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32)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32화(332/576)
제332화
전태국은 얼른 전화기에다 소리쳤다.
“정말이야?”
– 네, 저 지금 도련님이 머무시는 전성국 대표 집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가서 나머지 이야기는 자세히 브리핑할게요.
“어….”
전태국은 전화를 끊고 우리를 바라봤다.
“성국아, 한명석이 말한 가족 이야기 모두 거짓이래.”
“흠… 놀랍지 않네요. 사이코패스라는 거 생각하면….”
그 순간, 애덤이 겁먹은 얼굴로 우리를 번갈아 봤다.
“성국, 그럼 우리 한명석한테 잘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요?”
“사이코패스면 우리를 언제든 죽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혹시 부모도 죽인 거 아닐까요?”
“애덤, 무섭게 왜 그래.”
“윌리엄, 그것도 물어보지 그랬어요. 부모를 한명석이 죽인 건지, 아닌지.”
“한명석이 진짜 사이코패스라면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죠.”
나는 태연히 대답했다.
* * *
“한명석 씨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시고, 작년에 모두 은퇴하셔서 경상북도 김천의 외곽에 위치한 전원주택 단지에서 잘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여기 자료들.”
박성희 비서는 한명석에 대한 자료를 앞으로 내밀었다.
한명석이 서울대학교에 붙은 것이 나온 지역 신문에도 한명석의 부모는 분명 두 분 다 교사로 나왔다.
더군다나 두 분 모두 모범 교사로 평판이 자자하단 이야기도 있었다.
전태국의 미간이 심각하게 구겨졌다.
“성국아, 이게 다 사실이야?”
“형, 그런 건 박성희 비서에게 물어봐야죠.”
“박 비서, 이게 다 사실이야?”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다만 객관적인 자료에서는 안 보이지만, 한명석 씨와 부모님의 사이가 굉장히 나쁜 것으로 저희 조사팀이 알아냈습니다.”
“굉장히 나쁘다니, 무슨 소리죠, 박 비서님?”
“주변 탐문 결과 한명석 씨의 부모님은 아들이 미국의 구굴에서 아직도 일하고 있고, 시민권을 따기 위해서 한국에 잘 안 들어온다고 말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한명석 씨와 연락한 흔적도 없었고요.”
“혹시 사이가 벌어진 이유도 알고 계십니까?”
“한명석 씨가 대학생 때 다단계에 빠져서 신용불량자 위기까지 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건 또 새로운 사실이었다.
“다단계요?”
“네, 한명석 씨 가정이 특별히 어려운 경우는 아니었지만 젊은 시절부터 한명석 씨는 한탕을 노리는 기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단계로 진 빚이 3천만 원이었는데, 부모님들이 모두 변제해주고 한명석 씨를 빼 온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대학 시절 빠졌던 다단계.
그리고 구굴 시절 무리한 주식 투자.
안정적인 생활보다는 일확천금에 대한 욕망이 한명석의 마음속에는 자리 잡고 있는 게 분명했다.
박성희 비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 이후에는 주식 투자로 이미 대학 졸업 전에 한 차례 천만 원의 빚을 졌고, 이때도 부모님들이 갚아줬다고 알려졌습니다. 아마 이런 기록이 남으면 취업을 하는 데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부모님들이 최선을 다해서 갚아준 것 같습니다.”
“근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요.”
애덤이 안쓰러운 얼굴로 말했다.
“솔직히 한명석 씨요. 그동안 교육해보니까 사람이 참 똑똑하더라고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도 많아서 일도 잘하고요.”
“욕심이 많은 게 문제인 거죠, 결국….”
내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박성희 비서가 전태국을 흘깃 쳐다봤다.
“도련님, 요즘 저녁 시간에도 계속 성국 군 집에서 지내시네요. 혹시 연애 전선에 이상이 있으신 건가요?”
“박 비서, 아니거든! 진서 씨가 요즘 일이 넘쳐나서 내가 심심해서 여기 집에 있는 거거든!”
“전 또 도련님 성격이시라면 차여도 별 이상하지 않아서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아직 안 차이셔서 다행입니다.”
“아직이라니? 아직이라니! 나 영원히 안 차일 거거든.”
“호언장담하지 마십시오. 전성국 대표도 엠마 왓튼에게 차였잖아요.”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흘렀다.
“왜 이래요들? 겉으로 보기에는 내가 군대 때문에 차인 것 같지만, 엠마가 그 이후에 울면서 한국에 달려온 기사 못 봤어요? 안 만나준 건 나라고요. 거기다 그 이후에도 전화를 엄청 걸어 왔지만, 안 받은 게 나라고요. 엠마가 보낸 후회의 메시지 한번 보여줘요?”
이때, 박성희 비서가 핸드폰으로 기사를 내밀었다.
“엠마 왓튼의 후회는 이미 끝난 모양입니다.”
기사에는 엠마 왓튼이 하버드 재학 중인 미국의 유명 기업 대표의 아들과 데이트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 엠마 왓튼의 새 남자 친구는 하버드 재학생.
– 엠마 왓튼의 새 남자 친구는 미국의 피자 체인점 피자핫 창업주의 손자. 큰 키에 호남형 얼굴. 엠마 왓튼이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에 딱 부합한다는 주변 지인들의 평.
– 엠마 왓튼 이제는 새 남자 친구와 문벅스 데이트!
– 엠마 왓튼 새 남자 친구와 스페인에서 요트 데이트 중! 주변 시선은 신경 안 쓰는 뜨거운 스킨쉽!
– 엠마 왓튼의 새 남자 친구에게서 느껴지는 전성국 대표의 흔적.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변하지 않는 건가.
“성국이는 이제 다 잊었네.”
“근데 이 남자 어딘가 성국과 닮지 않았어요?”
애덤의 지적에 박성희 비서는 엠마 왓튼의 새 남자 친구 얼굴을 확대까지 해서 보여줬다.
“제가 봐도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국 군이랑 무척 닮았죠?”
“닮았다고? 다들 눈, 코, 입 달린 게 닮았다는 거죠? 나같이 완벽한 비율의 외모를 자랑하는 사람이랑 이렇게 대충 키만 멀대같이 큰 애를 비교하다니… 정말 다들 보는 눈이 없네요. 그리고 분명한 건 제가 엠마를 찼습니다!”
“그래, 엠마를 찬 건 너라고 해. 근데 이별하고 먼저 연애한 건 엠마잖아.”
전태국이 비아냥거렸다.
“태국이 형, 임진서 씨의 야근은 다음 달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것만 알아두세요.”
나는 팔짱을 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용히 방에 들어왔다.
훈련소를 나오고 나서는 한명석 때문에 엠마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나는 엠마가 보낸 메시지를 다시 한번 훑었다.
만약 내가 엠마에게 이때 답을 보냈다면 우리는 다시 잘될 수 있었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다시 생각해도 이때의 결정을 후회할 것 같지는 않았다.
[난 연애보다는 일이 중요하다고….]* * *
엠마 왓튼의 새 남자 친구 기사가 나간 다음 날, 눈을 뜨자마자 가족들의 메시지가 와있었다.
– 성국아, 괜찮아? 힘들면 집에 와서 주말에 가족들이랑 같이 밥 먹자.
– 형, 민국이야. 형, 실연의 상처는 내가 좀 아니까 힘들면 주말에 와서 같이 게임이나 하자.
– 오빠, 지희야./엄마랑 아빠 그리고 민국이 오빠가 큰오빠 요즘 엠마랑 헤어져서 힘들다고 위로해주래. 근데 오빠, 엠마 언니랑 나랑은 요즘도 계속 연락 주고받고 있어. 엠마 언니가 새로 사귄 남자 친구는 오빠보다 훨씬 자상하대. 그게 마음에 든다고 했어.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 여자는 원래 자상한 남자 좋아해.
“하아….”
난 긴 한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다들 이걸 위로라고 하는 건가… 가족들이 제일 잔인하네. 그리고… 뭐? 전지희! 아직도 엠마랑 연락한다고!]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밖에서 박성희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국 군, 저예요.”
그리고는 문이 열렸다.
“박 비서님, 어제 안 가셨어요?”
“도련님이 맥주 한잔하자고 해서 여기서 잤습니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세요?”
“어젯밤에 저희 쪽 정보원으로부터 새로운 소식 하나가 더 들어왔습니다.”
“한명석에 관한 건가요?”
“네.”
박성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한명석이 꽌시인 왕멍에게 돈을 좀 미리 융통한 게 있다고 합니다.”
“얼마나요?”
“1억이요.”
“1억이나요?”
“네, 1억의 행방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달 말까지 그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썼고, 만약 갚지 못한다며 신체 포기를 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합니다.”
“그, 그걸 어떻게 알아낸 건가요?”
“왕멍이 그 각서를 조선족 쪽 해결사들에게 넘겼답니다. 그 말인즉슨, 한명석이 기밀을 빼가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라는 겁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번 달 말까지라고?
그럼, 채 3주도 남지 않았다.
“알았습니다. 이제 우리도 슬슬 가짜 기획안을 펼칠 때가 됐군요.”
어쨌든 한명석이 죽으면 왕멍과 이어진 중국 쪽 라인은 찾을 수가 없었다.
* * *
“한명석 씨, 이선화 씨, 김재훈 씨 그리고 애덤과 전태국 씨. 회의실로 모여주세요.”
나는 회사에 나가자마자 특정 인원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모두 들어서자 회의실 문을 굳게 닫았다.
그러고는 세상 심각한 얼굴로 모두를 쳐다봤다.
“자, 오늘 모인 분들은 우리 ‘알파’의 핵심 인력과 신입사원 연수 내내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신 세 분입니다.”
그건 모두 사실이었다.
한명석과 김재훈은 프로그래머로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선화는 마케팅 분야였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 높았고 영어도 잘해서 이 팀에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제가 이렇게 우리의 핵심 인력을 모은 이유는 그동안 제가 구상한 새로운 SNS를 이 인원으로 시작해보고 싶어서입니다. 여러분들이 토대를 닦고, 기초를 세우면 밖의 인력이 합류하는 거죠. 제가 미국에서 일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모두 거짓말이었다.
미국에서 나는 ‘페이스 노트’는 마크와 단둘이 설립했고, 인스타그림은 내 단독 아이디어였다. 물론 미래에서 얻은 아이디어였지만.
한마디로, 내가 독단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밀어붙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나와 일하지 않은 한명석이나 김재훈 그리고 이선화가 내가 일하는 방식을 알 리는 없었다.
“성국, 그 아이디어가 뭔가요?”
제일 궁금해하는 사람은 역시 한명석이었다.
나는 오른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한명석, 당신이 정말 좋아할 미끼야.]* * *
“성국, 그러니까… 핸드폰에 메신저를 만들자는 거죠?”
“네….”
“근데 이미 메신저는 마이크로 세이버사의 것도 있고, 다른 것들도 있잖아요.”
“그것들 대부분은 PC 기반이잖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핸드폰을 기반으로 하는 겁니다. 이 앱을 깔고 등록한 사람들끼리만 연결되는 것이죠.”
2010년이라면 아직 국내에서 깨톡 사용자가 많지 않을 때였다.
중국의 깨톡이라고 불리는 워톡은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실시한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깨톡인 워톡은 이미 한창 개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건 삼전 그룹의 정보망을 이용해서 알아냈다. 중국 내에서도 극비에 속하는 내용이라 아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한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미 깨톡이 서비스 초기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한명석은 예리하게 지적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가 개발할 메신저의 타깃을 국내가 아닌 중국으로 삼으려고요.”
내 말에 모두들 놀란 눈치였다.
더군다나 중국이라니?
하지만 지금 현재 중국은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몇 년 후에 한한령이 내려서 우리나라와 척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말에 한명석의 두 눈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성국, 그렇다면 중국 쪽 라인과 함께 이 아이디어를 진행시킬 계획이죠?”
“역시 한명석 씨는 예리하네요. 저는 중국이라는 시장의 힘을 믿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깨톡을 많이 써도 5천만 명이 안 되잖아요. 하지만 중국은 무조건 시작이 억 단위죠. 어떤 사업을 해도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봐야 할 시장은 바로 중국입니다!”
나는 확언했다.
“자, 그럼 제 아이디어가 정리된 내용은 각자의 회사 메일로 보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알파’의 선발대입니다. 후발대가 잘 따라오게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시고, 기초를 다지기 전까지는 절대 비밀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회의는 매주 화요일 오전에 회의실에서 진행될 것입니다.”
* * *
모두 나가고 나와 전태국, 애덤만이 회의실에 남았다.
“성국아, 네가 낸 아이디어 좋은데… 우리가 직접 개발해보는 건 어때?”
“윌리엄, 이미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메신저예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몇 년 후에 중국의 기류는 지금과 정반대가 될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은 개방 정책을 펴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우리가 척을 질지도 몰라요. 그러면 애써 개발한 저희 기술을 중국에 다 빼앗기고 말지도 모른다고요.”
“어려운 말이네…요.”
애덤은 머리를 긁적였다.
“암튼, 전 오늘 미끼를 던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내에서도 소수만 아는 프로젝트라서 아마 왕멍도 정확히 알 수는 없을 거예요. 한명석이 어느 타이밍에 이 아이디어를 왕멍에게 넘기는지, 우리는 그것만 주시하면 됩니다.”
“박 비서한테 한명석한테 사람 붙이라고 할게.”
“그래 주세요. 그리고 애덤은 모든 컴퓨터에 깔린 보안 프로그램으로 한명석의 동태를 수시로 확인하고요. 잠시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알려주세요.”
“네, 성국.”
한명석이 이 아이디어를 왕멍에게 빼돌리는 순간만 이제 잡으면 됐다.
나는 조용히 읊조렸다.
“이제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된 거야, 한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