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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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158화 – 반전은 한순간
#1
연예인, 정치인들의 기사를 보면 항상 똑같은 패턴이다.
잘못을 했다.
이대로 괜찮은가.
댓글에서 욕을 엄청나게 하다가, 충격!
반전을 일으킬 실상이 공개되며 여론이 뒤집히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지금 상황도 똑같았다.
아카데미의 유례없는 천재였던 마누스는 순식간에 희대의 불량아로 찍힐 뻔했다.
전반적인 인식과 소문도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의 반전이야말로 마누스가 원하던 것이었다.
“준비되었나, 하녀.”
“……예, 예에-.”
“심호흡해라. 잘못하다간 영원히 백치가 되어 살아갈 수도 있으니.”
인비데아는 설명문을 낭독하는 AI처럼 말하고는 마법진을 발동했다.
오직 진실만을 말하게 되는 마법.
6클래스 이상의 마도사가 둘 이상 공증을 서야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발동되었다.
[디코 – 베룸]빠직-.
마법이 시렌의 머릿속에 깃들었다.
피시전자의 뇌를 강제로 조작해, 일종의 최면 상태를 만들었다.
시렌의 눈동자가 흐릿하게 변했다.
표정이 풀어지고, 입을 조금 벌려 완벽한 최면 상태를 증명했다.
마나의 끈이 연결된 시전자만이 질문할 수 있고, 다른 이의 질문엔 반응하지 않는 상태.
인비데아의 입이 가볍게 열렸다.
“시렌. 그대가 카이사르 마누스의 방에 블랙 럼을 뿌렸나?”
“……예.”
허어-.
교수들의 나직한 탄식이 이어졌다.
질문은 계속되었다.
“시렌. 그대는 누구에게 사주받았는가?”
“체스트힙…… 조교.”
“허어어-!”
조교가 학생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직속 교수의 명성에도 먹칠하는 행위였다.
참관했던 카이사 교수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의욕이 없더라니, 뒤에서 이런 거나 꾸미고 있었던 거야?
인상을 찌푸리고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지독한 배신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는데, 어쩌다가 이리되었을까.
“다른 이들은 연관된 자가 없는가?”
“……네.”
“마누스는 이번 일과 전혀 관련된 것이 없는가?”
“네. 그는 피해자입니다.”
끝났다.
교수들의 눈빛이 변했다.
마누스는 그 순간, 어디선가 멀어지는 기척을 느꼈다.
슬쩍 고개를 돌려 보니, 멀어지는 무언가가 언뜻 보였다.
모든 교수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감상을 내뱉었다.
표정으로, 눈빛으로, 더러는 심한 욕설을 입에 담았다.
특히 제니퍼 교수는 두 손으로 책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
“당장 잡아다가 요절을 내야겠군. 더 볼 필요 있나? 징계위원회를 다시 꾸려야 할 것 같은데.”
“일단 진정하시지요. 일단 절차대로 하는 게 보기에 좋습니다.”
트레일 교수가 만류했지만, 제니퍼 교수의 화만 돋우는 발언이었다.
“절차? 절차라고 했나? 아카데미 내에서 조교가! 학생을 모함했다! 그것도 금지된 약품까지 써 가면서!”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그녀의 언변은 모두를 압도했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진실을 밝히고 싶어 얼마나 답답했을까.
제니퍼 교수는 마누스가 빙의라도 한 듯, 열변을 토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안이며, 당장 체스트힙 조교를 추방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마법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해야 할 거다.”
“교수님의 의견, 잘 알겠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닉스 이사장 역시 동의하고 나섰다.
트레일 교수가 흐음,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자신 역시 긴급 대응 팀을 꾸려 조교를 잡아 오고 싶었다.
하지만, 학생들도 생각해야 하고 전체적인 아카데미의 분위기도 생각해야 할 터다.
소문은 빠르고 과장되기 마련.
외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알려지면, 아카데미의 위상도 떨어지겠지.
하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일 수 없었다.
“심문은 끝내겠습니다. 이 메이드는 어떡할 겁니까?”
“제발 살려 주세요…….”
“메이드는 학생의 사생활에 관여해선 안 된다. 알고 있나?”
시렌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두려웠다.
위대한 가문에서 자신에게 휘두를 철퇴.
감히 평민이 귀족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사라질 목숨.
위대한 가문의 엄청난 힘 앞에서, 그녀는 그저 파리 목숨에 불과했다.
언제든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존재.
그렇기에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조아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자비를 바라는 수밖에는 없어,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마누스 학생. 저 메이드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주최자인 트레일 교수가 물었다.
마누스는 잠시 생각했다.
자신을 싫어하는 자들을 부추기고 선동한 점.
과거, 정말 비참했던 자신의 처지가 떠올라 좋게 봐줄 수가 없었다.
진짜는 체스트힙 조교겠지만, 실행자는 시렌이었다.
선처는 없다.
선택의 대가는 오롯이 본인이 치러야 할 것이다.
“적법한 대가를 치러야겠지요. 이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면 안 될 겁니다.”
“학생의 뜻을 존중하겠네. 그럼…… 당장 체스트힙 조교를 잡아 와야겠군요.”
“저기, 그 건에 대해서 건의드릴 사안이 있습니다.”
다 끝나 가는 와중 의외의 인물이 손을 들었다.
역사 교수인 트레버.
인자한 웃음과 유익한 강의 내용으로 인지도를 쌓아 나가는 교수님.
종종 학생의 상담도 맡아 할 정도로 상냥한 성정을 지닌 사람이기도 했다.
이제 막 부임한 교수이지만, 존재감은 은근히 컸다.
역사라는, 대체할 수 없는 수업을 맡는다는 이유로 발언권도 조금씩 생기는 모양.
“제가 체스트힙 조교를 설득해 보겠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흐음.”
“무력 충돌은 무슨. 내가 직접 잡아서 본때를 보여 줄 예정이외다.”
“한 번만 부탁드려도 괜찮겠습니까? 그도 나름의 고충이 있지 않겠습니까.”
제니퍼 교수는 강력하게 반대할 생각이었다.
당장 일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왜 빙빙 둘러서 한단 말인가.
하지만 대놓고 교수의 말을 무시하는 것 역시 결례.
그래서 적당히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이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 중간 지점을 찾았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10분 동안 설득 후, 안 되면 체포하는 것으로.”
“……좋습니다.”
제니퍼 교수 역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쉬고는 마누스를 바라봤다.
“고생 많았다.”
“아닙니다.”
사실 누구보다 편하게 지냈던 사람이 마누스 본인이었다.
유능한 동료들이 있는데 걱정할 필욘 없지.
다들 안도감을 표현하며 마누스에게 격려를 쏟아 냈다.
인비데아 역시 작게 미소 지었다.
“이걸로 인정받겠구나.”
“이미 그러는 중이야.”
“언제든지 필요한 일이 있다면 부르렴. 아 그리고 조용한 곳에서 잠시 얘기 좀 하자꾸나.”
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비데아는 나가는 길에 흘끔, 네 사람의 학생회장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후배들을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 추억이 마구 솟아났다.
마누스는 아나이스를 포함한 세 사람에게 눈빛으로 인사를 건네곤, 그녀를 따라갔다.
징계위원회는 그것으로 끝.
마누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다.
#2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분명 철저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체스트힙 조교는 남몰래 징계위원회를 훔쳐보고 있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돌아가는 상황 정도는 언뜻 유추할 수 있었으니.
시렌이 헐레벌떡 뛰어가는 걸 보자마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전력으로 조교실로 도망쳐, 짐을 싸기 시작했다.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차피 처벌은 피할 수 없을 테지.
“젠장, 왜 일이 꼬여서는-.”
시렌.
그년이 배신할 줄은 몰랐다.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억까지 지운 시렌이 헐레벌떡 뛰어갔을까.
아무도 모를 일일 텐데, 어째서-.
쿵쿵-!
그 순간, 조교실 문이 울렸다.
아, 늦었구나.
깊은 절망감이 그를 사로잡았다.
워낙 급하게 들어와, 문 잠그는 것도 잊어먹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온갖 부정적 감정으로 헝클어졌다.
하지만,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것은 뱀반 교수가 아닌 인자한 얼굴의 트레버였다.
“체스트힙 조교. 트레버 교수입니다. 역사 수업을 맡고 있지요.”
“……시렌이 다 밝히지 않았습니까.”
“애석하게도 그렇습니다. 기억을 지운 마법까지 쓰셨으니, 추적을 피하실 순 없을 겁니다.”
“……X발.”
작은 뇌까림이지만, 트레버는 분명히 들었다.
체스트힙 조교는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그 이유를 공감해 준다면, 적어도 처절하고 비참하게 끝나진 않을 것이다.
“시간이 없습니다. 10분 동안 이야기를 들어 보시고, 행동하면 됩니다. 저는 전투력이라고는 없는 사람이거든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왜 그랬는지부터 솔직히 얘기해 주세요. 그리고…….”
트레버는 최대한 다정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설명했다.
설득의 기본은 상대방의 적개심을 누그러뜨리는 것이었다.
체스트힙의 표정이 아주 조금 누그러졌다.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던 조교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트레버 교수는 확신을 두고 입을 열었다.
그렇게, 성공적인 설득이 시작되었다.
한편, 그 시각 밖에선 살벌한 기운을 숨기지 않은 채 제압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잘하고 있나.”
“소란이 없는 걸 보니 잘되는 것 같습니다만.”
“휴…… 진짜 성미에 안 맞는군.”
그들을 이끄는 것은 제니퍼 교수.
이사장이 직접 부탁한 강경한 성격의 교수.
황실에서 호위직을 맡았던, 아카데미 비공식 최강자.
죽이는 것보다 어려운 일을 하는 덴, 그녀가 적임자였다.
제니퍼는 이 상황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쉽게 해결할 일을 왜 자꾸 어렵게 하려는 건지…….
아카데미만 아니었다면, 체스트힙인지 가슴 엉덩이인지 하는 놈은 벌써 피떡이 되었으리라.
“……그 애, 진짜로 천재였군요.”
“카이사르가 그런 짓을 할 위인으로 보이냐? 멍청한 것들이지.”
“그러는 교수님도…….”
“뭐-?”
“아닙니다.”
지금 제니퍼 교수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릴 것 같았다.
팔짱을 낀 채 회중시계만을 내려다보던 제니퍼 교수.
이제 5분 정도가 지나갔고, 조교실 안쪽은 조용하기만 했다.
어느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이대로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흘렀다.
이대로 끝난다면, 무력 충돌 없이 원만하게 사건을 끝낼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10분.
제니퍼 교수가 움직였다.
“시간 됐다. 이제 들어간다.”
“교수님- 잠깐-.”
덜컥-.
제니퍼 교수는 거침이 없었다.
문을 열자,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트레버 교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체스트힙.
제니퍼 교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황급히 트레버 교수에게 다가갔다.
“어이, 괜찮소?!”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네요.”
“이런 머저리 같은-! 어이, 당장 마법사 데려와!”
“으으…… 정말 면목…… 없습니다.”
“말하지 마쇼. 편안하게 있어야 하니까.”
제니퍼 교수는 침착하고 정확하게 조치를 취했다.
자칫 잘못했다간 과다 출혈로 죽을 수도 있는 상황.
마법사가 빠르게 다가와 얼른 치유 마법을 걸어 주었다.
점차 안색이 회복되는 것을 바라보며, 제니퍼는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쿠그그그그그-.
감정에 반응한 마나가 들끓었다.
그리고 그 순간.
[S7 클리어]“음?”
“왜, 무슨 일이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