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3)
제203화
203화 – 운동회 개최!
#1
학창 시절, 운동회라는 것은 따분한 날이었다.
운동 잘하는 이들을 위한 날이었나?
그다지 좋은 추억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았을까.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의 운동회라고 해 봤자…….
어쨌든 그러했다.
줄다리기, 단체 줄넘기 정도만 기억났었지.
‘그런 거랑 비교하면 훨씬 낫긴 하지. 운동회라기보단 그냥…… 서바이벌이라고 해야 하나.’
마누스는 거대한 잔디밭 위에 서 있는 스테이지를 보았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거랑 많이 다른 구성이었다.
이것도 전부 이런저런 일 때문에 생긴 변화겠지.
누굴 탓하겠는가.
어째, 일이 복잡해질 것 같았지만…… 설마 교수님들까지 그런 식으로 내기를 할 줄은 몰랐다.
수학여행 플랜을 놓고 겨루다니.
그래서 제니퍼 교수님이 그렇게 빡세게 훈련시켰나.
‘뭐, 애당초 우승은 내 거겠지만.’
마누스는 마음 편하게 먹기로 했다.
새로 익히고 있는 기술들도 시험할 기회였다.
운동회는 사막을 클리어하기 전, 좋은 워밍업이 되겠지.
오늘은 정복 대신 다른 걸 입고 등교하는 날이었다.
이 세계에서도 체육복이란 개념은 존재했다.
검은색 집업과 검은색 바지로 이뤄진 체육복.
“어머, 잘 어울리시네요.”
“고맙군.”
마누스가 밖으로 나서자 메이드 한 명이 인사했다.
그는 가볍게 인사를 받아주며 걸음을 옮겼다.
마법 엘리베이터로 향하자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드디어로군.”
“기예르모, 수련은 잘했나?”
“나름 열심히 했지.”
기예르모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그는 마누스를 바라보며 묘한 호승심을 내보였다.
누구에게 훈련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전을 위해 특훈을 했으리라.
“개인전에서 보자고.”
“그래.”
“순수한 무력으로는 질지 몰라도 몸을 쓰는 곳에서는 자신 있다.”
“기대하지. 나도 요새 특훈을 좀 받았다.”
기예르모의 눈썹이 팔자로 휘었다.
잠시 생각해 보니, 그 역시 육체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요새 체력 단련실에 보이지 않았는데, 설마?
“특훈이라면, 역시 제니퍼 교수님과의 훈련이겠군.”
마누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예르모 역시 경각심을 느꼈다.
제니퍼 교수의 특훈.
과연, 엄청난 수준이었겠지.
하지만 조금 이상했다.
그런 것 치곤 느껴지는 힘이 비약적으로 약해졌으니.
구태여 묻진 않았지만, 기예르모는 마누스가 슬슬 마나를 완전히 갈무리하는 경지까지 갔겠구나 싶었다.
‘더욱 앞서나간다 이거지.’
경쟁심이 일었다.
자신도 분명 도달할 수 있을 터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겠지.
이번에는 개인의 무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게 아니었다.
분명 다른 요소, 개인적인 피지컬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스테이지가 있을 터다.
완전한 무력으로만 승부가 나지 않도록 교수진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으니.
“그런데 그 소식은 들었나? 이번에 교수님들끼리 내기를 하셨다고 하던데.”
“아, 그래.”
분명 들었지.
확실히 정신 나간 내기라는 걸 확신했다.
누가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한 사람이 짜냐고.
이 세계의 특성상, 취향이 듬뿍 들어간 프로그램이겠지.
대체 누가 그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정말 궁금했다.
기예르모도 마누스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한숨을 픽 내쉬었다.
“어쨌든 마누스, 네가 우승하면 제니퍼 교수님의 무한 지옥 훈련 열차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
마누스는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갑자기 엄청난 혼란이 몰려왔다.
아니, 그게 그렇게 되나?
“잘 생각해라. 이건 진심을 담아서 하는 이야기야.”
“……어처구니가 없군.”
우승을 위해 노력해야 했으나 그러면 훗날 지옥이 기다린다니.
이건 마누스 인생에 있어 엄청난 딜레마였다.
그의 표정을 본 기예르모가 피식 웃었다.
마누스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그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었으니.
그의 옆모습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걱정되는 건 왜일까.
그래서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러니까 제발, 우승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라.”
“…….”
마누스는 그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제니퍼 교수에게 하소연이라도 해야 할까 생각 중이었다.
진지하게.
#2
운동회!
본래 취지는 다양한 던전, 혹은 야전에서의 장애물을 극복하자는 것.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거듭되는 이슈 끝에 운동회는 각 반의 우수함을 뽐내는 경쟁의 장으로 바뀌었다.
순발력, 체력,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 분석력과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스테이지를 통과해야 하는 날이었으니.
학급별로 치러지는 단체전은 간단했다.
피구와 같은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이름만 다른 [데스 볼].
마나를 이용해 뛰어올라 살아남아야 하는 [자이언트 필러].
거대한 공을 피해 끝까지 달려야 하는 [슈퍼 부스트].
[다들 좋은 아침입니다!] [다들 단체전 준비는 되셨습니까!]아침부터 시끌벅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슴 반 교수 중 한 명인 [케건 무스타파.]
결투 광, 혹은 미친 방패 살인마라고도 불리는 교수가 큰 소리로 떠들었다.
그는 이번 체육대회의 사회와 총괄 심판을 맡은 자였다.
예로부터 운동회는 사슴 반 교수가 총괄하는 것이 전통.
올해 역시 광란의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게 뭐라고 떨리냐.”
“그러게. 사슴반하고 독수리반 애들한테 질 순 없지.”
“내가 버프 팍팍 걸어줄 테니까, 한 번 신나게 날뛰어 보자고.”
“좋아.”
아나이스가 기합을 팍 넣었다.
어차피 떨거지들은 금방 나가떨어지니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진짜는 실력자들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상위권 애들이 많이 살아남아 활약하는가.
승부의 핵심은 거기서 갈릴 터다.
단체전에서 뱀반은 상당히 불리했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다른 두 반보다 모자랐으니.
[지금부터 첫 번째 순서! ‘자이언트 필러’를 시작한다! 간단한 몸풀기 게임이니 너무 겁먹지 말도록!]전 학년, 전 학급이 모두 어디론가로 소환되었다.
정확히 말해서는 모두에게 최면 마법을 걸어 새로운 무대를 보여준 것.
현실이되 현실이 아니고 쉽게 꿰뚫어 볼 수 있지만 파훼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보아라! 크고! 아름답고! 웅장한 기둥!]콰르르르르-!
마치 어딘가의 나태 지옥을 떠올리게 만드는 거대한 기둥.
여기저기 가시가 달려 있고,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막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질량이 모두를 압도했다.
거기다 무언가, 이질적인 힘이 참가자들을 짓눌렀다.
참가했던 모두가 들려오는 설명에, 그 힘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기둥이 내뿜는 파장은 마나의 이동을 저해하지! 물론 걱정하지 마라, 이건 모두 환상일 뿐이니. 기둥이 방해하는 것을 극복하고 깔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아, 거기에 더해 한 가지. 이 기둥은 위로 움직일 수도, 아래로 움직일 수도 있단다. 자신의 능력과 판단력을 잘 살려야 할 거다.]그럼, 시작!
삐이이이-!
경고를 내뱉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고 거대한 기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
흙먼지를 뿜어내며 움직이는 기둥.
아파트 2층 높이의 기둥이 모든 이들을 향해 달려왔다.
기둥은 거대한 축을 기준으로 양쪽에 있는 형태.
즉, 항생들은 두 개의 기둥을 항상 생각하며 움직여야 한다는 것.
“으아아아아!”
“도망쳐! 달려라!”
“뛰어! 달려!”
학생은 선택해야만 한다.
계속해서 빨라지는 기둥을 피해 달릴 것인지, 아니면 폭발적인 점프력으로 기둥을 넘길 것인지.
몇몇은 공중으로 뛰어올랐고 몇몇은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하지만, 실력이 떨어지거나 긴장한 이들은 당황한 나머지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운동회는 곧 실전을 가정한 경쟁.
거대한 기둥의 습격은 감당할 수 없는 적의 습격, 혹은 재해를 마주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느린 구간에선 점프보단 달리는 게 나아. 가자.”
“응.”
에머슨이 순식간에 계산 후 일행을 이끌었다.
그 사이, 기둥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 기둥의 무서움은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발버둥 쳐라! 하하하하!]“저거, 분명히 즐기는 거야! 즐기는 거라고!”
“누가 아니래!”
쿠구구구구구-!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기둥.
그렇게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열 바퀴째가 되었을 때, 이제 학생들의 속도로는 따돌릴 수 없는 속도가 되어버렸다.
그야말로 거대한 재앙.
산사태가 몰아치듯 눈 한 번 깜빡일 때마다 기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나이스와 케일, 피어슨을 비롯한 1학년 A반들은 순식간에 판단을 마쳤다.
[두타멘]“가자!”
“뛰어!”
콰앙-!
아슬아슬하게 발밑으로 스쳐 지나간 기둥의 가시들을 보며 섬뜩함을 느낀 피어슨.
겁 많은 그의 어깨를 꽉 잡은 아나이스가 히죽 웃었다.
“무섭냐!?”
“아니거든!?”
내려가는 것 역시 빠르게.
그렇지 않으면 다음 기둥에 빈대떡이 되어버릴 것이다.
마나를 이용해 가속하는 방법은 많았다.
[부스트] 마법을 이용해 내려가는 속도에 가속을 붙였다.동시에 다시 점프!
쿠르르르르-!
엄청난 속도의 기둥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이 게임의 핵심은 아슬아슬하게 피해, 마나를 조절하는 것.
마나를 한정되어 있었으며 기둥은 무한히 돌아간다.
얼마나 많이 버티느냐.
그것이 바로 이 게임에서 끝까지 버티는 비결이었다.
“으아악!”
“뒤를 맡긴다! 제발 사슴반의 명예를 지켜 줘!”
“나도 죽겠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죽음의 기둥.
뛰고 엎드리고 달리고!
그렇게 미친 듯이 돌아가는 기둥을 피하다 보니, 어느새 사람이 거의 다 없어졌다.
1학년의 첫 경기.
요령을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재능있는 이들은 벌써 경기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특히 케일은 이번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걸 익히는 중이었다.
‘이게 바로 마나 조절이라는 거구나.’
적재적소에 딱 필요한 만큼만 마나를 쓰는 것.
그래서 전투 지속력을 늘리고 회복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한계까지 마나를 쓰게 된다.
케일은 집중하며 기둥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지금 선배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녀는 조용히 사색에 잠기며 기둥을 피했다.
[오오! 저건 뭐야! 대단한 친구로군! 역시 학년 수석다워!]거기다 멜라니는 또 어떤가.
정령의 힘을 빌어 움직이는 그녀는 평소 단련의 성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의외로 선전하는 쪽은 뱀반, 마법사 쪽이었다.
독수리반은 카스트로와 렘런트.
수호자는 드아린이 겨우겨우 버티는 중이었다.
한편 2학년은 어떤가.
[알라노! 저런 묘기를 보일 줄이야! 정말 놀랍군!]아이스 부스트를 이용한 화려한 묘기.
거대한 위협에도 아슬아슬하게 얼음을 조형해 위기를 넘기는 모습은 예술 그 자체.
마치 무용하듯 날아다니는 알라노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빙결의 여신이었다.
즐거운 운동회.
그곳에서 아이들은 착실히 성장하는 중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강해지는 것.
그들은 점점 전사에게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는 중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