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446)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446화(446/576)
제446화
민국이는 정우와 함께 입을 힘차게 풀었다.
이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서도 16인에 들었다.
이 중에서 단, 8명만이 경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민국이와 정우는 각각 다른 멘토들에게 배정돼서, 만약 더 위로 올라간다면 서로 경쟁해야 할 수도 있었다.
이때,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제법 유명한 래퍼인 허니도넛이 민국이에게 슬쩍 다가왔다.
허니도넛은 거친 언행과 행동으로 더 유명하기도 했다. 특히 아이돌을 싫어했다.
민국이는 허니도넛에게 정말 좋은 먹잇감이었다.
“어이, 전민국!”
민국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 네….”
“내가 정우랑 동갑이니까, 말 편하게 한다.”
“네, 편하게 하세요.”
허니도넛은 정우가 속한 멘토의 팀이었다.
“네가 그 유명한 전성국 동생이라며?”
“아, 네….”
전성국의 동생.
이건 민국이에게 뗄 수 없는 꼬리표와도 같았다.
“근데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너네 형은 왜 대형 기획사에다가 널 못 꽂아준 거야? 거기 가기에는 외모가 딸린 거야? 아니면 실력이 부족했던 거야?”
허니도넛은 거침없이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런 허니도넛의 도발에 가만히 있을 민국이가 아니었다.
‘내가 돌직구만 던지는 형 밑에서 20년이라고. 너 같은 애송이는 내 상대가 아니지….’
민국이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저희 형이 그땐 그렇게 잘나가지 못했나 보죠, 뭐.”
“어쭈. 지금은 좀 도와주고?”
“저희 형이 공과 사가 엄청 철저한 사람이에요.”
“형 실드 치냐?”
“전 팩트만 말하는 건데요.”
물론 이 장면 역시 모두 카메라가 담고 있었다.
이때 정우가 오더니 허니도넛을 말렸다.
“허니도넛, 그만해. 어린 동생한테 뭐 하는 거야?”
“같은 꼭두각시라고 편드는 거야?”
“꼭두각시?”
민국이는 허니도넛의 말에 발끈했다.
허니도넛은 그런 민국이가 가소로운 듯 더 도발했다.
“니네 아이돌들, 가사나 쓸 줄 아냐? 다들 그냥 적어주는 가사에 악보 보고 앵무새처럼 노래 부르는 거잖아. 얼굴 좀 반반하다고 기브 미 더 머니에서도 잘될 거 같아?”
“허니도넛, 그건 무대에서 실력으로 보면 알 거예요. 다음에 제대로 붙어 봐요.”
“붙기도 전에 떨어지지나 마.”
“허니도넛, 그건 제가 할 말이에요. 저번 무대에서 가사 절던데, 이제부터 그런 실수는 용납 안 되잖아요.”
긴장하면 가사를 저는 허니도넛의 얼굴이 썩어들어갔고, 민국이의 말에 구경하고 있던 래퍼들이 모두 환호했다.
* * *
에미넘은 광장시장에서 육회와 산낙지를 먹으면서 실시간으로 ‘페이스 노트’에 올렸다.
그러자 댓글들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 역시 우리 형님은 대한민국의 산낙지도 무서워하실 분이 아니지.
– 에미넘에게 희생되는 산낙지는 영광인 줄 알아야 함.
– 에미넘 표정 봐. 산낙지가 저 표정에 기절한 것 같은데….
에미넘은 생각보다 육회와 산낙지를 많이 먹더니 배를 두드렸다.
“태어나서 이렇게 살아있는 것을 많이 먹은 날은 처음인 것 같아.”
“에미넘, 맛은 어때요?”
“우리 딸한테도 꼭 먹어보라고 해야겠어. <세븐즈> 만나러 한국 온다고 용돈 엄청 모으고 있거든.”
“그때도 제가 에스코트해줄게요.”
그 순간, 에미넘이 내 어깨를 딱 잡았다.
“성국, 우리 딸은 넘보면 안 돼. 알지?”
“그, 그럼요.”
목소리까지 다 떨렸다.
그 순간, 에미넘이 폭소를 터트렸다.
“성국, 농담이야! 우리 딸이 자네를 넘볼까 봐 걱정이지! 참, 민국이는 경연인지 뭔지 잘하고 있나?”
“아직까지는요. 아마 곧 민국이의 실력을 보게 될 거예요, 에미넘.”
“한국 힙합씬의 실력도 궁금하고… 참, 성국. 한국 콘서트 한 친구들이 그러던데. 한국에서 콘서트 하면 떼창? 뭐 이런 거 때문에 엄청 감동받는다고 하더라고.”
“아하… 한국 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뮤지션을 위해서 콘서트장에서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거든요.”
“내 랩도 가능할까?”
물론 쌉가능하다.
하지만 에미넘이 감동받게 여지를 남겨주고 싶었다.
“글쎄요. 워낙 에미넘 랩이 빨라서… 한번 콘서트 때 보세요. 참, 혹시라도 관객들이 떼창을 부르면 이렇게 손으로 하트 표시 한 번만 해주세요.”
나는 손을 머리 위로 올려서 하트를 만드는 우리나라의 하트 표현법을 알려줬다.
에미넘은 어색하게 손을 머리에 올려서 하트를 만들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지금 해골 쪼개버리겠다는 의미지? 할 것 같은데….”
에미넘의 장점은 자신을 무척이나 잘 아는 것이었다.
* * *
– 잠실주경기장을 뜨겁게 달군 에미넘의 내한공연 성황리에 종료.
– 떼창에 하트로 보답하는 에미넘! 한국 관객들 환호하다!
에미넘의 콘서트는 기사처럼 성황리에 끝났다.
관객들은 환호했고, 에미넘 역시 간만에 재미있는 공연이었다고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말했다.
민국이와 정우도 에미넘 공연을 보고 자극을 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에미넘의 콘서트 다음 날, 오늘 바로 기브 미 더 머니의 녹화가 예정돼 있었다.
물론 기브 미 더 머니 출연자들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민국이가 아침부터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민국이의 비명도 함께 들렸다.
“으아아악!!!”
민국이는 노크도 없이 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형!!!”
민국이는 감동 먹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형, 이거 다 뭐야? 녹화 때 입으라고?”
“응. 내가 고른 건 아니고 태국이 형한테 부탁해서 산 거야. 오늘 녹화 때 입어.”
“혀엉…. 안 그래도 맨날 비슷한 옷 입어서 조금 그랬는데….”
나는 전태국의 스타일리스트에게 부탁해서 민국이가 방송 때 입을 옷을 좀 사뒀다.
아무리 돈도 제대로 못 번 아이돌이지만, 허구한 날 추리닝만 입고 나가는 게 마음에 걸려서였다.
“형, 진짜 고마워. 내가 우승하면 이 은혜 다 갚을게. 알았지?”
“알았어. 오늘도 녹화야?”
“응. 그동안 멘토들한테 배운 거 정기점검한대.”
“잘하고 와.”
“고마워, 형!!!”
민국이는 에미넘이 녹화장에 방문하는 줄도 모르고 신이 나서 녹화장으로 달려갔다.
* * *
민국이가 대기실에 들어서자 허니도넛이 싱긋 웃으며 혀를 쭉 내밀었다.
허니도넛은 민국이의 성질을 긁는데 매일같이 진심이었다.
경연 프로그램인 만큼 하루하루의 컨디션이 그날의 탈락과 합격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본 정우가 허니도넛을 말렸다.
“허니도넛, 어른이면 어른답게 굴어. 좀!”
“같은 멤버라고 편드는 거야? 나 같은 독고다이는 외로워서 경연도 못 하겠네.”
허니도넛은 입을 열 때마다 민국이와 정우를 비꼬기 일쑤였다.
민국이가 이젠 정우를 말렸다.
“형, 우리는 그냥 우리 갈 길만 가자. 괜히 신경 써봤자, 우리만 손해야.”
“나같이 태생부터 다른 언더그라운드 못난이랑은 상대도 안 하겠다?”
민국이의 말을 들은 허니도넛은 쉬지 않고 민국이를 괴롭혔지만, 민국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왜 나랑은 상대도 하기 싫어?”
순간, 대기실의 문이 열리더니 이성균 피디가 들어섰다.
허니도넛도 입을 닫았다.
“오늘 중간 점검하는 날인 거 다들 알지?”
“네에!”
“이따가 특별 심사위원 한 분이 오셔서 평가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참, 오늘 특별 심사위원의 선택에 따라서 여기서 절반은 탈락하니까, 그렇게들 알고 있어.”
절반이나 탈락한다고?
이성균 피디의 말에 대기실이 술렁였다.
중간 평가가 있는 날이라고만 했지, 탈락도 있을 거란 예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래퍼 한 명이 손을 들었다.
“피디님, 그 특별 심사위원은 누군가요?”
“이따가 봐. 그럼 그동안 준비한 거 다들 연습 잘해.”
그리고 이성균 피디는 대기실을 나섰다.
* * *
에미넘은 졸린 듯 연신 하품을 했다.
“어제 공연 너무 신나게 해서 완전히 뻗었거든. 대한민국 관객들 정말 최고야.”
“기사 보셨어요?”
“당연하지. 성국한테 배운 하트를 바로 써먹었잖아.”
대한민국 공연에서 한 하트는 이후로도 에미넘의 처음이자 마지막 하트가 된다.
“그거 오늘 기사에 엄청 많이 나왔더라고요.”
“다들 정말 내 예상대로 해골 깨버리겠다고 지금 협박하는 거라고 난리던데….”
에미넘은 유쾌하게 어제의 하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참, 에미넘. 오늘 경연 참가자들 평가하면서 실력 미달하는 래퍼는 8명 탈락을 시켜야 한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내가 또 악역을 맡는 건가?”
“악역은 익숙하지 않으세요?”
“이게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보네.”
에미넘은 어깨를 으쓱했다.
* * *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작은 소공연장의 무대 뒤로 가림막이 설치됐다.
가림막 안에서 특별 심사위원인 에미넘이 출연자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평가를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민국이가 에미넘과의 과거 인연이 있어서 그걸 염두에 두고 제작진이 채택한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는 에미넘을 이성균 피디에게 소개하고는 얼른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는 진짜 민국이의 실력에 모든 게 달렸다.
* * *
이성균 피디는 사회를 맡은 김석에게 에미넘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왔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유명한 래퍼가 심사할 것이며, 미국 사람이라 영어를 쓸 것이라고만 말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드디어 각 멘토팀별로 그동안 연습해온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4의 출연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와 어두운 소극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대 위에는 핀 조명을 받으며 김석이 서 있었고, 김석 뒤로 마련된 가림막 안에는 바로 에미넘이 홀로 앉아 있었다.
녹화가 시작되자, 김석은 평소처럼 진행을 시작했다.
“오늘 여기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래퍼 한 분이 와 계십니다. 제작진이 저에게도 누군지 말을 안 해주고 있는데, 오늘 이분이 여러분들의 실력을 중간 평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 중간 평가에서 여러분 중 여덟 명이 탈락합니다.”
그 말에 출연자들은 모두 긴장했다.
민국이와 정우도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긴장이 됐다.
“자, 그럼. 오늘의 순서를 정해볼까요?”
현재 인원 16명.
16명은 차례대로 나와서 자신의 순서가 새겨진 공을 뽑았다.
민국이는 하필이면 16번이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했는데, 마지막이라니….
11번을 뽑은 허니도넛이 민국이를 흘깃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쫀 거냐?”
“…….”
민국이는 허니도넛의 어떤 도발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허니도넛이 조용히 속삭였다.
“전민국, 이따가 널 위해서 내가 쓴 가사가 있으니까. 잘 들어봐.”
“허니도넛, 우리 페어플레이 하자.”
“잘난 척은.”
그리곤 드디어 중간 평가가 시작됐다.
민국이는 속으로 준비한 가사를 읊조리면서 자신의 차례를 조용히 기다렸다.
* * *
김석의 진행은 계속됐다.
“이번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4에는 <세븐즈>의 멤버가 두 명이나 본선에 올랐는데요. 그중에서도 정우의 랩이 그동안 꽤 많은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은유적인 가사와 읊조리는 듯한 랩으로 관객들이 호감도도 높은데요. 중간 평가 무대도 기대해보고 싶네요. 자, 이제 <세븐즈>의 메인 래퍼인 정우의 무대가 있겠습니다!”
정우의 순서는 일곱 번째였다.
정우 앞으로 여섯 명에 대해서는 가림막 안의 심사위원 래퍼가 미친 듯이 독설을 내뱉었다.
그 실력으로는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평가는 가장 약한 축에 속했다.
그래서인지 무대가 진행될수록 래퍼들이 긴장하는 게 보였다.
그래도 정우는 꽤 안정적인 무대를 펼쳤고, 특별 심사위원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집에 가서 애 볼 정도는 아니네. 내 무대 뒤에서 청소나 하는 게 어때?”
“오늘 센 멘트가 많이 나와서인지 이 정도면 굉장한 호평 같은데요.”
김석은 얼른 다음 무대를 진행했다.
그리고 드디어 열한 번째 허니도넛이 무대에 올랐다.
“허니도넛, 언제나 신랄한 가사로 여러모로 문제가 됐는데요. 오늘은 어떤 랩을 선보일지 궁금하네요. 무대 준비됐나요?”
“랩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비트 주세요!”
비트가 쏟아지고, 허니도넛은 랩을 하기 시작했다.
가사는 민국이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저 카메라 보며 웃는 영혼 없는 꼭두각시라며 비난하더니,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갔다.
카메라는 허니도넛을 지켜보는 민국이를 점점 더 가까이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허니도넛이 마지막 가사를 외치듯 내뱉었다.
“모든 게 정해진 이 판에서, 혼자 싸우기도 지쳐. 어차피 우승은 전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