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138)
제138화
138화 – 미토스 리그
#1
3학년이 한창 굉장한 매치를 앞두고 있을 때, 1학년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합동 수업에 참여했다.
오늘은 일명 ‘미토스 리그’가 개최되는 날.
벌써부터 들떠 있는 이들이 몇 보였다.
경쟁은 최고의 조건 중 하나였다.
실력을 기르고 인격을 수양하고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과정에서, 경쟁이란 그 속도를 가속시키는 역할을 하니까.
하지만, 경쟁은 독한 마음과 선한 마음이 공존해야 하는 것.
“이야…… 벌써 난린데?”
“저저저, 저거 봐라. 아나이스 아주 인기가 폭발한다.”
1학년 학생이 이렇게 많았던가?
케일은 머리를 긁적였다.
실제로 그와 피어슨 곁에도 꽤 많은 이들이 몰려 있었다.
특히 독수리반과 사슴반의 동급생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아마도 학생회장 선발전에서 보여 주었던 임팩트가 컸던 모양.
케일 특유의 마법을 알아본 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건 당연지사였다.
“케일이지? 안녕?”
“어어-. 안녀엉-.”
아직 동아리 사람들 외의 인간관계에 서툴렀던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
쭈뼛거리며 인사를 받아 주자, 검을 메고 있던 이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선 한눈에 봐도 듬직해 보이는 이가 케일에게 악수를 건넸다.
“엄청 예쁘다 너. 반가워.”
“아니, 예쁘기는 뭘. 고마워.”
이렇게 많고 갑작스러운 호의는 처음인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케일.
오히려 그런 모습이 챠밍 포인트가 되었던 것일까.
많은 남학생이 그녀 곁으로 몰려들었다.
아나이스, 케일, 멜라니, 피어슨과 에머슨.
탑에 올라가는 이들은 모두가 주목받으며 영입 1순위에 올랐다.
학년 투 톱인 아나이스와 케일은 말할 것도 없었고.
“케일. 반가워요. 저 기억나시나요?”
“아, 글라디. 몸은 좀 어때요?”
그중, 눈에 띄는 이가 케일에게 다가왔다.
학생회장에 도전했고, 케일과 붙어 석패한 이.
마나를 이용해 방패를 던지며 싸우는 글라디였다.
처음엔 그 신묘하고도 위력적인 기술에 당황했었지.
예의도 바르고 이전, 후보 신청 건으로 도와주었던 것 때문에 제법 안면이 있었다.
“괜찮습니다. 팀은 아직인가요?”
“네.”
“괜찮다면 저와 함께하시죠.”
케일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까.
출중한 실력에 바른 인성.
거기다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여유까지.
케일은 마누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세상에 나가, 많은 사람을 만나 보라는 말.
어쩌면, 그건 아카데미 안에서도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잘 부탁해요.”
“감사합니다. 말씀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전 이게 익숙해서-.”
“응, 알았어.”
케일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각자의 팀을 꾸렸다.
지금부터 펼쳐지는 리그는 월말 평가,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성적에도 반영되는 것.
오랜 기간 팀을 짜 활동하는 자들이 많은 만큼, 아카데미에서부터 철저하게 훈련하게 만드는 커리큘럼이었다.
제한 시간은 1시간.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
“기대되네.”
“아무리 그래도 2학년이 어떻게 3학년을 이겨?”
“거야 모르지. 그 대단하신 카이사르잖냐.”
3학년 수업.
그곳은 지금 반쯤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어떤 경기든, 강팀과 강팀이 만나 경기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법.
고금을 막론하고 팽팽한 매치 업은 언제나 사랑받아 왔다.
에드먼드 카이사.
더블 캐스팅을 이용해 다양한 결계를 펼치는 그녀의 실력은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정도.
은은한 열기와 은은한 냉기가 흐르는 경기장이 이목을 끌었다.
“자, 두 팀 다 준비 됐지?”
양쪽 팀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스르릉-.
산토레오의 롱 소드가 검집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수호자 지망생들이 각자의 방패를 들었고, 마법사는 캐스팅 준비를 끝마쳤다.
마누스는 이전에 얻었던 아티팩트 사용하기로 했다.
메모라이즈 링.
써 볼 기회가 없었는데, 시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한번 해 볼까.’
파직-.
손가락 하나에 장착되어 있던 링에서 마나가 새어 나왔다.
더블 캐스팅을 사용하지 않아도 더블 캐스팅처럼 보일 수 있는 아티팩트.
어디 한번 사용해 보자.
“보호 장구는 다들 찼겠지? 마법진 훼손 안 되게 조심하고, 마법은 3클래스까지만 허용된다. 그럼-.”
삐이이익-!
호각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두 마법사의 마법이 날았다.
[폴게트라]니아가 먼저 선공을 날렸다.
빠른 캐스팅 속도가 장점인 그녀는 무려 마누스보다 빠르게 마법을 완성했다.
아이든이 방패에 마나를 두르고 굳건하게 버텼다.
마법이 날아오는 사이, 마누스의 마법 역시 완성되어 허공을 갈랐다.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산토레오와 그의 동료 수호자.
엘레나는 마법사를 노리기 위해 경기장 외곽으로 돌았다.
“엇-.”
콰아앙-!
산토레오가 검을 휘둘렀다.
그가 노리던 곳은 아이든의 방패였지만, 궤적을 틀 수밖에 없었다.
[폴게트라] [벤투스]바람의 칼날이 그의 가슴을 정확히 노렸다.
동시에 같은 속성의 마법으로 니아의 마법까지 완벽하게 상쇄했다.
“이런 미친-.”
아이든이 실소를 흘렸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그가 자세를 잡고 돌격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악투스]콰아앙-!
산토레오의 검과 아이든이 검이 부딪쳤다.
B조의 수호자, 카타리나는 엘레나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소심한 성격과 아담한 체구와 달리, 거대한 타워 실드를 들고 있는 그녀.
장점이라면 재빠른 몸놀림과 어마어마한 면적을 커버하는 것에 있었다.
“파고 들어갈 틈이 없네-!”
무섭게 던져지는 단검.
전사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었다.
엘레나는 그야말로 중거리에서 적을 교란하는 레인저.
그녀의 특기가 무섭게 발휘되었다.
이런 스타일의 전사는 마법사의 천적이었으니.
“읏차-!”
기다랗고 두꺼운 와이어를 달아 놓은 단검이 경기장 바닥에 박혔다.
그걸 이용해서 반원을 그리며 도는 엘레나.
마치 모 만화에 나오는 입체기동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경기장 벽을 타고 달리며 수호자의 방어 면적을 벗어났다.
그녀의 주특기이자 전용기라고 할 수 있는 이동.
저 멀리, 빌타이트와 더불어 대륙 2대 수해에 사는 이들의 주특기이기도 했다.
“엇?!”
“야, 방어 똑바로 안 할래?!”
니아가 버럭 소리 지르며 마법을 캐스팅했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빠른 캐스팅 속도.
꽃잎으로 이뤄진 방패가 그녀를 가로막고, 거의 시차 없이 다음 마법이 완성되었다.
굳이 더블 캐스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특별한 혈통으로 인해 마법과 마법 사이에 딜레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그니오]콰르르륵-!
검을 막고 영거리에서 쏘아지는 마법.
덕분에 엘레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서야 했다.
안전장치에서 미약한 스파크가 튀었다.
제대로 맞았으면 아마 리타이어되었겠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입체기동을 다시 실시하는 엘레나.
그녀의 진짜 특기는 습격이 아니라 궁술이었다.
“어디, 이것도 받아 봐라.”
“카타리나! 저거 막을 수 있겠지?!”
“으응-!”
피식 웃은 엘레나가 허공에서 활과 화살을 들었다.
사이타 숲에 사는 부족민들은 높은 침엽수 사이사이를 거닐기 위해 이러한 이동 기술을 발전시켰다.
더불어 검이나 창 같은, 중병기를 휘두르기엔 사냥감들이 너무 재빨랐고 공간도 협소했다.
그래서 발전한 것이 바로 궁술.
나무 사이를 직선으로 스쳐 지나가 사냥감과 몬스터를 상대하는 덴 활과 화살만 한 것이 없었다.
파지직-.
그녀의 화살촉에서 거친 마나가 뭉쳤다.
“그거 알아? 우리가 상대하는 몬스터는-.”
[보헤른]파아앙-!
직선이 날아 카타리나의 방패를 때렸다.
보통의 화살이라면 방패에 막혀 힘없이 떨어지거나 그저 박혀야 할 화살.
수호자의 방패에도 마나가 담겨 있으니, 상쇄되어야 마땅한 법칙이었다.
“으어엇?!”
하지만, 엘레나가 쏘아 낸 화살은 큰 충격파를 일으키며 카타리나의 자세를 무너뜨렸다.
그 충격파의 여파는 뒤에 있던 니아에게도 닿았다.
마법사에게 안정적인 중심과 방해받지 않은 환경은 너무도 중요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론이고 이상적인 상황에 불과했다.
전장에서, 혹은 몬스터와의 대결에서 누가 마법사를 가만히 놔둘까.
이미 니아는 숱한 실전을 겪었다.
가만히 서서 캐스팅하는 건, 역시 초보나 할 짓이지.
‘쯧, 더블 캐스팅은 머리 아픈데.’
솔직히 놀라웠다.
자신과 거의 차이가 없는 속도에, 더블 캐스팅이라니.
마누스 녀석, 역시 괴물이잖아.
하지만 선배로서 얕보일 수는 없는 법.
“흥, 너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넥토] [글라치아스]화려한 더블 캐스팅이 이어졌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
경기장의 얼음벽에서 생성된 마나 사슬이 엘레나를 옭아맸다.
얼음의 창이 은근히 산토에로의 공격을 잘 막아 내는 아이든에게로 향했다.
과연, 위대한 가문이라서 그럴까.
산토레오의 검은 마누스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롱 소드 검술이 이렇게나 떨쳐 내기 어려웠나?
‘그냥 휘두르는 게 아니야. 철저하게 거리를 재고 있다.’
제니퍼 교수와 비슷한 전투.
마법만으로는 그의 검격을 상대할 수 없었다.
제아무리 카이사르라고 해도 물리적인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으니.
진정한 고수는 일합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고 했던가.
산토레오에서 느껴지는 기세는 말로만 들었던 고수와 닮아 있었다.
그렇다면 거리를 벌려야겠지.
아티팩트의 힘을 빌리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지만-.
‘아티팩트 사용도 익숙해져야 하거든.’
“슬슬 ‘그걸’ 꺼내는 게 낫지 않을까?!”
마누스는 대답 없이 정권을 내질렀다.
파앙-!
충격파가 산토레오의 가슴팍을 때렸다.
촤르륵 밀려나는 그를 추격하듯, 마법이 쏘아졌다.
[폴게트라]콰지지지직-!
기다란 섬광이 산토레오의 안전장치에 직격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멀쩡한 그의 안전장치.
마누스는 보았다.
순간적으로 검을 가슴으로 가져가, 마나로 대미지를 받아 내는 모습을.
“역시, 3학년 톱답습니다.”
“너야말로, 장난 아닌데?”
마누스는 아티팩트에 남은 마나를 확인해 보았다.
3클래스 다섯 번 정도를 쓸 수 있는 마법.
이 정도라면 충분하지.
그는 스킬의 힘을 믿었다.
여태까지 쌓아 온 힘들.
그건 이 세계가 쌓아 온 힘의 일부였다.
‘눈으로 좇을 만했다.’
버클리의 마음가짐.
그 스킬을 뒷받침해 줄 몇몇 패시브.
거기다 천재적인 카이사르의 재능까지.
마투 역시 마법의 일종이라면-.
“갑니다.”
콰앙-!
전신에 마나를 두르고 앞으로 나아갔다.
롱 소드의 거리를 인지하며 주먹을 뻗었다.
격투가와 검사의 싸움은 어떻게 이뤄질까.
제니퍼 교수는 이렇게 말했었다.
‘검이 들어올 거리를 내어 주면 패배, 아니면 승리.’라고.
주변에 동료가 있다면 철저히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쳇, 까다롭네.”
마누스는 정면 승부를 고집하는 부류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면 승부를 꺼려 하는 쪽에 속했으면 속했지, 우직하게 들이미는 성격은 아니었다.
내재하여 있던 진정한 영혼이 간섭했다.
얍삽하고 영악하게 싸워야 할 때였다.
산토레오는 검의 영역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마누스를 노리기가 요원했다.
“어어-? 왜 나를 계속-.”
“엄호 잘해 주십쇼.”
거기다 어찌나 영악하던지, 아이든을 중앙에 끼고 빙빙 도는 형상이 만들어졌다.
마투술이기에 가능한 기행.
허공을 때리는 신묘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마누스였다.
그뿐인가.
아이든 뒤에 숨어서 마법을 날릴 때면, 뒤쪽에 있는 니아와 카타리나의 맥이 뚝뚝 끊겼다.
정말이지, 열받고 짜증 나게 하는 전투 방법이었다.
“야-! 너 제대로 안 싸울래?!”
“제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거길 신경 쓸 겨를이나 있나?”
계속해서 무너지는 수호자의 방벽.
급소를 노리고 사각에서 쏘아지는 화살.
이따금 날아오는 마법.
날아오는 마법?
니아가 고개를 홱 돌리자 전격 마법이 날아오는 중이었다.
그놈의 충격 화살 때문에 카타리나가 뒹굴고 있는 타이밍을 아주 절묘하게 노렸다.
“이익-.”
[에지스] [알투스]콰드드득-!
전격을 막아 내는 마법의 꽃잎.
워낙 좋은 타이밍이라, 온 정신을 그곳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훤히 드러난 빈틈을 엘레나가 잡지 못할 이유도 없었고.
싸늘한 감각이 목에 닿았다.
니아는 그것이 무엇인지, 구태여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아…….”
“후배, 진짜 잘하는데?”
“저건 진짜 사기 아니야?”
엘레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그래, 맞는 말이었다.
저런 게 괴물이지, 달리 괴물이 있겠는가.
“호오…… 저 아이 역시.”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던 카이사 교수 역시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브렐 가문의 여식 역시 대단한 실력이었다.
산토레오는 또래에서 정상급인 마법사와 수호자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었고.
하지만, 단연코 돋보이는 것은 바로 카이사르.
전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고 있는, 그야말로 정복자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