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13)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13화(313/576)
제313화
나는 황급히 <빵자전>을 찾아봤다.
<빵자전>은 찾아보니, 첫 데이트에는 안 어울리기는 했다.
그렇다고 저렇게 화낼 이유까지야….
[전태국,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나는 전태국을 진정시켰다.
“형, 시간 맞는 게 그 영화밖에 없어서 본 거잖아요. 임진서 씨도 이해할 거예요. 그리고 형이 재벌 3세치고 순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정말?”
[순진한 건 아니고, 단순한 거지….]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임진서 씨는 영화 보고 뭐래요?”
“어… 재미있었대.”
“그것 봐요. 다음에 또 보자고 했죠?”
“그걸 내가 해야 해?”
“목마른 사람이 우물 찾는다고요. 지금 아쉬운 사람은 누구죠?”
“그거야 당연히… 나지….”
“임진서 씨한테 잘 들어갔냐? 오늘 영화 선택 미안하다. 다음에 또 보자. 다음에는 제대로 예약하겠다. 이렇게 메시지 보냈어요?”
전태국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아니…. 영화 보고 너무 당황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났어.”
“자, 그럼. 이제 메시지를 보냅니다! 준비!”
“잠시만!!!”
전태국은 얼른 핸드폰을 들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성국아, 뭐라고 쓰지?”
“아까 다 말했잖아요.”
“나 머리 나쁜 거 알잖아.”
[하아… 그나마 아니 다행이다.]나는 차근차근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알려줬다.
“임진서 씨, 잘 들어갔어요? 오늘은 시간이 급해서 시간 맞는 영화 예매하느라 내용도 못 봤네요. 다음에는 제대로 예약할게요.”
전태국은 내가 불러준 대로 메시지를 보내고는 초조하게 답을 기다렸다.
“성국아, 왜 이렇게 답이 늦지? 오늘 영화가 별로였나 봐. 나 어떡해….”
“형, 아직 1분도 안 지났어요. 좀 더 기다려봐요.”
그 순간,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성국아, 왔어. 왔어!”
“형, 호흡 세 번 하고 읽어요.”
“어… 한 번. 두 번, 세 번!”
전태국은 메시지를 읽더니 얼굴이 환해졌다.
“뭐래요, 형?”
“진서 씨가 다음 주에 또 영화 보재. 이번에는 공포영화로! 이거 좋은 신호 맞지?”
“흠… 그런 것 같아요.”
“성국아, 고마워!!!”
전태국은 나를 얼싸안았다. 그리고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태국의 귓가에 속삭였다.
“형, 양철수 씨 대신 제가 한국에 6개월 더 있을 거예요. 형도, 6개월 더 ‘페이스 노트’ 아시아 지사에서 일하는 거 어때요?”
“성국아, 네 말이라면 이제부터 뭐든지 다 들을 거야!”
[하아… 삼전 그룹의 후계자가 이렇게 물렁해서야….]어쨌든 나에게는 유리한 일이었다.
“형, 그 말 꼭 지켜요.”
“물론이지!”
* * *
그날 밤, 늦은 시각.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전화를 걸어왔다.
바로 일론 머스트였다.
– 성국, 어떻게 지내? 저번에 아플 신제품 발표회에 간 건 봤는데… 내가 요즘 워낙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
“일론, 이번 주에 테슬론 상장하죠?”
– 응. 여전히 소식은 빠르네.
“당연하죠. 항상 지켜보고 있는 건 알잖아요.”
– 그래서 말이야… 성국이랑 했던 약속이 떠올라서….
물론 나도 잊지 않고 있었다.
초기에 테슬론과 스페이스Z에 투자해서 거의 쫄딱 망하기 직전까지 갔던 시절에 나는 일론에게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도 하고, 징징거리는 것도 다 들어줬다.
그때 일론 머스트가 나에게 기댈 때마다 난 테슬론 주식을 달라고 했고, 일론 머스트도 흔쾌히 들어줬다.
– 성국, 나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잖아.
“알죠.”
– 이번에 나스닥에 테슬론이 17달러에 공개될 거거든. 공개되고 사는 건 자네 자유고… 그 전에 스페이스 Z의 투자자이자, 나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준 자네에게 내가 1,000주를 주고 싶은데. 어때?
[1,000주라….]17달러짜리 1,000주라고 해봤자, 17,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채 200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지만 일론에게는 큰 결심일 게 분명했다.
“일론, 마음 써줘서 고마워요.”
– 더 주고 싶은데…. 알잖아. 기업하다 보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거.
“이해하죠, 일론.”
– 참, 미국에는 도대체 언제 들어올 거야. 이번에 상장하고 나면 여름에는 시간 좀 될 것 같은데….
“흠… 여름 휴가를 미국으로 가보려고요.”
물론 미국 본사에 가서 할 일도 많긴 했다.
– 미국으로 휴가 오는 게 아니라 일하러 오는 거 아니야?
“일론, 나도 일론 만큼이나 워커홀릭이라고요.”
– 알지. 그래도 휴가인 만큼 내가 재미있는 일도 많이 준비할 테니까, 오는 대로 연락해야 해!
“물론이죠.”
전화를 끊고, 나는 내가 융통할 수 있는 돈을 확인했다. 너튜브 때문에 재산을 한 번에 정리해서 솔직히 자금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테슬론의 주식이 겨우 17달러밖에 안 한다는 사실이었다.
17달러로 시작한 테슬론의 주식은 10년 후에는 300달러를 넘겨 400달러에 육박하기도 한다. 물론 일론 머스트의 삽질로 반 토막이 나기도 하지만….
[지금 융통할 수 있는 돈이….]나는 모든 계좌를 탈탈 털었다.
너튜브에 올인하느라 탈탈 턴 투자 자금을 제외하고도 그동안 내가 ‘페이스 노트’의 대표로 받은 연봉을 차곡차곡 모은 돈과 남아 있던 여러 주식을 팔고 보니 3억 원의 여유 자금이 생겼다.
지금 이 시국에 제대로 된 상용차도 나오지 않은 전기차 회사에 이 돈을 다 투자하는 것을 사람들은 이 큰 금액을 하나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무모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안다면 그런 소리는 못 할 게 분명하다.
단돈 17달러의 주식이 10년 후에는 300달러를 넘어선다!
그리고 일론 머스트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다.
나는 망설임 없이 3억을 테슬론에 올인하기로 결심했다!
* * *
2010년 6월 29일.
드디어 테슬론이 나스닥에 상장됐다.
17달러!
나는 3억 원을 모두를 테슬론에 올인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닫았다.
이 주식 창은 정확히 10년 후에 다시 열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임진서를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성국, 뭐 좋은 일 있어요?”
[있지…. 테슬론 주식 샀거든! 17달러였던 게 10년 후에 정확히 300달러가 넘는다고….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데, 안 좋겠어? 임진서 씨.]“그냥요. 이제 여름이네요.”
나는 괜히 딴소리를 했다.
“성국, 짹짹이의 잭 더치가 미국으로 출국한다는데요.”
“더는 한국에서 일할 마음이 없어졌나 보네요.”
“그런 것 같아요.”
이번에 미국에 가면 일론한테 짹짹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권해야 할 것 같았다.
“임진서 씨,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페이스 노트’ 가입자 수 증가율 분석해서 주시고요. 저희가 그동안 벌인 광고, 캠페인의 효과에 따른 가입자 수 분석도 부탁해요.”
“네, 안 그래도 오늘 안으로 정리해서 드리려고 했어요.”
역시 임진서는 일을 잘했다.
만약 임진서와 전태국이 잘된다면?
예상치도 못하게 삼전 그룹이 발전할 수도 있을까?
하지만 도대체 이번 생에서 전태국의 앞날만큼은 예상이 안 됐다. 전태국의 인생은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나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또 다른 동생들이 있었다.
[하아… K 장남의 인생이란….]* * *
오랜만에 방무혁 사무실에 들렀다.
방무혁의 사무실은 여전히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삼전 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연습생 키우는 일에 돈이 한두 푼 드는 게 아니었다. 거기다 아직 유의미하게 성과를 낸 아이돌 그룹도 없었다.
방무혁은 더 살이 찐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성국아, 어서 와.”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크리스티는 어디 갔어요?”
“응, 지금 휴가라서… 미국 집에 잠시 갔어.”
“영원히 간 건 아니겠죠?”
내 말에 방무혁이 빙그레 웃었다.
“독설은 여전하네. 크리스티가 미국 가서 한국 아이돌 알리겠다고 얼마나 성의를 보이는데… 솔직히 우리가 그렇게 고급 인력을 쓸 능력은 아닌데, 크리스티 덕분에 민국이랑 연습생들도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어.”
방무혁은 크리스티의 ‘페이스 노트’와 유튜브를 보여줬다.
“크리스티가 각종 SNS로 미국 내 소수 K팝 팬들에게 엄청 홍보해. 번역도 열심히 하고… 민국이한테 영어도 엄청 열심히 가르치고 있어.”
이제 민국이도 18살이다. 고등학교 2학년.
그동안의 연습생 생활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아이돌로 데뷔한다고 해도 빠른 나이도 아니다.
“아저씨, 민국이랑 연습생들 데뷔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멤버가 애매해서.”
“왜요?”
“지금 6명은 추렸는데… 나머지 멤버 한 명은 아무래도 중국 멤버를 한 명 추가해야 할 것 같아.”
[무슨 소리야, 방무혁?]내 미간이 구겨졌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한한령이 떨어지지 않은 시기라 국내의 모든 제작사들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 중국 멤버를 한 명에서 두 명 정도 넣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방무혁도 그 지점에서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
“근데… 외국 멤버 데려오는 것도 우리 같은 중소 기획사에서는 보통 일이 아니야. 비자며 체류비, 이런 것도 다 해결해 줘야 하니까. 데뷔까지 얼마가 걸릴지도 모르는데… 낯선 타국에 우리 기획사 하나만 믿고 온다는 보장도 없고. 솔직히 괜찮은 애들은 대형 기획사에서 이미 다 데리고 가기도 했고….”
“아저씨, 솔직히 중국은 언제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서 저희와의 교역을 차단하고 풀고 할지 몰라요. 지금은 훈풍이지만, 중국은 어쨌든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나라에서 한번 강력하게 제재하면 어쩔 수 없는 문제고요.”
“중국이 개방 정책을 펴는데, 설마… 다시 막을까….”
[내가 다 안다고, 방무혁.]“오히려 한국인 멤버만으로 구성된 팀을 짜보는 게 어때요? 괜히 일본 일본이나 중국 멤버 뽑으면 사회적 이슈 터질 때마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만 할 뿐 별 도움은 안 될 거예요.”
“하긴…. 대형 기획사에서 작년에 데뷔시킨 그룹 있잖아. 엄청 히트했는데, 히트하자마자 중국 멤버가 그대로 중국으로 도망가 버렸잖아.”
[그니까, 방무혁. 원래 대륙인들은 믿는 거 아니야.]“근데…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의 경우에는 군대 문제가 걸려서….”
“무혁이 아저씨, 어차피 그룹 최초 계약이 7년이잖아요. 군대는 잘되고 나서 생각해도 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 네 조언 깊이 새겨들으마. 세계적으로 기업 이끄는 너인데, 나보다 식견이 더 넓겠지. 근데 오늘 무슨 일이야?”
“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뭔데?”
나는 방무혁을 가만히 쳐다봤다.
“제가 다음 달에 미국에 휴가를 가거든요.”
휴가라고 쓰고 본사 방문이지만.
“그때, 민국이를 비롯해서 데뷔조 연습생 전부를 미국에 데리고 가서 어학연수를 시켰으면 해서요.”
“뭐라고?”
방무혁은 꽤 놀란 눈치였다.
“민국이한테 들으니까 미국에서 살다 온 멤버가 한 명도 없다면서요. 이번 어학연수 때 언어 감각 있는 친구들 좀 뽑아서 앞으로 영어 인터뷰 같은 거 훈련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요.”
방무혁은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성국아, 한국에서도 아직 데뷔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애들인데… 동생 있다고 너무 무리하게 투자하는 거 아니야?”
“저도 이 회사의 투자자로서 의무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이제 중국이나 일본 말고 북미 시장을 봐야 할 타이밍이고요.”
“꿈같은 이야기이네. 미국 진출이라니… 근데, 지금 한 말 진심인 거지?”
“당연하죠. 민국이한테는 제가 집에 가서 이야기할게요.”
* * *
물론 민국이는 손으로 엑스 자를 그리며 격하게 반대했다.
“형아, 나 미국 절대 안 가! 형이 시키는 어학연수는 어학연수라고 쓰고, 스파르타 학원이잖아!”
“민국아, 방무혁 대표랑 이미 이야기 다 끝났어. 앞으로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생각해야 하잖아. 이 형이 다 투자하는 거니, 너는 절대적으로 가야지.”
“싫어! 왜 나만 항상 공부시키는 건데!”
“흠… 그럴 줄 알고, 이번에는 지희도 같이 갈 거야.”
옆에서 천진난만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던 지희는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오빠, 나도?”
“지희야, 너도 이제 13살이야. 내년이면 중학생인데, 영어는 기본이지!”
[너희들 진짜 나 같은 형, 오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