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407)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407화(407/576)
제407화
전태국은 머리가 지끈거린다면서 샴페인을 더 마셨다.
“후계 구도가 흔들린다는 말이 무슨 말이야, 성국아?”
“그냥 아버지를 너무 믿지 말라고요. 전재형 회장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는지 아시잖아요.”
그 순간, 전태국의 눈이 커졌다.
“성국아, 네가 우리 아버지의 역사를 어떻게 알아?”
“그거야….”
[내가 전생에 삼전의 후계자였으니까 잘 알지!]“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 많이 읽었어요. 전주신 회장님도 만만치 않은 분이시던데요. 전재형 회장님을 신임하시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더라고요.”
“할아버지 정말 장난 아니시지. 아버지를 후계자로 미시면서도 계속 시험하셨거든. 설마… 아버지도 그러시려는 건가…. 미진이랑 나랑 두고….”
“암튼 확실한 건, 형은 이제 어머니 라인을 타면 안 된다는 거죠.”
“왜?”
“이 이혼 소송은 결국, 전재형 회장님이 이길 테니까요.”
나는 장담했다.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장담할 수 있었다.
“에휴… 정말 집안사를 기사를 통해 듣고… 미국 도착하면 엄마랑 아버지한테 전화 돌려봐야겠어.”
전태국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만지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나는 바뀐 삼전의 미래가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이혼이라… 이건 예상치 못한 거였어, 전재형 회장.]* * *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긴 것은 마크였다.
“성국! 태국! 애덤! 샘!”
마크는 환한 얼굴로 우리의 이름을 불렀다.
“마크, 환영 인사를 생략하고 얼른 호텔로 가자. 띡똑 프로그램 모니터하고 싶어.”
“성국, 넌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어. 어떻게 만나자마자 일 이야기야?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같은 인사말 좀 해야지.”
“마크, 우리 사이에 무슨 인사말이야.”
“하긴….”
마크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우리를 안내했다.
“성국, 발표가 모레지?”
“응.”
“준비는?”
“우리야 항상 완벽하지. 반응은 그 이후의 문제이고….”
띡똑은 완벽했다.
다만 아직 이 SNS를 진행할 환경이 제대로 형성 안 된 게 문제일 뿐.
“모레 발표만 끝나면 좀 시간 괜찮아? 미미가 저녁 먹으러 오라는데. 참, 성국… 나 요즘 한국 요리 실력 진짜 많이 늘었어.”
“마크, 미안한데. 나 빼고 애덤이랑 샘 그리고 태국이랑 먹어.”
“너는 왜?”
“나는 발표 끝나자마자 바로 LA로 가야 할 것 같아.”
“LA는 왜?”
“데니스 영화 오디션 보는데 합류하게.”
마크의 두 눈이 커졌다.
“성국, 나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데니스 영화가 투자할 만한 영화야? 데니스의 능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네가 투자한다고 하니까 궁금해서.”
“마크, 내가 돈 안 되는 일에 투자하는 거 봤어?”
“그렇긴 한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잖아.”
[마크, 지금 나보고 원숭이라고 하는 거야?]내가 쏘아보자 마크가 배시시 웃었다.
“너라고 항상 성공할 수는 없잖아. 그리고 출장 온 거긴 하지만, 짬 내서 내 요리 솜씨 평가도 좀 해줘. 혹시 알아? 내가 알고 보니 요리에 엄청난 재능을 가졌을지.”
나는 마크의 어깨를 꽉 잡았다.
“마크, LA 다녀와서 피터랑 다 같이 나스닥 상장하는 거 이야기하자고.”
“그래, 그때 내 요리 솜씨를 뽐내면 되겠네.”
마크는 여전히 낙천적으로 웃었다.
* * *
– 원숭이 나무에서 떨어지다!
– SNS의 제왕 전성국 대표의 새 SNS 띡똑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 완성되지 않은 미완성품을 들고나온 것 같다는 반응에 전성국 대표는 우리의 SNS는 완벽하지만, 아직 과학 기술이 따라오지 못한 것뿐이라며 애써 변명!
– 전성국 대표, 제발 있는 것이나 잘하길…. 이라는 전문가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 프레젠테이션장에서 쓸쓸히 내려가는 전성국 대표의 뒷모습!
내가 프레젠테이션장을 내려가는 뒷모습이 IT 관련 기사들의 메인을 장식했다.
쓸쓸하지도 않았고, 그저 담담히 내려왔을 뿐인데 기자들은 마치 내가 실패라도 한 듯이 기사를 써 내려갔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두고 보라고… 몇 년 후에는 다들 이 기사 쓴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어질 테니까….]나는 태연하게 커피를 마셨다.
세 시간 후면 나는 데니스의 영화 오디션을 위해서 LA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뒤늦게 샘과 애덤이 아침을 먹기 위해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 모두 눈두덩이가 심각하게 부어있었다.
샘과 애덤이 쭈뼛쭈뼛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성국….”
[정말 다들 걱정하지 말라니까.]“애덤, 샘….”
나는 두 사람의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두 사람은 퉁퉁 부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애덤, 샘. 걱정 말아요. 내가 말했잖아요. 난 절대 실패하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요.”
“그래도… 이렇게 혹평받는 건 처음이잖아요. 나랑 샘이 잘못한 것 같고… 연봉도 올려줬는데.”
“애덤, 샘. 난 그만큼 두 사람을 믿는 거예요.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까, 두 사람은 오랜만에 미국에 왔는데 가족도 보고 좀 쉬고 돌아와요.”
“우리가 그럴 염치가 없어요.”
샘이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걱정 말아요. 난 LA 가봐야 해서 곧 일어나야 해요. 두 사람은 식사도 천천히 하고요. 오랜만에 먹는 전통 미국 음식이잖아요.”
나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두 사람을 위로했다.
띡똑의 시작은 초라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것이라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인지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를 모르는 애덤과 샘이 우울한 것이야 당연했다.
심지어 산처럼 쌓인 베이컨을 보고도 둘 다 입에도 안 대고 있었다.
[정말 미래를 안다고 할 수도 없고!]“애덤, 샘. 이런 혹평도 듣는 거죠. 너튜브도 그랬잖아요? 그리고 혹평 기사들 찬찬히 보니까 우리가 지나친 문제점들도 보이니까 한국 가서 그거 고칠 생각들이나 해요.”
“그래야죠.”
“그리고 제발 좀 먹고 놀아요! 그동안 열심히 일했잖아요! LA 다녀와서 두 사람이 얼마나 놀았는지 확인할 거예요!”
나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애덤은 성국이 떠나고 난 뒤에도 커피만 마실 뿐 빵 한 조각 입에 대지 않았다.
“샘, 성국이 우리가 기죽어 있으니까, 애써 오버하는 거 같지?”
“애덤도 그렇게 느꼈어? 내 생각도 그래.”
샘도 좋아하는 베이컨을 앞에 두고 한 조각도 다 먹지 못했다.
“애덤, 우리 성국한테 연봉이라도 좀 깎자고 할까? 어제 우리 프레젠테이션 끝나고 나온 평가 봤잖아. 개발자는 우리인데, 욕은 성국이 먹는 것도 미안하고.”
“난 정말 성국이 이렇게 의연한 게 대단한 것 같아. 혹평도 혹평이지만, 이제 성국의 시대는 갔다. SNS 제왕도 어쩔 수 없다는 등. 정말 그런 기사까지 나오고.”
애덤과 샘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샘, 성국 돌아오는 대로 우리 연봉 깎자고 이야기하자. 어때?”
“나도 그 생각이야.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되겠어.”
두 사람은 그러곤 천천히 베이컨을 먹기 시작했다.
* * *
LA 공항에 도착하자 데니스가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성국, 여기야!”
안 본 사이 데니스의 얼굴은 좀 더 밝아졌다.
“데니스, 영화 들어간다니까 얼굴이 좋은데?”
“좋죠, 투자자님. 그런데 정말 이렇게 짜게 구실 겁니까? 배우들도 죄다 신인이고, 감독이 아주 힘이 듭니다.”
데니스는 우는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나는 더 우는소리를 해야지!
“데니스, 내 기사 못 봤어? 띡똑 지금 아주 기자들이 난도질하고 있어. SNS 제왕 전성국의 시대도 끝이 났다. 이런 기사가 지금 1분에 하나씩 올라오고 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영화에 투자를 과감하게 할 수 있겠어?”
“정말 말이라도 못하면. 그래도 성국! 이 배우는 꼭 잡았으면 좋겠어.”
데니스의 얼굴이 다시 상기됐다.
“지휘자 역할 말하는 거지?”
“응. J.J. 시몬스라고 나름 유명한 배우인데. 정말 이 역할을 꼭 했으면 좋겠어. 1차 오디션 봤을 때 느낌이 팍 왔거든.”
“J.J. 시몬스. 왠지 이름부터 느낌이 오는데….”
나는 괜히 농담을 던져봤다.
J.J. 시몬스는 이 영화에서 명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까지 받는다.
“근데 문제가 있어.”
데니스의 목소리가 금방 풀이 죽었다.
“무슨 문제?”
“J.J. 시몬스가 다른 영화랑 스케줄이 겹치기도 하고… 솔직히 우리 영화가 너무 저예산에다가 내가 신인 감독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좀 걱정이 되나 봐.”
“흠… 투자자인 내가 한번 만나 봐야겠는걸. 그래도 2차 오디션까지 온 거 보면 이 역할에 흥미는 있다는 말이잖아.”
“그렇긴 한데. 에이전시 측에서는 엄청 반대하거든. 마블 영화에 조연이지만, 캐스팅 제의가 와서….”
“우선 가보자.”
데니스는 조금 침울한 얼굴로 앞장섰다.
J.J. 시몬스 같은 배우가 신인 감독의 영화를 선택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필요했다.
돈이든가, 명예든가!
* * *
데니스의 오래된 차를 타고 오디션장으로 가는 중에 데니스가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데니스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네… 알겠는데요. 혹시 그 오디션 끝나고, 우리 오디션 올 수 있는지 확인 좀 해주세요. 우리는 충분히 기다릴 시간이 있다고요.”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오디션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전화를 끊은 데니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성국… 우선은 J.J. 시몬스 없이 2차 오디션 진행해야 할 것 같아.”
“J.J. 시몬스 빼고는 2차 오디션에 올라온 배우가 몇 명이야?”
“그래봤자, 두 명 더 있어.”
“J.J. 시몬스는 왜 못 온대?”
“아까 말한 마블 영화사에서 오디션을 오늘로 바꿔버렸대. 아무래도 에이전시 쪽에서 장난친 것 같아. J.J. 시몬스가 우리 영화에 관심 있어 하니까, 혹시 마블 대신 이거 하는 거 아닌가 해서. 돈은 솔직히 저쪽이 더 줄 거잖아.”
“흠…. 데니스 혹시 우리 오디션 시간 늦추고, 마블 영화 오디션 언제 어디서 하는지 알아볼 수 있어?”
“J.J. 시몬스만 그 마블 오디션 가는 건 아닐 거야. 내가 다른 에이전시 통해서 알아볼게.”
데니스는 급히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번의 전화 끝에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다.
“성국, 그 마블 영화 오디션이 2시간 후에 스튜디오에서 있나 봐.”
“2시간이라… 그 시간이면 충분하지. 데니스, 그쪽으로 차 돌리고… J.J. 시몬스에게 직접 연락해서 딱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
데니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다고 뭐가 될까? 이미 에이전시 쪽에서 강력하게 미는 것 같은데.”
“그리고 덧붙여. 투자자인 내가 직접 만나고 싶어 한다고.”
아직 미국에서는 데니스보다 내가 더 유명한 상태였다.
데니스는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바로 연락할게!”
* * *
“J.J. 시몬스가 오디션 전에 딱 10분 정도 시간 낼 수 있다고 했어.”
데니스의 간절한 부탁에 시간을 내준 것을 보니 J.J. 시몬스도 이 영화에 아예 흥미가 없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데니스의 차는 약속 장소인 마블 스튜디오 근처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이미 도착한 J.J. 시몬스가 대본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후드티를 매만지면서 J.J. 시몬스에게 걸어갔다.
J.J. 시몬스는 나와 데니스를 한눈에 알아보고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여깁니다!”
“안녕하세요, 이 영화의 투자자인 전성국이라고 합니다.”
“영광이네요. 저도 ‘페이스 노트’ 사용자거든요.”
우리는 악수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얼른 J.J. 시몬스가 읽고 있는 대본을 봤다. 데니스의 영화 <채찍>이었다.
“J.J. 시몬스 씨, <채찍> 재미있죠?”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라는 건 인정하죠. 하지만….”
나는 J.J. 시몬스의 말을 기다리다 먼저 물었다.
“신인 감독에 저예산이라 망설이시는 거죠?”
“네, 정확합니다. 좋은 대본은 많아요. 하지만 망치는 연출도 많거든요.”
J.J. 시몬스의 걱정이 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J.J. 시몬스 씨, 제가 제안 하나 드릴까 하는데요. 듣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러죠.”
“J.J. 시몬스 씨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못 받는다면, 출연료의 10배를 제가 배상하는 조건을 계약서에 넣으면 어떨까 싶은데요.”
내 말에 데니스도, 그리고 J.J. 시몬스도 모두 놀랐다.
그리고 나는 태연하게 팔짱을 끼고, J.J. 시몬스의 대답을 기다렸다.
[J.J. 시몬스, 이제 결정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