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4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49화(248/576)
제249화
“성국 군, 진짜 차를 처음 운전하는 거 맞죠?”
시험관마저 내 운전 실력에 감탄했다.
“네, 처음 따는 운전면허인데요.”
“대단하네요. 만점이에요!”
[당연하지, 나 전성국이야.]나는 당당히 합격증을 받아서 애덤의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초조하게 기다리던 애덤에게 차 키를 던졌다.
“애덤, 제니 기스 하나 안 났어요!”
차 키를 받은 애덤은 제니를 와락 안더니 쓰다듬었다.
“제니야, 고생 많았어.”
* * *
쾅! 쾅! 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성국 군! 문 열어요! 문!”
나는 졸린 눈으로 문을 열었다.
“박 비서님, 저 이틀 동안 동영상 편집하느라 잠을 못 잤다고요. 오늘은 무조건 자야 한다고 말을 했을 텐데요.”
“아는데요. 지금 지하 주차장에 차가 한 대 왔어요.”
“아하, 효진 구영수 회장님이 운전면허 따면 차 선물해주신다고 했거든요.”
“주인이 인수인계해야죠.”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박성희 비서가 쫓아왔다.
“구수영 회장님 선물이라면 대단한 차 아닐까요?”
“안전한 차로 주신다고 했어요. 뭐, 아저씨 차 느낌 아닐까요?”
솔직히 감사하긴 했지만, 기대는 안 됐다.
아들이 차 사고로 떠난 구수영 회장이 줄 차야…. 뭐, 안전하다고 알려진 가족형 세단이나 SUV 아닐까.
엘리베이터가 지하 주차장에 멈춰서고 드디어 문이 열렸다.
그리고 눈앞에 차가 있었다.
바로 포르샤!
나는 잠이 확 달아났다.
[포르샤라니. 포르샤라니!]나는 흥분해서 차를 둘러봤다.
딜러는 내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차 키를 내밀었다.
“포르샤를 사는 모든 분들이 이렇게 흥분하시죠. 이 포르샤는 아시겠지만, 포르샤 최초의 SUV입니다.”
[나도 안다고!]포르샤에서 SUV가 발매된다고 발표하자마자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이 차를 받아본 사람이 나였다.
이것보다 비싼 슈퍼카도 많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먼저 소유한 차량은 이 차뿐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남다른 느낌이 있었다.
나는 차 키를 받자마자 얼른 구수영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구수형 회장의 너털웃음이 들렸다.
– 성국 군, 차 받았나?
“회장님, 포르샤라뇨! 너무 과분합니다.”
– 준호가 포르샤의 스포츠카를 몰다가 큰 사고를 당했네. 그때 마주 오던 트럭이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서 넘어왔는데. 만약 포르샤가 아니었다면 시체도 못 건졌을 거란 말을 하더군. 다만 스포츠카는 아무래도 안전 운전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SUV를 보냈네. 꼭 안전 운전하고. 알았지?
“네, 회장님!”
* * *
하차감이라는 말이 있다.
차에서 내렸을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일컫는 말이었다.
나는 포르샤를 일부러 ‘페이스 노트’ 사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세웠다.
그리고 포르샤에서 내려서 일부러 천천히 문을 닫고, 어깨도 살짝 우쭐하면서 ‘페이스 노트’로 걸어갔다.
창가에 앉은 직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역시 남자라면 포르샤지?]이때, 뒤에서 전태국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국아!”
그리고 뒤돌아본 곳에는 세계적인 명차이자 세계에서 단 몇 대밖에 없는 부가론의 스포츠카가 있었다.
그걸 전태국이 타고 와서 내 포르샤 바로 옆에 세웠다.
미간이 저절로 구겨졌다.
“형, 웬일이세요?”
“너 때문에 내 차 망가졌잖아. 새로 뽑은 김에 한번 달리러 나왔지. 성국아, 포르샤는 탈 만해?”
“네…”
“부가론은 처음인데, 차가 좀 불편하네. 어딜 가나 다 쳐다봐서.”
전태국은 어깨를 으쓱했다.
[저게 저렇게 재수 없는 포즈였구나.]이때, 직원들이 달려오더니 부가론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저, 이 차랑 사진 찍어도 돼요?”
“찍으세요. 단, 기스 나면 책임지셔야 합니다.”
“네에!”
핸드폰을 들고 나온 직원들은 나의 애마 포르샤 옆에 주차된 전태국의 부가론과 함께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마크도 뛰어나왔다.
“성국아, 나 저 차 실제로 처음 봐.”
“부가론?”
“응. 진짜 장난 아니다. 역시 재벌이 좋구나.”
나는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쓸쓸히 사옥으로 들어갔다.
[하아, 내가 이렇게 밀리는 날도 있구나.]그렇다면.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전체 메신저를 보냈다.
– 10분 후, 각 부서별 정기점검 회의! 정기점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부서는 그 책임을 담당 부서 전원에게 묻겠습니다.
그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직원들은 미친 듯이 사옥으로 뛰어 들어왔다.
마크가 어이없단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너 네 차 새로 산 날 부가론이 주목받으니까 질투 나서 그런 거지?”
“마크, 일할 시간에 차만 보고 있으면 안 되지. 난 대표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정말 못 말린다니까.”
“마크, 어서 애덤이랑 준비 중인 인스타그림 점검하자고. 다음 주에 백악관 가기 전까지 인스타그림 마무리 짓는 걸 봤으면 좋겠어. 마크.”
“성국, 그냥 나를 죽여.”
“마크, 난 네가 해낼 거라고 믿어. 부가론 같은 차 구경이나 안 한다면.”
“정말 뒤끝 장난 아니야.”
[사람은 뒤끝이 있어야 해. 뒤끝이 있어야 마음에 앙심도 품고 발전도 하고 그러는 거야, 마크.]* * *
백악관에는 나 홀로 향했다.
모두들 일정이 있어서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았다.
워싱턴 D.C 공항에 내리자 백악관의 담당 비서와 경호원이 마중을 나왔다.
“성국 군, 어서 와요. 전 게리 올드맨이에요. 대통령의 비서 중 한 명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성국입니다.”
“오늘 저녁에 버락 오마하 가족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시면 바로 근처 호텔로 이동하실 겁니다. 스위트룸을 잡아뒀습니다. 그리고 내일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에 대한 연설과 버락 오마하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어지겠습니다. 모든 내용은 생방송될 예정입니다.”
“네.”
게리 올드맨은 깔끔하게 브리핑을 마쳤다.
“그럼, 지금은 바로 호텔로 이동하셔서 식사 전까지 휴식을 취하시지요.”
“식사는 몇 시죠?”
“통상적으로 7시에 시작합니다. 자유시간을 드리고 싶지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야 해서 일정을 알려주시면 저희 경호원들이 그림자 경호를 할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잠이 부족해서요. 눈 좀 붙이고 백악관으로 향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시죠.”
나는 미리 준비된 의전용 차량을 타고 호텔로 향했다.
* * *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연설문을 확인했다.
잠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내게 더 필요한 것은 연설문을 충분히 익히고 외울 시간이었다.
– 저는 대한민국이라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작은 나라에서 어린 나이에 유학을 와서 고등학교 동창과 ‘페이스 노트’라는 SNS를 개발했습니다.
‘페이스 노트’는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나라와 인종, 언어를 뛰어넘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는 저를 비롯한 많은 재능 있는 아시아계 기업인들을 포용해주었습니다.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 최근 일어난 아시아계 기업인들에 대한 혐오 범죄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만약 아시아나 다른 대륙에서 미국인들에 대한 혐오 범죄가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과연 어떠실 것 같나요?
그건 명백히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여러분, 이제 세상은 저희 ‘페이스 노트’처럼 나라, 인종, 언어, 성별, 종교 등 모든 것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해나갈 일은 반목과 질시가 아니라 포용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시는 아시아계를 타깃으로 하는 테러의 생존자로 이 자리에 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짝. 짝. 짝.
나는 박수를 쳤다.
[역시 명연설이야.]똑. 똑. 똑.
호텔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백악관으로 향할 시간이었다.
문을 열자 게리 올드맨이 살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군, 그 복장으로 가실 건가요?”
“제 복장이 이상한가요?”
난 평소처럼 후드티에 데님을 입고 있었다.
“오늘 저녁 자리에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내일 브리핑 자리에 그렇게 서실 건 아니죠?”
“아, 그게.”
솔직히 미처 그 생각까지는 못했다.
“게리, 근처 백화점이 몇 시까지 하죠?”
“저녁을 먹고 나오면 아마 다 문 닫았을 것인데요. 치수 알려주시면 호텔 매니저 통해서 가장 포멀한 정장 몇 벌 준비하겠습니다.”
“제가 치수를 잘 몰라서….”
“흠. 그럼 키와 발 치수만 알려주시죠. 워낙 마르셔서 남자 사이즈치고는 제일 작은 사이즈도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네, 걱정 마시고 백악관으로 향하시죠.”
* * *
“성국!!!”
버락 오마하는 요란스럽게 나를 반겼다.
“버락, 오랜만이에요.”
사실 취임식 이후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건 아니었다.
“자넨 어쩜 변함이 하나도 없네, 그래. 아니지, 더 잘생겨졌단 건 알겠어. 키도 더 큰 거 같은데?”
“한창 자랄 나이잖아요.”
“자신만만한 것도 여전하고. 우리 가족이랑 식사하는 자리는 처음이지?”
“네.”
버락 오마하는 백악관의 작은 다이닝룸으로 나를 안내했다.
거기에는 버락 오마하의 부인인 미셸 오마하와 딸들이 나와 있었다.
첫째 딸인 말리아 오마하와 둘째딸인 사샤 오마하는 창피한 듯 미셸의 뒤에 숨어서 고개만 삐죽 내밀었다.
미셸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성국, 어서 와요. 버락한테 맨날 이야기만 듣다가 이렇게 식사하게 돼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리고 우리 첫째 딸 말리아가 성국의 엄청난 팬이에요.”
“엄마!”
말리아가 부끄러운 듯 미셸의 치마를 잡아당겼다.
“말리아, 인사해. 성국 보고 싶다고 네가 엄청 졸랐잖아.”
“엄마, 그걸 말하면 어떡해.”
이제 초등학생 고학년이 된 말리아는 사춘기가 된 듯 얼굴을 붉혔다.
나는 최대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리아에게 손을 흔들었다.
“말리아, 안녕. 난 성국이라고 해.”
“아, 알아요.”
“어떻게 나를 알아?”
“너튜브 구독하고 있어요.”
“정말?”
“네. 운전면허 딴 거 축하해요, 성국.”
“와, 최근 편까지 다 봤구나?”
“네. 차도 정말 멋져요.”
[그건 그냥 차가 아니라 포르샤라고 해.]말리아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은근히 물었다.
“성국, 여자친구 있어요?”
“아니, 아직 없어.”
그 말을 듣자마자 말리아의 얼굴이 환해졌다.
버락 오마하가 얼른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성국, 어서 앉게. 이러다가 밥도 못 먹겠어.”
“네, 백악관 저녁 기대하고 있어요.”
“자네도 와인 한잔하면 좋은데, 아쉽네.”
“좀 더 커서 올게요. 다음에도 초대해 주세요.”
드디어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음식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잘 익은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긴 했다.
미셸이 문득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성국, 키가 몇이죠?”
“6피트는 좀 넘은 거 같은데요.”
“버락, 당신이랑 키가 비슷한 거 같은데요.”
“그러게.”
미셸이 나를 찬찬히 훑었다.
“성국, 내가 너무 빤히 봤죠? 아까 게리한테 이야기 들으니 내일 입을 정장을 안 가지고 왔다면서요?”
“네, 게리가 몇 벌 준비해주기로 했어요.”
“그럴 게 아니라 버락 정장 빌려줄까요?”
“네에?”
이야기를 듣던 버락도 고개를 끄덕였다.
“성국이 보니까 키도 나랑 비슷하고, 마르기도 했고. 체형도 좀 비슷한 것 같은데. 내 정장 입어도 될 것 같은데, 진짜.”
“성국, 밥 먹고 내가 정장 몇 벌 줄 테니 입어 봐요.”
나는 사양하려고 하려다가 멈추고, 미셸과 버락을 번갈아 봤다.
“제 연설에 이 말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네요.”
“어떤 말을요?”
“저는 오늘 버락 오마하 대통령이 빌려준 정장을 입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인종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배경도 다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달라도 우리는 똑같은 옷을 입을 수 있는 사이입니다. 유색인종을 배척하고, 아시아계를 배척하기 전에 먼저 하나를 떠올려주십시오. 인종, 나이, 성별, 종교 모든 것을 뛰어넘어 우리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요.”
“와아! 성국, 최고예요!”
말리아가 감탄했다.
그러자 버락 오마하가 살짝 질투를 했다.
“이런. 내일 딸이 이 연설 못 보게 해야겠네.”
나는 그저 빙긋 웃었다.
[나한테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고, 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