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25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261화(258/576)
제261화
관중석은 한마디로 미국 아니 세계 경제의 축소판이었다.
빌 게이트, 일론 머스트와 세르게이 브릭과 찰리 잡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앞줄을 채웠다.
그중에 전태국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전태국의 요청에 의해서 자리를 하나 마련해 줬다.
그리고 너튜브로 실시간 접속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대기실에서 몸을 풀면서 너튜브 상황을 계속 주시했다.
몸을 푸는 나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고 있는 마크가 연신 옆에서 말을 걸었다.
“성국, 제발 아니다 싶으면 그냥 흰 수건 던지라고 해. 알았지?”
“마크, 지금 그 말 나한테 열 번도 넘게 한 거 알고 있지?”
“너무 걱정돼서 그래.”
“이건 정당한 경기야. 누구 한 명이 죽어야 끝나는 그런 경기가 아니라고.”
“아, 알지. 그래도 마이크 타이손은 헤비급 챔피언이잖아.”
“전 챔피언이지.”
조지 포만이 내 어깨를 잡았다.
“성국, 그런 마음가짐으로 덤벼. 알았지?”
[아, 이게 맨날 권투 시합 전에 코치들이 하는 거구나.]조지 포만은 마치 나에게 주술을 걸듯 외쳤다.
“성국, 넌 할 수 있어! 알지? 성국, 마이크 타이손 아무것도 아니야!”
[조지, 나 주제 파악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한다고.]나는 당연히 이 경기에 질 것이다.
아마 죽기 직전까지 맞을 수도 있다.
마크의 말대로 흰 수건을 던져서 기권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뭐든 도전해보지 않고 결과만 내릴 수는 없는 법 아닌가.
그래서 나는 지금 마이크 타이손과 링 위에서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자, 청 코너!”
링 위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내가 링 위에 오를 타이밍이 다가왔다.
조지 포만은 마지막으로 내 어깨를 잡았다.
“성국,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네.”
“마이크 타이손은 방어보다는 공격을 좋아하는 놈이야. 특히 이런 특별 경기에서는 더할 거야. 아마 너를 상대로 펀치를 휘둘러댈 거야. 네 주먹에는 맞아도 끄떡도 안 할 테니까. 마이크는 오른손잡이잖아. 오른손을 크게 뻗을 때를 기다려. 알았지?”
“네, 조지.”
밖에서 나를 부르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전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손에게 도전하는 ‘페이스 노트’와 너튜브의 대표이자 애슐리 홈즈가 언급한 마성의 남자, 전성국!”
* * *
“서로 인사하시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나와 마이크 타이손은 글러브를 낀 두 주먹을 부딪쳤다.
마이크 타이손이 슬쩍 몸을 밀어서 신경전을 시작했다.
나는 최대한 밀리지 않고 맞섰다.
그러자 관중석에서는 벌써부터 환호가 터졌다.
마이크 타이손이 마우스피스를 낀 채 빙긋 웃었다.
“성국, 너무 무리하지 마.”
“마이크, 방심은 금물이에요.”
“살살하려고 했는데. 오늘 참교육 좀 내가 해야겠네.”
“전성기가 지난 헤비급 챔피언이라 힘 빠진 거 아니고요?”
우리의 대화는 모두 관중석에도 들렸다.
다들 뭐라고 한마디씩 던졌는데, 물론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쫄았냐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과 달리 물론 쫄았다.
누가 마이크 타이손을 앞에 두고 쫄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마이크 타이손은 마치 나를 손에 든 쥐처럼 쳐다봤다.
“성국, 내가 1라운드 끝나기 전에 수건 흔들게 만들어줄게.”
“마이크, 그 말 다 실시간으로 나가고 있단 것만 기억해요. 한번 뱉은 말은 담을 수 없잖아요.”
나는 슬쩍 어깨를 밀었고, 마이크 타이손은 거칠게 몸을 밀어댔다.
사회자가 우리를 뜯어말렸다.
“자, 두 사람 신경전은 그만하고,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땡.
1라운드가 시작됐다.
마이크 타이손은 묵직하게 스탭을 밟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링 위에서 만난 마이크 타이손은 작은 움직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였다.
나는 얼른 스탭을 밟으며 마이크 타이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이때였다.
조지 포만의 말대로 마이크 타이손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가드를 올려서 방어했다.
퍽- 퍽- 퍽- 퍽-
연타가 이어지자 관중석에서는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퍽- 퍽- 퍽-
정신없이 맞고 나서야 심판이 얼른 마이크 타이손을 제지하고 나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경기 계속할 수 있겠어요?”
관중석은 조용해졌고, 마이크 타이손은 의기양양하게 링 위를 돌아다녔다.
내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쓰러지더라도 링 위에서 쓰러지겠어요.”
* * *
– 성국, 저렇게 맞고도 더 처맞겠다는 거야?
– 한 달 동안 조지 포만한테 특별 훈련받았다더니 몸매만 멋있어졌네. 권투가 이렇게 눈에 이로운 운동이었나.
–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생각나네. 마이크 타이손, 역시 헤비급 챔피언이네.
– 질 게 뻔한 이런 경기를 왜 하는 거야?
너튜브에 라이브 방송 접속자수는 이미 1억 명을 넘기고 있었다.
마크와 리미미는 긴장한 채 라이브 방송과 링 위를 번갈아 봤다.
“마크, 저러다 사장님 진짜 크게 다치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미미… 내가 아는 성국은 링 위에서 쓰러지더라도 기권은 절대 안 할 거야. 그리고 우리가 이 경기 중단시키면, 영원히 우리 증오할 거야.”
“하긴… 사장님은 그러고도 남죠. 뒤끝 장난 아니잖아요.”
옆에서 제시는 <벨라>의 포토그래퍼와 함께 링 위의 성국과 마이크 타이손의 모습을 연신 담고 있었다.
그러면서 제시는 끊임없이 성국을 응원했다.
“성국! 좀만 더 기운 내!”
그 순간이었다.
마이크 타이손이 1라운드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펀치를 날리기 위해서 성국에게 스탭을 밟으며 다가갔다.
* * *
마이크 타이손이 다가오는 모습이 슬로우로 보이기 시작했다.
조지 포만은 나에게 마이크 타이손을 한 대라도 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우리는 계획을 하나 짰다.
그건 바로 방심을 노리는 거였다.
– 마이크는 다 좋은데 너무 방심하는 경향이 있어. 특히나 약한 상대를 만났을 때 말이야.
– 그 말은 제 주먹에는 방어도 제대로 안 할 거란 말이죠, 조지?
– 당연하지. 아마 네가 때리는 건 그저 어린아이의 안마라고 여길 거야.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지?
– 마이크를 방심하게 만들어야지. 링 위에 올라서 처음부터 처참하게 맞는 거야.
그렇다. 우리의 계획은 이거였다.
첫 번째, 처참하게 맞기.
두 번째, 더 처참하게 맞기.
세 번째, 그리고 마이크 타이손이 방심할 때를 기다리기.
나는 이미 첫 번째와 두 번째 계획을 이미 실행했다.
이보다 더 맞을 수 없을 정도로 맞았다.
눈썹 위는 찢어져서 피가 철철 흘렀고, 얼굴이 붓는 느낌이 올라왔다.
나는 다가오는 마이크 타이손을 보면서 가드를 올렸다.
아마 마이크 타이손은 1라운드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 경기를 끝내고 싶을 것이다. 나를 KO 시키고 어서 링 위의 승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마이크 타이손은 아마 내가 방어를 하면서 어떻게든 1라운드를 끝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할 터였다.
하지만 그건 크나큰 오산이었다.
나는 이 경기가 1라운드에 끝나도 되고, 계획한 3라운드에 끝나도 상관없다.
내 목적은 하나이다.
마이크 타이손의 얼굴을 한 방 날리는 것.
마이크 타이손은 거칠게 다가오면서 연신 말을 뱉었다.
“성국, 이제 끝을 보자고.”
“…….”
나는 가드를 올리는 척 마이크 타이손을 속이면서 이를 꽉 물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이크 타이손이 나를 향해 오른손으로 크게 펀치를 날렸다. 누가 봐도 모든 힘을 쏟아부은 펀치였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재빨리 가드를 내리고 빈틈이 생긴 왼편 얼굴로 펀치를 날렸다. 있는 힘을 다해서!
퍼억!
퍽!
두 주먹이 교차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대로 링 위에 쓰러졌다.
* * *
살아는 있는 거겠지?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나는 눈을 떴고, 아직 링 위였다.
심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상태를 확인했다.
“성국, 괜찮아요?”
나는 눈만 끔뻑였다.
“이제부터 카운트할게요.”
그리고 권투 경기에서 늘상 보는 카운트가 시작됐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권투 경기에서 KO 당한 선수들을 보면서 연기가 아닌가 의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직접 당해보니 알겠다. 연기가 절대 아니다.
“6, 7, 8….”
그 순간, 나를 간신히 일어났다.
관중석은 환호로 터져나갔고, 마이크 타이손의 얼굴에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눈썹 위는 피부가 약해서 강력한 펀치가 아니더라도 권투 경기 중에 잘 찢어지는 부위였다.
내가 노린 게 그 부위였다.
내 펀치는 분명 위력적인 펀치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 타이손의 눈썹 위가 찢어졌고, 피가 흐른다는 것만으로도 그걸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마이크 타이손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나는 또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마 이 경기는 내가 진 것이겠지만, 사람들은 내가 진짜 승자라고 여길 것이다.
* * *
– 마이크 타이손과의 매치 실시간 접속자 수 1억 명 돌파.
너튜브 구독자 수 급상승.
거기다 비록 진 경기지만, 마이크 타이손에게 결정적인 한 방까지.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전성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대신에 나는 처참한 얼굴을 얻었다.
마이크 타이손에게 얻어터진 얼굴은 퉁퉁 부었을 뿐 아니라 온몸에 멍이 들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본 직원들은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성구구국! 맞아요?”
“네, 저예요. 당분간은 이 얼굴을 보셔야할 거예요. 적응하세요.”
“그래도 대단했어요. 어제 저희 직원들 모두 성국 응원한 거 알죠?”
“고마워요.”
내가 지나갈 때마다 직원들의 비명과 격려가 뒤따랐다.
“성국, 잘생긴 얼굴 곧 복구될 거예요.”
[당연하지. 본판은 어디 안 간다고.]몇몇 여직원들은 붓기 빼는 데 좋은 차와 각종 음식들을 두고 갔다.
“성국, 붓기 빼는 차예요. 나도 애 낳고 하도 많이 부어서 이 차 쭉 마셨거든요. 효과 많이 봤어요.”
“고마워요, 리즈.”
이때, 마크가 다가오더니 커다란 상자를 내밀었다.
“마크, 그게 다 뭐야?”
“세르게이가 보냈는데.”
“세르게이가? 폭탄 아니야?”
“설마….”
나는 상자 뚜껑을 열어봤다. 그 안에는 한국 한의원에서 지은 듯한 약이 한가득했다.
“성국, 이게 뭐야?”
“한국 사람들은 아프면 양약을 먹기도 하지만, 한의원 가서 침을 맞거나 보약도 먹어.”
“아하, 나도 침 맞는다는 말은 종종 들어본 것도 같아.”
“근데, 이 약은 뭐야?”
나는 같이 담긴 카드를 열어서 세르게이 브릭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 성국, 붓기에 효과적이고 몸 보호하는 약이라고 해요.
아플 때는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하던 식으로 치료하는 게 좋을 때가 있더라고요.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한의원이라고 하는데, 효과 있을 바래요.
이런 걸 보고 병 주고 약 준다는 건가.
암튼 세르게이 브릭이 내 편으로 돌아선 것은 확실해 보였다.
나는 한약을 하나 들어서 쭉 들이켰다.
저번 생에서는 정말 철마다 먹었던 게 한약이었다.
[한국 가면 삼성동 김 선생한테 가서 한약 한 재 지어먹어야지….]마크가 신기하게 나를 쳐다봤다.
“성국… 그거 안 써?”
“엄청 써. 몸에 좋은 건 쓴 법이야.”
이때,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누구지?
마이크 타이손이었다.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마이크, 몸 좀 괜찮아요?”
– 그건 내가 물어야 할 질문 아니야?
“난 아무렇지도 않아요.”
전화기 너머로 마이크 타이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 성국, 나 한 대 때렸다고 의기양양하네. 그래서 말인데… 어제 경기 때문에 내 너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배 넘게 증가했어. 이번에는 제대로 연습해서 올해 연말에 경기 한 번 더 하는 건 어때, 성국?
“흠….”
나는 짧게 고민하고 얼른 대답했다.
“마이크, 내 생에 권투는 다시는 안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