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463)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463화(463/576)
제463화
애덤 뉴맨은 달변가로 유명했다.
iwork 역시 애덤 뉴맨의 말빨로 일으켜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말인즉슨, 애덤 뉴맨은 말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그래도 웃어야지.]나는 애덤 뉴맨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전성국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런 유명인을 여기서 만나다니…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하아… 전형적인 사기꾼이군.]애덤 뉴맨은 나와 찍은 사진을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과시할 것이다. 그건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사적인 자리에서는 사진을 안 찍어서요.”
“괜찮습니다. 초면에 제가 실례를 했네요.”
애덤 뉴맨은 곧 정중한 자세를 갖췄다.
하지만 그는 계속 노릴 것이다. 나의 빈틈을….
손정훈 대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애덤 뉴맨의 iwork 사업을 내게 설명했다.
“전 대표, 애덤이 하는 사업은 내가 아까 잠시 설명했듯이 뉴욕이나 LA, 어느 나라든 사람은 많은데 집값과 렌트비는 비싼 곳 많지 않나. 그곳에서 사무실 하나 얻기 힘든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같이 사무실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서로 정보도 공유하는 거네. 완전 환상적이지 않나?”
손정훈 대표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손 대표님, 제발 정신 차리세요.]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말해도 손을 떼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최대한 흥미로워하는 척 연기를 했다.
“애덤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물론이죠. 난 편하게 성국이라고 부를게요.”
나는 살짝 벽을 낮췄다. 그리고 얼른 덧붙였다.
“저는 손정훈 대표님은 존경하거든요. 그 말인즉슨, 손정훈 대표님의 말이라면 신뢰한다는 것이고요. 그런 분이 소개해주신 젊은 사업가니 왠지 제가 더 친해지고 싶습니다, 애덤.”
살짝 굳었던 애덤 뉴맨의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다.
일종의 기 살려주기였다.
이제부터 애덤 뉴맨은 내가 손정훈 대표를 믿는 만큼 자신을 믿을 거라는 생각으로 경계를 낮출 게 뻔했다.
“성국, 우리 다음에 만나면 사진 한 장은 가능한 사이가 되는 거죠?”
“물론이죠.”
물론 이건 빈말이다.
내가 애덤 뉴맨과 사진 찍을 일은 없을 것이다.
손정훈 대표는 우리의 대화를 들으면서 연신 미소를 지었다.
“미국 아니, 이제는 세계를 움직이는 두 젊은 사업가를 보니… 내가 다 흥분되네.”
애덤 뉴맨은 손사래를 쳤다.
“저는 성국에 비하면 아직 아무것도 아니에요.”
겸손한 척까지.
나는 흥미로운 척, 애덤 뉴맨을 쳐다봤다.
“애덤, 사업에 대해서 직접 한번 설명해주시겠어요? 애덤에게 직접 듣고 싶네요.”
“물론이죠, 성국.”
애덤 뉴맨은 셔츠의 소매 단추를 풀더니, 팔뚝을 걷어 올렸다.
[쇼맨십은 상당하군.]그리곤 목을 살짝 가다듬고 iwork의 성과와 비전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iwork는 정말 저같이 아무것도 없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장소가 되고 있어요, 성국. 저도 한때는 뉴욕에서 조그마한 원룸 렌트비도 내기 힘든 형편이었거든요.”
[흠… 사연팔이의 향기도 느껴지는군.]“저를 일으켜 세운 게 바로 iwork죠. 성국, 내 말 들어봐요. 뉴욕은 이미 인구 포화상태에요. 젊은이들은 꿈을 찾아서 뉴욕에 오죠. 하지만 현실은 가혹해요.
렌트비를 벌기 위해서 뭐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원대한 나의 계획은 방구석 서랍장에 갇혀버리고 마는 거죠. 하지만 iwork는 저렴한 렌트 비용으로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자신의 사업을 펼칠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거예요. iwork는 공간을 뛰어넘어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거죠. 바로 비전 말이에요!”
나는 감탄한 척 박수를 쳤다.
어쨌든 그럴싸하게 말하는 것도 사기꾼의 재주이다.
“애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그리고 저는 손정훈 대표님의 안목을 전폭적으로 믿거든요. 대표님이 손대서 실패한 사업이 없잖아요.”
iwork 빼고.
“성국, 손정훈 대표님이 그러더라고요. 두 사람이 만나면 말이 엄청 잘 통할 거라고요. 사실 iwork 한국 법인을 준비 중에 있거든요. 대한민국 서울도 다른 대도시들처럼 비싼 렌트 비용으로 유명하잖아요.”
“뉴욕과 런던, 파리 등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젊은이들도 그들이 꿈꿀 공간을 못 찾고 있는 건 확실하죠.”
“안 그래도 서울에 오픈할 사무실 위치 사전 조사랑 투자 좀 알아보려고 저도 손정훈 대표님에게 졸라서 같이 왔어요. 물론 한국에 있는 성국을 보고 싶기도 했고요.”
[아, 지금 나보고 투자 좀 해달라는 말이구나?]그런데 이때, 애덤 뉴맨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이 하나 나왔다.
“그리고… 성국이 삼전의 후계자인 이름이 뭐더라… 태… 태국. 그 사람이랑 친하다고 알고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나보다야 삼전을 끼는 게 여전히 유리하다.
사기꾼들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애슐리 홈즈와 애덤 뉴맨 같은 사기꾼들은 스케일이 남달랐다.
그리고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게, 자기들에게 유리한 인맥을 찾는 기술이었다.
[애덤, 나랑 전태국 관계 조사 좀 했구나.]물론 나와 전태국 친분이야 전태국 ‘페이스 노트’만 봐도 다 아는 이야기였다. 전태국 ‘페이스 노트’의 태반은 내 이야기니까.
“삼전 그룹 전태국 상무 말씀하시는 거죠?”
“아, 맞아요! 제가 아직 그런 견고한 시스템을 가진 회사들의 이름이나 직책에는 약해서요.”
“iwork도 이제 무시할 수 없는 회사가 될 텐데, 그런 시스템을 빨리 도입하는 게 좋죠.”
아무리 작은 회사라고 해도 대표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면 그 회사의 미래는 뻔했다.
iwork가 대표적인 예시였다.
주먹구구식으로 받은 투자. 그리고 주먹구구식으로 해 먹는 오너의 스케일.
손정훈 대표는 우리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더니 잔을 들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나랑 애넘 뉴맨은 이 삼전 호텔에 머물 거네, 성국. 오늘은 일 이야기는 그만하고, 오랜만에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나 해보자고.”
“좋죠, 대표님.”
나도 잔을 들었고, 애덤 뉴맨도 잔을 들었다.
일주일이라….
그 시간 동안 내가 손정훈 대표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 * *
띠띠띠띠.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태국이 슈트를 입은 채 그대로 집에 들어왔다.
“성국아, 네가 웬일로 나를 먼저 보자고 하고….”
“형… 아주 흥미로운 일이 하나 있어서요.”
“흥미로운 일?”
“형, 혹시 iwork라고 알아요?”
“알지! 뉴욕에서 요즘 선풍적인 인기 끄는 곳이잖아. 공유 사무실인가 뭔가. 전미진이 공부한답시고 거기 개인 사무실 얻었다고 하더라고. 그러고는 삼전 노트북이랑 최신 기기들 죄다 가져다 놓고는 며칠 나가 인터넷 서핑만 하다가, 이제는 잘 나가지 않는다고 양 비서 아저씨가 아버지한테 보고하는 거 들었어.”
그러고는 전태국이 손바닥을 딱 쳤다.
“아, 맞다! 알고 보니 전미진이 거기 나간 이유가 남자 만나려는 거였더라고. 거기가 뉴욕의 젊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죄다 모이는 곳이고, 커뮤니티 형성이 잘 돼서 파티도 자주 열고 그러나 봐. 근데 전미진 성격상 뻔하지. 몇 번 간 보다가 안 되니까, 안 나가는 거지.”
전태국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iwork 대표가 애덤 뉴맨이라고 젊은 사업가인데요.”
“어, 알아. 그 사람이 왜?”
“애덤 뉴맨이 서울에 왔거든요. 한국에도 iwork를 열 계획인 것 같아요.”
“서울 렌트 비용은 껌값 아닌가.”
[전태국, 그건 너나 해당되는 거구. 네가 월세 내는 단칸방의 설움을 알아?!]갑자기 기저귀 차고 기어 다니던 과거가 떠올라 울컥할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형, 애덤이 형을 좀 만나고 싶어 하는 눈치에요.”
“진짜?”
“자리 한번 마련할까요?”
“좋지. 나도 iwork 궁금했거든.”
전태국은 주저 없이 답했다.
* * *
애덤 뉴맨과의 약속 장소는 요즘 서울에서 뜨고 있는 경리단길 부근의 루프탑 레스토랑이었다.
서울의 다닥다닥 붙은 다세대 주택을 뷰 삼아서 술과 요리를 파는 곳이었다.
오래된 주택의 계단을 올라가자 미리 도착한 애덤 뉴맨이 보였다. 손정훈 대표는 젊은 사람들끼리 만나라며 오늘의 자리를 피해줬다.
손정훈 대표가 자리를 피한 것은 아마 애덤 뉴맨의 요청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얼른 애덤 뉴맨에게 인사를 했다.
“애덤, 자주 보니 좋네요.”
“성국은 딱 두 번째 보는데, 이미 십 년은 안 친구 같아요.”
애덤 뉴맨은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곤 곧 시선을 서울의 달동네로 옮겼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서울의 달동네군요. 성국, 한번 상상을 해봐요. 이곳이 앞으로 개발되면 정말 멋진 건물들이 들어오겠죠?”
“아마 아파트들이 들어올 겁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주거 형태거든요.”
“새 건물이 들어오면 렌트 비용은 상승할 것이고, 그걸 낼 여력이 없는 젊은이들은 또 쫓겨나는 거죠.”
“아마도요….”
“성국, 전 그들의 꿈을 정말 이뤄주고 싶어요.”
[뜬구름 잡는 말도 두 번 들으니 질리는군.]애덤 뉴맨은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서울을 다시 훑었다.
그때였다.
전태국이 조금 늦게 올라오더니 우리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성국아!”
나는 얼른 애덤에게 전태국을 소개했다.
“애덤, 여기는 전태국이라고….”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인물 한 명이 막 전태국을 따라 들어왔다.
“미진이….”
전미진이 왜 여기서 나오는 거지?
전태국은 평소와 달리 전미진을 앞장세웠다.
“성국아, 너랑 유치원 동기 미진이.”
“잘 알죠. 미진아, 오랜만이야.”
내가 전미진과 인사를 나누자, 애덤 뉴맨이 옆에서 소곤거렸다.
“이 여자분은 누구세요?”
“전태국 상무의 여동생이요. 삼전 그룹의 딸이죠.”
“아하….”
애덤 뉴맨은 반색을 하더니, 얼른 전미진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iwork의 애덤 뉴맨이라고 합니다.”
“애덤, 만나서 반가워요. 뉴욕 iwork에 제 사무실이 있어요.”
[전미진, 사실대로 말해야지. 사무실 아니고 놀이터. 그것도 며칠 밖에 안 나갔잖아.]그리고 전태국도 애덤 뉴맨에게 인사를 했다.
“제 동생 갑자기 데리고 나와서 미안해요. 미국에서 어제 들어왔는데, 내가 애덤 뉴맨 만난다니까 하도 데리고 가달라고 졸라서요.”
“세계적인 기업의 아들과 따님을 이렇게 볼 수 있는 게 제겐 더 영광이네요.”
애덤 뉴맨은 한껏 들뜬 얼굴로 이야기했다.
사기꾼들은 상대가 자기를 믿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을 놓기 마련이었다.
나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전태국도 마찬가지였다.
“성국아, 샴페인 제일 비싼 거 시켰네?”
“애덤 뉴맨이 주문한 거예요. 오늘 계산은 아마 애덤이 할 거예요.”
전미진은 애덤 뉴맨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팔려있었다.
덕분에 나와 전태국은 한적하게 서울을 바라보며 샴페인을 마셨다.
“형, 고마워요.”
나는 조용히 말했다.
사실 전태국이 이 자리에 나오겠다고 순순히 응했을 때, 나는 전미진을 데리고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성국아, 미진이 여기 데리고 나와달라는 이유 내가 추측해 봐도 돼?”
“얼마든지요.”
“애덤 뉴맨을 우리 측에서 어떤 인물인지 증명해주기를 바란 거지?”
“…….”
나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샴페인을 마셨다.
전미진이 남자를 만나기 위해 iwork에 사무실을 얻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전미진을 이용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성공에 눈이 먼 애덤 뉴맨은 남자인 우리보다 여자인 전미진을 공략하기 쉬울 것이라고 여기고, 아마 쉽게 접근할 것이다.
어쨌든 애던 뉴맨은 외모도 봐줄 만은 했다.
사랑에 굶주린 전미진은 분명히 애덤 뉴맨에게 호감을 보일 것이고, 삼전은 그 즉시 애덤 뉴맨을 탈탈 털게 분명했다.
삼전이라면 애덤 뉴맨의 위험성과 사기성을 분명 알아낼 것이고, 이 정보를 나는 손정훈 대표에게 넘길 예정이다.
나는 전태국의 잔에다가 샴페인 잔을 부딪쳤다.
“형, 형도 이제 사업가가 다 된 것 같아요.”
“뭐, 이 정도야… 그리고 솔직히 말이야. 미진이가 저 사기꾼 같은 새끼랑 엮이면 나야 더 바랄 게 없지. 남자 보는 안목도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하겠냐며 아마 당장 쫓아낼 게 뻔하거든. 우리 아버지.”
잠깐, 지금 전태국이 애덤 뉴맨을 사기꾼 같은 새끼라고 본 건가?
나는 전태국을 다시 봤다.
“형, 애덤 뉴맨이 사기꾼 같아요?”
“성국아, 전미진을 3초 이상 쳐다보는 남자는 다 사기꾼이야!”
[그럼, 그렇지….]나는 샴페인을 쭈욱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