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raise this family RAW novel - Chapter (572)
이 집안을 일으켜세우겠습니다-572화(572/576)
제572화
마크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내 사무실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성국아,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우리가 우수 IT 기업에 선정돼서 향후 5년 동안 어마무시한 세금 혜택을 받게 됐어.”
“그래?”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성국아, 이거 혹시… 네가 북한 다녀온 일이랑 뭔 상관있는 거야?”
나는 대답 대신 가방에서 북한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꺼냈다.
“이거 리미미 씨 가져다줘. 아마 북한의 맛이 좀 그리울 거야.”
“북한 과자야?”
“응.”
나는 김성혜에게 부탁해서 받은 과자 몇 개를 마크에게 내밀었다.
“미미가 좋아하겠네.”
마크는 빙글빙글 웃더니, 질문에 대한 답도 안 듣고 사무실을 나갔다.
마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건 딱 두 가지였다. 리미미와 아이들.
어서 웜비어의 송환 날짜가 정해졌다.
도날드 트럼펫은 약속대로 세금 혜택을 줬다. 내가 쓴 돈과 비교할 수 없는 혜택이었다.
어서 웜비어가 송환되는 날 엠바고가 풀리면서 케이트 콜린스는 나와의 북한 방문기를 기사로 내보낼 것이다.
도날드 트럼펫이 조금 기분 나쁘겠지만, 그땐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 * *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대통령의 파면됐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이 소식으로 들썩였다.
나는 저번 생에서 미리 겪은 일이라 크게 놀라진 않았다. 다만,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만 확인했다.
그리고 이 뉴스가 뜨자마자 전태국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전태국은 연말과 연초를 미국에서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 성국아….
전태국의 목소리는 벌써부터 힘이 없었다.
누구보다 전태국은 자신의 운명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형, 벌써부터 의기소침해할 필요 없어요.”
– 이렇게 되면 대통령 선거도 새로 해야 하고… 아무래도 재벌 싫어하는 정권이 될 것 같은데. 나, 감옥 가겠지?
“형, 그런 건 닥치면 생각해요.”
– 그래… 참, 성국아. 요즘 지희랑 차윤우랑 사이가 좀 소원해졌나 봐.
[전태국, 그걸 왜 네가 알고 있어?]“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 지희랑 종종 밥 먹는데, 그런 이야기 하더라고. 지희는 사법연수원 들어가서 바쁘고, 차윤우는 촬영하느라 바쁘잖아.”
“형, 재벌이랑 사법연수원생이랑 같이 밥 먹으면 좋은 소리 듣기 힘들어요.”
– 성국아, 그거 날 걱정하는 거야? 지희를 걱정하는 거야?
“당연히 지희를 걱정하는 거죠. 미래의 법조인인데, 공정을 위해서 재벌가와는 멀리하는 게 좋죠.”
– 나도 좀 걱정해 주라.
“형, 저는 하소연 들을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그만 끊을게요.”
– 알았다고….
전태국이 힘없는 소리도 대답했다.
[전생의 업보가 뭔지….]“형, 기운 내요. 감옥에 가든 재판을 받든 지금 당장 할 일을 해요. 사람들이 형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런 거잖아요. 남들과 상관없이 내 갈 길을 가는 거요.”
– 성국아, 고마워. 안 그래도, 오늘 저녁에 구씨 패션쇼 있는데 눈치 보여서 갈까 말까 했거든. 그래, 네 말대로 가야겠어. 난, 전태국이니까!
아무튼 전태국은 기운 차린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대한민국은 이제 곧 대선 정국에 들어설 것이고, 세상은 빠르게 바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이번에는 방무혁이었다.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 어쩐 일이세요?”
– 성국아, 나 다음 주에 미국 가야 할 것 같아.
“아저씨만요?”
– 어… 우선 내가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스케줄을 정해야 할 것 같거든. 근데… 믿겨지지도 않고, 미국에 날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데… 너밖에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서.
방무혁은 조금 횡설수설했다. 그리고 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 방무혁과 <세븐즈>에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다 예상한 일이었다.
“아저씨,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나는 모른 척 물었다.
– 성국아, <세븐즈>가 글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메인 무대에 설 것 같아.
“네에?”
나는 살짝 놀란 척 되물었다.
– 성국아, 너도 놀랍지? 거기다 수상도 유력하다는 말이 있어.
“무슨 상인데요?”
– 소셜 미디어 스타상인데. 그러니까 세계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에게 주는 상이야. 그걸 우리 <세븐즈>가 탈 수도 있대. 그래서 무대랑 수상 관련 이야기하자고 나보고 미국으로 오래. 비행기 티켓도 보내줬어. 호텔도 잡아주고….
방무혁은 모든 게 믿겨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저씨,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저랑 함께 만나요.”
– 안 그래도, 내가 이거 혹시 사기 아닌가 해서 <세븐즈> 멤버 중에 민국이라는 친구가 전성국 대표 친동생이라 너도 같이 갈 거다, 그랬더니, 너무 놀라워하면서 좋아하더라고. 이거 진짜 맞겠지?
“자세한 건 제가 알아볼 테니, 담당자 이름이랑 연락처 주세요. 그리고 미팅 날짜랑 장소도 알려주시고요.”
– 어, 내가 메일로 보내 놓을게. 그럼, 미국에서 보자.
“네, 아저씨.”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 탄핵으로 축제 분위기였고, 방무혁과 <세븐즈>는 다른 의미로 또 다른 축제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동안 국내 시장, 혹은 중국과 일본을 타깃으로 한 음반 시장만 노리던 한국의 아이돌이 팝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다.
나는 팔짱을 낀 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민국이 녀석, 이제 밥값 좀 하겠는데….]* * *
데니얼이 흥분된 목소리로 달려왔다.
“대표님, 그 담당자랑 전화번호요. 빌보드 관계자가 확실합니다. 대표님, 민국이 빌보드 무대에 서는 거예요?”
“아직은 아니에요. 조율을 해봐야죠.”
“완전 대단해요. 근데 진짜 <세븐즈> 인기 장난 아니에요. 제가 주말마다 한인 교회 가면 애들이 죄다 <세븐즈> 이야기밖에 안 해요. 그중에서도 민국이랑 도형이가 가장 인기도 많고요.”
“정말요?”
“진짜예요. 민국이는 노래도 잘하고, 잘생겼다고. 애들이 나중에 민국이 솔로 나올 것도 너무 기대된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민국이 녀석, 인기가 그 정도라고?]내 눈치를 보던 데니얼이 싱긋 웃었다.
“대표님, 혹시 질투하십니까?”
“설마요.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제가 민국이보다 잘생겼다는 거야 사실인데요.”
“그렇긴 하지만, 민국이도 가수 되고 가꾸고 하니까 솔직히 완전 잘생겼잖아요. 거기다 노래도 잘하고요. 남자는 노래를 잘해야 매력적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대표님 노래 부르는 거 들은 기억이 없네요.”
“저는 가수가 아니니까요.”
“대표님, 음치는 아니시죠?”
“그런 거 아닙니다. 데니얼, 다음 주 뉴욕에서 방무혁이랑 미팅한다고 하니까 제 일정도 잡아주세요.”
“네, 대표님!”
데니얼은 출장 갈 생각에 신이 나서 사무실을 나섰다.
나는 고요해진 사무실에서 잠시 목을 풀었다.
“음… 흠. 흠.”
저번 생에서 친구들과 가끔 노래방 기기가 있는 곳에 가서 노래를 부른 기억이 있었다.
점수도 괜찮았고,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 생에서야 음악 시간 외에는 노래를 부른 기억도 없고, 대학도 중퇴하고 일하느라 노래방 기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 노래 실력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조용히 익숙한 노래 몇 마디를 읊조렸다.
“설마 했던 네가 날 노려봤어. 설마 했던 네가 날 미워했어.”
“성국, 지금 뭐 하는 거야?”
마크가 눈이 커져서 나를 쳐다봤다.
“지금 한국말에 약간의 리듬이 더해졌는데, 그거 혹시 노래야?”
“어?”
나는 당황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노래한 거 맞아?”
“아, 아니야.”
마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네. 난 또 네가 노래 부른 거라고… 내가 아무리 한국말을 다 못 알아들어도, 정말 이상했거든.”
[노래 맞는데….]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마크, 그나저나 노크도 안 하고 왜 문을 연 거야?”
“아, 데니얼이 뛰어가면서 민국이가 빌보드 무대 나갈 것 같다고 해서. 진짜야?”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논의 중이야.”
“성국아, 만약 민국이가 빌보드 무대 가게 되면 나 티켓 좀 구해줘. 우리 딸 올리비아가 요즘 <세븐즈>에 완전히 빠져 있어.”
[올리비아, 너마저….]역시 아이돌은 아이돌인 모양이었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성국, 서운한 거 아니지? 올리비아의 사랑이 옮겨가서?”
“아니야. 확정되면 티켓 구해볼게.”
“고마워! 참, 좀 전에 SNS에 태국이랑 지희랑 구씨 패션쇼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 찍혔더라.”
“지희랑?”
미간이 구겨졌다.
전태국이 구씨 패션쇼를 간다고는 했지만, 지희랑 함께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성국아, 태국이가 한국에서 너 대신 지희 잘 챙겨주나 봐.”
“마크, 나 일이 바빠서….”
“어, 그럼 일 봐.”
마크가 사무실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리곤 나는 잽싸게 SNS를 검색했다.
– 삼전 그룹 전태국 부회장과 전지희 양 동반 패션쇼 관람. 전지희 양은 ‘페이스 노트’ 전성국 대표의 친동생이자 배우 차윤우와 공개 열애 중이다.
전태국은 원래부터 지희를 귀여워하고 잘 챙겼다. 지희도 그런 태국이를 잘 따랐다.
얼빠인 지희가 차윤우를 버리고 전태국을 선택할 일은 없겠지?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오빠, 동생 사이 같았다. 누가 봐도!
* * *
빌보드 팀과 미팅을 하고 난 뒤, 나와 데니얼 방무혁은 뉴욕의 한 카페에 갔다.
방무혁은 상기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너를 뉴욕에서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방무혁을 처음 만난 것도 뉴욕이었다.
“세월 참 빠르다. 그치?”
“그러게요. 아저씨.”
“그리고 우리 <세븐즈>가 미국 무대에 선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 그것도 우리가 요청한 것도 아니고… 빌보드에서 먼저 제안한 거잖아.”
정말 이례적인 경우였다.
대부분 한국 가수들이 미국 무대나 토크쇼에 나갈 때는 대부분 엄청난 로비의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미국 측에서 제안해온 것이었다.
“조건도 파격적이야. 비행기표는 물론이고, 호텔부터 시작해서… 우리 애들 무대가 완전 메인이야. 거기다 앞뒤로 인터뷰도 꽉 차 있어.”
방무혁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애들 실망할까 봐 난 그냥 미국 출장 간다고 하고 온 거거든. 성국아, 내가 들은 내용이 다 맞지?”
“맞아요, 아저씨. 이제 안심해도 돼요.”
이때, 옆에서 데니얼이 끼어들었다.
“방 대표님, 거기다 빌보드 측에서 연결해줘서 토크쇼가 몇 개 잡힐 것 같아요. 뉴욕과 LA에서 각각 촬영하는 토크쇼인데, 미국에서도 스타들만 나가는 진짜 유명한 토크쇼예요. 빌보드 무대 하고, 그 이후로 일정 잡을게요.”
“와… 정말 듣고 있으면서도 믿기지가 않아. 성국아, 우리 애들 영어 못하는 애들도 반 이상인데, 괜찮을까? 이제라도 영어 과외 시킬까?”
“민국이랑 정우가 잘하잖아요. 그리고 아저씨 말대로 <세븐즈>는 미국의 팬들이 원해서 미국 진출을 하는 거잖아요. 영어를 조금 못해도 그런 순박한 모습을 더 좋아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그래도 우선 조금이라도 과외를 시켜야겠어.”
방무혁이 중얼거렸다.
솔직히 나도 믿겨지지 않았다. <세븐즈>가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을 내가 지켜본다는 것이.
저번 생에서 <세븐즈>가 미국 진출 과정 기사를 읽은 적은 있었지만, 그게 내 동생 일이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별안간에 모든 게 시작될 줄은 정말 몰랐다.
방무혁이 얼빠진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성국아, 진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아저씨, 이건 정말 기적이에요.”
그리고 <세븐즈>의 기적은 이제 막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