
마크는 점점 더 열을 냈다.
아무래도 너무 태연한 내 태도가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마크, 제발 좀 진정해. 이런 일은 흥분할 게 아니라 차갑게 대응해야지.”
“성국, 이런 일에 어떻게 그렇게 태연할 수가 있어?”
“‘페이스 노트’에는 누구나 아무 말이나 쓸 수 있잖아. 성적인 차별에, 인종차별적인 글을 올리는 사람들 검수하려면 우리 인력을 다 돌려도 부족해.”
“하지만 이번처럼 직접적으로 네 이름이 나온 건 처음이잖아. 이건 살해 협박이야. 명백히!”
나는 다시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놈의 ‘페이스 노트’를 봤다.
열 명의 아시아계 경영자들의 이름 맨 마지막에 내 이름이 있었다.
앞에 열거된 인사들이야 경제 전문지를 뚫어지게 봐야 겨우 아는 이들이었다.
[내가 미국에서도 그만큼 거물이란 소리겠지?]괜히 어깨가 으쓱했다.
마크가 내 어깨를 꽉 잡았다.
“성국, 너… 지금 잘난 척할 때 아니거든.”
[마크는 나를 너무 잘 알잖아.]하지만 이건 이제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크… 우리는 앞으로 아마 남들은 가질 수 없는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될 거야.”
“성국, 네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난 네가 엄청난 낙관주의자 같아.”
“마크, 우리가 지난 시간 동안 이뤄놓은 것을 봐. ‘페이스 노트’는 분명 몇 년 안에 이용자 10억 명을 돌파하고, 우리는 나스닥에 이 기업을 상장하고 손에 꼽히는 부자가 될 거야.”
“아, 알았어. 지금 그 말할 때가 아니잖아. 성국, 사설 경호원 알아볼게. 그리고 경찰에 신고해서 이 협박범 꼭 잡자.”
“당연히 그 협박범은 잡아야지. 그리고 범인이 허풍을 떤 건지 아닌지도 지켜봐야지.”
마크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너 설마….”
“너튜브로 이 사건을 라이브로 중계하려고.”
“성국, 지금 네 목숨이 걸린 문제라고! 근데, 이걸 라이브로 중계하겠다고?”
“그래서 더 하겠다는 거야. 목숨이 달린 문제니까.”
나는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다.
유괴, 납치, 살해 협박 등을 허다하게 당하면서 저번 생에서 살아왔다.
그때마다 협박범들 찾아내서 협상했을까?
아니다.
나는 그들에게 콩밥을 제대로 먹었다.
협박범들과 협상을 시작하는 순간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나는 그들이 언제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나를 끊임없이 지켜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나를 지켜보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동시에 너튜브 라이브 기능을 업데이트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 * *
샘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성국… 아직 우리 라이브가 그렇게 원활한 수준은 아니잖아요.”
“잘 알죠, 샘. 그러니까 이 기회에 우리의 라이브 서비스의 질을 확 올려 봐요. 샘, 안 그러면 내가 죽을 수도 있어요.”
“성국… 그런 말 하지 마요. 무섭게.”
한번 죽어보니, 죽는 거 그렇게 무섭지 않다.
다만 이번 생에서 이렇게 죽으면 가슴은 아플 것 같았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 때문에.
“샘, 솔직히 ‘페이스 노트’에 있을 때 나를 저격하기는 어려울 거고. 출퇴근이나 내가 미팅 등으로 이동할 때 저격할 건데… 그때만 라이브로 사람들과 소통할 거예요.”
“성국… 지금 너튜브 상황으로는 실시간으로 만 명 이상 접속하면 분명 문제가 생길 거예요.”
“그러니까요. 그런 상황이 안 오게 해야죠. 샘, 당신 손에 내 생명이 달렸어요.”
이때였다.
사무실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지?
마크가 다급하게 뛰어오는 게 보였다.
“성국, 큰일 났어. 채드 천이 공격당했대. 그 협박범이 채드 천 이름을 제일 먼저 올렸잖아!”
채드 천은 너튜브의 창업자이자 나에게 지분 5%를 넘긴 바보였다.
“그래서 죽었대?”
나는 마크에게 물었다.
“그건 아니고. 채드 천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서.”
“그래서. 마크, 채드 천이 죽었어?”
“성국, 그게 아니라. 마침 집에는 가정부밖에 없었대. 채드 천은 외출 중이었고.”
“그럼, 그 괴한이 협박범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이잖아.”
“성국, 정말 너 그런 태평한 소리나 하고 앉아 있을래?”
“나. 서 있는데?”
“전성국!”
마크는 최근에 본 모습 중에서 가장 크게 화를 냈다.
“안 되겠어. 이동 중에도 위험할 수 있어. 경찰서 당장 신고해서 그 글 올린 놈 잡아야겠어!”
* * *
나를 죽이겠다는 협박성 글을 ‘페이스 노트’에 올린 놈은 이미 계정을 폭파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물론 캡처로 뜬 글들이 돌아다녔지만, 우리가 한발 늦고만 거였다.
캡처본을 바탕으로 IP 추적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 녀석이 그 자리에 여전히 있으리라는 법도 없었다.
리미미는 열심히 IP를 추적했지만, IP 장소는 하와이였다.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쓰는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이 자식, 완전 작정한 것 같은데.”
“마크, 오늘 채드 천에 든 괴한은 단순 도둑일 수 있잖아. 채드 천이 돈 자랑을 하도 ‘페이스 노트’에 해대서.”
말리부의 대저택.
매일 열리는 파티와 미인들.
명품과 럭셔리 슈퍼카들.
채드 천이 매일 같이 ‘페이스 노트’에 올리는 것들이었다. 졸부스럽게!
“성국, 내 예감에 분명 그놈이 이 협박범일 거야.”
“글쎄.”
뭐든 잡히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법이었다.
“마크, 나 이제 집에 가서 좀 쉬고 싶은데. 같이 가자.”
“내일부터 사설 경호원이 출근하긴 할 건데…. 오늘은 우리가 널 지켜볼게. 성국.”
마크는 아주 단단히 결심한 모양이었다.
* * *
마크의 유난 덕분에 경찰차 한 대가 마크의 차 뒤를 따라왔다.
그리고 뒷좌석 가운데 앉은 내 양옆으로 샘과 애덤이 앉았다. 두 사람은 나에게 숨 막힐 듯 밀착하고 있었다.
“샘, 애덤. 제발 나에게서 좀 떨어져 줄래요?”
“성국, 그냥 이 차가 작아서 그래요. 좀 참아요.”
애덤은 한 뼘도 양보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이건 애사심이 투철한 건지… 내가 연봉 올려줘서 이러는 건지. 좀 헷갈리네….]그나저나.
“샘, 라이브 상황은 좀 개선되고 있어요?”
“안 그래도 다시 회사 들어가서 팀원들이랑 밤새우려고요.”
[이런 게 애사심이지!]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때, 마크가 차갑게 백미러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회사가 아무리 커지고 돈을 많이 벌어도 네가 죽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만 기억해.”
뜨끔.
마크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
저번 생의 마지막 날이 떠올랐다.
회장 취임을 앞둔 바로 전날, 나는 승리에 도취해서 와인을 마시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마크, 알았어. 이제부터 조심할게.”
그리곤 나는 쓸쓸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봤다.
[하아, 이번 생에서는 돈 벌어서 제대로 누리고 살아야지! 꼬옥!]* * *
어둑한 밤.
나는 거실에 있었고,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는 내 양옆에 바싹 앉았다.
“형, 그리고 비서님. 제발 저 좀 혼자 두시면 안 될까요?”
“성국아, 넌 지금 살해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거야. 내가 회사에 부탁해서 경호원들 집 주변으로 쫙 깔았어.”
“그럼, 좀 떨어져 앉아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성국 군, 이건 도련님 말씀 듣죠. 미국이라는 나라는 총기 자유 국가잖아요. 그 협박범이 저희 경호원들은 한 손으로 제압하고 들어 올 수 있는 이라크 파병 특수부대 출신일 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하아, 다들 너무 영화를 많이 본 거 아니에요?”
이때,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
뉴스에는 채드 천의 집 CCTV에 잡힌 괴한의 모습이 나왔다.
– 오늘 낮에 너튜브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 채드 천의 집에 침입한 괴한의 모습입니다.
물론 검은 복면을 써서 도대체 어떤 얼굴인지 알 수 없었다.
– 얼마 전 ‘페이스 노트’에 이번 미국의 경제 위기가 경제를 장악한 아시아계 기업인들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유명 아시아계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올라온 뒤 빠르게 삭제됐습니다. 그중 맨 처음 이름을 올린 채드 천이 공격을 당한 것인데요. 채드 천 이외에도 이름을 올린 기업인들에게도 살해 위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드립니다.
곧 연결된 뉴욕의 한 회사 앞.
헤일리 양이 운영 중인 투자 회사의 모습이었다.
– 유명 투자자인 대만계 미국인 헤일리 양은 일주일 전 퇴근길에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아서 현재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국아 들었어? 지금 다들 공격받고 있는 거잖아.”
“흠… 근데 저 녀석 생각보다 행동반경이 넓네요.”
“성국 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일주일 전에는 동부에 있었고, 오늘은 서부에 있었다. 비행기값만 해도 어마무시하게 들겠는데요.”
그렇다면 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인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마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 성국, 괜찮아?
[괜찮으니까, 전화했지.]“마크, 아무래도 이 녀석들 집단 같아. 한두 명이 아닌 것 같아. 이 일을 좀 더 키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 키워보다니… 어떻게?
“이들의 분열을 이용하는 거지.”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 * *
출근길.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그리고 너튜브로 출근길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성국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왔고요. 아시다시피 ‘페이스 노트’의 창업자이자, 현재 너튜브의 대표를 동시에 맡고 있습니다. 얼마 전 ‘페이스 노트’에 올라온 살해 협박 목록의 가장 끝판왕이기도 하고요.”
마크가 옆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굴하지 않고 핸드폰으로 나를 에워싼 경호원들을 찍어 보였다.
“지금 제 주변은 경호원들로 가득한데요. 제 동업자인 마크가 부른 사설 경호원분들도 계시고, 저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인턴>의 빌런이자 대한민국 삼전 그룹의 후계자인 전태국 형이 부른 경호원들도 계시고요. 다들 경력이 어마어마하십니다. 전 대통령 경호원 출신도 계시고요.”
나는 거의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서 마크의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제가 회사까지 이동하는 동안 저를 지켜줄 너튜브와 ‘페이스 노트’의 직원인 샘과 애덤도 있습니다. 어떠세요? 그 살해협박범이 저를 죽일 수 있을까요? 이따 퇴근길에 또 만나요! 참, 퇴근길에는 폭탄 발언도 있으니까 기다려주세요!”
나의 도발에 댓글 창은 난리가 났다.
– 와, 저 경비 뚫고 들어가면 그 사람 특공대로 특채해야지.
– 역시 전성국 클라스는 다르구나.
– 근데 성국 하나도 안 떠는 거 사실임?
– 퇴근길 기대된다!
그리고 나는 핸드폰을 내렸다.
내 팔을 잡은 샘의 팔이 오히려 덜덜덜 떨렸다.
“샘, 떨지 좀 마요. 그나저나 라이브 상황 많이 좋아졌네요. 저녁에 아마 더 많이 볼 거니까 단단히 준비해 줘요.”
“네, 성국.”
마크가 백미러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퇴근길에 무슨 폭탄 발언을 하려고 그러는 거야?”
“저 협박범 목에 현상금 걸려고.”
저들은 분명 한 명이 아니다.
원래 돈 앞에는 친구고 뭐도 없는 법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