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181)
제181화
181화 – 황제의 시선을 끌어 보자
#1
케일은 꿀꺽, 침을 삼켰다.
탑 밖에서도 이토록 강력한 몬스터가 있구나.
어쩌면, 탑 안쪽이 더욱 싸우기 쉬운 무대일 수도 있겠구나.
골렘.
마법 저항력이 높은 생명체는 처음 상대해 보았다.
아니구나, 저번에 한 번 상대해 본 적이 있었지.
여기서는 확실히 카덴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겠어.
그녀의 요즘 관심사는 다양한 마법을 익혀 카덴차의 레시피를 늘리는 것에 있었다.
“케일, 여긴 우리에게 맡겨.”
“맞습니다. 보조만 해 줘도 골렘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드아린, 그리고 전사 친구 한 명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지금껏 파티의 메인 공격수는 케일이었다.
나머지 두 사람은 그녀를 보조하는 역할이 더욱 컸지.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골렘은 마법사가 활약하기 어려운 존재였으니.
그럼에도 케일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하던 대로 하자.”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번쯤은 믿어도 될 텐데요.”
“당연히 믿고 있어. 그래도 하던 대로 해야지.”
그녀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을 터다.
평소대로.
늘 하던 대로 강력한 마법을 퍼부으면, 골렘도 쓰러지겠지.
그러니, 언제나처럼 나아갈 뿐이다.
새로운 마법을 빚고 적에게 쏘아 내는 것.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으니.
“마누스 선배도 똑같이 하겠지. 나도 그렇게 할 거야.”
“어지간히 좋아하나 보네. 마누스 선배.”
“그분은 마법사의 귀감이 되시는 분이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라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케일의 순서는 첫 번째였다.
다른 이들은 그들의 평가를 바라보곤 전략을 세울 수 있을 터다.
그래서 뭐?
케일은 언제나 탑을 오르며 맨몸으로 모든 것을 알아냈다.
적의 패턴, 속성, 약점까지.
이번에도 그다지 다른 건 없었다.
“얼른 가자.”
케일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드아린과 독수리반 동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마누스가 미소 지었다.
이제 진짜 리더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 가고 있는 모습.
자신이 원하던 모습으로 점점 변해 가고 있으니, 더없이 만족할 수밖에.
[3학년 A조부터 E조까지는 무대 위로 올라가시기 바랍니다.]“마누스, 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그럼, 평소처럼 간다.”
아이든은 새로 장만한 방패를 가지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엘레나는 적의 약점을 노려, 마누스의 공격 타이밍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맡았다.
골렘도 엄연히 약점이 존재하는 병기였다.
특히 관절 부위는 아직도 보완이 필요한 치명적인 약점이었고.
무대 위로 올라가자, 시선이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황제를 비롯한 각국의 인사들이 바라보는 시선.
학생들이 바라볼 때보다 훨씬 강렬하고 끈적한 느낌에, 마누스가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게 원한다면, 보여 줘야겠지.’
예전이라면 부담감에 못 이겨,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터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푸른 빛으로 반짝이는 거인, 골렘이 앞에 서 있었다.
“다들 준비되었나?”
“예.”
감독관은 언제든지 개입할 준비를 끝내고는 물었다.
진형을 갖춘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쿠우웅-!
골렘이 한 발자국 움직이는 걸 시작으로 시험이 시작되었다.
동시에 마누스의 눈빛 역시 짙은 마나로 일렁였다.
#2
“폐하. 오랜만이옵니다.”
“그래, 닉스. 그간 잘 지냈나?”
“아무렴요. 저야 책상에 앉아 있을 뿐인데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황제와 이사장은 경기장이 잘 보이는 곳에서 나란히 앉아 학생들을 구경했다.
이제 막 마누스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골렘의 단단한 방벽을 어떻게 파훼할까.
이것 역시 황제가 던지는 물음 중 하나였다.
“분부하신 대로 했습니다만, 통과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겁니다.”
“괜찮네. 실패 속에서도 분명히 빛나는 자들은 있을 테니.”
“폐하의 뜻은 언제나 몇 수 앞을 내다보고 계시는군요.”
“나라를 운영하다 보면,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아서 말일세.”
황제가 웃음을 머금었다.
그건 이사장의 칭찬 때문만은 아니었을 터다.
콰아아앙-!
거센 소리가 경기장을 울렸다.
마누스.
그의 마법이 크리스털 골렘에 직격했다.
자욱한 연기가 걷히고 드러난 광경은 제법 놀라웠다.
골렘은 멀쩡했지만, 골렘을 감싸고 있는 마나의 방벽이 없어졌기 때문.
‘흠, 확실히…….’
황제가 눈을 빛내며 해당 경기를 바라봤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역시 마누스의 마법을 눈여겨볼 것이다.
마나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볼 줄 아는 이들은 골렘의 변화를 눈치챘을 테니.
그것은 황제도 처음 보는 현상이었다.
‘방벽을 깎아 내는 마법이라. 이것도 이번 학술회에서 큰 화제가 되겠군.’
그 역시 두 달 뒤, 학술회가 열리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륙에서 가장 큰 마법 행사 중 하나이니, 황궁에서 일하는 마법사들도 많이 참여하곤 했다.
브레들리 황제 역시 참여할까 했지만, 바쁜 일정이 그를 놔주지 않았다.
많이 아쉬운 일정이었다.
그곳에도 분명, 빛나는 자들이 많이 있을 텐데.
한 명이라도 강자를 알아볼 수 있다면, 만사를 내팽개치고 참여할 의미가 있었다.
7월, 황궁에 아주 중요한 행사들이 없었다면…….
“마누스 학생은 평소 어떻지?”
“최고의 마법사이지요. 누이인 인비데아보다 훨씬 잘하고 있습니다.”
“카이사르에 좋은 일만 가득하겠군.”
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누스는 더없이 귀중한 전력이었다.
탑에 오르는 아이들 모두가 그를 의지하고 있었으니.
이사장은 속내를 삼킨 채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카이사르는 얼마 전까지 영지전을 치렀다.
보고가 황제에게도 올라갔을 터.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큰일을 겪었으니, 한층 더 성장했겠지요.”
“카이사르는 더 단단한 기둥이 되어야 하네.”
“폐하의 뜻을 거스를 이는 없을 겁니다.”
브레들리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화가 멈췄다.
이사장은 황제의 의중을 읽었다.
더 단단한 기둥.
그 말은, 황제가 본격적으로 카이사르를 밀어주겠다는 뜻이겠지.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나와 있는지도 몰랐다.
마누스.
찬란하게 재능을 개화한 이가 황제의 무언가를 자극했겠지.
‘브레들리 황제. 인재 욕심이 많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였는가.’
카이사르는 제국의 기둥 중 하나.
황제는 귀족을 견제하는 것이 아닌, 단단하게 만듦으로써 제국의 힘을 공고히 해 왔다.
해리슨이 그랬고, 다른 가문도 그렇게 컸다.
이번엔 카이사르의 차례라는 거겠지.
아카데미 입장에선 좋을 수밖에.
카이사르의 입지가 단단해질수록, 마누스도 무럭무럭 자라날 환경이 만들어질 터다.
콰아아앙-!
이번엔 다른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저 아이는 누구지?”
황제가 고개를 돌려, 푸른 머리칼을 휘날리는 여인을 가리켰다.
케일.
마누스의 재능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학생.
성격만 조금 다를 뿐이지, 그녀는 마누스와 닮은 점이 많았다.
“케일이라고 합니다. 평민이지요.”
“그렇군. 1학년이 저런 마법을 사용하다니. 흥미롭군.”
후룩-.
차 마시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그 단단한 골렘이 한 걸음 물러나게 할 정도로 대단한 파괴력.
황제의 눈이 빛났다.
“평민이라…….”
어쩌면, 저 아이가 곧 성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족의 성.
자신의 일가를 이룰 수 있는, 명예로운 상징.
세상을 지킬 수 있는 자만이 ‘성’을 가질 수 있는 시대.
케일은 황제의 눈에 각인되듯, 그렇게 마법을 펼쳤다.
오오오오오-!
함성이 경기장 전체를 울렸다.
먼지가 자욱하게 올라왔고, 벙 찐 얼굴의 감독관이 보였다.
“역시, 카이사르는 빛이 나는군.”
“크리스털 골렘이, 저렇게 쉽게 파괴되는 건 아닐 텐데요.”
“그렇지. 다른 이들을 보라. 본디 보석은 돌멩이 사이에 있어야 더욱 빛이 나는 법. 마누스는 스스로 빛날 줄 아는 자로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겠어.
황제는 조용히 웃으며 마누스를 눈에 담았다.
그가 한 행위는 여기 모인 모든 마법사들을 긴장에 떨게 만들 터다.
시간?
그에게 있어 남들이 먼저 달려간 시간은 느리고, 지루해 보이겠지.
황제가 그랬고, 다른 천재들이 그러했으니.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성.
새로운 별이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눈에 똑똑히 담기 위해, 그는 기꺼이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일어섰다.
#3
쿠르르르르-.
육중한 골렘이 쓰러져 갔다.
마누스는 호흡을 골랐고, 쏠리는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유고수스] 마법을 사람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알투스]의 진화형 마법.2클래스 수준이 아닌, 4클래스 수준의 강화 마법의 탄생.
모두가 경악했다.
저런 마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으니까.
“학생용으로 만들어서 저렇게 약한가?”
“그, 그럴 리가……. 아무리 그래도 재룟값이 얼만데.”
“허허…… 그럼 더욱 많이 안 되잖은가.”
괴물.
진짜 제대로 된 크리스털 골렘이라면, 마누스의 가치는 더더욱 수직 상승할 터다.
실전으로 단련된 마법사들조차 애먹는 것이 크리스털 골렘이었으니.
격렬하게 요동치는 마나가 아직도 잔류했다.
단 두 번의 마법이었다.
단단한 크리스털 골렘이 쓰러지기까지 걸린 시간 역시, 5분 미만.
감독관이 벙 찐 채로 골렘이었던 것을 바라봤다.
“끝났습니까?”
마누스가 마나를 갈무리하며 물었다.
감독관은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3학년 D조, 평가 종료!”
와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이 다시 한번 경기장을 들썩였다.
골렘을 만들어 낸 사람도, 그걸 지켜보던 자들도, 심지어 같이 전투를 치렀던 동료들도 멍하니 마누스를 바라봤다.
“진짜냐 이거?”
“내, 내가 뭐라 그랬어? 우리 마누스는 잘할 거라고 그랬잖아?”
“누가 우리 마누스냐. 어쨌든…… 이번에도 고생했다.”
마누스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돌려 내려가며, 그는 한마디만을 남겼다.
“별거 아니었습니다.”
저 짧은 말이 그토록 짙은 여운을 남길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짙은 여운을 남기고 간 마누스.
무대에서 내려온 그가 고개를 돌려 케일을 바라봤다.
같은 시간, 같은 짐을 짊어지고 있을 그녀가 보였다.
다른 이들은 모두 마누스를 바라봤지만, 무대 위에 올라간 이들은 그를 바라볼 겨를이 없었다.
당장 닥쳐온 위협을 해결해야 했으니, 집중력을 흩어 놓을 수 없겠지.
‘잘하고 있군.’
케일은 골렘의 공략법을 잘 알았다.
마법 저항력이 높더라도, 그것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골렘의 저항력.
그 핵심은 마법 핵에 있었으니.
“좋아! 계속 공략해!”
“이제 큰 거 한 방 먹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라디라고 했던가.
분명, 플로이스 가문과 친한 용병 집안이었지.
그리고 훗날, 수호자 전력으로 합류하는 동료이기도 하고.
지금부터 합을 맞춰 두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선배는 잘하고 있나.’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니아가 생각났다.
D조와 B조는 가까운 곳에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겠지.
고개를 돌려 보니, 꽤 재미있는 상황이 보였다.
마누스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