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09)
제209화
209화 – 대장전은 그야말로 힘의 논리
#1
사막의 전사들은 특별한 존재였다.
왜 고작 세 번째 관문에서 지키고 있는가 물어본다면, 글쎄.
본래 강자는 치열한 실전 속에서 다져지는 법.
이곳, 사막은 병영이었다.
미로를 지나 입구, 정원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곳.
진정한 죽음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칸타티는 사막을 요새화했고, 전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곳은 끊임없는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지. 주의해야 할 것도 있다.”
마누스는 첫 번째 관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일행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전사의 사막에서는 꼭 밀어붙여야 하는 공식이 있었기 때문.
일행들은 마누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이따금 뱉는 팁은 탑 공략에 매우 효과적이었으니.
어디서 알아 오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미래를 아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눈동자들이 선명하게 빛날 때쯤, 마누스의 입이 다시 열렸다.
“이곳 전사들은 전투 데이터를 수집한다.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수록 대응하는 방법 역시 다양해지지.”
“패턴을 익힌다는 거구나.”
“맞다. 역으로 생각하면 극한까지 기술을 갈고닦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
수직 베기만 반복하는 검수가 있다고 치자.
수없이 많은 적을 수직 베기로만 상대한다면, 어떤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까.
무식하게 강력한 힘이 필요할 터다.
어떤 방어도 뚫을 수 있는 무기도.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한계를 느끼겠지.
하지만, 그 한계를 부술 수만 있다면, 최강의 수직 베기를 할 수 있는 검수로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마누스의 이론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방해를 이겨내고 기술을 단련할 수 있다면, 그 분야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해질 거다.”
“좋아요, 한번 정해볼게요.”
모두가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을 터다.
도전 의식이 없다면 제법 힘든 여정이 될 테지.
그럼에도 일행들은 마누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주었다.
“조금만 비틀면 쉽게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거다.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그래도 꾹 참고 우직하게 밀어붙여 보도록.”
“네!”
1학년들의 대답이 제법 당찼다.
알라노, 니아, 기예르모도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이스에게 고개를 돌리니, 멍하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마누스는 조용히 트레이스를 관찰했다.
흐릿했던 눈동자에 이내 생기가 흘렀다.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갔다.
‘조금 더 관찰해보면 되겠지.’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소년이라…….
원작에는 없었던 인물인 만큼, 조금씩 공을 들여 관찰할 생각이었다.
모두 만반의 준비가 끝났으니 문을 열기만 하면 되겠지.
문 앞에 마누스가 서자, 뒤쪽으로 일행들이 집결했다.
그의 옆에는 니아가 자리 잡았다.
“준비됐지?”
“가시죠.”
쿠그그그그그-.
문이 열렸다.
사막의 바람이 문 사이로 스며들었다.
바람 안에는 묘한 쇠 냄새가 함께 했는데, 마누스는 그것이 피 냄새라는 걸 깨달았다.
문이 열리자 함성소리가 들렸다.
기다란 통로는 마치 무대 위로 향하는 길처럼 보였다.
콜로세움.
이제는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기장적 요소가 듬뿍 들어간 곳.
“제일 먼저 누가 나설 거지?”
“내가 나가겠다.”
“저도요.”
기예르모와 멜라니가 앞으로 나섰다.
처음 도전할 수 있는 파티의 숫자는 셋.
마지막으로 피어슨이 손을 올렸다.
“후방 지원은 제게 맡기십쇼. 버프 짱짱하게 걸어드릴 테니까.”
“저는 계속 브리핑할 수 있을까요?”
에머슨이 물었다.
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링 밖에서 감독이 선수에게 훈수할 수 있듯, 에머슨의 분석은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었다.
대신, 이번에는 적들의 지식도 신경 써야 한다는 점?
그래서 마누스는 특별한 방법을 주문했다.
“이번엔 육성이 아닌 메시지 마법으로 부탁하지. 적들도 이지가 있는 녀석들일 테니.”
“알겠어요. 그럼…… 저는 여러분이 다치지 않도록 지시할게요.”
“에머슨, 잘 부탁해.”
“응, 맡겨 둬.”
에머슨은 두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싸우는 동안 계속해서 브리핑이 필요할 터다.
비슷한 종류의 데몬이 있던 정원, 미궁과 달리 이곳은 계속해서 새로운 보스가 등장하는 곳일 테니.
그녀는 그 어떤 때보다 무거운 중압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함성소리가 점점 커졌다.
모두가 밖으로 나오자, 사방에서 소리의 비가 내리꽂혔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사회를 맡은 칸타티라고 합니다. 이세계의 주민 여러분.]와아아아아아아-!
죽은 자들도 함성 지르는 법은 똑같다는 걸까.
의미 모를 언어와 함성이 들렸다.
칸타티와 일행의 눈이 마주쳤다.
사회자를 자처한 사도, 칸타티가 입을 열었다.
흐릿한 신형을 보아하니 여기에 있는 것도 본체는 아닌 모양.
[산 자와 죽은자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대립해야 할까요. 뭐, 상관없습니다.]우우우우우우-!
이번에는 야유가 쏟아졌다.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명백한 상황.
확실히 이곳은 적지 한복판이었다.
에머슨이 관중들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관중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저것들은 모두…….
“빽빽한 관중 모두 데몬이에요. 다들 조심해요.”
“저, 저것들이 한꺼번에 내려오거나 우릴 덮치진 않겠지?”
[후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막의 주민들은 정정당당함을 사랑하는 자들. 그대들이 걱정할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그렇다고 하는군. 그럼, 가라.”
“후우…… 네.”
멜라니, 기예르모가 앞으로 나섰다.
뒤따라 나오는 피어슨.
화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나, 나름 밸런스를 갖춘 조합이었다.
멜라니는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근딜, 원딜, 탱커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포지션이었으니.
실제 멜라니를 키웠던 플레이어들도 그녀의 활용성을 다양하게 연구하곤 했다.
탱커 포지션을 유지한 채로 ‘특별한 방법’을 시키면 발휘되는 잠재력.
그 시초가 바로 이곳, 사막의 전사들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이름 없는 전사들을 소개하죠. 아니, 전사들은 아니고 그저 견습생이지만요. 몸풀기로는 적당할 겁니다.]쿠웅-!
반대편에서 육중한 발소리가 들렸다.
필시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겠지.
꿀꺽, 앞으로 나선 이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마누스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동료들을 바라보며 넌지시 말했다.
지금 저들은 기준 레벨을 한참 상회하고도 남았으니,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너희들은 제법 강하다. 그러니까 쫄지 말고 이기고 와라,”
“후우, 알았어요.”
“지금까지의 수련과 경험을 믿어라.”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겼는지, 숨소리가 안정적으로 변했다.
심장의 떨림 역시 천천히 뛰는 것을 느꼈다.
쿠웅-!
적의 대전사가 등장했다.
아, 견습생이라고 했나.
에머슨은 눈을 뜨고 적의 강함을 측정했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했다.
“견습생이라 그런가?”
[멜라니, 선배, 적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아. 메시지 마법으로 패턴을 알려 줄게.]무대 위로 올라간 이들이 슬쩍 뒤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은 신뢰할 수 있는 수준.
거대한 미라 모습을 하고 있는 데몬.
‘이번 스테이지는 전차, 힘, 황제, 정의가 나오지. 칸타티는 [법황]. 오르카의 목걸이를 한 번 더 채울 수 있겠군.’
중간 보스로 나오는 [정의] 아르카나.
오르카의 목걸이에게 줄 영양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6’의 로마자를 달고 있는 두 미라.
생각보다 강한 녀석은 아니었다.
둘과 셋, 언뜻 보면 두 데몬이 불리해 보였으나 글쎄.
칸타티는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전력끼리 붙이는 습성이 있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먼저 움직인 것은 데몬이었다.
기예르모는 방패를 들었고 멜라니는 정령을 몸에 둘렀다.
그런데, 평소의 그녀와 다른 점이 눈에 보였다.
하체는 단단한 바위가 자리했고, 상체는 타오르는 화염이 이글거렸다.
마누스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며칠 동안 훈련하더니 어설프게나마 익힌 모양.
그 위로 피어슨의 특제 버프가 우수수 쏟아졌다.
버프 마법 하나만으로 A반에 올라간 피어슨.
“특제 버프 갑니다!”
4클래스 마법과 3클래스 버프 마법.
종합적인 능력치를 대폭 올려주는 마법들이 쏟아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피어슨은 나름대로 고민하는 중이었다.
어떻게 하면 팀에게 더욱 도움이 될까.
어떻게 하면 자신이 1인분을 톡톡히 할 수 있을까.
그는 강하지 못했다.
강대한 적을 상대로, 약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후후, 제가 여태 준비해 온 것이 하나 있죠!”
나를, 그리고 팀을 강하게 하는 것 말고 또 다른 방법.
그건 적을 약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적을 나만큼 약하게 한다면, 나보다 더 강한 팀들이 손쉽게 처리해줄 수 있겠지.
디버프.
적을 약하게 만들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
피어슨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걸 파고들었고, 익히는 데 성공했다.
그는 원작에서도 비중이 막 엄청난 캐릭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얘기는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았다는 것.
‘마누스 선배만큼은 안 되겠지만!’
파직-!
그의 손에서 보랏빛이 감도는 마법진이 형성됐다.
벌써 격돌은 시작되었다.
하나씩 맡아 상대하는 멜라니와 기예르모.
마누스는 그 모습을 보고 작게 미소 지었다.
피어슨은 스스로 올라가는 자.
항상 주인공의 옆에서 아나이스와 함께 든든한 축이 되어주는 인물이었다.
드디어 스스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구나.
[피어슨 전용기 : 인베르토]보랏빛 마법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적을 휘감았다.
그 모습을 보던 칸타티가 눈을 빛냈다.
정령을 다루는 여성은 발차기를 주력으로 삼는 것 같았고 다른 하나는 방패를 무기처럼 휘둘렀다.
가장 까다로운 건 다름 아닌 뒤에 빠져있는 마법사.
공격 마법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이거, 흥미롭군요.]사도가 직접 목격했다.
피어슨은 개 머리를 한 칸타티를 바라보며 가운뎃손가락을 올렸다.
간덩이가 부은 건지, 어째 보스만 보면 서슴지 않고 도발을 일삼는 피어슨이었다.
“헹, 우리는 반드시 네 앞으로 갈 거다.”
“피어슨, 잔말 말고 집중해라!”
적의 공격이 언제든지 피어슨을 향해 날아갈 수 있었음이니.
하지만, 디버프에 걸린 적들은 멜라니와 기예르모를 뚫어내지 못했다.
대전사로 발탁되지도 못한 놈들이었다.
1라운드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쿠르르륵!] [쿠르륵!]멜라니와 붙은 미라는 불타 없어졌고, 기예르모는 방패의 모서리와 넓은 면을 이용해 조각조각 찢어놨다.
피어슨의 디버프는 기본적으로 [방어력 감소] 효과가 있었다.
첫 승리.
생각보다 세 사람의 상태는 멀쩡했다.
이제 막 몸이 풀린 듯, 조금 가쁜 숨을 몰아쉴 뿐.
기예르모는 아직 전투에 목말랐다.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마석은 한눈에 봐도 커다랗게 보였다.
[역시 도전자들답군요. 바로 다음 결투를 진행하실 겁니까? 우리 쪽은 셋, 그쪽은 넷입니다.]“좋다.”
“이번엔 제가 나갈게요.”
케일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곳이야말로 카덴차를 수련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었으니.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