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44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448화(448/576)
제448화
드디어 허니도넛과의 세미파이널이 눈앞에 다가왔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사이코가 있는 세미파이널보다, 모두의 이목은 이 대결에 집중됐다.
지금까지 어차피 우승은 전민국이라고 대놓고 다닌 허니도넛과 전민국의 1대 1 대결이라니.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 이제 민국이는 에미넘의 수제자로 인정받은 상태라 더욱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기실에 앉은 민국이는 긴장감 때문에 몸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매번 일곱 명이 한 무대에 서다가, 혼자 올라가다 보니 매번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혼자 이 무대를 다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열렸다. 정우였다. 뒤로 자연스레 카메라도 같이 들어왔다.
정우가 민국이에게 보온병을 내밀었다.
“엄마가 너 잘하라고 끓여준 모과차야. 목에 좋잖아.”
“형… 고마워.”
정우는 저번 8강에서 떨어져서 오늘은 민국이의 응원차 이곳을 찾았다.
민국이는 <세븐즈>의 메인 래퍼인 정우 대신 자기가 대진운이 좋아서 올라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민국아, 내가 한번 봐줄까?”
“형이 봐주면 난 완전 좋지.”
민국이는 기운을 내서 정우 앞에서 오늘 할 랩을 읊었고, 정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민국아, 너무 좋은데?”
“정말? 형이 인정해주니까, 너무 좋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우리 멤버들 다 응원하고 있는 거 알지? 그니까 마음 편하게 해. 알았지?”
“응, 형!”
그러고는 정우는 방을 나갔다.
이내 민국이의 개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세븐즈> 활동은 일곱 명이 하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무대 위에 혼자 서는 기분은 어때요?”
“엄청 떨리는데요. 저희 멤버들이 정말 끈끈하거든요. 무대 하고 내려오면 모니터도 정말 잘해주고, 혼자 무대에 올라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저희 일곱 명이 올라가는 거랑 똑같아요. 오늘은 제가 정우 형 몫까지 최선을 다할게요!”
민국이는 굳게 다짐했다.
* * *
– 허니도넛의 완패! 어차피 우승은 전민국! 말이 씨가 되나요?
– 허니도넛 래퍼 대신 돗자리 깔길!
– 전국은 지금 어차피 우승은 전민국! 앓이 중.
민국이는 허니도넛을 보기 좋게 깔아뭉개고 엄청난 차이의 득표수로 결승에 진출했다.
– 중소돌의 기적을 쓰고 있는 <세븐즈>의 전민국! 설마 우승도?
– ‘페이스 노트’의 전성국 대표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드디어 떼는 전민국!
– 이번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4의 스타는 어차피 전민국!
민국이에 대한 관심은 데뷔 이래 최고였다.
연일 모든 인터넷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전민국과 <세븐즈>가 오르내렸다.
이성균 피디는 방송국 사무실에서 흐뭇한 얼굴로 시청률을 확인했다.
기브 미 더 머니 시즌 4는 최고 시청률을 연일 갱신하고 있었다.
“피디님, 결승전은 시청률 더 오르겠죠?”
“당연하지. 지금 대세인 전민국이 파이널 무대를 하잖아.”
“근데 피디님, 전 민국이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어요. 대부분 아이돌 래퍼들은 노래 못해서 래퍼 하잖아요.”
“민국이는 심지어 <세븐즈> 메인보컬에 서브 래퍼예요.”
옆에서 막내 작가가 얼른 덧붙였다.
“우리 막내 작가도 민국이 팬인가 보네?”
“민국이로 입덕했는데, 이제는 <세븐즈>까지 파고 있어요. 근데 저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에요.”
이성균 피디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을 돌이켜보니, 왠지 자신이 전성국의 꼭두각시가 된 듯한 느낌을 이제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태국이 마련한 자리에 나가던 날, 전성국은 에미넘의 출연을 보장해줬다.
기브 미 더 머니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에미넘이라는 대어는 놓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면서 아무 조건도 붙이지 않은 전성국은 술을 핑계 삼아 동생과 에미넘과의 관계를 늘어놨다.
이성균 피디는 세계적인 기업가가 말하는 마치 할리우드 통신과 같은 스토리에 넋을 놓고 들었고,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이 스토리를 이번 기브 미 더 머니에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성국 대표가 설계한 덫에 제대로 걸렸군.’
이성균 피디는 커피를 마셨다. 오늘따라 조금 더 썼다.
“피디님, 결승전에는 가족들도 모두 오죠? 전성국 대표도 오세요?”
“글쎄. 워낙 바쁜 분이라…. 한번 확인해봐. 그래야 인터뷰 준비하지.”
“네!”
막내 작가는 힘차게 대답했다.
* * *
기브 미 더 머니의 막내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 안녕하세요, 저는 기브 미 더 머니 작가 이솔인데요. 전성국 대표님이시죠?
“네, 무슨 일이시죠?”
– 바쁘시니까, 짧게 용건만 말씀드릴게요. 이번에 전민국 씨 파이널 무대에 오실 수 있나 해서요. 다른 가족분들은 모두 참석하신다고 했거든요.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
물론, 당연히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쉽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흠… 제가 좀 바쁘긴 한데.”
– 그러시면 안 오시는 것으로 처리하….
“그, 그게 아니라!”
[막내 작가 성격 한번 급하네.]“가겠다고요. 꼭 갑니다.”
– 정말요? 저, ‘페이스 노트’ 정말 많이 사용하거든요. 대표님, 꼭 뵙고 싶습니다! 결승전 때 뵐게요!
막내 작가는 후다닥 전화를 끊었다.
나는 쓴 입맛을 다셨다.
왠지 이제는 국내에서만큼은 전민국이 나보다 더 유명해질 것 같은 불행한 예감이 들었다.
* * *
파이널 무대는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됐다.
낮부터 입장을 기다린 수많은 팬들이 아직도 밖에 있었고, 나와 가족들은 모두 지정된 자리에 섰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지희까지 함께했다.
물론 엄마와 아빠는 민국이 못지않게 긴장하고 있었다.
“우리 민국이 잘해야 하는데….”
“엄마, 너무 걱정 마. 민국이 잘할 거야.”
나는 태연히 무대를 쳐다봤다.
물론 나 역시 엄청나게 떨렸다. 하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사회자 김석이 나왔다.
“오늘 정말 많은 인원이 오셨는데요. 이번 기브 미 더 머니의 인기를 정말 실감할 수 있는 자리네요. 특히 오늘은 이번 기브 미 더 머니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세븐즈>의 민국과 실력으로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사이코의 대결입니다. 우선, 첫 번째 무대는 <세븐즈>의 민국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김석이 들어가고, 무대 위의 민국이 모습이 드러났다.
전태국이 건넨 의상으로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이었다.
동시에 이제 홀로 무대를 채우는 완벽한 래퍼의 모습이기도 했다.
민국이는 마이크를 잡더니 관중석을 훑었다.
“여기 저희 가족들도 와있는데요. 아빠, 엄마… 그리고 우리 형, 지희. 집에 있을 흰둥이.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동시에 비트가 떨어졌고,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 눈가가 촉촉해졌다.
* * *
– 민국이의 자전적 가사에 관객들 모두 눈물바다!
– 특히 ‘페이스 노트’ 대표인 형에 대한 가사에 눈길. 가난한 집안 첫째로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사는 형에게 리스펙!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전성국 대표도 관중석에서 동생을 응원!
– 민국의 완벽한 첫 번째 무대. 사이코에서 단 열 표 차로 패배!
– 어차피 우승은 전민국!은 여기까지. 하지만 어차피 대세는 전민국!
기브 미 더 머니의 시즌 4가 끝을 맺었다.
민국이의 무대는 완벽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도 잃은 것보다는 확실히 얻은 게 많은 경연이었다.
민국이와 정우 모두 래퍼로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세븐즈> 역시 실력파 그룹으로 다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잘된 것도, 안된 것도 아닌 <세븐즈> 1집이 다시 팔리기 시작했고, 민국이가 결승에서 부른 ‘가족’은 우승한 사이코의 노래를 누르고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했다.
나는 지금 삼전 호텔에 앉아서 이성균 피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브 미 더 시즌 4가 마무리되고, 이성균 피디가 만나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이성균 피디가 들어왔다.
첫 만남 때보다는 덜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전태국도 없었다.
“대표님, 메뉴는 들어오면서 제가 시켰습니다. 술 괜찮으시죠?”
“그럼요.”
이성균 피디가 자리에 앉자마자, 술이 먼저 나왔다. 오늘 이선균 피디는 술기운이 좀 필요한 것 같았다.
술잔이 몇 번 오가고, 이성균 피디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그러곤 이성균 피디가 어렵게 입을 뗐다.
“대표님, 제가 궁금한 게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자리 마련한 거고요.”
“뭐가 궁금하신데요?”
“그러니까… 처음에 만날 때, 전 당연히 전태국 상무님까지 나온 자리라 저에게 청탁하실 줄 알았거든요.”
“민국이를요?”
“네.”
이성균 피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민국이를 청탁할 이유는 없죠. 실력 보셨잖아요.”
“그렇죠. 실력으로 따지면 민국이가 잘했죠. 그런데… 솔직히 카메라가 민국이를 많이 따라다닌 것도 사실이거든요. 처음에는 <세븐즈> 출신 아이돌. 거기다가 메인 래퍼도 아니고 서브 래퍼가 기브 미 더 머니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이슈가 돼서 그랬고요.”
이성균 피디는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전성국 대표님 동생이라는 점도 큰 이슈가 됐고요.”
나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에미넘이요. 에미넘, 일부러 저희 방송에 꽂으신 거죠?”
“당연하죠. 처음 자리에서도 말씀드렸잖아요. 동생이 나오는 프로그램에 시청률 높여드리고 싶다고요.”
“그게 아니라… 그냥 솔직히 물을게요. 민국이가 속한 그룹 <세븐즈>가 힙합 아이돌로 나오면서 욕을 먹으니까, 그걸 상쇄하려고 계획하신 거죠?”
“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네요.”
나는 애써 모른 척했다.
이성균 피디는 내 말에 피식 웃더니 술을 들이켰다.
“전 대표님, 진짜 보통 사람 아니네요. 이 판은 저희가 짠 게 아니라 전 대표님이 짠 판이었네요.”
“시청률도 잘 나왔고, 민국이도 스타성을 확인했고, <세븐즈>도 실력으로 인정받았으니. 이 판에서 진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이성균 피디가 감탄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대표님, 그럼 저희랑 다른 판 하나 짜시는 건 어떠세요?”
“네에?”
“저희랑 리얼리티 프로 하나 하자고요. 전성국 대표의 하루 같은 거 사람들이 엄청 궁금해 해요.”
이성균 피디는 술김을 빌어서 속내를 드러냈다.
“피디님, 혹시 <세븐즈> 너튜브 보세요?”
“아, 네.”
“<세븐즈>가 사실 중소돌이라 방송 출연 기회가 많지 않아서, 자체 제작 콘텐츠를 너튜브에 많이 올렸어요.”
“저도 봤어요. 데뷔하자마자 경유 두 번 해서 뉴욕 가는 것도 있던데요. 그거 재미있게 봤어요. 멤버들 사이에 케미도 좋고. 다른 아이돌 같지 않고 먹방도 거침없고요.”
“에미넘 딸이 그 먹방 보고 한국 라면 사오라고 난리네요. 그래서 제가 미국으로 직접 보내주기도 했어요.”
“진짜요?”
이성균 피디는 어느새 점점 나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저는 솔직히 일반인이라 리얼리티 프로그램 찍어봤자 재미가 없어요. 대신 <세븐즈> 멤버들은 자체 콘텐츠를 방송국에서도 편성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지금 민국이가 대세니까,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오면 딱 좋죠!”
이성균 피디는 완벽히 미끼를 물었다.
* * *
– <세븐즈>의 험난한 뉴욕행 리얼리티 프로그램, 민국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심야시간대 시청률 1위!
– <세븐즈> 이런 아이돌은 없었다. 민낯에 먹방까지! 털털한 매력으로 중무장한 <세븐즈>의 인기 급상승!
– 이제는 전성국 동생 전민국이 아니라 전민국 형 전성국 대표! 전성국 대표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버린 <세븐즈> 민국!
[드디어 민국이도 자리를 잡아가는구나.]나는 한시름을 놨다.
그리고 이제, 지희의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