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45)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45화(245/576)
제245화
채드 천은 구굴의 세르게이 브릭의 집으로 피신 온 상태였다.
채드 천은 아직도 괴한 습격의 여운이 남은 듯이 무슨 소리만 나도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보다 못한 세르게이가 맥주를 건넸다.
“채드, 이것 좀 마시고 마음 좀 놔. 우리 집 보안은 미국에서도 최상이야.”
“그래서 여기로 도망 온 거잖아. 정말 그 협박범, 왜 이렇게 안 잡히는 거야.”
채드는 신경질적으로 맥주를 들이켰다.
그러자 몸이 조금 이완되는 느낌이 들었다.
세르게이 브릭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더니 채드를 쳐다봤다.
“근데… 채드. 자네 왜 성국이한테 들고 있던 지분 5% 넘긴 거야?”
“구굴에서도 너튜브 골칫거리로 생각했잖아.”
“그렇긴 한데….”
“거기다 각종 경제지에서 너튜브 존폐 위기라고까지 하고…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세르게이… 솔직히 우리 둘 다 성국한테 당한 거 같지 않아?”
“…우리가 당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봐. 너튜브가 구굴의 아픈 손가락이라며 기사가 난 타이밍이나, 마침 성국이가 내게 접근한 타이밍이나 지나고 보니까 너무 비슷한 거야.”
“성국이가 그런 기사를 냈다고, 그럼? 의도적으로?”
“자세한 건 모르지만 그럴 수도 있단 말이지. 그렇게 나를 궁지로 몰아서 5% 지분을 헐값에 사가곤 자네에게 접근해서 너튜브 대표로도 취임했잖아. 근데… 성국이 취임한 이후로 너튜브 완전 떡상 중이잖아.”
세르게이는 차가운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세르게이의 생각이었다.
“성국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아는 것 같아. 너튜브 화질이랑 서비스 속도 무섭게 개선하더니 각종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들 뮤직비디오 틀잖아. 솔직히 성국이가 그런 건 잘하는 거지.”
“세르게이… 솔직히 말해 봐. 너튜브 지분 성국이한테 얼마나 넘어가는 거야?”
“흠… 그게….”
“떠도는 소문에는 이제 거의 성국이 거라던데. 맞아?”
“…….”
세르게이는 씁쓸하게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이렇게 성장한다면 맨날 적자만 나던 너튜브가 흑자로 전환될 날도 얼마 안 남았다. 그렇다면 성국이 가져갈 지분은 30%.
거기다 대표직을 맡을 때 조건으로 산 10%.
너튜브의 투자를 ‘페이스 노트’ 측에서 하는 조건으로 ‘페이스 노트’로 넘어간 지분까지 하면 이미 50%는 훌쩍 넘었다.
“세르게이, 말 없는 거 보니까 구굴은 이제 너튜브에서 힘쓸 수 없는 존재네. 맞지?”
“아직은 아니야.”
아직 2년도 안 됐고, 너튜브가 흑자로 돌아선 것도 아니었다.
“아직은 이라… 그럼, 곧?”
“채드, 너튜브 지분 팔고 먼저 도망간 건 너야. 너도 그만큼 가능성이 낮다고 본 거 아니야?”
“그랬지. 근데 성국이 이렇게 이슈를 일으켜서 너튜브를 키울 줄은 몰랐지.”
그 순간, 채드 천의 머리에 불현듯 무언가가 스쳤다.
“세르게이…. 이번 사건 말이야. 성국이가 이슈 몰려고 만든 사건 아닐까? 라이브 방송까지 해서 지금 너튜브로 모든 게 생중계되잖아. 사람들은 성국이가 살해 협박범에게 테러당하는지 아닌지 보려고 안 보던 너튜브까지 접속하고….”
“설마….”
세르게이는 채드처럼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성국이라면 모를 일이긴 했다.
“아무래도 수상해. 세르게이… 어차피 우리가 못 먹을 거 확 재나 뿌려볼까?”
“…….”
세르게이는 아무런 응수도 하지 않았다.
* * *
샘은 불안한 시선으로 창밖으로 보면서 나에게 브리핑 중이었다.
“샘, 제발 브리핑에 집중해줘요.”
“미안해요. 성국…. 해가 지고 있잖아요. 해가 지면 또 성국이 집에 가야하고… 또 괴한이 나타날지도 모르잖아요.”
“샘! 집중 안 하면 연봉 깎습니다!”
당황한 얼굴로 샘은 다시 브리핑 자료를 훑었다.
“성국, 집중할게요, 집중해. 그러니까 오늘 밤 스트리밍에는 문제없을 겁니다.”
“최대 몇만 명까지 문제없을까요?”
“지금은 최대 5만 명입니다.”
“샘, 오늘을 기점으로 아마 접속자 수 엄청나게 증가할 거예요. 단단히 준비해주세요.”
“네!”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나가자마자 이번엔 마크가 내 곁으로 착 달라붙었다.
“성국, 내가 오늘 일이 늦어지는데. 조금만 늦게 퇴근하면 안 돼?”
“안 돼. 나의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은 정확해야 해. 괴한들이 날 노리기 좋게.”
“성국, 제발 오늘만 늦게 퇴근하자. 나 시스템에 문제 생겨서 그것 좀 봐야 해.”
“마크, 너는 일해. 나는 퇴근할 테니까….”
이때, 애덤이 나섰다.
“마크… 제가 성국 데려다줄게요. 저도 고물차지만, 차가 한 대 있거든요.”
그 순간, 모두가 우려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 * *
회사 주차장에 주차된 애덤의 차는… 마크가 처음 산 그 중고차보다 족히 10년은 더 되어 보이는 중고차였다.
물론 이 와중에도 나는 핸드폰으로 이 상황을 너튜브 채널에 생중계했다.
“애덤… 내가 주는 연봉은 어떻게 하고 이런 차를 샀어요?”
“그게… 제가 운전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 막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박을 것 같아서 운전 익숙해질 때까지 타려고 산 차예요.”
그 말인즉슨, 운전도 미숙하단 말이었다.
실시간으로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 성국은 괴한한테 죽는 게 아니라 애덤의 운전 미숙으로 사망.
– 성국, 애덤의 연봉을 더 올려줘!
– 누가 ‘페이스 노트’ 대표가 저런 차를 탄다고 생각이나 하겠어.
– 그나저나 성국, 운전면허증 안 따?
“그러게요. 괴한 잡으면 제일 먼저 운전면허 따야겠어요.”
나는 실시간으로 댓글에 적절히 응수했다.
“그럼, 오늘은 목숨 걸고 애덤의 차로 퇴근하겠습니다.”
애덤은 긴장까지 했는지 시동을 거는 내내 손을 떨고 있었다.
“애덤, 나 집까지 살아갈 수 있는 거죠?”
“성국, 말 걸지 마요. 말 걸면 나 운전 못 할 수도 있어요.”
이때, 저 멀리서 리미미와 샘이 뛰어나왔다.
“같이 가요!”
[황천길 멤버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 *
마크가 빠진 대신 리미미와 샘이 내 옆에 딱 달라붙었다.
애덤의 고물차는 앞뒤로 붙은 경호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우리 집으로 향했다. 시속 40km로.
그 바람에 주변의 모든 차량들이 우리를 쏜살같이 지나쳐갔다.
“애덤….”
“네, 성국?”
애덤이 내 말에 대답하느라 고개를 돌린 탓에 차를 방향을 잃고 흔들렸다.
애덤은 놀라서 얼른 핸들을 다시 잡았다.
“애덤,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하지 말고. 그대로 운전만 해요.”
“네에, 성국.”
이 상황 자체도 너튜브로 모두 중계되고 있었다.
댓글은 거의 웃겨서 다들 뒹구는 듯 보였다.
“사장님, 나는 북한에서 목숨 걸고 탈북했는데, 교통사고로 미국에서 죽는 건 아니겠죠?”
리미미가 놀리듯 물었고, 댓글창은 더 난리가 났다.
– 세계 최고 난이도 탈북자도 있다니… 도대체 ‘페이스 노트’는 어떤 회사야.
시속 40km로 집에 가는 시간은 30분.
나는 화면에다 대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 집에 가는 동안 Q&A나 할까요?”
댓글창은 환호했고, 나는 댓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너무 빨리 올라가서 제대로 확인하기는 좀 어렵긴 했다.
– 성국, 진짜 17살 맞아?
“네, 미국 나이로는 17살. 한국 나이로는 19살입니다.”
– 마지막 연애는?
“첫 연애도 아직 못했습니다. 그리고 연애는 당분간 할 생각도 없습니다.”
– 이상형은 어떻게 돼요? 참고로 저는 여덟 살입니다.
“적어도 지금 여덟 살이 제 이상형이 될 일은 없습니다.”
– 성국, 지금 안 무서워요?
“전혀 안 무섭습니다.”
– 어떻게 그렇게 강심장이에요?
“저는 절대 안 죽을 거니까요.”
나는 담담히 대답했고, 댓글들은 계속해서 연이어 올라왔다.
– 성국, 너튜브 대표 월급은 얼마에요?
“1달러요.”
말이 안 된다는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기사 찾아보세요. 제가 너튜브 대표 수락한 내용에 월급 1달러도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 성국, 이거 다 짜고 치는 포커판이지? 너튜브 떡상시키려고 짠 거 아니야?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루머는 초장에 뿌리를 뽑아야 했다.
“만약 제가 진짜 다 짜고 치는 포커판이라고 한다면, 채드 천의 집을 찾아간 괴한은 누굴까요? 헤일리 양을 피습한 괴한은 또 누구고요? 그들도 다 제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이란 말인가요?”
하지만 댓글창에는 짜고 치는 포커판이라는 말에 찬성하는 비율도 꽤 됐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카드를 꺼내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에 퇴근길에 폭탄 발표 하나 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해야 할 타이밍이네요. 미국의 경제 위기를 아시아계 기업인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테러범과 저는 제 목숨을 걸고 절대 어떤 협상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 테러범을 꼭 잡고 말 것입니다. 이제부터 저를 비롯해서 아시아계 기업인을 타깃으로 한 테러범의 목에 1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겠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서버는 터지고 말았다.
* * *
성국의 너튜브 방송을 보고 있던 채드 천은 다시 맥주를 마셨다.
“채드, 그 댓글 네가 쓴 거지?”
“당연하지. 아까 봤지? 다들 내 말에 동조하는 분위기잖아. 성국도 알고 보면 사방이 적이야.”
“그만큼 인기 있다는 반증 아닐까?”
“세르게이, 그게 무슨 말이야?”
세르게이는 천천히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나는 학교 다닐 때 한 번도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거든. 그냥 공부 잘하는 아이. 조용한 아이. 그 정도였어.
나중에 내가 구굴을 창업하고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갔더니, 나를 제대로 기억하는 친구들은 아무도 없더라고. 그런데… 난 고등학교 시절 내내 누군가를 질투했거든. 나보다 공부 잘하는 녀석은 물론이고. 여자들에게 미친 듯이 인기 많은 쿼터백을 질투하기도 했고… 연극반에서 항상 로미오를 맡는 놈을 증오하기도 했어.”
“뭔 엉뚱한 소리야?”
“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 아닐까 싶어서…. 채드, 사실은 너도 성국을 질투하는 거 아니야?”
“세르게이… 내가 왜? 내가 그런 어린놈을 왜 질투해?”
“너보다 어린데, 능력 있고 잘생겼으니까. 그 정도면 네가 이렇게 성국 문제에 목을 매는 이유가 되잖아.”
탁- 채드는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세르게이… 술 취한 거야?”
“나 겨우 두 병째야.”
세르게이를 어깨를 으쓱했다.
“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그러다 문득 채드 천이 멈춰 섰다.
“근데, 세르게이… 성국이 요즘 돈이 어디서 나서 10만 달러나 현상금을 건 거지? 성국, 너튜브는 1달려 월급이고… ‘페이스 노트’ 월급은 다 투자한다고 들었는데…. 모은 돈도 거의 다 너튜브 지분 사는 데 쓰고….”
“그 돈 내가 내주겠다고 성국한테 연락했어.”
“뭐어?!”
* * *
밤늦게 마크가 후다닥 뛰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태연하게 피자를 먹는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현상금으로 10만 달러나 건 거야?”
“응.”
“너 그 돈 있어? 아침에는 분명 3만 달러 정도 건다며?”
아침에 분명 나는 마크에게 그렇게 말했다.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이 정말 3만 달러 정도밖에 없기도 했다.
“누가 10만 달러를 지원해주기로 했어.”
“누가?”
“세르게이 브릭.”
“세르게이 브릭이?”
“응.”
“왜에?!”
퇴근하기 바로 직전에 세르게이 브릭에게서 전화가 왔다. 세르게이 브릭의 목소리는 꽤 심각했다.
– 성국, 구굴 대표이자 너튜브의 소유주로서 묻는 겁니다. 지금 이 상황, 이슈 만들어서 너튜브 떡상시키려고 성국이 짠 판이에요?
“세르게이. 난 그렇게 금방 들킬 거짓말은 안 해요.”
– 그럼, 오늘 저녁에 한다는 그 폭탄 발언은 뭐에요?
“테러범의 목에 현상금을 걸려고요. 그래야 금방 잡히죠.”
세르게이 브릭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 그 현상금 내가 낼게요. 10만 달러로 올려요.
“세르게이, 그 현상금을 내주는 이유가 뭐예요?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 어쨌든 성국이 너튜브를 위해서 목숨 걸고 있는 건 사실이고…. 그리고… 내가 질투했던 잘나고, 똑똑하고, 어린데 잘생긴 사람에게 미안해서요.
그리고 세르게이는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