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41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418화(418/576)
제418화
진성균 대표의 은밀한 비밀.
나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김미소 비서가 나를 응시하는 게 느껴졌다.
“대표님, 혹시 진성균 대표님에 대해서 뭐 아시는 게 있으신가요?”
“그냥 최측근부터 알아보는 거죠. 아는 것은 없습니다. 김 비서님, 뭐든 이용해서 운전기사부터 우선 포섭해주세요.”
나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저번 생에서 말이야… 내가 진성균을 어떻게 잡았는지 알면 다들 기절할 거야.]저번 생에서 진성균은 철의 여인을 등에 업고 나를 공격한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이유는 뻔했다.
진성균의 가족이 도우미와 운전기사에게 갑질한 상황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돌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터질 일이라고 여겼다.
철의 여인과 달리 진성균은 겉에서는 고상한 척하고, 뒤에서는 누구보다 상스러운 사람이었다.
나는 삼전의 이미지와 여론을 생각해서 적당히 제성일보의 광고를 중단했다.
아무리 혼맥이라고 해도 적당히 거리를 둘 때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성균은 어떻게 조카가 삼촌 회사에 광고를 끊냐면서 삼전에 대한 공격성 기사를 내고 내 뒷조사를 시작했다.
물론 곧 들켰고, 나는 오히려 차 안에서 일어난 일이 운전기사 갑질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언론에 흘리진 않았다.
진성균의 약점으로 적당히 타협점을 찾고, 제성일보는 삼전에 대한 공격성 기사를 그 이후에 한 번도 내지 않았다.
[진성균, 이번 생에서는 갑질보다 더 큰 게 터질 각오나 해.]* * *
나는 직원들에게 회사 이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 했다.
그동안 삼전 본사에서 삼전 직원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으면서 일한 직원들에게는 아쉬운 일일 수 있었다.
회의 시간에 모두 살짝 긴장한 게 엿보였다.
전재형 회장이 알파의 지분을 모두 나에게 넘긴다는 뉴스를 모를 리가 없었다.
“다들 아마 이미 소문으로든, 공식적인 뉴스든 들어서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샌프란시스코 IT 박람회에서 띡똑은 솔직히 그렇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꽤 마음에 들더라고요.”
직원들은 쥐 죽은 듯 조용히 내 말을 들었다.
“시기상조. 아직 때가 아니라는 의미이고, 기다리다 보면 때는 오는 것이라는 말이잖아요. 아직 띡똑을 자연스럽게 구동할 환경이 아닐 뿐이지, 곧 그 시기는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오히려 띡똑에 대한 확인을 받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도 있습니다.”
그 말에 쥐 죽은 듯 조용했던 직원들의 얼굴은 긴장 모드로 바뀌었다.
“먼저 말씀드리면 감원이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 이 인원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밝혀두고요. 그동안 저희에게 투자해주었던 삼전이 손을 떼면서, 아무래도 저희가 다른 사옥으로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 말에 직원들은 오히려 안심하는 눈치였다.
“대표님, 그럼… 다른 건 변동사항이 없나요?”
“삼전 본사에서 먹던 식사는 앞으로 제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게 제일 아쉽네요.”
안심한 직원들이 긴장을 푸는 게 보였다.
“대표님, 그럼 이전할 사옥은 정해졌나요?”
“아직이요. 하지만 곧 정해질 예정입니다.”
나는 구수영 회장의 제안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효진 그룹의 사외 이사 자리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박람회 때문에 다들 고생 많이 한 거 압니다. 앞으로도 평상시처럼 근무해주시면 되고요. 제가 오늘 애덤에게 카드를 줄 예정이니, 회식 한번 하시죠.”
“어… 대표님은 안 오시나요?”
“오늘만 빠질게요. 가족 일이라서요.”
나에게 지금 최우선 과제는! 바로 민국이의 데뷔였다!
* * *
김미소 비서가 은밀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대표님, 운전기사 포섭 완료했습니다.”
“김미소 비서님, 회의실에 저희 둘밖에 없는데. 이렇게 은밀하게 속삭이실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
“아, 그러네요.”
김미소 비서는 배시시 웃더니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운전기사가 생각보다 쉽게 포섭됐습니다. 알아보니까 진성균 대표, 운전기사가 거의 반년에 한 번씩 바뀌더라고요. 복지 혜택이나 페이도 좋은 편인데도요. 그런 거 보면 분명 문제가 있는 거죠.”
“안 봐도 보이는군요.”
“현재 운전기사분에게는 차후에 다른 일자리 약속드리고 증거 수집 부탁드렸습니다. 이야기 들어 보니 막말은 기본에, 자기 기분 나쁜 날은 구두를 벗어서 머리를 때린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가지가지 오만가지 하는 놈이군.]“그것만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우선 제가 있는 대로 다 수집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고 하는데요.”
“뭔가요?”
“종종 목요일 밤이면 한적한 한강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달라고 한다고 합니다. 혼자 있고 싶다면서 한 시간 정도 운전기사분에게 밥 먹고 오라고 하고요.”
[역시 이번 생에서도 지 버릇 개는 못 줬군, 진성균.]그렇다면.
“몰래카메라 준비할 수 있을까요?”
“이미 제가 녹음과 몰래카메라 설치 부탁드렸습니다.”
김미소 비서는 첩보에 재능이 꽤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기억해 둬야겠어….]“목요일 밤, 몰래카메라에 뭐든 담기면 바로 저에게 전달해달라고 하세요. 사례는 충분히 하겠습니다.”
“네, 대표님.”
김미소 비서는 약간 들뜬 발걸음으로 회의실을 나섰다.
왠지 이 상황을 김미소 비서도 즐기는 듯 보였다.
* * *
방무혁 대표는 앨범 발매가 이제 세 달도 안 남았는데, 데뷔 무대도 못 잡았다고 의욕을 상실한 얼굴이었다.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었다.
“아저씨, 너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죠.”
“너튜브? 민국이랑 애들이 너튜브 동영상으로 이미 알려지긴 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별로 인지도가 없잖아. 남자 아이돌은 솔직히 음원보다는 음반 판매가 많아야 하는데, 국내 인지도가 바닥인데….”
[방무혁, 무슨 소리야! 이게 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세븐즈>의 앨범이 국내에서만 팔릴 거라는 생각을 버려!]답답했지만, 말해봤자 소용없는 미래였다.
“아저씨, 뭐든 해야죠. 데뷔 무대는 제가 곧 잡아볼게요.”
“우리도 계속 방송국 컨택은 하고 있어. 안 돼서 문제지.”
아직도 철의 여인 입김이 강력하긴 한 모양이었다.
[철의 여인, 지금을 즐기라고…]“아저씨, 민국이랑 애들 안무 연습 영상 계속 찍어서 올려 보세요. 종종 노래하는 영상도 올리고요.”
“그래… 지금은 그것밖에 할 게 없네. 애들한테는 데뷔 무대 못 잡았다는 말도 못 했어. 우선 그런 거라도 해서 애들 상심하지 않게 해야겠어.”
방무혁은 조금 처진 어깨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연습실로 가는 방무혁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말이 있다.
이게 <세븐즈>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민국이도 아마 훗날에는 이날의 고생을 사연팔이 하겠지?]어쩌면 우리 가족은 태생적으로 고생과 사연팔이가 숙명인지도 몰랐다.
* * *
금요일 점심 메뉴는 특이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장어덮밥이 나온 것이다.
나는 옆에 선 전태국을 쳐다봤다.
“형, 형이 장어덮밥 먹고 싶다고 했어요?”
“응.”
“근데 이건 단가가 너무 비싸잖아요.”
“그래서 너랑 내 것밖에 없어.”
[전태국, 이건 직권남용이지?]전태국은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너랑 나랑 이렇게 밥 같이 먹을 날도 얼마 안 남았잖아.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해.”
“형, 저는 그냥 주는 대로 먹을게요.”
“하아… 이제 나는 누구랑 밥 먹냐?”
“임원들이랑도 좀 친해지세요. 직원들이랑도 소통의 장 이런 거 만들어서 같이 밥 먹으면서 대화하고요. 형은 삼전의 후계자잖아요. 일반 직원들과의 시간도 중요해요.”
“그래야겠네. 소통의 장… 그거 한번 해보지, 뭐.”
“형, 이제 곧 부회장 되면 출장 많아서 본사에서 밥 먹을 일도 별로 없을 거예요.”
이 말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삼전의 부회장 일정은 살인적이었다.
이때, 김미소 비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김미소 비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 대표님, 드디어 걸려들었습니다! 어제 마침 또 한강공원 주차장에 갔다고 합니다. 몰래카메라에 적당히 담겼고, 운전기사가 어제는 밥 먹으러 안 가고, 인근에 잠복해서 영상도 찍었다고 합니다.
[드디어 걸려들었군!]“다 넘겨받았나요?”
– 근데 문제가….
문제는 안 봐도 뻔했다.
월척을 건진 것 같으니, 요구 금액이 올라갔을 것이다.
“걱정 마세요. 부르는 금액대로 주고, 가져오세요.”
가족을 위한 일에 쪼잔하게 돈 아낄 때가 아니었다.
– 네, 대표님. 그래도 제가 최대한 깎아보겠습니다!
이때, 전태국이 나를 보더니 물었다.
“성국아,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 어머니, 이제 나한테 꼼짝 못 한다고! 그 말을 내가 어떻게 하겠어, 전태국.]* * *
진성균 대표가 목요일마다 한강공원 주차장을 찾는 이유는 바로 마약이었다.
진성균 대표는 미국 유학 시절에 약이란 약은 골고루 다 하고는 한국에 와서도 끊지 못했다. 그래서 목요일마다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홀로 약을 즐기고, 주사기는 한강에 던져버렸다.
운전기사는 차 안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로 이 영상을 다 담았고, 한강에 주사기를 버리는 장면까지 적절하게 잡았다.
“각도 좋네요. 누가 봐도 진성균 대표네요.”
“거기다 평소 갑질하는 녹음 내용과 영상도 셀 수 없습니다.”
“기사분은 조용히 퇴직했나요?”
“네, 영상 찍고서 퇴직 신청을 했더니, 오너 일가의 사생활을 오픈할 경우 소송 걸릴 수 있어서 퇴사 합의서에 아직 도장은 찍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저희에게 좀 과한 액수를 요구하긴 했습니다.”
“얼마나요?”
“3억이요.”
[3억? 3억이라고!]놀랐지만, 나는 애써 침착한 척했다.
김미소 비서가 나를 살피더니 또 은밀히 속삭였다.
“대표님, 제가 5천만 원 깎았습니다. 일하신 연수도 얼마 안 돼 퇴직금 적은데, 저희에게 너무 많이 요구하신다고 설득했거든요.”
“잘했어요, 김 비서.”
이제는 철의 여인만 만나면 될 일이었다.
“김 비서, 전재형 회장님 사모님이랑 약속 좀 잡아주세요. 삼전 호텔에서요.”
“네, 대표님.”
* * *
철의 여인은 이혼 소송 중이다.
버진 아일랜드의 비자금이 밝혀지면서, 지금 상황은 철의 여인에게 불리했다.
비자금 은닉에, 남편이 쓰러진 상황에서 남편의 외도 사실 동영상을 일부러 흘렸다는 의혹까지 돌면서 여론도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댈 곳은 친정뿐인데, 진성균 대표까지 마약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철의 여인은 홀로 이혼 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었다.
나는 삼전의 프렌치 레스토랑의 룸에 앉아서 철의 여인을 기다렸다.
[다섯 살 때가 생각나는군… 그깟 프랑스어로 우리 엄마 따돌리더니….]드르륵- 때마침 문이 열리면서 철의 여인이 들어왔다.
철의 여인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나는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잡고, 철의 여인이 한남동 집을 나섰다는 순간에 철의 여인 핸드폰으로 진성균 동영상을 보내버렸다.
협상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철의 여인은 자리에 앉더니 나를 차갑게 쳐다봤다.
[철의 여인, 나… 저번 생에서 당신 아들이었어. 그런데 그렇게 차갑게 쳐다보는 거야?]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 이렇게 뵙네요.”
“전성국, 대체 원하는 게 뭐야?”
“사모님이 모르시는 게 있는 것 같아서요.”
철의 여인의 미간이 구겨졌다.
“내가 뭘 모른다는 거지?”
“이혼하시면 이제 사모님은 삼전의 안주인도 아니고. 그저 재벌가의 딸 정도겠죠?”
“뭐? 너 지금 말을 그따위로….”
“지금, 제 말 자르면 안 될 텐데요?”
그 말에 철의 여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화를 잔뜩 참고 있는 얼굴이었다.
이제 내 용건을 말할 차례였다.
그리고 우리 가족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려줄 시간이었다.
“사모님, 이혼하고 돌아갈 친정이 남아 있기를 원하시면 민국이한테 한 그 치사한 수법, 알아서 정리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