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5)
제205화
205화 – 운동회 파괴 빌런
#1
단체전의 기둥 피하기는 그렇게 마누스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끝나버렸다.
1학년은 멜라니가 최종 생존자로 뱀반 승리.
2학년 역시 마누스의 깽판으로 뱀반이 승리.
3학년은 산토레오의 활약으로 독수리반이 승리했다.
4학년은 운동회에 참가하지 않았으니, 1라운드는 마법사의 완벽한 승리였다.
확실히 이번 연도는 마법사의 재능이 두드러지는 것 같았다.
인재가 확 몰려있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데스볼이다! 반 대항전이니, 잘들 해 보라고!]데스볼.
죽음의 피구.
실제 게임에서는 간단한 미니게임으로 진행되었다.
날아오는 공을 보고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받고, 비슷하게 왔다 갔다 하는 바를 보고 누르며 던지는 형식.
일종의 리듬 게임이어서 꽤 재미있게 했던 적이 있었지.
현실에서의 피구는 어떨까.
마누스는 1학년의 경기를 바라보며 규칙을 상기했다.
‘세 반이 한꺼번에 했지. 좀 복잡하던데.’
뱀반에서 공격을 시작하면 독수리반, 사슴반 중 하나가 공을 받는다.
이후, 한 번은 뱀반으로 공격을 할 수 없는 시스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공방을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공격할 곳을 잘 선택해야 돌아올 공을 잘 받아낼 수 있었다.
경기는 제법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마나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스팩터클한 광경이 펼쳐졌다.
“맞아라-!”
“내 방어를 뚫을 수 있을 것 같냐!?”
“간다, 회전 회오리-!”
아주 난리였다.
마누스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경기를 흥미롭게 구경했다.
전반적인 피지컬이 좋은 사슴반이나 독수리반은 살아남은 인원이 많은 반면, 뱀반은 공이 올 때마다 한두 명씩 아웃 되었다.
하지만 아웃 된다고 해서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지.
피구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수비 역시 중요한 역할이었으니.
안전한 곳에서 때리는 공격.
마법사들에겐 피하면서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조건이었으니.
재밌는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되었다.
그 끝에 서 있는 것은 역시나 멜라니.
“저거 완전 사기 아니야?”
“정령사라고 했지? 진짜 혼자 다 해 먹네.”
“후우…… 간다.”
멜라니는 정령의 힘을 적극 사용하여 완벽한 방어를 선보였다.
사각에서 날아오는 공격도 정령이 있으면 받아낼 수 있었다.
공격은 또 어떤가.
돌풍을 휘감아 날리는 공격은 같은 수준의 학생들로는 도저히 받아낼 수 없는 공격이었다.
그야말로 에이스!
멜라니는 화염, 바람의 정령을 적극 이용하여 공격하는 그녀의 모습은 피구의 여신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종목에서는 확실히 마투학을 익힌 멜라니가 케일이나 아나이스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확실히 마투학은 배울만 해.’
마누스 역시 기둥을 파괴할 때 느꼈다.
원소학과 더불어 끝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엄청난 위력을 보장하는 학문이었으니.
그 짜릿한 쾌감을 잊을 수가 없었다.
원소학에 재능이 없었다면, 아마 마투학으로 진로를 정했을 정도로 매력적인 학문이었다.
“마누스. 우리는 어떻게 할 거야?”
“글쎄. 그냥 즐기려고 한다.”
“의외네. 너라면 안 즐길 것 같았는데.”
옆으로 다가온 알라노가 털썩 주저앉았다.
운동회.
작년 마누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아예 출석조차 하지 않았으니, 운동회를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막상 운동회에 참여한 마누스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파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나도 즐길 건 즐긴다.”
“그러게. 잘못 생각했어.”
“다들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군.”
“그야…….”
알라노는 말을 하다 말고 살며시 웃었다.
지금 떠오르는 말들을 마누스에게 전달하면, 굉장히 화난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실실 웃는 그녀의 표정을 본 마누스가 피식 웃었다.
그녀의 표정만 봐도 대답은 필요 없었으니까.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군.”
“조금…… 무뚝뚝한 편이니까?”
“나도 즐길 걸 즐기고 살고 싶은 사람이다.”
알라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바라봤다.
경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이젠 자신들 차례였으니, 준비해야겠지.
“카스트로가 2학년으로 출전했다지? 재밌겠어.”
“분수에 넘치는 짓이었다는 걸 알려줘야지.”
아직 너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2
2학년의 데스 볼.
그것은 학살의 현장이었다.
마누스가 던지는 공은 그야말로 마구.
사슴반이고 독수리반이고 할 것 없이 우수수 쓰러졌다.
그가 공을 잡으면 무조건 희생자가 발생한다고 봐야 할 정도.
방어는 또 어떤가.
마투학을 배운 그는 어떤 공격이든 모두 받아낼 수 있었다.
“저거 뭐야!”
“무조건 마누스부터 떨어뜨려! 무조건!”
공이 날아오는 족족 반응해 받아냈다.
심지어 다른 학생에게 향하는 공까지 받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다른 학생들이 할 게 없어질 정도.
그가 던진 공을 받아내는 이는 기예르모, 그리고 카스트로가 다였다.
두 사람은 데스 볼에서 완벽한 벽을 느꼈다.
마법사면 얌전히 마법이나 쏠 것이지, 어째서 폴짝폴짝 뛰어다닌단 말인가.
“이걸 어쩐다.”
“기예르모. 뭔가 보여줄 생각 없어?”
“저놈은 괴물이다. 포기하는 편이 나아.”
천하의 기예르모도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 몸으로 하는 경기면 모를까, 공이라는 걸 던지고 받는 경기는 확실히 불리했다.
무엇보다, 수호자는 막는데 특화되어 있지 받아내는것에 특화되어 있지 않았으니.
그건 카스트로도 마찬가지.
데이브와 어떻게든 합심하여 마누스의 공세를 막아냈지만, 둘 말고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공격의 마누스, 수비의 알라노를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오오, 이번 운동회는 뱀반이 쓸어 담고 있군! 사슴반! 조금 더 힘내라! 독수리반 역시 분발하고!]사회자의 말에 희비가 엇갈렸다.
독수리반과 사슴반은 투지를 불태웠으며 뱀반은 지금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아직 종목은 많았다.
마누스가 참여하지 않은 종목 역시 많았으니,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운동회의 절반이 지나갔다.
#3
마누스의 압도적인 활약 아래, 뱀반은 기세가 등등했다.
하지만 마누스와 알라노가 빠지자마자 다른 반에 완벽하게 잡아먹혔으니, 두 사람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
단체전까지 마무리한 뒤, 드디어 대망의 개인전.
개인전은 간단했다.
[출발 X림팀>에 나오는 것처럼 거대한 인공 스테이지를 통과하면 된다.가장 빠른 시간에 주파하는 사람이 우승 상품을 차지할 수 있는 방식.
[키에에에엑-!] [캬아아악!]스테이지 안쪽에서는 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딱 봐도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대기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체 교수님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스테이지를 만든 걸까?
높게 솟아오른 첨탑.
미궁처럼 거대한 구조물.
그 안쪽은 어떤 지옥을 구현해 놓았을까.
[대망의 개인전! 이번에는 작년과 달리 룰을 바꿨다!]모두가 들어가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람이 승자.
단판으로 결정되는 승부였다.
참가자는 총 여섯.
마누스, 기예르모, 카스트로가 주역이었으며 나머지 세 사람은 재미를 위해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자, 룰의 설명은 끝! 가서 살아남아라! 그리고 승리를 쟁취해라!]룰은 간단했다.
모든 함정, 몬스터, 그리고 경쟁자를 물리치고 끝까지 도달하면 된다.
교수님들의 모든 상상력이 총망라된 스테이지.
운동회의 꽃이 시작되었다.
[입구를 선택하면 각자 다른 테마의 스테이지가 나온다.] [어떤 테마가 나올지는 무작위! 하지만 그 어떤 스테이지도 쉬운 건 없을 거다.]각자 자리에 서며 출발을 기다렸다.
마누스는 자리에 서서 조용히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각자 어떤 난관을 맞이할지 궁금했지만,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자신이 될 터다.
[그럼, 출발-!]스테이지의 문이 열렸다.
공간 활용 마법과 다양한 마법진을 접목해 만들어낸 기상천외한 스테이지.
심지어 안쪽과 이쪽은 흐르는 시간마저 다르게 느껴진다.
금단의 마법 중 하나인 시간 마법의 끝자락까지 건드리며 만들어낸 스테이지였다.
마누스는 이질적인 장막을 통과하며 앞을 바라봤다.
그곳엔 기형적으로 움직이는 발판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1단계.
시간차로 움직이는 발판을 차례대로 밟아 다음 구역까지 나아가야만 했다.
밑에는 이글거리는 화염이 꿈틀거리는 이곳.
[첫 번째 스테이지는 판단력, 암기력, 순발력을 시험하는 구간이다!]“차라리 던전이 낫겠군.”
안전장치도 있고 스테이지 자체가 극도로 사실적인 환상이니 죽을 염려는 없겠지.
보기만 해도 섬뜩한 화염의 구덩이.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마누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앞을 바라봤다.
어지러운 공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마법적 지식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마누스.
다른 이들에겐 미안한 능력이지만, 그는 한번 보는 것만으로 ‘언제’, ‘어디서’, 발판이 나타나는지 알 수 있었다.
“가 볼까.”
[오오, 마누스! 출발하는가!]파지직-!
그가 마나를 둘러 다리와 팔, 몸통에 골고루 힘을 배가시켰다.
빠르게 달리는 일.
그것도 파쿠르를 곁들인 움직임엔 역시 전신에 퍼진 균형이 중요한 법.
파앗!
마누스가 단단한 돌을 박찼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사라지기 직전에 발판을 박차 허공으로 떠올랐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안착하려 하자, 거짓말처럼 발판이 나타났다.
그대로 달려 나가 끝자락에서 점프.
복잡한 구간은 그냥 옆에 있는 벽을 달려 스킵해버렸다.
“……저게 뭐냐.”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와…… 진짜 괴물이네. 저럴 거면 마법사 왜 함?”
“그러게. 그냥 가문만 마법사지, 만능이네.”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는 말이지.
옆에서 듣고 있던 알라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오오-!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개인전에 참가하지 않은 아이들, 아직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이 모두 집중해서 마누스의 화면을 보는 중이었다.
“흐읍-!”
콰아아앙-!
마지막, 두 개의 거대한 판이 자동문처럼 여닫히는 부분.
1관문에 마지막 부분이기도 했다.
마누스는 힘차게 도움닫기 한 다음, 문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어!?”
“아, 거기서 왜!”
“조금만 더 기다리지!”
막 문이 닫히고 있는 순간에 바로 앞에 도착한 마누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곳에서 판에 부딪혀 떨어졌겠지.
하지만 마누스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마투 : 콘펙티오] [삽입 : 이그니오]화르르르륵-!
거대한 불주먹이 허공에 떠올랐다.
그를 가로막고 있는 판은 충분히, 아니 넘칠 정도로 단단했다.
하지만 마누스는 아슬아슬하게 부숴버릴 정도의 파괴력을 조절할 수 있었다.
[카이사르의 마음가짐]그것은 마누스를 괴물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으니.
콰아아아아-!
[저저저저! 저 무식한-!]수호자의 입에서 마법사에게 무식하다는 소리가 나오다니.
그건 그거대로 정말 진귀한 광경이었다.
비산하는 흙먼지.
순간적으로 영상의 시야를 꽉 채우는 파괴의 여파.
그 사이를 긴 먼지 띠를 만들며 빠져나오는 마누스는 무사히 스테이지 끝에 안착했다.
와아아아아아-!
함성이 쏟아진다.
그래, 이런 퍼포먼스!
이런 광경이야말로 운동회를 보는 이유지!
“내 저러라고 마투학을 가르쳐 놓은 게 아니긴 한데, 흐음.”
“이거, 아무래도 이번 수학여행은 지옥행 여행이 되겠군요.”
마누스가 활약할수록, 미래에 다가올 고통이 커진다는 건 아는 사람들만 아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