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27)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27화(327/576)
제327화
나는 침착하게 세르게이 브릭에게 다시 물었다.
“세르게이, 자세히 좀 말해줄래요? 한명석이 왜 중국 쪽 산업 스파이라고 의심하는 거죠?”
– 흠…. 사실은 우리도 물증은 없어. 심증만 있을 뿐. 솔직히 우리 쪽 프로그램이나 노하우가 중국 쪽으로 흘러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자체적으로 단속을 강화하는 시점에 한명석이 돌연 사직서를 내고 잠적했거든.
“흠… 잠적이라고요?”
– 보통 나갈 때 자신의 회사 컴퓨터를 포맷하진 않잖아. 그것도 복구할 수 없게.
포맷을 하고 나갔다고?
충분히 의심 살 만한 행동이었다.
– 한명석은 컴퓨터를 포맷하곤 사라졌어. 미국에서 완벽히.
“한국에서 와서 저희 회사에 지원한 거군요.”
– 타이밍이 정확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리고 자네나 나나 이 업계에 있어봐서 잘 알잖아. 한번 배신한 놈은.
“계속 배신하죠.”
– 그렇지. 우리도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정확히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나라면 조심할 것 같아. 그 친구.
“고마워요, 세르게이.”
– 행운을 빌어, 성국.
세르게이 브릭은 전화를 끊었다.
한명석이 중국의 산업 스파이라고?
만약 한국 IT 업체들이 어렵게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아이디어를 중국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뿌리를 뽑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저번 생에서 삼전 그룹을 운영할 때도 산업 스파이들 때문에 골치 아픈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알량한 돈에 모든 것을 중국에 팔아넘기는 그런 놈들은 매국노나 다름없었다.
마크가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더니 냉장고를 열어서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성국, 아침부터 왜 그렇게 심각해?”
“마크, 이번에 한국에 설립하는 회사에 아무래도 산업 스파이가 지원한 것 같아.”
“정말?”
“응.”
꿀꺽.
마크가 물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성국, 그냥 그 사람 안 뽑으면 되는 거 아니야?”
“내가 안 뽑으면 그 사람은 아마 또 다른 IT 기업에 들어가게 되겠지. 그리고 어렵게 개발한 프로그램을 중국에 돈 받고 팔아넘길 거야.”
“그렇긴 하겠지만…”
“그러니까… 내가 그 사람을 뽑아서 아주 그 조직 자체를 뿌리 뽑아야지.”
“성국, 그게 가능하겠어?”
“가능하게 만들어야지.”
[나, 전성국이야!]나는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막 잠에서 깨고 있는 애덤과 샘을 불렀다.
“애덤, 샘… 한국에 있는 동안 내가 설립하는 회사 일 좀 도와줘야겠어요.”
“성국, 무슨 일인데요?”
샘의 물음에 나는 리미미와 수잔 그리고 마크도 쳐다봤다.
“물론 리미미 씨, 수잔 그리고 마크도 나를 도와줘야 해요.”
“성국, 우리는 너 군대 배웅하려고 온 사람들이야. 근데 여기서도 일을 하라고?”
마크가 볼멘소리를 했다.
“마크, 하루 정도 나랑 면접만 보면 돼. 지금 내가 한국에서 만들 ‘알파’ 회사의 면접 심사위원을 부탁하는 거야. 물론 심사위원을 해주면 시간당 수당도 지급될 거고. 물론 그 금액도 적지 않을 거고. 원한다면 면접 당일에 근처 고깃집에서 저녁도 제공할 거야.”
“흠… 성국, 혹시 말이에요.”
애덤이 입을 뗐다.
“말해봐요, 애덤.”
“성국, 미쓰에잇이라는 여자 아이돌 그룹 있잖아요.”
[정릉 사는 수진이가 있는 그룹?]“그 그룹도 알아요, 애덤?”
“제가 요즘 K팝 덕질을 시작했거든요. 성국, 난 그 여자 아이돌 그룹의 사인만 받을 수 있다면 성국네 회사에서 그냥 공짜로 일할 수도 있어요.”
산 만한 덩치. 덥수룩한 수염. 그리고 철 지난 메탈그룹의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애덤은 순진한 눈망울을 끔뻑거렸다.
“애덤, 지금 우리 회사에 지원하겠다는 거예요?”
“아… 그게 사실은요. 성국, 나… 한번 한국에서 일하면서 살아보고 싶어요. 그래서 성국 군대 핑계 삼아서 한국에 와본 거예요. 근데 입맛도 너무 잘 맞고, 한국 살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나는 마크를 쳐다봤다.
어쨌든 애덤은 ‘페이스 노트’의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이었다.
“마크, 내가 애덤 스카우트해도 괜찮을까?”
“그게… 애덤 같은 인재가 아쉽기는 하지만… 애덤이 원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나는 애덤을 쳐다봤다.
애덤 같은 인재가 곁에 있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애덤, 한국에 있는 동안 숙식 제공 할게요. 연봉은 아마 ‘페이스 노트’보다 적을 거예요. 하지만 인센티브 조항은 더 좋을 거고요.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나는 조금 힘을 줬다.
“미스에잇이랑 사인뿐 아니라 사진도 찍게 해줄게요!”
“성국!”
애덤이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격하게 안았다.
[애덤, 남자끼리 이러는 건 곤란하지.]“성국, 정말 고마워요.”
[무슨 소리야. 내가 고맙지. 애덤 같은 인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나는 애덤의 등을 손으로 두드렸다.
“애덤, 그만 감격하고… 우선 경력직 프로그래머로 그날 당일에 심사위원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알았죠?”
“물론이죠!”
* * *
훈련소 입소 10일 전.
내가 삼전과 효진의 후원을 받아서 만든 회사 ‘알파’의 면접이 시작됐다.
띡똑이란 이름은 아직 비밀로 부쳤다.
마크와 샘, 리미미와 수잔은 초빙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애덤은 당당히 ‘알파’의 프로그래머 자격으로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맨 끝에는 삼전의 후계자이자 ‘알파’의 마케팅 담당 전태국이 자리했다.
곧 박성희 비서의 안내로 신입 면접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신입 면접이 내정된 상태였다.
신입 면접자는 살짝 긴장된 얼굴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한강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는 이선화입니다.”
신입으로 지원한 인재들은 대부분 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이거나, 갓 졸업한 사회 새내기였다.
짧은 인턴 기간이 경력의 전부거나, 회사를 다녔다고 하더라도 6개월 미만인 경우였다.
대부분 아직 학생티를 벗지 못한 느낌이었고, 내가 만든 회사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들이 강했다.
삼전 인사팀의 분석 결과에서도 눈에 띄게 나쁜 결과를 얻은 지원자는 없었다.
마지막 신입 면접을 보고 나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전태국을 쳐다봤다.
“윌리엄, 점심 먹고 경력직 면접 시작하죠.”
“응, 성국.”
* * *
그리고 오후, 점심을 먹고 경력직 채용 면접이 시작됐다.
대부분은 국내 게임 업체나 대형 포털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프로그래머들이었다. 모두들 어느 정도 실력도 검증됐고, 마크와 마찬가지로 체크 셔츠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구굴에서 3년간 일한 경력이 있는 한명석이었다.
그리고 한명석은 마지막 면접자였다.
한명석은 서울대를 졸업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구굴에서 이직한 케이스였다.
나이는 35살.
키는 178cm.
안경 낀 인상은 차분해 보였다.
겉으로 봐서는 절대 산업 스파이로 보이지도 않았다.
심지어 애덤과 유쾌하게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한명석은 깔끔한 인상으로 마지막 인사로 인상적으로 남겼다.
“저는 전성국 대표의 활약을 미국에서 직접 눈여겨 봐왔습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정말 자랑스러운 행보였고,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대체 군 복무이긴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새로운 SNS 사업을 일으킨다는 것에 흥미를 느껴서 저 역시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는 박수를 쳤다.
[브라보, 한명석!]그리고 웃으면서 한명석을 쳐다봤다.
“저도 한명석 씨와 같은 인재와 꼭 같이 일해보고 싶습니다.”
* * *
면접이 모두 끝난 후에 우리는 최종 합격자를 추리기 위해서 머리를 모았다.
나는 신입 지원자들의 면접 점수를 확인했다.
대체로 고만고만했고, 눈에 띄게 나쁜 사람은 없었다.
“윌리엄, 신입 지원자들은 모두 채용하죠. 대신 제가 훈련소 가 있는 4주 동안 삼전과 효진의 담당자들이 강도 높은 교육을 할 거라는 것도 알려주고요. 물론 월급 나가겠지만, 아마 그 기간 동안 이탈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응, 그럼 우선 합격 통보할게. 경력직은 어떻게 할 거야?”
나는 전태국을 똑바로 쳐다봤다.
지금 이 방에서 한명석이 중국의 산업 스파이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태국만 몰랐다.
“윌리엄, 한명석 지원자 어떻게 봤어요?”
“사람도 진중하고, 경력도 좋고. 괜찮던데?”
“흠… 한명석 지원 포함해서 경력직 모두 채용하세요.”
“그래… 근데 성국아, 한명석 지원자만 그렇게 콕 집어서 물어본 이유는 뭐야?”
[전태국, 이제 제법 눈치도 있네?]이제 전태국에게도 진실을 이야기할 때였다.
“태국이 형, 이제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무섭게 왜 그래, 성국아?”
“한명석 그 사람 중국의 산업 스파이 의혹을 받고 있어요. 형, 괜찮다면 삼전 통해서 그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봐 줄 수 있을까요?”
“이력서 검토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그 사람의 이력이 거짓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분명 개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거예요.”
“어… 알았어. 근데 그런 사람 왜 뽑는 거야?”
전태국은 약간 허둥거리는 느낌이었다.
“윌리엄, 진정하고 이제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제가 한명석 씨를 뽑은 이유는 그 사람이 진짜 중국 쪽 산업 스파이라면 우리뿐 아니라 다른 IT 기업, 더 나아가서는 삼전과 효진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지켜보면서 그 사람이 확실히 산업 스파이인지 알아보려고요.”
“어….”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전태국에게 한명석을 맡겼다가는 위험할 것 같았다.
“형, 한명석은 앞으로 애덤이 담당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두세요. 그리고 제가 군대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신입과 경력직 모두 교육 기간이에요. 어떤 업무도 주지 말고, 교육에 대한 평가만 부탁드려요.”
“어, 알았어. 성국아, 나 좀 흥분돼.”
[전태국, 또 무슨 주접이지?]전태국은 심장에 손을 올리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와, 내가 스파이 찾아내는 스파이 된 거 같잖아. 와, 완전 멋있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태국, 우리 지금 스파이 영화 찍는 거 아니거든!]나는 차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윌리엄, 우리는 지금 한명석이 진짜 산업 스파이인지 우리 곁에 두고 지켜보면서 밝혀야 해요. 그리고 제가 그 일을 하는 이유는 더는 한명석과 같은 산업 스파이가 안 생기길 바라고, 한명석과 같은 사람을 포섭해서 우리의 기술을 빼가는 놈들을 잡기 위해서예요. 명심하세요!”
* * *
훈련소 입소 2일 전.
신입과 경력직의 교육이 시작됐다.
그리고 나는 이제 진짜 훈련소에 입소할 준비를 해야 했다.
거울을 보며 귀밑까지 내려온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리고 바리캉을 들었다.
윙-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조심스럽게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달칵.
그 순간, 문이 열리더니 전태국이 나를 말렸다.
“전성국, 혼자 영화 찍고 있을 줄 알았어. 내가 가는 샵 원장님 데려왔으니까, 당장 그거 내려놔.”
거실에는 마크와 애덤 그리고 샘, 리미미와 수잔까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 전태국이 데려온 미용실 원장님 손에 내 머리가 잘려 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마크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샘과 애덤은 마냥 신기하게 쳐다봤다.
“사장님, 이마가 꽤 넓네요.”
“M자 탈모 아니야?”
전태국은 심각하게 응수했고, 수잔은 고개를 저었다.
“성국 아버님 보쌈집에서 뵀는데, 머리숱 많으시던데요.”
“대머리는 운명이라는 말도 있어요, 수잔.”
“아니라고! 난 그냥 이마가 넓은 거라고!”
내가 버럭 화를 냈지만, 모두들 내 말은 귓등으로 듣고 계속 수군거렸다.
[하아… 내가 이래서 혼자 바리캉으로 밀려고 했던 건데….]드디어 머리가 다 잘려 나가고, 나는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한참 쳐다봤다.
그리고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엠마였다.
“엠마?”
– 성국, 나 방금 한국 도착했어.
“투어 일정 때문에 못 온다며?”
– 남자 친구가 훈련소 입소하는데, 내가 꼭 가야지. 성국, 놀래켜 주려고 일부러 몰래 왔어. 성국, 집으로 갈게!
나는 그 길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를 따라 일어나려는 일행들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지금 엠마가 공항에서 오고 있거든요. 다들 이 근처에 유명한 소고깃집 가서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러고 아주 늦게 늦게 들어와야 해요!”
마크가 얼른 카드를 챙겼다.
“성국, 어서 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