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07)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07화(307/576)
제307화
사실 너튜브의 흑자 전환은 2010년 초반부터 기미가 보였다.
그리고 아플사의 신제품 시연회를 독점적으로 내보내면서 흑자 전환의 쐐기를 박았다.
앞으로도 아플사의 모든 신제품 시연회는 너튜브를 통해 독점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었다.
세르게이가 이렇게 메시지를 직접 보내온 것은 우리의 계약 때문인 게 뻔했다.
구굴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너튜브의 대표를 맡으면서 나는 내 전 재산을 털어서 너튜브의 지분 10%까지 샀다.
이미 내가 가지고 있던 채드 천의 지분 5%.
너튜브를 2년 안에 흑자로 전환하면 받게 될 너튜브 지분 30%.
너튜브가 흑자 전환을 한 지금 상황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지게 될 너튜브 지분은 45%.
너튜브의 대표를 맡은 이후로 ‘페이스 노트’와 협업 시스템을 통해서 너튜브를 운영하면서 약속된 지분까지 합치면 50% 이상이 나와 ‘페이스 노트’의 지분이 됐다.
한 마디로, 이제 너튜브는 나와 ‘페이스 노트’를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얼른 세르게이 브릭에게 답을 보냈다.
– 세르게이, 걱정 말아요. 난 겨우 이만한 흑자에 결코 만족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세르게이도 축하해요. 구굴의 너튜브 지분이야 줄어들었지만, 2년 전에 나에게 너튜브를 맡길 때보다 더 많은 이익을 앞으로 볼 테니까요!
세르게이 브릭에게서는 더는 답이 없었다.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이 모든 지분 이양 절차는 정리될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진짜 나는 너튜브의 45%를 소유한 개인이 됐다.
[기뻐 죽겠는데! 이런 날 누구랑 축하를 좀 하고 싶은데….]나는 살그머니 전태국의 방문에 귀를 기울였다.
임선미와 전재형 회장의 과거를 알아버린 전태국은 여전히 훌쩍이고 있었다.
그럼, 마크나 불러볼까.
마크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마크가 아닌 리미미가 전화를 대신 받았다.
– 사장님, 무슨 일이세요? 마크, 지금 샤워하는데요.
“아, 그냥이요.”
– 사장님, 저희 이따 저녁에 영화 보러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아니에요. 데이트 잘하세요.”
나는 전화를 끊었다.
전생의 업보도, 날 업어 키웠다는 절친도 오늘은 날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오늘을 그냥 넘기기에는 뭔가 섭섭했다.
그렇다면…
365일 특별한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나는 단체 메시지를 보냈다.
– 오늘 저랑 같이 저녁 하죠.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 * *
“와… 이런 데 저… 처음 와 봐요.”
수잔이 입을 떡 벌린 채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연이어서 샘과 애덤도 들어왔다.
“성국….”
샘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레스토랑 내부를 훑었다.
[다들 뭘 그리 신기하게 보고 그래. 내가 저번 생에 자주 왔던 레스토랑이야. 고급지지?]그에 반해 애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봤다.
“성국, 이런 데는 음식이 취학 전 아동이나 만족할만한 양으로 나오던데… 괜찮은 거죠?”
“애덤, 걱정 말고 마음껏 먹어요.”
“정말요?”
“당연하죠. 오늘은 세 사람 덕분에 여기까지 온 ‘페이스 노트’와 너튜브를 축하하기 위해서 모인 자리에요!”
[뭐, 나 친구 없어서 부른 건 아니라고….]나는 얼른 수잔의 의자를 빼줬다.
“감사합니다, 성국.”
“수잔, 이번 아플사 시연 정말 고생 많았어요. 아이디어도 좋았고, 일 처리도 꼼꼼했고, 모든 게 완벽했어요.”
“성국이 그렇게 칭찬하니까 제가 괜히 민망해지는데요….”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에요.”
애덤과 샘은 내가 의자를 빼주려고 하자 손사래를 급하게 쳤다.
“성국, 우리는 숙녀가 아니잖아요.”
그러곤 쏜살같이 의자에 앉았다.
나도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서 가장 비싼 코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와인 메뉴판을 살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와인 한 잔 정도는 해야지….]순간 종업원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저 죄송한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사실은 성국 군에 대한 기사를 제가 개인적으로 신문에서 봐서 나이를 알거든요.”
이런!
캘리포니아의 주법상 만 21살이 되어야만 술을 주문할 수 있었다.
싸구려 술집이나 음성적으로야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이런 미슐랭 스타가 붙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불가능하단 의미였다.
“제가 마실 게 아니라… 저희 직원들이 마실 거라서요. 이분들은 다 술 마실 수 있는 나이거든요.”
“네, 그럼. 주문해 주시죠.”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그리고.
“전 스파클링 워터 부탁드려요.”
“네, 곧 준비하겠습니다.”
내가 씁쓸한 표정을 짓자 샘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성국, 술을 못 시킨다는 것은 아직도 너무 젊다는 거니까 그렇게 안타까워할 필요 없어요.”
샘의 말을 듣고 보니 그랬다.
저번 생에서도 어릴 적에는 빨리 커서 어른들이 하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었다.
물론 규제가 풀리고 어른들이 하는 모든 것을 다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할 수 있는 일보다 책임질 일이 더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생에서야 어릴 적부터 열심히 집안 책임지느라 미성년자 때부터도 무거운 책임감은 있었지만, 어쨌든 아직 나는 젊었다.
“샘, 위로하는 스킬이 점점 느는 것 같아요.”
“위로가 아니라 사실을 말한 거예요. 성국, 아무튼 오늘은 우리끼리 잘 마실게요.”
이때, 애덤이 슬쩍 나를 봤다.
“애덤, 왜요? 요리가 적을 것 같아서 불안해요?”
“그게 아니라요…. 성국은 항상 인기 많은 사람이라 잘 모르겠지만요… 오늘 성국 보니까, 왠지 평소랑 좀 달라 보여서요.”
“내가요?”
애덤은 내 눈치를 몇 번 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냥 오늘은 왠지 우리 같은 너드들 그룹에 속한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애덤?”
[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너드인 적이 없었어, 샘.]“샘이 아침에 그랬거든요. 너튜브가 흑자 전환돼서 성국이 이제 지분도 완전히 장악했다고요.”
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너튜브 프로그래머여서 누구보다 너튜브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 오늘 엄청 축하할 날이잖아요. 근데… 저희들을 불러서 이런 근사한 식사를 사는 것 보니까요….”
애덤은 잠시 뜸을 들였다.
[보니까? 어서, 그 다음 말하라고, 애덤!]“그런 거 있잖아요. 축하하고 싶은데. 같이 축하할 사람이 없는 거요. 그래서 저희 같이 항상 약속 없는 3인방 부른 거 아닌가 해서요.”
애덤의 말은 팩트였다.
[역시 진실은 뼈아프군.]하지만 난 태연히 스파클링 워터를 마셨다.
“애덤, 난 세 사람을 너드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물론 항상 생각했다. 너드 중의 너드라고….]“세 사람은 우리 ‘페이스 노트’와 너튜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잖아요. 그러니까 너튜브가 흑자로 전환된 날, 이 기쁨을 당연히 세 사람과 누려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애덤, 괜히 그런 말을 해서…. 성국이 같이 축하할 사람이 왜 없겠어. 같이 크리스마스 휴가 보내고 싶은 남자인데….”
[크리스마스 휴가는 아직 멀었다고….]“맞아요, 애덤. 제 친구들도 성국 실제로 보고 싶다고 난리에요. 저보고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달라고 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수잔도 가세했다.
“아, 그런가… 미안해요, 성국. 내가 괜히 이상한 소리 해서요.”
애덤은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애덤의 말이 다 사실이었지만, 여기서 또 그걸 인정하면 나는 오늘 너무 불쌍해질 것 같았다.
“애덤, 괜찮아요. 그리고 애덤 말이 일부분 맞기도 해요. 나 친구 많이 없어요. 월반을 너무 많이 해서 학교 친구는 마크뿐이잖아요. 하나뿐인 친구 마크는 또 이제 결혼할 여자도 있고….”
[왠지 말할수록 불쌍해지는 건 내 기분 때문인가….]“아,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오늘은 즐겁게 먹고 마셔요!”
나는 스파클링 워터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오늘따라 목이 아주 따가웠다.
* * *
와인 한 병에 흥이 오른 애덤과 샘, 수잔에게는 내 한도 없는 신용카드를 주며 2차를 보냈다.
[술 마시는 너드들한테도 왕따를 당하다니….]나는 한숨을 푹 쉬면서 포르샤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차가 멈춘 사이 핸드폰을 수시로 봤지만, 내게 온 메시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오늘따라 왜 인생 헛산 것 같지….]부모님에게 너튜브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됐단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한국에 있었다.
[갑자기 엄마, 아빠 보고 싶네…. 하아…. 저번 생에서는 이렇게 기쁜 날 뭘 했더라…]나는 생각에 잠시 잠겼다.
저번 생에서야 삼전 그룹을 물려받긴 했지만, 그래도 할 일은 많았다.
원래 1등은 하기보다 유지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그때도 뭐든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순간, 나의 마지막 날이 떠올랐다.
삼전 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그날 나는 가족들도 멀리하고 완벽하게 혼자였다.
삼전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내가 소유한 와이너리에서 만든 와인을 마셨다.
그렇게 외로움을 즐기던 나였는데….
왜 이번 생에서는 이렇게 사무치도록 외로울까….
빠아아앙!
뒤에서 클락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생각에 빠져 신호가 바뀐 줄도 몰랐던 모양이다.
“간다고 가!”
나는 엑셀에 발을 올렸다.
* * *
막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지?
발신자 번호에 마크가 떴다.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마크, 나야….”
[영화 안 보고 전화 왜 했어?]– 성국, 큰일 났어.
“무슨 일인데?”
– ‘페이스 노트’ 해킹당해서 지금 사용자 정보가 2만 명이나 유출됐어. 큰일 났어! 어서 회사로 와!
“알았어, 바로 갈게. 마크, 내가 가는 동안 법무팀에 연락해서 이번 사건 여파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 알았지?”
– 알았어! 어서 오기나 해!
나는 다시 시동을 걸었다.
2만 명의 정보라니!
미국은 누구보다 개인 정보에 민감한 나라였다.
그리고 소송으로도 유명한 나라였고.
잘못하면 줄소송으로 번져서 회사마저 위태로울 수 있었다.
* * *
나는 허겁지겁 주차를 하고 ‘페이스 노트’ 사옥을 달려갔다.
안에는 분명 불이 켜져 있는데, 창문마다 모두 블라인드가 내려간 상태였다.
아무래도 보안 때문에 블라인드를 다 내린 것 같았다.
[줄소송은 절대 막아야 하는데….]나는 황급히 달려가서 ‘페이스 노트’ 문을 잡아당겼다.
* * *
“성국! 축하해!!!”
“축하해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페이스 노트’와 너튜브의 전직원이 사무실에 모여 있었다. 모두 머리에는 우스꽝스러운 머리띠를 하고.
“성국! 너튜브 흑자 전환한 거 축하해요!”
뒤에서 샘이 크게 소리쳤다.
“샘…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아까 2차 가라고 내 무제한 신용카드도 줬잖아.]샘 옆에는 애덤과 수잔도 함께였다.
[다들 여기서 뭐 하는 거지?]이때, 마크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우스꽝스러운 머리띠를 쓰고는 거대한 케이크를 들고 걸어왔다.
“성국, 너튜브 흑자 전환 축하해!”
“마크… ‘페이스 노트’ 개인 정보 유출됐다며?”
“‘페이스 노트’에는 북한 출신의 천재 해커 미미가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어?”
“그거… 거짓말이었어?”
“당연하지. 너 회사로 오게 하려고 거짓말한 거야.”
순간, 심장이 울컥했다.
[지금 다 나를 축하해주려고 모인 거야? 진짜?]나는 마크와 리미미 그리고 직원들을 훑었다.
뒤로 선 너드 2인방 샘과 애덤 그리고 수잔.
혼자 또 실연당하고 찔찔 짜던 전태국과 이 사실은 전혀 모르는 임진서까지….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나를 축하해주기 위해서!!!
이때, 리미미가 다가오더니 내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종이 왕관을 씌웠다.
“사장님, 우리가 모를 줄 알았죠?”
“다 알고 있었던 거예요?”
“머리나 움직이지 마세요. 왕관 찌그러지잖아요.”
리미미는 내게 왕관을 씌우고 빙긋 웃었다.
“우리 사장님, 진짜 이제 너튜브 왕이 되신 거 축하해요!”
나는 붉어진 눈두덩이를 손으로 슬쩍 누르곤 속으로 외쳤다.
[난 너튜브의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