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41)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41화(341/576)
제341화
2011년 03월 10일.
– 전성국 대표의 이상한 예지몽 SNS. 너무 이른 성공이 정신까지 이상하게 만들었나?
– 본인의 영향력을 과신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SNS. 일본에 가지 말라고? SNS에 망상을 쏟아낼 자유가 있듯이 일본에 가고, 안 가고의 문제 역시 개인의 자유.
– 일본 측 “전성국 대표의 발언은 상당히 불쾌하다.” 주일 대사 다음 주에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서 항의할 뜻 시사.
– 언론의 비난과 달리 전성국 대표의 말 한마디에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들. 전성국 대표가 SNS를 올린 후 일본 여행객들의 취소 문의 속출.
“성국아, 방 안에서 기사만 읽지 말고 여기 나와서 뉴스 좀 봐.”
거실에서 전태국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국, 나와서 아침 먹어요.”
애덤도 연이어 불렀다.
나는 방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애덤은 부엌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고, 전태국은 거실에서 아침 뉴스를 보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태연하게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내렸다.
애덤이 웃음을 참는 게 느껴졌다.
“애덤, 웃음 참지 말아요.”
“성국… 그게. 풉. 성국… 음흠.”
“애덤, 애쓰지도 말아요.”
이때, 전태국이 손짓을 했다.
“성국아, 빨리 와봐! 너 관련해서 아주 뉴스가 봇물이야!”
[정말 내 말 한마디에 다들 너무하네….]TV에서는 막 기자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인터뷰 중이었다.
– 이번 전성국 대표가 SNS에서 예지몽을 꿨다고 일본 여행 자체를 삼가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런 유명인들이 쓴 글을 어느 정도 신뢰하시나요?
– 평소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은 신뢰하는 편이지만, 꿈은 다르죠. 솔직히 안 일어나면, 일본 지진 안 일어나서 정말 다행이죠? 이러면 끝이잖아요. 그렇게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어요.
기자는 또 다른 행인을 잡고 인터뷰를 했다.
– 전성국 대표의 SNS 때문에 이번 주말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혹시 만약에 시민분께서도 이런 글을 접한다면 일본 여행 계획을 바꾸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 물론 아니죠. 누가 그런 꿈 이야기를 믿어요. 하하하.
시민은 아주 유쾌하게 웃어댔다.
[정말 딱! 딱! 딱! 하루만 참자.]나는 마음속으로 참을 인 자를 그렸다.
어느새 애덤이 만든 샌드위치를 내 손에 들려줬다.
“성국, 먹고 기운 내요.”
“그나저나 성국아, 너는 대체 왜 그런 SNS를 올린 거야? 진짜 꿈꾼 거 맞아? 아니면 나랑 일본 가기 싫어서 그런 거야?”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나는 대답할 말도 없었다.
일어나는 일을 일어난다고 했을 뿐인데….
나는 애덤이 만든 샌드위치를 깨물었다.
“근데… 그러면 성국아, 너 진짜 일본 안 갈 거야?”
“저 일이 많아서 어차피 못 가요.”
“그럼, 우리 둘만 다녀온다. 미신 믿는 너는 빼고….”
[어차피 못 간다고….]근데 더는 말하기도 입이 아팠다.
“마음대로 하세요. 믿든지, 말든지.”
이때,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 성국아, 아빠가 회사 앞으로 12시까지 갈게. 같이 점심 먹자.
아빠가 무슨 일이지?
나는 우선 알았다고 답을 했다.
* * *
12시. 회사 로비로 내려가니 아빠가 로비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얼굴이 조금 초췌한 것이 평소와 달리 어딘가 안 좋아 보였다.
“아빠.”
“어… 성국아.”
아빠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더니 애써 미소를 지었다.
“성국아, 배 많이 고프지?”
“아침에 애덤이 만들어준 샌드위치 먹고 출근했어.”
“다행이네…. 근처에 찾아보니까 유명한 장어덮밥집 있던데, 어때?”
“점심에 장어를?”
“응. 아빠가 요즘 기가 허하네.”
“그럼, 먹어야지. 아빠, 가자. 돈 잘 버는 아들이 살게.”
아빠는 검색해둔 장어덮밥집으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살짝 비릿한 장어 냄새가 여기저기서 났다.
아빠는 자리에 앉더니 시무룩한 얼굴로 메뉴판을 쭉 보더니 가장 비싼 메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장어덮밥 정식으로 두 개 주세요.”
[아빠가 무슨 일이지? 이런 비싼 메뉴를 다 시키고… 정말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건가….]나는 조용히 아빠의 안색을 살폈다. 평소와 달리 어딘가 불안정해 보였다.
“아빠… 어디 몸이 안 좋은 거야?”
“성국아…. 그런 건 아니고….”
“아빠, 설마 가게가 잘 안 돼?”
“그것도 아니지. 엠마가 왔다 간 이후로는 포장도 밀려서 직원 더 뽑았잖아.”
“아빠, 그럼 무슨 일이야? 혹시 엄마랑 싸웠어? 민국이가 속 썩이지?”
[아빠, 도대체 왜 그렇게 죽상이냐고!]나는 속이 다 타들어 갔다.
아빠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나를 빤히 쳐다봤다.
“성국아,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어.”
[아빠 말 항상 잘 듣고 있다고.]“성국아, 아빠가 정말 미안하다….”
“아빠, 갑자기 무슨 소리야?”
“엄마랑 아빠는 항상 우리 성국이가 혼자서도 뭐든 잘한다고 믿었거든.”
[아빠, 나 혼자 뭐든 잘해. 그건 믿음이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근데… 네가 너무 혼자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너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랑 사업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아.”
이야기는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다.
“성국아, 네 ‘페이스 노트’ 쓴 글 말이야.”
[결국, 이 이야기인가…]“너 그런 꿈 자주 꾸니?”
“아, 아니야. 아빠. 나 자주 안 꿔.”
“정말이야?”
“응! 근데 그 글 때문에 온 거야, 아빠?”
“사실은 말이야….”
아빠는 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때마침 장어덮밥이 나왔다.
“우선 밥은 좀 먹자.”
아빠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장어덮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빠, 아무래도 사업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나는 아빠를 의심하며 장어덮밥을 먹기 시작했다.
[흠… 이 집, 장어덮밥 잘하네. 다음에도 한번 와야겠어.]내가 장어덮밥을 거의 다 비울 때쯤 아빠는 남은 장어를 내 그릇에 덜었다.
“성국아, 더 먹어.”
“아빠가 기력이 딸려서 온 거잖아. 아빠, 좀 더 먹어.”
“아니야, 아빠는 많이 먹었어.”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남자가 이렇게 맥없는 얼굴로 앉아서 아들에게 장어를 덜어줄 때는 분명 큰 사고를 쳤을 때였다. 여자, 혹은 돈.
아빠가 여자 문제일 리는 없고.
“아빠, 사실대로 말해야 해. 아빠, 진짜 무슨 사고 쳤지? 혹시 사업하면서 뭐 빚진 거 있어? 아니면… 아빠 도박해?”
아빠의 눈이 갑자기 커지더니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너 혹시 막 머릿속에서 그런 말 하라고 누가 시키는 거야?”
“아니… 아빠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는 그냥 아빠가 나를 갑자기 찾아와서 시무룩한 얼굴로 한숨만 팍팍 쉬니까, 고민이 있어서 왔나 해서 그렇게 말한 거지.”
“성국아, 너 진짜 그런 거 맞지? 누가 막 머릿속에서 그런 말 하라고 시키는 거 아니지?”
“아빠, 도대체 무슨 소리야? 말을 해봐!”
나는 답답해서 팔짝 뛰고 돌아가실 지경이었다.
아빠는 물로 입을 헹구곤 입을 열었다.
“성국아, 너 어제 SNS에 올린 예지몽 이야기 말이야. 혹시… 그런 꿈이 네가 한 말처럼 자주 맞니?”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안 왔다.
“성국아, 너 혹시 막 밤에 이상한 게 보이고… 다른 사람 과거나 미래가 보이지 않아?”
“아빠! 설마 나 귀신 들린 거나, 뭐 그런 거로 의심하는 거야?”
“성국아, 아빠 말 잘 들어. 우리가 너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우리라니? 우리라니! 그렇다면 가족 모두 내가 귀신이라고 들린 거라고 의심하는 거야?]나는 최대한 심호흡을 했다.
인생 2회차라 이미 알고 있는 일이라고 말하면 이건 귀신 들린 게 아니라 정신병원 가야한단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아빠… 그게 아니라, 그냥 꿈을 꿨는데… 정말 선명해서 올린 거야.”
“성국아, 그게 아니라면 혹시 너 무슨 약 같은 거 아니? 엄마 친구 아들이 너보다 어린데, 미국 유학 보냈더니 마약을 해서 환각 증상 같은 게 자주 온다고 하더라고. 너… 설마 그런 건 아니지?”
“아빠! 당장 병원 가서 피 검사해봐. 담배도 안 피우는 내가 마약 같은 거 해서 내 인생 망칠 것 같아?”
“성국아, 우리는 너를 믿지. 하지만 네가 요즘 너무 일도 많고… 그러다 보니 혹시라도… 어디가 아픈 게 아닌가 싶어서.”
[딱 하루만 참자!]나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아빠, 아빠나 가족들의 걱정은 뭔지 잘 알 것 같아. 그런데 그런 일 없어. 오늘은 일이 너무 많아서 점심시간 길게 쓸 수 없으니까 일어날게. 주말에 이 이야기는 다시 해.”
“그래… 성국아, 혹시라도 정말 도움이 필요하면 아빠,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것 꼭 기억해.”
“…….”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정말 딱 하루만 참자, 전성국!]* * *
사무실에 들어서자 직원들 모두 나를 보더니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우리 회사는 원래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자기 자리라고 할 것도 없는 큰 테이블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업무를 진행했다. 애덤만 보안 문제 때문에 개인 사무실을 썼다.
이때, 전태국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성국아, 애덤 사무실에서 커피 한잔하자.”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오늘 정말 조퇴라도 해야 하나….]* * *
“성국아, 우리 아빠가 아까 연락이 왔거든.”
[정말 저번 생이나 이번 생이나 아버지들이 왜 난리인 거지….]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빠가 너 아무래도 요즘 일이 많이 힘든 거 같다고 삼청동 이 선생 한번 만나 보라고 하시더라고.”
“윌리엄, 삼청동 이 선생이 누구예요?”
애덤이 물었다.
“아, 우리 집 사주나 그런 거 봐주시는 유명한 역술가 선생님이요. 미국에도 타로 같은 거 잘 보는 사람 있잖아요.”
“아하….”
애덤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빠가 너 엄청 생각하는 거 알지, 성국아?”
“형, 저 귀신 들린 거 아니고요.”
“알아, 네가 좀 이상한 구석이 있지만 그런 게 여태까지 잘 맞아 들긴 했잖아.”
“근데 성국의 말이 아주 근거 없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애덤이 끼어들었다.
“애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윌리엄, 제가 어제 성국이 한 말 보고 일본 지진에 관해서 검색해 봤거든요. 그랬더니 어제 3월 9일에 실제로 일본에서 꽤 먼 곳이긴 하지만 지진이 일어나긴 했더라고요.
진원지가 멀어서 일본 본토에는 크게 영향은 없었지만, 꽤 큰 규모였어요. 보통 대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으로 전진이 먼저 발생하잖아요. 그러니까 만약 성국의 꿈이 맞는다면, 어쩌면 아주 없을 가능성은 아니라는 거죠.”
[애덤, 나의 구세주였어!]전태국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소름이 돋는 듯 두 팔을 감쌌다.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좀 무서운데. 애덤, 우선 우리 내일 일본 가는 건 취소해요. 일본이야 가까우니까 다음에 가도 되니까요.”
“그래요, 윌리엄.”
“그럼, 제 문제는 다 해결된 거죠? 전 프레젠테이션 준비하러 나가볼게요.”
나가는 내 어깨를 전태국이 탁 잡았다.
“윌리엄, 왜요?”
“그래도 삼청동 이 선생은 만나자. 이 선생이랑 약속 잡기 어려운 거 알잖아.”
“윌리엄, 다른 속셈이 있는 거죠?”
삼전의 후계자가 이 선생과의 약속을 잡기 어려울 이유가 없었다.
“흠… 들켰네. 사실은 네 핑계 대고 진서 씨랑 궁합 보려고. 따로 약속 잡으면 집안에서도 알게 될 거잖아.”
“이미 삼전에서 궁합 봤을 텐데요.”
“내가 최근에 안 사실인데 진서 씨가 생일이 호적이랑 다르더라고. 그러니까 진짜 생일로 봐야지.”
“알았어요.”
나는 더는 말을 할 기운도 없었다.
띠링.
이때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민국이었다.
– 형, 요번 주 로또 번호 좀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