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21)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21화(321/576)
제321화
비트코인 10만 개 더하기 100개.
10년 후엔 이 돈으로 얼마나 많은 피자를 사 먹을 수 있을까?
피자 회사를 살 수도 있겠는데….
나는 제임스 사카모토의 메시지에 빙긋 웃었다.
* * *
기숙학교를 나온 민국과 연습생들 그리고 지희는 샘과 수잔과 함께 디즈니랜드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인원이 많아서 마크와 리미미가 연습생들을 담당했고, 나는 민국이와 지희 그리고 샘과 수잔을 내 차에 태웠다.
샘과 수잔은 누가 봐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내가 내준 미션이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았다.
나는 슬쩍 영어로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샘, 수잔. 너무 긴장하지 마요. 민국이랑 친구들은 이제 거의 성인이잖아요. 지희만 잘 보살펴줘요.”
“오빠, 난 걱정하지 마! 디즈니랜드 영상 너튜브로 찾아왔어. 인터넷도 검색해 보고!”
지희는 똑 부러지게 영어로 대답했다.
역시 나를 닮아서 똑 부러진 성격에 공부 머리까지. 얼굴만 내 반만 닮았어도….
하지만 다 주는 신은 없으니까.
나는 속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민국이가 두 눈이 커지면서 지희를 바라봤다.
“지희야, 너 영어 언제 이렇게 는 거야?”
나는 민국이를 슬쩍 째려봤다. 그리고 영어로 말했다.
“민국아, 샘과 수잔이 같이 있잖아. 두 사람은 한국말은 한마디도 못 한다고. 두 사람이랑 2박 3일 동안 지내야 하니까, 이제부터는 영어만 사용해. 알았지?”
“형, 친구들도 같이 있잖아. 영어만 사용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나나 연습생 친구들 영어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아. 도형이는 알아듣는 것도 버겁다고.”
나는 샘을 쳐다봤다.
“샘, 이번 여행의 규칙을 좀 설명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
“형,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어학연수 열심히 받아서 한국 가기 전에 실컷 놀라고 디즈니랜드 보내주는 거 아니야?”
“어학연수 기간 동안 열심히 공부한 건 지희고. 전민국, 시험 결과랑 선생님 평가가 어땠는 줄 알아?”
“그, 그거야….”
민국이도 자신의 잘못은 이미 잘 알았다.
“형, 기숙사에 24시간 갇혀 있으니까… 그냥 난 한국어를 널리 알린 거야.”
“슬랭은 또 뭐야?”
“그, 그거야… 그분들이 힘들게 일하시니까 도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니… 그런 거지. 나 완전 인류애가 넘친 거야!”
말이라도 못하면!
하지만 나 전성국이 말로 어디서 빠질 사람이 아니었다.
“민국아, 나는 네가 훌륭한 가수가 돼서 그때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말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도 실제처럼 해야 하잖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실습할 수 있는 2박 3일이 남았는데, 그걸 그냥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지!”
“그럼, 형. 내가 디즈니랜드에서 한국말을 막 가르쳐줘도 돼?”
“민국아, 미국 사람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려면 우선 영어로 그만큼 설명을 잘해야 할 거야.”
“아….”
민국이는 그제야 내 말뜻을 알아차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말 악덕 형이야.”
“수잔, 샘. 이번 여행의 규칙 설명해줘요.”
내 말에 수잔이 민국이와 지희를 번갈아 봤다.
“나랑 샘이 보호자로 따라다닐 거긴 한데…. 우리한테 영어로 설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주지 말라는 성국의 명이 있었어.”
“난 괜찮아, 난 전지희잖아.”
물론 이 말에 발끈한 건 민국이었다.
“악덕 형! 그럼, 화장실 가는 것도, 밥 먹는 것도 다 영어로 부탁해야 한다는 말이야?”
“물론이지!”
내 대답은 확고했다.
“나 안 가! 디즈니랜드고 뭐고 안 가!”
민국이는 어린 시절처럼 땡깡을 시전했다.
그럴 줄 알고 준비한 게 있지.
“민국아, 너만 안 가도 좋아. 대신 나랑 2박 3일동안 한 집에서 영어만 쓰면서 있어야 할 건데, 어때?”
“하아… 정말 자비 없는 선택지 같으니라고. 간다, 가! 묵언수행하면 되지! 디즈니랜드가서 놀이기구만 엄청 탈 거야! 아무 말 안 하고!”
“그러든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 * *
샘과 수잔이 민국이와 지희를 비롯한 연습생들까지 데리고 모두 디즈니랜드로 떠났다.
마크와 리미미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 정말 괜찮을까? 샘과 수잔이 마음이 약한 편이잖아.”
“샘과 수잔이 마음은 약한데… 한 번 정해진 규칙은 절대 지키는 모범생이거든. 아마 내 규칙대로 밀고 나갈 거야. 두 사람 다 융통성이라고는 하나도 없잖아.”
내가 샘과 수잔을 선택한 이유기도 했다.
“암튼, 난 성국이 동생으로 안 태어나기를 잘한 것 같아.”
“나도, 마크.”
“다 두 사람 잘되라고 하는 한국 장남의 마음이야. 둘 다 크면 알 거야. 그때 이 장남이 혹독하게 공부시킨 덕분에 사람 구실 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마크와 리미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 *
찰리 잡스를 만나기 위해 찰리 잡스의 집으로 향했다.
미국에서 남은 2박 3일은 자서전을 집필하는 찰리 잡스를 도와주기로 약속을 했다.
곧 저 멀리 찰리 잡스의 저택이 보였다.
이제 앞으로 1년여.
그게 찰리 잡스에게 주어진 시간이었다.
* * *
서재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안에서 찰리 잡스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렸다.
“이때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난 정말 화가 난단 말이야! 내가 세운 아플에서 나를 쫓아낼 수가 있단 말이야!”
아무래도 아플 CEO 자리를 떠났을 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똑. 똑. 똑.
문을 두드리자 얼굴이 달아오른 찰리 잡스가 문을 열었다.
“성국, 잘 왔네. 내가 지금 막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었거든. 아마 자네도 들어두면 좋을 걸세.”
“찰리, 너무 열 내지 마세요.”
“사람이라는 게 신기해. 분명 모두 잊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나는 금의환향까지 했는데도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이렇게 된다니까.”
찰리 잡스를 고개를 저었다.
이때, 찰리 잡스의 자서전을 집필하는 작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저는 찰리 잡스 자서전 집필 중인 윌리 아이작슨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저는 ‘페이스 노트’의 전성국입니다.”
“알고 있죠. 자서전 집필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럴게요.”
나는 웃으면서 윌리 아이작슨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난 자서전을 쓸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인생 2회차로 태어나서 인생을 다시 산다는, 이런 이야기가 자서전에 적으면 모두 나를 미친놈 취급할 게 분명했다.
“자, 이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해보자고.”
찰리 잡스는 급한 성격대로 다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그때 회사에서 잘리고 정말 화가 났어. 내가 차고에서부터 키운 회사잖아.”
찰리 잡스의 넋두리가 한동안 계속되다, 어느 순간 찰리 잡스의 연애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성국, 자네 요즘 연애하던데… 어떤가?”
“그냥 행복합니다.”
“자네는 정말 행운아야. 나는 연애를 하면서도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거든.”
[찰리, 그거야 당신은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이지.]찰리 잡스는 내 손을 잡더니 눈을 마주쳤다.
“만약 자네가 내 아들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네.”
[찰리, 아들이라면 가정만 하지 말고 아들처럼 생각하고 유산 남겨주는 건 어때?]찰리 잡스는 지그시 내 눈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연애에 일을 끌어들이지 말고, 일에 연애를 끌어들이지 말게….”
“명심할게요, 찰리.”
그렇게 찰리 잡스와의 2박 3일은 그의 인생을 듣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미 저번 생에서 읽은 자서전으로 찰리 잡스의 인생에 대해서 대강은 알았지만, 찰리 잡스에게 직접 듣는 그의 인생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집착.
남들에게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그의 인생은 단 한 순간이 태풍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언제나 소용돌이쳤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 인생이었던가.
그리고 찰리 잡스는 내게 이런 조언도 해줬다.
“성국, 태풍의 가장자리에 서기 보다는 태풍의 눈이 되도록 노력하게. 그래야 언제나 고요할 수 있거든….”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찰리 잡스와 헤어졌다.
그리고 언제나 태풍의 눈이 되라는 찰리 잡스의 말을 기억했다.
* * *
드디어 내일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
‘페이스 노트’ 미국 본사에서도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어둑한 창밖을 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성국, 퇴근 안 해?”
“샘이랑 수잔이 오기로 해서…. 기다렸다 가려고.”
“미미가 내일 가니까 오늘 저녁은 같이하자고 기다리고 있어.”
“응, 샘이랑 수잔 오는 대로 이야기하고 갈게.”
“늦지 마!”
“어!”
마크가 나가자 ‘페이스 노트’ 사무실은 다시 고요해졌다.
파리에서 돌아온 애덤은 화분에 물을 주면서 다시 야근 모드에 돌입했고, 야행성 직원들은 늦게 출근하는 것도 보였다.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하든 근무시간만 채우면 되는 탄력근무제로 바뀐 이후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다양해졌고, 오히려 업무 효율도 올랐다.
이때, 샘과 수잔이 디즈니랜드 티셔츠를 입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
샘이 얼른 내게 디즈니랜드 기념품을 내밀었다.
“성국, 성국 생각나서 수잔이랑 같이 샀어요.”
“뭔데요?”
“어서 풀어봐요.”
나는 샘이 내민 디즈니 기념품을 풀었다.
<미녀와 야수> 캐릭터가 그려진 머그컵이었다.
“미녀와 야수네요?”
“엠마 왓튼이랑 성국 같아서 샀어요.”
“내가 야수는 아니지 않아요?”
그 말에 수잔이 웃으면서 설명을 했다.
“야수는 저주 때문에 야수로 변했지만, 원래는 멋진 왕자님이잖아요. 진정한 사랑을 얻어야만 저주가 풀려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엠마가 성국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성국, 커플템이라 두 개 샀어요.”
“하나는 엠마 만나면 줄게요.”
나는 빙긋 웃었다.
[흠… 엠마가 결국 이 컵 때문에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되는 건가….]역시 미래는 과거의 작은 잔상에서부터 펼쳐나가는 법인가 보다.
“참, 컵은 고맙고… 내가 부탁한 거는요?”
“여기요.”
샘이 정리한 파일을 내밀었다.
바로 2박 3일 동안 민국이와 지희의 영어 실력을 평가한 내용이었다.
“성국, 민국이도 많이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민국이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흥미를 유발하는 공부 방법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랑 말도 잘 안 하려고 하더니, 제가 보는 애니메이션을 보고는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더라고요.”
“지희는요?”
“지희는 정말 공부 머리가 있는 친구 같아요. 지금도 의사소통에 크게 문제없지만, 이틀 내내 <마법사 해리>를 원서로 다 읽었다니까요.”
수잔도 지희를 극찬했다.
[그럼, 누구 동생들인데….]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샘과 수잔을 쳐다봤다.
“두 사람 고생 많았어요. 둘 다 이제 진짜 휴가 가야죠. 칸쿤 가는 비행기표랑 호텔 숙박권이에요.”
“아니에요, 성국. 저희는 이제 일하고 싶어요.”
수잔이 손을 저었다.
“수잔, 샘과 사귀는 거 다 알아요.”
그 말에 샘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성국… 그걸 어떻게.”
“어떻게 알긴요. 샘이 올리는 글마다. 그리고 수잔이 올리는 글마다 ‘좋아요’를 서로 맨 처음 누르잖아요! 모르기도 힘들어요!”
샘과 수잔은 당황했고, 일하던 애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더니 더 당황했다.
“샘… 수잔… 나만 모른 거야? 설마?”
“애덤, 조만간 말하려고 했어.”
“아니… 나랑 매일 야근하면서 수잔이랑 언제 연애한 거야?”
애덤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다가오더니 샘을 격하게 끌어안았다.
“샘, 정말 축하해!”
나는 얼른 이들의 감동 사이에 끼어들었다.
“둘의 연애는 축하하지만, 일에 방해되는 순간 알죠?”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예요, 성국!”
“저두요!”
샘과 수잔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 * *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양 비서의 전화가 울렸다.
마치 내가 도착하는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양 비서님, 어쩐 일이세요?”
– 성국 군, 지금 도착했죠?
“네.”
– 괜찮으면 바로 회장님 보러 갈 수 있을까요?
“지금이요?”
– 네.
“무슨 일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 성국 군한테 제안할 일이 있다고만 말씀드릴게요. 그것도 군대 문제에 관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