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0)
제210화
210화 – 예측할 수 있으면 해보든가
#1
케일은 로비에서 마누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번뜩인 생각이 있었다.
한 가지 마법으로만 해보라는 말.
카덴차 역시 한 가지 마법에 속하는 걸까?
만약 그게 맞는다면, 카덴차를 원 없이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욕심을 조금 부려 앞으로 나섰다.
지금이 아니면 마누스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으니.
마누스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카덴차는 아무리 칸타티라도 예측이 쉽지 않겠지.”
“네. 쉽게 예측할 순 없을 거예요.”
그녀는 묘하게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원작 주인공다운 모습을 조금씩 갖춰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
마누스는 케일의 눈빛에서 묘한 자신감을 읽었다.
“다녀올게요.”
“할 수 있을 때까지 날뛰고 와라.”
“네!”
그녀의 단발이 옅은 모래바람에 흩날렸다.
아나이스, 그리고 알라노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모습에서 마누스의 얼굴을 보았다.
좋아하면 닮는다더니, 맞다니까.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한 명이 추가된 경기장.
이번에는 어떤 전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칸타티는 이쪽의 준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2라운드입니다. 나오시죠!]쿠우웅-!
이번에는 미라가 아닌 조금 더 육중한 녀석들이었다.
잔뜩 먼지가 낀 가면.
그리고 두 개의 머리.
판타지에 나오는 ‘트윈 헤드 오거’와 비슷한 비주얼.
그리고 원거리 공격을 하는 것 같은 전사 하나.
이제는 저쪽도 제법 조합을 갖춰서 나오는 것 같았다.
“쉽지 않겠는데.”
“저쪽도 원거리가 있겠죠, 당연한 일이었는걸요.”
“걱정하지 마. 내가 쳐내 줄게.”
멜라니가 자신 있게 말했다.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투준비를 끝마쳤다.
[후후, 그러면 2라운드를 시작해 보겠습니다.]이번에도 저쪽이 선공을 취했다.
예고도 없이 날아오는 두꺼운 화살.
멜라니는 기민하게 반응하여 화살을 잡아냈다.
에머슨의 서포트, 그리고 정령의 눈동자.
그녀의 시계는 지금, 웬만한 베테랑 전사보다도 느리게 흘렀다.
칸타티의 눈동자가 다시금 가늘어졌다.
그는 무언가를 바쁘게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벌써 조사가 시작되는군.’
정보를 모으기 시작하는 거겠지.
앞으로의 라운드에서는 그에 맞춰 전사들을 내보낼 터다.
마누스는 팔짱을 켰다.
가진 패, 그러니까 캐릭터를 최대한 숨기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성장을 저해하는 일이니, 아이들로 하여금 한 가지 전술로만 우직하게 밀어붙이라고 한 것.
더불어 마누스는 무얼 수련할까 고민이었다.
“하아아아압-!”
[더블 스프레드] [아돌레오]초장부터 강력하게 몰아붙이는 케일.
어마어마한 신성의 일격이 전사 하나를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뒤쪽에서 화살을 날리던 가면.
전차 5의 데몬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사라진 것.
마누스보다는 아니지만, 절륜한 위력에 칸타티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묘한 방식으로 마법을 쓰는 푸른 머리칼의 여인.
‘과연, 안드레아가 애먹을 만 했군. 아니,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건가.’
사실 죽은 자의 기준과 산 자의 기준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산 자들에 의해 죽은 자들이 탄생하는 것.
죽음이 있어야 비로소 탄생의 씨앗이 뿌려지는 것.
칸타티는 무한하게 순환하는 진리를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산 자의 기준을 제법 잘 알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적어도 꼴사납게 패배할 일은 없을 테니.
요주인물이 있다고는 들었다.
확실히 분석하기 까다로운 적이었다.
[쿠어어어어!]동료를 잃은 사막의 전사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몽둥이가 가녀린 인간의 몸을 향해 쇄도했다.
건물도 능히 부술 수 있는 일격.
모르는 사람이 보면 위태롭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
하지만 칸타티의 눈에는 전혀 다르게 보였다.
오만하다, 아니…… 저건 자신감이 넘치는 눈빛이었다.
[반노]완전 회피의 기술.
꽤 40레벨에 익히는 수호자의 기술이지만, 90레벨이 넘어서까지 쓰는 기술이었다.
한 턴,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회피하는 기술이었으니.
어그로를 끌고 [반노]를 사용하면 즉사기가 아닌 이상 완벽하게 턴을 넘겼지.
기예르모는 벌써 활용법을 잘 알고 사용하는 중이었다.
적의 공격은 피하고 내 공격은 맞춘다는 마음.
그 역시 우직하게 막기만 하는 버클리 가문의 마음가짐을 조금씩 뒤바꾸고 있었다.
[쿠억!?]“이거나 먹어라 돼지야.”
기예르모는 이죽거리며 방패를 냅다 집어던졌다.
모 유명한 만화의 캡틴이 생각나는 자세.
심지어 일반적인 힘으로 던지는 원작 캐릭터와 달리, 기예르모는 마나라는 초인과적인 힘을 담아 던졌다.
콰르르르-!
방패가 회전하는데 폭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만큼 강맹하고 위력적인 일격.
‘4클래스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게다가 저 스킬은 연쇄 타격, 그러니까 전 범위를 커버하는 공격 스킬이었다.
마누스는 원작 초반이지만, 스킬은 중후반의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르비스]회전하는 방패가 날아가 데몬의 가면을 가격했다.
콰가가각-!
기예르모가 손을 옆으로 당기자 요요가 움직이는 것처럼 방패가 반응했다.
그렇게 핑퐁.
[쿠어어어억-!]회심의 일격을 날렸다가 그대로 카운터를 맞아버린 데몬.
게임이었다면 크리티컬 판정과 함께 적이 그로기 상태에 빠졌을 터다.
케일은 연신 눈을 감고 있었다.
[적의 약점은 빙결 속성이야! 사막이라 그런지 빙결계 마법에 약하네!]에머슨의 메시지가 똑똑히 전달되었다.
그녀의 분석은 여태까지 한 번도 틀리지 않았으니, 믿고 따르면 될 일이었다.
4클래스 두 개를 합쳐 마법을 만드는 것은 제법 어려웠다.
어떤 마법이 무슨 마법이랑 어울릴지, 또 조합은 어떻게 해야 할지.
케일은 수업을 듣는 시간 외엔 모두 카덴차 연구에 몰입했다.
다른 이들은 특별한 마법을 각성하고 쭉쭉 성장하는 게 보였다.
‘나도 뒤떨어질 순 없었어.’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마누스가 등을 맡기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것.
그 목표를 위해, 그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실하게 노력했다.
비록 육체적 능력은 다른 이들보다 떨어질지 몰랐다.
하지만, 마법의 파괴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다.
상대방을 좀먹는 아나이스, 꽁꽁 얼려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드는 알라노.
약점을 파고들어,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니아.
‘나에겐 그 무엇도 없지만-.’
[더블 스프레드] [트판타 히예모] – [이지스] [스티리아]거대한 꽃잎을 얼리니 얼음 칼날이 되었고, 마나를 운용하니 무엇이든 갈아버리는 믹서기가 되었다.
기이이이잉-!
공기를 갈아버리는 칼날이 적의 복부를 향해 쇄도했다.
스티리아는 마누스도 제법 사용하던 레시피였다.
단순히 물리적 피해뿐 아니라 자상을 입히고 동상까지 입힌다.
회전하며 휘날리는 얼음 파편, 그보다 작은 입자들은 데몬의 곳곳을 파괴하기에 충분했다.
차마 인간에게는 잔인해서 쓰지 못할 마법.
‘실제로 보니 더욱 무시무시하군.’
마누스는 조용히 결투를 지켜보며 감상을 삼켰다.
마치 비행기 제트엔진에 갈리듯, 데몬이 그대로 없어졌다.
정확히는 피 분수가 되어 공중에 흩날렸다는 거지만.
[호오…… 이건…….]칸타티는 보았다.
똑같은 패턴이지만 똑같지 않다.
시작은 같지만, 결과는 다르다.
이건, 그가 분석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었다.
‘힘들겠군. 저걸 대응하려면…….’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알까.
진짜 변수들은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다는걸.
그는 연신 무언가를 적기 바빴다.
사회자로 나온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도서관에 차곡차곡 쌓일 자료들을 모으기 위해서.
그의 도서관은 죽은자 뿐만 아니라 산 자들의 지혜와 지식도 켜켜이 쌓여있었으니.
이번에도 값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2
쿠우웅-!
거구가 쓰러졌다.
고작 2라운드.
앞으로 98번을 더 싸워야 할 텐데, 기예르모는 벌써 숨이 조금 차오르는 걸 느꼈다.
마나가 끊임없이 순환하며 초인적인 힘을 만들어주고 있었지만, 회복 속도가 지쳐가는 몸의 피로를 따라가지 못했다.
방패를 든 손이 제법 뻐근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싸울 수 있을까.’
마누스의 말을 떠올렸다.
한 가지 전술만으로 끝까지 상대하라고 했지.
단 두 번의 전투 만에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후우…… 다음.”
“선배, 괜찮아요? 여기 포션 있어요.”
“고맙군.”
“확실히, 선배 말대로 하니까 힘드네요.”
“동감이다.”
케일과 피어슨이 아니었다면 더 고전했겠지.
물론 이 정도로 지치거나 나가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평소보다 힘이 과하게 들어가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질 뿐.
근육의 회복을 촉진하고 부족한 마나를 채워주는 포션을 먹었다.
포션의 효과는 대단해서, 금방 뻐근한 팔이 회복되었다.
기예르모는 방패의 내구도를 살펴봤다.
마법사와 달리 전사, 수호자는 장비의 의존성이 제법 높은 편.
‘빨리 방패도 좋은 걸로 바꿔야겠군.’
경력이 제법 있어 돈을 충분히 모은 수호자들은 자가 수복이 가능한 방패를 사용하곤 했다.
그들보다 자신이 전투를 더 많이 치르는 것 같은데, 어째 가문에서는 지원 하나 안 해주려나?
기예르모는 피식 웃고는 칸타리를 올려다봤다.
“다음은 몇 대 몇이냐.”
[후후,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관객들도 흥분하고 있군요. 다음은 2대2, 대장전입니다.]“대장전이라면…….”
[일대일로 붙어 이긴 쪽이 다음 상대로 넘어가는 방식, 아시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언제든지 항복을 외치면 전투는 중단됩니다.]“재밌겠군.”
기예르모가 조용히 웃었다.
하지만 그의 의욕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훅 가라앉고 말았다.
마누스의 묵직한 소리가 뒤쪽에서 울려 퍼졌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내가 하지.”
“난 아직 더 싸워도 된다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팔짱만 끼고 있기엔 심심하지.”
“후, 그럼 난 두 번째 순번으로 넣어다오.”
마누스는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예르모가 순수하게 강해지고 싶다는 건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으니.
“오늘은 쉬는 건가?”
“돌아가면서 쭉 상대하고 돌아가면 될 것 같은데요?”
“좋아. 멜라니, 케일, 피어슨, 우리도 다음엔 참가하게 해 줘.”
“그럼요!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고작 한 라운드 만에 제법 대응력을 갖춰 내보냈다.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고 더욱 집중해서 능력을 발휘해야 했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적의 대응을 받아쳐야 하니, 처음 겪어보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지금까지는 안 되면 돌아가는 방법을 사용했으니까.
마누스는 기예르모를 지나치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보여줘야겠지.
마누스가 주문한 것이 어떤 느낌인지.
어디까지 도달해야, 진짜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지.
[너는 이미 마투학으론 당해낼 사람이 적을 거다. 그 나이에…… 어쩌면 기사단에서 선봉을 맡을 수도 있겠지.> [너무 나가신 거 아닙니까?> [넌 내 눈깔이 썩은 생선 눈깔로 보이냐?>제니퍼 교수는 그렇게 말했다.
마누스 본인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긴 했다.
교수, 학생 할 것 없이 괴물 보듯 쳐다보는 눈빛.
최연소 어쩌고저쩌고, 그런 대화들.
그의 능력은 세상에 퍼져있는 재능, 그 자체를 흡수하는 일.
재능과 재능이 만나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 지금 마누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시간이 제법 지난 지금, 겹겹이 쌓인 재능들은 어떤 결과물을 낳고 있을까.
[크르르르르…….]전차 4.
일반적인 데몬 중에서는 가장 강한 데몬 중 하나.
칸타티는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저놈인가.’
안드레아가 그토록 경계했던 인간.
자신의 식물을 모조리 죽인다며, 분기탱천했던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 실력이 전사들에겐 어떻게 통할까.
3라운드에 내보내기엔 조금 아까운 녀석을 택했다.
산 자들의 기를 한번 꺾어줘야겠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그래도 좋은 싸움을 보여주겠지.
칸타티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대결을 지켜봤다.
본래라면 다른 계층의 파수꾼으로 갔어야 할 녀석이었다.
일대일, 정면 대결이라면 절대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콰아아아아아-!
인간의 주먹이 뻗어지기 전 까진,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