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558)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558화(558/576)
제558화
– 일론 머스트 또 이혼하나?
– 바람 잘 날 없는 일론 머스트의 스캔들. 이번에는 절친인 구굴의 세르게이 브릭의 약혼녀와 염문설!
– 세르게이 브릭, 일론 머스트의 불륜 스캔들은 부인했지만 약혼녀와 파혼!
– 세르게이 브릭의 전 약혼녀인 니콜 샤론은 자서전 출간 예정! 그녀를 뒤흔든 남자는 따로 있었다!
[니콜을 뒤흔든 남자가 바로 나야….]아무래도 니콜 샤론이 자서전을 출판하면 또 내 이름이 오르내릴 것 같았다.
결국, 세르게이 브릭은 결혼 전에 니콜 샤론이랑 파혼했다.
하지만 소문은 무서웠다.
결혼하고 이혼한 것보다야 이슈는 덜했지만, 어쨌든 니콜 샤론이 일론 머스트와 바람피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돌고 돌았다.
이유는 세르게이 브릭에게도 있었다.
일론 머스트가 위기에 빠졌을 때 투자금을 주기도 하고, 테슬라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던 세르게이 브릭은 이 사건 이후로 테슬라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쯧쯧쯧, 세르게이. 공과 사는 구분 했어야지. 앞으로 테슬라 주식이 얼마나 더 오르는데….]안타까웠지만, 억만장자인 세르게이가 입은 손실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동시에 세르게이 브릭은 각종 SNS에서 일론 머스트를 손절했다.
발 빠른 사람들은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을 당연히 알았고, 때마침 니콜 샤론은 각종 SNS에 다시 솔로가 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자서전 출간도 알렸으니, 소문이 안 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전생이나 지금이나 인간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 같기도 했다.
[세르게이 조용히 있었으면 그냥 지나갔을 텐데….]세르게이 브릭의 쪼잔한 성격이 각종 추측과 소문을 키운 것이었다.
세르게이 브릭의 메일 덕분에 나는 ‘페이스 노트’에 심어둔 구굴의 스파이들을 모두 색출했다. 그리고 그들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서 실리콘밸리에 뿌렸다.
구굴이 일부 구제해주긴 했지만, 구제받지 못한 나머지는 해외로 나갔다는 소문도 들렸다.
이제 스파이들도 모두 쫓아냈으니, 나는 다시 ‘페이스 노트’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했다.
똑. 똑. 똑.
데니얼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주로 ‘페이스 노트’ 본사의 회의실에서 다양한 일을 봤다.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도 환히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나는 어디서든 관심받는 게 좋았다.
“대표님, 스티븐 스필버스 감독님이 곧 도착하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스티븐 스필버스는 나에 대한 영화를 준비 중이었다. 그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 나를 찾았다.
* * *
‘페이스 노트’에 스티븐 스필버스가 찾아왔다.
안 본 사이 스티븐 스필버스의 수염은 더 덥수룩해져 있었다.
그동안 스티븐 스필버스는 감독과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고, 얼마 전에 완고가 나와서 나에게 보냈다.
우리는 ‘페이스 노트’의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눴다.
“성국, 지난번에 보내준 시나리오는 읽어봤나?”
“네, 잘 읽었습니다.”
“기분 상하지는 않았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잖아요.”
“당연히 영화 시작 전에 이 이야기는 특정 인물을 바탕으로 했지만, 허구적인 각색을 거친 것이라는 명시는 있을 것이네.”
하지만 사람들은 영화를 진짜처럼 대부분 믿을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스가 건넨 시나리오에서 나는 냉정한 이기주의자였다.
성공을 위해서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마크의 천재적인 개발 능력을 이용했고, 삼전의 인맥을 이용해서 각종 부당한 일들을 처리한 것은 물론이고, 도움을 받고도 무시하는 등의 인격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좋게 본 부분들은 그런 성격이 지금의 ‘페이스 노트’를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트를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페이스 노트’를 사려고 하거나 위협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내 독단적인 성격이 그런 위기를 견디게 해줬고 결국, ‘페이스 노트’를 온전히 나와 마크가 소유하는 체제로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내가 이용한 사람들도 끝에는 나의 도움으로 성장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성격적인 부분에 과장은 많았지만, 찰리 잡스도 그렇고… 일론도 그렇고… 사람들은 성공한 천재들에 대한 판타지가 있잖아요.”
“거기다 자네는 잘생긴 외모에, 그들보다 한참 어린 나이에 성공에 이르렀으니 말이지.”
“한국 장남의 의무에 대해서 다룬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들은 무척 인상 깊었어요.”
스티븐 스필버스는 적절하게 나의 장남 DNA에 대해서 다뤘다.
미국에서 성공했지만, 이런 성공을 이룬 데에는 장남으로서 집안을 일으켜야겠다는 강한 의지와 동시에 주변인들까지 챙기는 마인드 덕분이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나도 자네를 보면서 항상 그런 생각을 했거든. 성국은 다른 성공한 미국인과 다르다. 그 다른 기원이 어디에 있을까? 나와 감독 그리고 작가가 붙어서 고민, 고민한 끝에 자네가 한국인. 그리고 장남이라는 것에서 그 답을 얻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적 영화감독답게 스티븐 스필버스의 통찰력은 대단했다.
“정확히 보셨네요.”
“그런데 우리에게 고민이 생겼네.”
무슨 고민이지?
스티븐 스필버스는 탐스럽게 자란 수염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바로 자네를 연기할 배우를 찾지 못하겠단 말일세.”
당연히 찾기 힘들지. 나만큼 잘생긴데다가 연기까지 잘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어디 흔한가.
나는 스티븐 스필버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찾을 수가 없단 말이지. 그래서 감독이랑 고민을 해봤는데, 한국에서 오디션을 열면 어떨까 싶네.”
“전성국 역을 할 배우를 찾는 오디션이요?”
“응. 물론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한국어를 하는 부분도 많이 나오니, 영어 부분은 더빙을 해도 될 것 같아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최대한 자네 같은 분위기를 내는 배우거든.”
“스티븐, 그럼 공개 오디션을 하실 작정이세요?”
“공개 오디션을 하면 너무 많은 인원이 올 것 같아서, 우선 좀 적당히 거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제가 운영 중인 영화사에서 한국 오디션 대행을 진행해볼까요?”
“<채찍>을 만든 회사군.”
“네.”
스티븐 스필버스도 <채찍>을 만든 영화사 ‘패밀리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익히 알았다.
“지금 제 어머니가 대표를 맡고 있지만 단순한 가족 사업이 아닙니다. 제 어머니는 저를 아역 모델로 키우신 장본인이거든요.”
“흠… 그래, 자네의 아역 시절 이야기도 흥미롭긴 했어. 너무 아기 때라 영화에서 배제하긴 했지만….”
이 부분은 넷플렉스 다큐팀에서 충분히 다룰 것이다.
“그럼, 캐스팅을 우리랑 한 번 같이 진행해 볼까?”
“물론이죠!”
“참, 그리고 우리 영화의 제목을 고민 중인데…”
스티븐 스필버스는 탐스러운 수염을 다시 매만지며 이야기했다.
“와 … 이 둘 중에 고민 중이네. 자네는 어떤 제목이 더 끌리나?”
“둘 다 괜찮은데요.”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이 영화는 아마 으로 개봉할 것이다.
“나도 그래서 더 고민이 되네. 제목은 암튼 끝까지 고민의 대상이니, 계속 고민해보지.”
* * *
스티븐 스필버스의 오디션 제안을 영화사 ‘패밀리 비즈니스’에 알렸다.
스티븐 스필버스는 한국에서 이 역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추려서 동영상으로 1차 오디션을 본 후에, 2차 오디션을 할리우드에서 진행하고 싶어 했다.
많은 배우들이 그렇게 오디션을 진행했다.
나는 이 일을 김미소와 구진성에게 맡겼다.
“대표님, 그럼 저희가 계속해서 ‘패밀리 비즈니스’와 연락하면서 캐스팅을 진행하면 될까요?”
“네, 최대한 조용히 진행해 주세요. 스티븐 스필버스가 신선한 얼굴을 원해서요. 대대적인 홍보도 삼가시고요.”
이건 스티븐 스필버스가 원한 것이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조용히 작업을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배우조차 완전 신인으로 하려고 했으나, 그건 영화 완성도에 리스크를 줄 수도 있어서 적절히 신인과 경력 배우들을 섞기로 했다.
김미소가 반색했다.
“대표님, 무척 기대되는데요. 대표님 역을 할 사람을 뽑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저도 궁금하네요.”
구진성도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두 사람이 한국 실정은 잘 아니까, 잘 추진해 주세요. 스티븐 말로는 다음 달까지는 캐스팅을 완료하고 싶다고 하니까, 그 시점도 고려해서요.”
“네, 알겠습니다!”
“네, 대표님.”
두 사람이 회의실을 나가자마자 마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셋째까지 품에 안은 마크는 초췌한 몰골이었다.
“성국, 나 한숨도 못 잤어.”
“마크, 돈은 뒀다 어디에 쓰는 거야? 유모를 더 고용하는 게 어때?”
“성국, 한국 여자는 무서워. 정확히는 북조선 여자지만. 미미가 아이들은 최대한 많이 부모가 돌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나도 엄청 많이 돕고 있어.”
“마크, 일에 지장은 주지 않았으면 해.”
“성국, 나도 그게 걱정이야. 너도 미미 성격 알잖아. 일과 아이들 모두 다 최선을 다해서 오히려 내가 미미를 말리고 싶단 말이지.”
마크는 푸념을 늘어놨다.
아무리 억만장자라고 해도 마크는 평범한 세 아이의 아버지였다.
“참, 아까 스티븐 스필버스 봤는데. 네 영화 때문에 온 거야?”
“응. 그리고 네 이야기도 했어. 네 역할 맡은 배우들 몇 명 추렸는데, 네가 한번 만나보면 어떨까 싶어서.”
그 순간, 마크의 큰 눈이 더 커졌다.
“성국, 그럼 혹시 우리 할리우드 가는 거야?”
“마크, 리미미 씨 허락받아 와.”
“물론이지! 미미도 당연히 허락할 거야.”
마크는 신이 나서 나갔고, 나는 리미미를 얼른 호출했다.
* * *
원래도 깡마른 리미미는 더 말라있었고, 마크처럼 초췌한 얼굴이었다.
“리미미 씨, 마크한테 이야기 들었죠?”
“아하, 영화요?”
“네. 마크 역할 맡은 배우는 마크가 직접 오디션에 참여할 거라 그땐 마크 출장 가는 거 봐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미리 말만 하라고 했어요. 사람을 좀 더 써야 할 것 같아서요. 안 그러면 친정엄마를 다시 미국에 부르던가 해야 할 것도 같고요.”
나는 리미미를 진지하게 쳐다봤다.
“리미미 씨, 나는 리미미 씨가 정말 좋은 엄마라고 생각해요. 물론 ‘페이스 노트’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직원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둘 다 잘하기는 어렵잖아요.”
“사장님, 무슨 말씀 하시려고 하는지는 아는데요. 아기들에게는 부모의 손길이 필요해요.”
“내 생각에는 마크나 리미미 씨 둘 중 한 명은 육아휴직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아니, 하는 게 좋을 게 같아요. 두 사람의 몫을 한 사람이 할 수는 없고, 피곤한 부모를 아이들이 좋아하지도 않을 겁니다.”
내 말에 리미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장님은 어떻게 저희보다 부모가 먼저 되어본 사람 같아요.”
[저번 생에선 나도 부모였다고. 물론 기저귀 한 번 안 갈아봤지만.]“리미미 씨, 마크랑 상의해서 결정해요. 두 사람 다 나에게는 필요한 사람들이지만, 난 두 사람이 적절한 워라밸을 유지하기도 바라거든요. 세 딸들을 위해서라고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리미미는 애써 크게 대답하고는 회의실을 나섰다.
결혼도 안 한 내가 마크네 가족 문제까지 해결해줘야 하다니.
고민과 반대로 내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저번 생에서 나는 독선적인 재벌 후계자였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타인에 대한 고려는 해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이런 것을 상의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내 주변 사람들 모두 내가 없으면 안 됐다.
[이런 인생도 괜찮은걸.]그리고 이때, 전화가 울렸다.
[누가 또 나를 필요로 하는군.]발신 표시를 보니 엄마였다. 엄마가 무슨 일이지?
“엄마, 무슨 일이야?”
– 성국아, 너 미국에서 도대체 어떻게 산 거야?
“엄마, 무슨 소리야?”
– 시나리오 지금 봤는데, 여기 시나리오대로라면 넌 완전히 성격파탄자잖아!
“엄마, 영화는 영화일 뿐이야. 그러니까….”
– 그건 엄마도 아는데, 주인공의 모티브가 누가 봐도 너잖아!
“엄마, 모티브만 나일 뿐이야.”
해명은 할수록 이상해졌다.
– 엄마가 이번에 2차 캐스팅에 갈 테니까. 전성국, 너 엄마랑 이야기 좀 하자. 너, 미국에서 어떻게 사는지 엄마가 좀 지켜봐야겠어.
툭, 엄마는 내 말도 안 듣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이 세상에서 무서운 거 없던 내가 이번 생에서는 부모님 앞에서는 아직도 애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스티븐에게 우리 부모님 내용도 넣으라고 해야겠군. 우리 엄마 진짜 무섭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