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54)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57화(254/576)
제257화
마이크 타이손이 움찔한 틈을 타서 나는 모두에게 소리쳤다.
“사람 살려! 마크 좀 살려주세요!”
[하아, 전성국이 사람 살려라니!]하지만 마이크 타이손 앞에서 체면을 차릴 사람은 몇 안 됐다.
샘과 애덤이 재빨리 손에 뭔가를 들고 나타났고, 건장한 남자 직원들이 한순간에 우르르 모여들었다.
마이크 타이손은 모여든 사람들과 작고 깡마른 북조선 특수부대 출신 리미미를 번갈아 보며 당황한 눈치였다.
나는 얼른 차분한 어조로 마이크 타이손을 진정시켰다.
“마이크 타이손, 당신은 지금 여자를 상대로 때리려고 하고 있어요. 이미 여론이 안 좋은 거 알죠?”
마이크 타이손은 거칠게 한숨을 팍 쉬더니, 마크를 잡은 손을 놨다.
“하아… 씨.”
거친 욕설을 몇 개 뱉은 다음 마이크 타이손은 나를 쳐다봤다.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놈… 너 너튜브도 하던데.”
“네, 맞아요.”
마이크 타이손이 내 너튜브를 본 모양이었다.
“네가 요즘 시대의 아이콘인가 뭔가라며?”
“그 정도는 아니에요.”
[대화가 왜 갑자기 내 쪽으로 쏠리는 기분이지?]“정말 나는 평생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자식들은 싫었다니까.”
마이크 타이손은 중얼거리더니,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서 순간적으로 몸을 휙 돌려 위협적으로 마크를 향해 주먹을 확 뻗었다.
“으아아악!”
마크는 비명을 질렀고, 마이크 타이손의 주먹은 마크의 코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사색이 된 마크를 보곤 손을 천천히 내려놨다.
“한 대 친 걸로 하지….”
마크는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마이크 타이손은 주저앉은 마크의 어깨를 두드렸다.
“여자친구 잘 둔 줄 알아.”
“…….”
물론 넋 나간 마크는 한마디도 못 했다.
마이크 타이손은 저벅저벅 내게 걸어왔다.
[이거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야? 나는 지켜줄 북조선 특수부대 출신 여자친구도 없는데….]나는 슬쩍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자 마이크 타이손이 내 어깨를 탁 잡았다.
어깨를 잡은 마이크 타이손의 손은 난생처음 느껴보는 묵직함이었다. 마치 울산바위가 어깨에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마이크 타이손은 내 눈을 보더니 말을 툭 던졌다.
“성국, 나랑 매치 한번 하자.”
“네에? 뭐라고요?”
이건 전혀 예상 못 한 전개였다.
“너튜브. 나도 계정 하나가 있거든. 파산할 지경인데, 나도 내 밥벌이는 해야지. 어때, 나랑 링 위에서 한판 붙자.”
“하필… 왜 나예요?”
“마크인지 저 녀석은 링 위에 서는 순간 KO야. 넌 좀 젊고 강단도 있어 보이네.”
“마이크 타이손…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 내가 당신이랑 링 위에 선다는 것은 갓난아기가 성인 남자와 싸우는 거랑 마찬가지잖아요.”
“걱정 마. 안전장치는 확실히 할 거고. 프로들의 수준도 아닐 테니까…. 준비할 시간도 줄 거고. 한 달이면 충분하지 않아? 한물간 헤비급 챔피언 상대하는데?”
“그, 그게….”
“그럼, 생각해 보고 연락 줘.”
“…네.”
나는 멍하니 대답을 했다.
마이크 타이손은 그렇게 사무실을 유유히 빠져나갔고, 마크와 리미미가 나에게 달려왔다.
“성국… 괜찮아?”
“안 괜찮지. 지금 난 마이크 타이손한테 결투 신청을 받은 거잖아.”
죽거나 혹은 다치거나.
누가 봐도 이런 결말이 보였다.
* * *
바삭한 한국식 치킨도 오늘은 나를 위로할 수 없었다.
테이블을 빙 둘러싼 마크와 리미미 그리고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는 벌써부터 내가 마이크 타이손과 싸워서 이길 확률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근데, 성국이 이길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지.”
“그래도 마이크 타이손은 많이 늙었잖아. 전성기는 한참 지났고….”
“전성기가 지났어도, 마이크 타이손은 마이크 타이손이지. 주먹이 없으면 이빨이 있잖아.”
나는 콜라를 쭉 마시고 모두를 쳐다봤다.
“다들 지금 내가 마이크 타이손이랑 진짜 싸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성국, 내 생각에 만약 네가 마이크 타이손이랑 싸우면, 분명 너튜브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마크는 나를 너무 잘 알았다.
솔직히 나도 그래서 흔들렸다.
마이크 타이손과 나의 매치라니!
거기다 너튜브 독점이라고 하면!
보나 마나 너튜브는 또 한 번 도약을 맞이할 테지만….
나는 조용히 닭 다리를 집었다.
“나… 마이크 타이손이랑 싸울 거니까, 닭 다리는 내가 먹어도 되지?”
여긴 닭 다리를 노리지 않는 미국인 한 명과 닭 다리를 노리는 한국 사람이 셋이 있는 테이블이었다.
리미미가 닭 다리를 모두 내 앞으로 밀었다.
“사장님, 북조선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닭 다리는 사랑 없이 줄 수 없는 거 아시죠? 진짜 결심한 거 맞죠?”
[나도 이런 내가 싫지만… 돈이 되는데, 지나치는 것은 전성국이 아니라고!]“리미미 씨, 궁금한 게 있는데요. 북조선 특수부대 출신 진짜 맞아요?”
“맞죠.”
“근데 여태까지 우리한테 왜 말 안 했어요? 북조선 특수부대 출신이었으면 막 사람도 한 손으로 죽이고, 전기 담장도 뛰어넘고 그러는 거잖아요.”
“사장님, 저 북조선 해킹 특수부대 출신이잖아요. 그런 살인 병기 특수부대 출신은 아니죠. 그러니까 틀린 말은 아니라는 거죠.”
[역시 사랑은 위대한 건가?]마크가 사랑 가득한 눈으로 리미미를 쳐다봤다.
“미미… 마이크 타이손에게 대들 생각을 어떻게 한 거야?”
“마크, 자기도 내가 만약 마이크 타이손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구해줬을 거잖아.”
[설마, 겁쟁이 마크가?]모두들 마크의 대답을 기다렸다.
“미미… 난 당신 대신 칼이라도 맞았을 거야.”
드르륵.
순간 전태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성국아, 우린 우리 집에 가서 치킨 마저 먹자. 아, 진짜 닭 먹는데 완전 닭살 올라.”
“네, 형. 그러죠. 저도 저 두 사람 사이에 오늘은 끼고 싶지 않네요.”
“자, 다들 가시죠. 제가 치킨 두 마리 저 주문하겠습니다! 전성국 군의 승리를 위해서!”
* * *
닭 다리만 세 개째.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가 모두 나에게 닭 다리를 양보해주고 있었다. 마치 마지막 만찬 같은 기분이었다.
“흠… 성국, 진짜 마이크 타이손과 경기 어떻게 할 거야?”
“태국이 형, 전문가 좀 섭외해주세요. 단시간에 저를 최고의 권투 선수로 만들어줄 사람이요.”
“물론이지. 내가 최고의 선생님 구해서 대령할게. 한 달이라고 했나? 그동안 빡세게 연습하면 마이크 타이손 적어도 한 대는 치고 내려올 수 있을 거야.”
이때, 박성희 비서가 내게 은근히 물었다.
“성국 군, 생명보험 든 거 있어요?”
“아니요.”
“그럼 삼전 생명보험 중에 좋은 거 있는데, 시합 공표하기 전에 들죠. 그래야 좀 유리하게 들 수 있을 거예요. 시합 공표하고 들면 심사니 뭐니 해서 가격 많이 올라갈 거거든요.”
나는 닭 다리를 한 입 거칠게 뜯었다.
“박성희 비서님.”
“네, 성국 군.”
“생명보험.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걸로 추천해서 내일 당장 서류 가지고 오세요.”
“네, 성국 군!”
* * *
생명보험에 사인을 하자마자 나는 마이크 타이손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 저 성국이에요.”
– 어, 기억하지. 기생오라비!
“마이크, 우리 만나서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해서요. 저 하기로 마음먹었거든요. 결투 아니… 경기요.”
– 그럼, 어디서 이야기할까? 혹시 우리 집에 올 수 있나?
“집에서 만나면 내가 위험하지 않을까요?”
마이크 타이손이 유쾌하게 웃었다.
– 성국, 난 이제 링 위에서만 사람을 때릴 거야. 그래도 걱정이라면 내가 사무실로 갈게.
“네, 마이크. 우리 사무실에서 만나 경기에 대해서 마무리 짓죠.”
– 좋지! 나도 슬슬 몸 좀 풀어야겠네. 한 달이면 충분하지?
“부족하진 않을 거예요.”
– 역시 자신만만하네. 그날 링 위에 기저귀 차고 오를 준비나 해두게.
“마이크, 무릎 보호대나 준비하세요. 이제 관절 보호할 나이잖아요.”
– 이런 파이팅이 샘솟는군. 그럼, 곧 보자고.
전화를 끊고 난 후회에 휩싸였다.
[이놈의 성격… 마이크 타이손한테 무슨 소리를 한 거야.]이때, 전태국이 얼굴을 삐죽 내밀면서 회의실에 들어왔다.
“성국아, 마이크 타이손이랑은 언제 이야기할 거야?”
“요번 주에 만나서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했어요.”
“그럼, 경기는 언제쯤으로 잡으려고?”
“한 달 후요.”
“흠… 촉박하네.”
“태국이 형, 제가 부탁한 코치는 준비됐나요?”
“당연하지. 내가 돈 좀 썼어.”
“누군데요?”
“누구보다 마이크 타이손을 잘 아는 사람. 조지 포만.”
조지 포만?
조지 포만은 다른 의미로 미국 권투의 전설이었다.
헤비급 챔피언으로 전성기를 보내고 난 뒤, 40대에 복귀해서 다시 헤비급 챔피언이 되는 전설을 썼기 때문이다.
“성국, 내가 보기에는 이 정도 인물은 붙여야 네가 마이크 타이손한테 박살 나지 않을 거 같아.”
나는 전태국을 와락 안았다.
처음으로 전태국이 눈물 나게 고마웠다.
“형… 고마워요.”
“별말을. 성국아, 이기는 건 바라지도 않아. 제발 덜 맞아라. 알았지?”
[이걸 격려라고 해야 하나….]아무튼 나는 마이크 타이손과의 경기를 결심했고, 이제 남은 것은 연습 그리고 또 연습뿐이었다.
* * *
“이거 봤어?”
주말을 맞아 방문한 제시는 상기된 얼굴로 마이크 타이손과 나와의 경기에 대한 기사를 계속 찾아서 보여줬다.
“성국, 정말 한 달 후에 독점으로 너튜브로 생중계하는 거지?”
“응.”
“조지 포만이 네 코치고?”
“어….”
“와, 대박.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권투의 전설이 한자리에 다 모이는 거네. 거기다 이 경기 수익금 전액을 성폭력 반대 협회에 기증한다고 했지?”
“응.”
제시는 감격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우리 인터뷰… 아니… 특집 기사로 이거 다루자.”
“내가 마이크 타이손에게 얼마나 깨지는지에 대해서 특집 기사를 쓰자고?”
“아니… 그게 아니라 너는 지금 시대의 아이콘이잖아. 근데 요즘 사람들 이제는 권투가 아니라 이종격투기에 열광하잖아.”
권투의 인기가 많이 사그라지긴 했다.
“한물간 권투를 요즘 시대의 아이콘인 네가 도전하는 게 너무 멋지거든. 거기다 누구나 네가 질 거를 예상하는 불가능한 경기에 도전하는 거잖아.”
“제시… 나는 <벨라>랑 인터뷰하기로 한 적 없어.”
“성국, 너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의 모습을 우리 <벨라>에 남기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4주간의 혹독한 훈련을 하고 난 뒤의 너의 몸을 생각해 봐. 아마 10대 후반. 가장 빛나는 시절의 네 모습이 될 거야.”
[이런… 이런 유혹을 나르시스트는 못 참지!]제시는 은근히 나에게 속삭였다.
“성국, 네가 완벽한 비주얼로 우리 <벨라>의 포토그래퍼 앞에 서는 거야. 우리 화보 장인인 거 알지?”
“……. 제시, 대신 이번 특집 기사에 대한 서사는 내가 잡아도 돼?”
“물론이지. 생각해 둔 거 있어?”
“전성국의 불가능한 도전. 이게 이번 콘셉트야.”
나는 생각해둔 콘셉트를 제시에게 설명했다.
“사람들은 내가 손만 대기만 하면 성공하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생각하잖아. 하지만 나는 항상 불가능한 도전을 하는 거거든. 한국인으로, 어린 나이에 하버드에 들어가는 일부터. 내 도전은 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뿐이었잖아.”
“하지만 언제나 너는 다 해냈잖아.”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성공한 일보다 실패한 일이 더 많아. 생각보다 수익을 못 거둔 투자도 있고.”
물론 살짝 MSG 좀 쳐서.
“이 인터뷰의 처음은 불가능한 도전이고 엔딩은 아름다운 패배가 될 거야. 그리고 난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열심히 싸웠다면 누구든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심지어 마이크 타이손과의 싸움에서 진다고 해도, 그렇게 웃음거리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제시는 내 어깨를 은근히 만졌다.
“성국, 안 본 사이에 더 멋있어진 것 같아.”
[당연한 말을….]나는 살짝 뒷걸음질 치면서 열려있는 문틈 사이로 우리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는 마크에게 소리쳤다.
“마크, 저녁 먹으러 가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회 해야지.”
“좋지!”
서운한 표정으로 제시가 먼저 나가자 마크가 내게 귀띔했다.
“성국, 이제 너도 여자들한테 마음을 열 때가 된 거 아니야?”
“마크, 난 나보다 잘난 여자만 사랑할 거야. 난 나르시스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