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35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358화(358/576)
제358화
– 사우디아라비아 최종적으로 대한민국 삼전에 투자 확정!
–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를 이끈 주역은 전성국 대표!
나는 아침 뉴스를 보면서 김미소 비서가 내민 문벅스의 아메리카노와 라떼 중 하나를 고르고 있었다.
이때, 김미소가 라떼를 내밀었다.
“대표님, 고민은 그만하시고 라떼부터 드시는 게 어떨까요?”
“그러죠….”
전태국이 미국에 간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삼전의 김미소는 전태국보다 나를 철저하게 관리했다.
문득, 나는 김미소를 올려다봤다.
“김미소 비서님.”
“네, 대표님.”
“혹시 전재형 회장님께도 따로 지시받은 사항 있으신가요?”
[뭐, 나를 감시하라든가….]김미소는 이름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전재형 회장님께서 따로 지시받은 사항은 딱 하나 있습니다.”
“뭔가요?”
“전성국 대표님을 보필하는데 필요한 법카의 한도는 없다. 이 지시사항 하나입니다.”
[그런 것 치고는 매번 문벅스인데….]어쨌든 전재형 회장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사람들은 재벌이라고 하면 억쯤은 평범한 사람들이 디저트 사 먹을 때 쓰는 돈쯤일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미용실 가서 펌 하고 비싸다고 깎는 재벌도 있다.
“김미소 씨,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죠?”
“오늘은 월요일이라 오전 10시에 알파 전체 회의가 있고요. 그 이후에 점심 식사. 그리고 오후에는 ‘페이스 노트’와 너튜브 아시아 지부 회의가 연달아 예정되어 있습니다.”
“회의 내용은요?”
“첫 번째, 애덤과 샘의 띡똑 관련 진행 상황 전체 직원 브리핑. 두 번째, ‘페이스 노트’ 아시아 확대 전략 관련 양철수 아시아 지부 대표님의 브리핑. 마지막으로, 최근 이슈인 너튜브 19금 논란 및 자체 제재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김미소는 깔끔하게 오늘의 회의 일정에 대해서 정리를 했다.
“점심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식사는 뭐로 준비할까요?”
“오늘은 애덤, 샘과 함께 먹을 테니까. 저보다는 두 사람 위주로 도시락이든 식당이든 섭외해주세요.”
“오늘 길에 두 분께 메시지로 물어본 결과, 두 분 모두 김치찌개를 원하셨습니다.”
애덤과 샘은 정말 나보다 더 한국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럼, 자주 가는 집으로 예약 부탁해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대표님, 이건 삼전 비서실 통해서 온 초대장이거든요. 한번 보시죠.”
무슨 초대장이지?
초대장은 핑크색 화사한 색깔이었다. 거기다 요란한 생화까지 곁들여진.
한 마디로 돈으로 바른 초대장이었다.
순간, 미간이 구겨졌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것에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쓸 사람이 딱 한 명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초대장을 열었다.
– 성국아, 나 미진이야.
정말 예상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바로 전미진이었다.
– 오는 5월 셋째 주 월요일이 우리 성년의 날이잖아.
[이렇게 되면 나도 드디어 60년을 꽉 채워 산 것인가.]나는 심드렁한 얼굴로 초대장을 읽어 내렸다.
–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삼전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작은 파티를 열기로 했어.
성국아, 유치원 동창들도 많이 오니까, 너도 참석해서 성년의 날을 같이 하길 바랄게. 드레스코드는 미드 <가십걸즈>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바로 전미진의 초대장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김미소가 내 눈치를 살폈다.
아무래도 김미소도 이 초대장이 뭔지 아는 듯했다.
“대표님, 미진 아가씨가 보낸 초대장인데, 안 가실 예정이실까요?”
“네, 혹시 삼전 비서실 측에서 연락이 오면 개인 일정이 있어서 참석 불가라고 말하세요.”
“그렇게 말하긴 하겠지만, 사실 미진 아가씨가 개인적으로 저에게도 연락을 해서요. 전성국 대표님 꼭 이번 성년의 날 파티에 오게 하라고요.”
나는 미간을 구긴 채 김미소를 올려다봤다.
“김미소 비서님, 혹시 전미진 담당이세요?”
김미소는 엷은 미소를 띠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미진 아가씨가 한국에 들어와 계실 때,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미진 지금 뉴욕에서 대학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근데… 왜 굳이 이 5월에 한국에 들어와 있는 거죠?”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미진 아가씨가 작년에 학업 성취가 부진해서 1년 휴학을 결정하셨습니다. 성년이 되는 올해는 특히 전성국 대표님이랑 한국에서 같이 있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셔서 급하게 며칠 전에 귀국하신 것으로 압니다.”
전미진은 정말 여전히 머리는 나쁘고 허영으로 가득 찬 존재였다.
[전태국 하나 챙기기도 바쁘다고. 전미진까지 챙길 여력은 없다고.]더군다나 전미진은 전생의 오빠인 나를 남자로 보고 있었다.
그건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김미소 비서님, 저는 성년의 날에 별 의미가 없고요.”
[인생 두 번 사는데, 성인이 되는 게 뭐 대수인가….]“혹시 약속이 있다고 해도 그건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약속일 것입니다. 파티에는 참석하지 않을 겁니다.”
“네, 전성국 대표님의 뜻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하지만 비서로서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죠.”
“미진 아가씨의 성년의 날 파티는 생각보다 인맥 형성에 매우 유리한 자리입니다. 전성국 대표님이 나오신 삼전 유치원 특별반 동창들 모두 참석하기로 한 상태이고요. 정재계의 2세나 3세쯤 되는 20대 청년들이 모두 참석할 자리입니다. 정리하자면 대한민국을 이끌 차세대 정재계 거물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고 여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미소 비서님, 죄송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정재계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 단지 군대를 위해서 대한민국에 있는 상황이라는 거 아시죠?”
“아하….”
김미소는 그제야 이해한 듯한 얼굴이었다.
“죄송합니다.”
“김미소 비서님, 저는 삼전의 직원이 아닙니다. 삼전과 저는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걸 명심해 두세요.”
“네, 대표님.”
* * *
“역시 성국, 점심에는 이렇게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먹어줘야 기운이 난다니까요.”
애덤은 이미 밥을 두 그릇째 먹고 있었다.
“애덤, 띡똑 개발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것 같아요.”
“성국….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애덤, 이제 나보다 더 한국 사람 같은데….]이때, 옆에서 샘도 거들었다.
“성국, 띡똑이 동영상 공유 SNS잖아요. 단순히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림과는 차원이 좀 달라요. 아무래도 속도가 빨리 붙지는 않을 거예요.”
“알았어요. 일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점심 먹죠.”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방무혁 대표였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아저씨, 어쩐 일이세요?”
– 성국아… 의논할 일이 있어서.
“뭔데요?”
– 삼전 그룹에서 5월에 무슨 파티 하는데, 민국이 그룹을 초청했어.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그룹을 초청했다고요?”
– 응. 민국이네 연습하는 너튜브 봤다고. 와서 무대 좀 해달라고 하는데…. 아직 데뷔도 전인 아이들을 이런 무대에 세워도 되나 싶어서. 그리고 정확히 무슨 파티인지도 이야기를 안 해주네.
내가 거절하자 전미진이 민국이에게 마수를 뻗친 모양이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흠… 걱정도 되긴 하지만, 연습생들에게 무대를 경험시켜 줄 기회라서 좋은 것도 있고. 거기다 행사비도 많이 주더라고….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그 행사비라도 너무 감사할 지경이라….
“저도 초대장을 받았는데, 전재형 회장님의 딸 성년식 행사일 거예요. 저랑 유치원 동창이거든요.”
– 아하, 그런 거야?
“오픈 파티는 아니고 초대된 사람들만 오는 것이니까, 사진 촬영 금지라든지. 그런 조건 걸고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 근데 말이야….
방무혁은 조금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다.
– 조건에 민국이는 물론이고, 너도 같이 와야 한다는 거야.
“뭐라고요?”
– 그게 나도 이상해서…. 넌 이미 초대도 받았잖아.
“제가 거절했거든요.”
– 아하, 그럼 널 오게 하려고 민국이네 그룹을 초대한 건가?
전미진은 정말 뻔히 보이게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아저씨, 민국이랑 연습생들 반응은 어때요?”
– 다들 너무 가고 싶어 해. 맨날 연습실에서 동영상 찍고 하니까, 이런 무대에서 한번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모양이야. 거기다 행사비도 많이 주고….
어쩔 수 없군.
“아저씨, 그럼 승낙하세요.”
– 근데, 성국아 진짜 괜찮겠어?
“그럼요.”
[그냥 몇 시간 전미진을 참아주기만 하면 되고… 나도 다 생각이 있다고.]* * *
“내가 왜 전미진 성년식 파티에 가냐고!”
전태국은 짜증 난 어투로 소리를 질렀다.
이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미워하는 사이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전태국과 전미진일 것이다.
미국에서 귀국한 전태국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공부도 못해서 휴학한 주제에 한국까지 와서 성년식을 한다고! 진짜 전미진 가지가지 오만가지 한다.”
[전태국, 그건 네가 할 말이 아닌 것 같은데. 너 대학 내가 졸업시켜 줬잖아.]“그런 데다가 너도 초대하고, 민국이네 그룹까지? 하아. 정말 기도 안 차네.”
“형, 저도 이해가 안 되지만 우선 민국이네 그룹이 어렵잖아요. 이런 무대에서 용돈이라도 벌고, 그리고 무대에 서서 자신감도 키울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요.”
“근데, 성국아…. 나는 왜 같이 가재? 난 전미진이 드레스 입고 <가십걸즈> 놀이하는 건 봐줄 수가 없거든.”
“형, 형 동생이 저를 옵션으로 끼워 넣었거든요. 전 동생을 위해서 가야 할 것 같은데.”
“설마… 성국아, 너 전미진 방어막으로 날 이용하려는 거야?”
[서당 개, 눈치가 제법이야?]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전미진의 성년의 날을 평생 기억하게 해주겠어. 감히 우리 성국이를 탐내! 주제도 모르고!”
역시 이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미워하는 것은 물려받을 게 많은 재벌가 남매였다.
나도 저번 생에서 전태국과 전미진이 이 세상에서 제일 싫었다.
* * *
삼전 호텔의 다이아몬드 홀은 입구부터 수많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초대장을 철저히 검사하는 안전 요원들이 보였고, 눈에 익은 정재계의 젊은 피들이 속속 그들의 파트너 혹은 혼자서 입장하고 있었다.
전태국은 마치 전투라도 하러 가는 얼굴로 옷깃을 매만졌다.
“성국아, 너도 슈트 입으라니까.”
나는 일부러 평상시에 즐겨 입는 후드티 차림으로 파티에 왔다.
“미드 <가십걸즈> 콘셉이잖아요. 저는 거기서 브루클린 출신 가난한 학생 콘셉이거든요.”
이때, 방무혁이 민국이를 비롯한 <세븐즈> 멤버들을 모두 데리고 등장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멤버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혀엉! 형, 정말 우리 여기서 무대 하는 거야?”
“응. 몇 곡 준비했어?”
“커버곡 세 개.”
“그래, 연습 삼아 편하게 해.”
“응, 형!”
그리고 내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 두 명이 뒤이어 걸어왔다.
“오빠아아아!”
“성국아….”
“엄마, 오늘 민국이 처음 무대 서는 날이잖아요. 엄마도 보셔야죠.”
바로 지희와 엄마였다.
우로 전태국, 그리고 좌로 지희와 엄마라면 전미진이 어떤 수를 써도 내 곁에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 들어가시죠.”
* * *
파티장에 들어서자 어울리지 않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전미진이 나를 보자 환호하며 다가왔다.
“성국아!”
그 순간, 우의 전태국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전미진, 너는 오빠한테 먼저 인사를 해야지.”
역시 전태국!
전태국을 데리고 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하지만 전미진은.
“오빠, 가족끼리 왜 이래.”
전태국을 가뿐히 밀어버렸다.
그러곤 다시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성국아, 너 정말… 너무 멋있다. 와, 키가 얼마야. 얼굴은 또 왜 이렇게 잘생긴 거야. 진짜… 성국아, 네가 유치원 때 나 좋다고 쫓아다닌 거 기억하지?”
[어디서 약을 파시나? 나 유치원 때 다 기억하고 있어. 전미진, 그때도 네가 나 좋다고 했지.]“미진아, 기억의 왜곡이 있는 것 같은데. 병원 좀 가봐.”
“어머, 이렇게 쌀쌀맞기는. 성국아, 우리 오늘 성년의 날이잖아. 알지? 꽃과 향수 그리고…. 키스 말이야.”
이때, 내 앞을 지희가 딱 가로막았다.
전미진이 있는 힘을 다해서 지희를 밀어버리려고 했지만, 지희는 꼼짝도 하지 않고 버텼다.
“이 꼬맹이는 누구야? 난 이런 어린 애 초대한 적 없는데….”
“저 성국이 오빠 여동생이에요.”
순간 전미진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상냥한 말투로 지희를 달랬다.
“어머, 네가 성국이 동생이구나. 지희야, 니네 오빠랑 오랜만에 만나서… 포옹하게 좀 비켜줄래? 포옹은 외국에서는 그냥 인사야.”
“치이.”
지희는 콧방귀를 끼더니 내 앞에서 물러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전미진은 다시 한번 있는 힘을 다해서 지희의 어깨를 밀었다. 끄응-그때, 지희의 어깨를 잡은 전미진의 손을 탁 감싸는 누군가가 있었다.
전미진은 신경질 난 얼굴로 그 사람을 쳐다봤다.
“뭐야.”
“나, 성국이 엄마예요. 아가씨가 지금 억지로 밀려고 하는 애는 제 딸이고요.”
전미진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가씨, 우리 딸 몸에서 손 떼죠.”
“어, 어머님~ 제가 몰라 뵙고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성국이랑 인사하려고요.”
엄마는 내 앞을 딱 가로막더니, 전미진을 내려다봤다.
“아가씨, 동창끼리 오랜만에 만났으니 반갑겠지만 여긴 대한민국이잖아요. 보는 눈도 많고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세요!”
“아… 네, 어머님.”
나는 얼른 엄마를 향해서 엄치를 치켜세웠다.
[엄마,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