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55)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55화(355/576)
제355화
무함마드 빈 살라의 10대 초반의 딸이 민국이의 동영상을 좋아한다고?
나는 속으로 희미하게 웃었다.
[역시 <세븐즈>는 떡잎부터 남다르군.]무함마드 빈 살라는 얼른 딸의 사진을 다시 품에 넣었다.
“따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오늘 저를 보고자 하신 이유는 제가 투자하고 있는 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이야기죠?”
“물론이죠.”
무함마드 빈 살라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하지만 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를 나눠가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오일머니의 핵심이 되는 무함마드 빈 살라의 비위를 거슬러서 좋을 것도 없었다.
살다 보면 세상은 좁고, 언제 어떻게든 또 만나게 될 수도 있는 게 사람의 인연이었다.
나는 최대한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이야기드리는 게 아마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무함마드 빈 살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일머니가 투자를 시작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뚜벅이에게 포르샤를 선물해주겠다는 의미였다.
“저는 무함마드 빈 살라가 본 이런 아이돌 그룹에게도 앞으로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뭘 말하는 거죠?”
“아이돌 그룹에도 성장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 동생이 속한 이 그룹은 솔직히 한국 엔터테인먼트 계에서도 중소제작사에 소속된 상황이거든요.”
“저도 알아봤어요. 방무혁이라는 작곡가가 운영하는 제작사잖아요. 재정도 그렇게 좋지 않고, 이전에 걸그룹 파문으로 아직 제대로 데뷔한 그룹도 없더라고요. 동영상으로만 봐도 연습 상황이 많이 열악한 것 같던데요.”
“네…. 하지만 이 스토리가 이들이 성장할 때 가장 큰 디딤돌이 되어줄 것입니다.”
무함마드 빈 살라는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오일머니의 나라, 그곳에서도 왕족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무함마드 빈 살라에게는 당연한 반응일 지도 몰랐다.
무함마드 빈 살라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좋은 환경에서 연습하고, 비싼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으면 더 유리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성국 대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전 지금 이 그룹의 서사를 쓰고 있는 중이거든요. 중소제작사, 곰팡이 피는 지하의 연습 공간에서 데뷔를 위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시간.”
“근데 그거야 이들이 잘됐을 때나 서사가 되는 것이지. 망하면 아무 의미 없잖아요.”
“무함마드…. 이 그룹은 분명 잘될 겁니다.”
[내가 투자한 그룹이잖아!]* * *
문을 열고 나가자 기다리던 박성희 비서가 얼른 나에게 다가왔다.
“성국 군, 괜찮아요?”
“네… 나가서 이야기하죠.”
“도련님도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나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손으로 훑었다.
그만큼 무함마드 빈 살라와의 면담은 쉽지 않았다.
* * *
차에 타자, 전태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성국아, 무슨 이야기 했어? 알파에 투자하겠데? 아니면 ‘페이스 노트’?”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형, 먼저 연락할 데가 있어요.”
“어… 그래.”
나는 방무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방무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 성국아, 무슨 일이야?
“아저씨, 내일 오전 중에 민국이랑 연습생들 연습하는 거 볼 수 있을까요?”
– 연습이야 매일 하니까 상관없는데. 무슨 일인데?
“꼭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 그래…. 조금 있다가 연습실 가면 애들한테 말해둘게. 근데 도대체 보고 싶다는 사람이 누구야?
“내일 보시면 알 거예요.”
방무혁도 더는 묻지 않았다.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듣던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의 눈이 커질 뿐이었다.
“성국아, 무함마드가 민국이네 회사에 투자하고 싶대?”
“네….”
“대박! 우리 민국이 이제 오일머니로 고생 안 해도 되겠네!”
전태국은 마치 자신의 동생 일처럼 기뻐했다.
“제가 거절했어요.”
순간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성국아… 너 설마… 동생이 잘되는 것을 질투하는 건 아니지?”
“형, 저는 형 같지 않거든요.”
“근데 왜 거절했어?”
“오일머니가 들어온다고 해서 그 그룹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이때, 박성희 비서가 득달같이 끼어들었다.
“성국 군이 그 회자 투자자이기도 하잖아요. 만약 오일머니가 들어와서 성공한다면 성국 군의 파이가 작아져서 그런 거죠?”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 박 비서.]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전태국이 고개를 갸웃했다.
“성국아, 성공하려면 투자도 크게 해야 하는 거야.”
“형, 아이돌 그룹은 반도체가 아니에요. 물론 그렇다고 투자를 안 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전 민국이가 속한 그룹이 대한민국이라는 정체성을 가졌으면 좋겠거든요.”
“그게 뭔 소리야?”
전태국은 의아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서당 개가 알 리가 없지.]나는 전태국에게 찬찬히 설명을 시작했다.
“민국이가 속한 그룹은 외국인이 한 명도 없이 순수 한국인만으로 구성할 거예요.”
“성국 군, 요즘 남자 아이돌은 군대 문제도 있고 해외 진출 문제도 있어서 외국인 한두 명쯤 넣는 게 유행이잖아요.”
“그게 오히려 많은 문제를 일으키잖아요. 중국 멤버들이 뜨고 나면 바로 더 큰 시장인 중국으로 옮겨가 버리는 것은 일도 많고요. 군대 문제가 리스크이긴 하지만, 오히려 해외에서는 이런 특수 상황 때문에 이들의 존재를 더 유니크하게 볼 수도 있는 문제거든요.”
“하긴….”
전태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요즘에 애덤 따라서 여러 아이돌을 덕질하다 보니까, 좀 그런 게 보이긴 하더라.”
“전 민국이네 그룹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그룹으로 키울 거예요. 지금 당장은 조금 힘들어도 성공하면 아마 그게 더 큰 원동력이 돼서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거예요.”
박성희 비서가 고개를 저었다.
“성국 군은 저렇게 말할 때 보면 정말 앞날을 알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그렇게 할 거라고 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단 말이에요.”
“냅 둬. 성국이 꿈이 민국이를 국가대표로 만드는 건가 보지.”
[국가대표 그룹! 그게 민국이의 길이야!]* * *
지하 연습실은 아침부터 곰팡이 냄새와 남자 연습생들의 땀 냄새가 진동했다.
방무혁은 미리 나와서 민국이와 연습생들의 지도를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내가 들어서자 방무혁이 반갑게 맞았다.
“성국아, 어서 와.”
“아저씨, 아침부터 연습한 거예요?”
“어…. 애들이 요즘 열심이야. 데뷔조도 거의 확정됐고, 곡도 계속 받고 있거든. 이따가 우리 타이틀곡 정할 때 와서 너도 의견 내줘.”
“그래야죠.”
“근데 오늘 올 사람이 누구야?”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무함마드 빈 살라요.”
“어?”
방무혁의 작은 눈이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 중 한 명이에요. 어제 면담을 했는데, 딸이 민국이의 동영상을 보고 이미 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고 해서…”
방무혁은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투자하고 싶다고 해서?”
“사실은 제가 거절했어요.”
기대에 찬 눈빛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성국아, 그런 이야기를 지금 와서 하면 어떡해.”
실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아저씨, 전 민국이랑 친구들이 하는 이 그룹이 외국 자본 하나 없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거든요.”
내 설명에도 방무혁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렇다면!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돈 받기는 좀 꺼려지는 게 있어요. 무함마드 빈 살라가 왕족이긴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항상 왕위 계승 문제로 유혈 사태가 일잖아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왕족의 돈을 받았다가 괜히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요.”
나는 어느 정도 타당한 근거를 댔다.
물론 무함마드 빈 살라가 앞으로 대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방무혁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지… 이제 시작하는 애들인데, 그런 일에는 안 엮이는 게 좋지.”
“그럼요.”
“그래, 네 동생이 속한 그룹인데 어련히 네가 알아서 잘했을까 봐….”
[당연하지, 방무혁. 민국이도 밥값 제대로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때마침 음악이 끝나고 땀범벅이 된 연습생들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나는 미리 사 온 음료수를 연습생들에게 돌렸다.
민국이도 바닥에 널브러져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혀엉, 나도.”
나는 민국이게 가서 음료수를 내밀었다. 그리고 민국이가 손을 뻗는 순간, 음료수를 바짝 당겼다.
민국이의 얼굴이 짜증으로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형, 뭐 하는 거야?”
“민국아, 너 어릴 적에 첫 오디션 보기 전에 기억하지?”
“형이, 나 밥값 하라고 한 거?”
“응.”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그 이후로 밥값 한 기억이 형은 없거든.”
“나도 데뷔하면 곧 밥값 할 거야!”
민국이는 투덜거렸다.
“민국아, 오늘 그 밥값의 기회를 줄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는 각오로 춤추고 노래하란 말이야. 알았어?”
“치이… 알았어. 음료수 줘.”
나는 민국이에게 음료수를 내밀었다.
그러자 민국이는 음료수를 받으며 어린 시절 그때처럼 오른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밥값!”
* * *
무함마드 빈 살라는 삼전의 핸드폰으로 열심히 민국이와 연습생들이 춤추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곧 음악이 끝나고, 연습생들이 땀을 잔뜩 흘린 채 숨을 헐떡였다.
무함마드 빈 살라는 만족한 듯 박수를 쳤다.
“브라보!”
민국이와 연습생들을 베일을 쓴 낯선 외국인의 환호에 조금 당황한 듯 쭈뼛쭈뼛 서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얼른 무함마드 빈 살라에게 다가갔다.
“무함마드, 여기가 제 동생인 전민국이에요.”
“우리 딸이 정말 좋아해요.”
무함마드는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답했고, 민국이도 그동안의 어학연수가 아깝지 않게 영어로 능숙하게 받아쳤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팬이 있다니… 믿겨지지가 않아요.”
“앞으로 데뷔까지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민국이와 연습생들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참, 이건 제 작은 선물이에요.”
무함마드 빈 살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비서들이 큰 명품 가방 일곱 개를 들고 들어왔다.
“전성국 대표가 후원 대신 선물은 괜찮다고 해서 준비했어요. 오늘 이렇게 제 딸을 위해서 동영상을 촬영해주신 마음의 선물이라고 여겨주세요.”
연습생들은 얼떨떨한 얼굴로 모두 방시혁을 쳐다봤다.
“성국아, 이건 받아도 되는 거지?”
“그럼요. 오늘 밥값인데요.”
그 순간, 연습생들은 얼른 가방을 받아들었다.
* * *
나는 무함마드 빈 살라와 차에 같이 타서 호텔로 이동했다.
우리가 마저 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
“전성국 대표, 우리 딸에게 이런 귀한 선물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제가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무함마드, 우리 약속했잖아요.”
“물론이죠. 나는 이 동영상을 우리 딸에게 선물하고…. 훗날 이 연습생들이 세계적인 그룹이 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호를 개방해달라는 거 말이죠?”
“네, 무함마드.”
무함마드 빈 살라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잠시 짓더니 나를 쳐다봤다.
“성국… 근데 그건 나한테 부탁할 게 아니라, 정치적인 실권자에게 부탁해야 할 말 같은데요.”
“저는 무함마드가 그렇게 될 것 같거든요.”
무함마드 빈 살라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전성국 대표는 진짜 예언자인가요?”
“아니요. 저는 그 사람의 욕망을 조금 읽을 뿐이에요.”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무함마드 빈 살라가 손을 내밀었다.
“전성국 대표, 전 은혜는 결코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읽으셨다니, 그 말도 꼭 기억해두겠습니다.”
나는 무함마드 빈 살라의 손을 꼭 잡았다
* * *
무함마드 빈 살라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메시지가 왔다.
전태국이었다.
무슨 일이지?
– 성국아, 민국이 동영상이 지금 너튜브 중동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야!
이렇게 <세븐즈>의 역사가 시작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