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6)
제216화
216화 –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이유가 있다
#1
파팔리스.
무식하게 큰 육체와 단단한 방어력, 꽤 많은 체력을 가진 보스.
그를 상대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압도적인 딜량으로 밀어붙이는 것.
그리고 표적이 된 이를 지켜주는 것.
이 두 가지만 지킨다면 별로 어렵지 않은 보스였다.
문제는 체력이 워낙 많다 보니 포션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과 잡몹.
성벽의 내구도를 신경 써야 한다는 것.
[심판의 일격] [후우우움-!]검붉은 마나가 허공에 뭉쳤다.
마치 저격수가 레이저 포인터로 표적을 지정하듯, 피어슨의 몸에 붉은 점이 생겼다.
그것은 검붉은 마나에서 이어진 것으로, 특정한 방법으로 피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명중하는 공격이었다.
피어슨의 안색이 새하얗게 변했다.
케일과 아나이스는 꾸역꾸역 몰려오기 시작하는 언데드 군단을 태워버리고 있었고.
거대한 창 모양으로 변하는 파팔리스의 마나.
그건 옛날, 누군가를 처형할 때 쓰던 꼬챙이와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온다!”
“으아아, 저 살 수 있는 거 맞죠!?”
“가만히 있어라.”
초반에 나오는 보스는 그 이유가 있는 법.
본래라면 빈사 상태로 살아나는 마법을 사용해야 했지만, 아이템이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지.
마누스는 품 안에서 준비해 두었던 못을 꺼냈다.
[성스러운 못]몬스터와 자신을 격리하는 물건.
마나를 담아, 마누스는 힘차게 못을 던졌다.
하나는 자신을 향해, 다른 하나는 파팔리스를 향해.
기이한 힘이 작용했다.
그건 이 세계에서 정해놓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힘.
검붉은 창, 체페슈는 격리된 공간 안에서 표적을 찾지 못했다.
‘마나는 기본적으로 주인과 연결되어 있다. 그걸 이용한 글리치.’
글리치.
버그성 플레이와 합법적인 플레이의 경계.
주로 플레이어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때 쓰는 말이었다.
이런 플레이 역시 일종의 글리치였다.
“자, 너는 1분 동안 내 공격이나 받아라.”
파지지지직-!
한 턴, 공격이 끝난 파팔리스는 바보나 다름없었다.
이게 녀석이 압도적인 덩치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도 초반에 나오는 이유였다.
개발진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 고의겠지.’
다양한 공략을 통해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는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였으니.
누구는 1클래스 마법만 가지고도 보스를 클리어했다.
그런 영상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곤 했었다.
마누스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보스를 잡곤 했다.
이곳이 현실이기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진 않았을 뿐.
[트리플 스프레드] [디비누스 아스타]거대한 성창을 들어 손에 쥐는 감각은 꽤나 익숙했다.
안드레아를 토벌할 때도 이 마법을 썼었지.
그리고, 그곳에 전용기를 집어넣었다.
‘어차피 시간은 많다.’
여유로울 때 연습하지 않는다면, 훗날 써먹지도 못할 것이다.
파지지직-!
창을 구성하는 마법진이 잘게 쪼개졌다.
목표는 1분.
바보가 된 파팔리스에게 멋진 선물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
[전용기 : 포르마티오] [부여 : 폴게트라] [결과 : 속도 증가, 파괴력 증가]공기를 향해 울어대는 전격의 창.
지금의 역량으로는 3클래스 마법 부여가 한계인 듯 보였다.
마누스는 그곳에 [알투스] 마법까지 더했다.
파지지지직-!
마법이 당장에라도 뛰쳐나가려는 듯, 손안에서 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마누스는 침착하게 조준한 뒤, 그대로 쏘아냈다.
푸른빛의 창이 파팔리스의 등딱지에 직격.
어마어마한 빛과 함께 후폭풍을 불러냈다.
능히 6클래스에 비견되는 파괴력.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군.’
[쿠흐으으으음-!]파팔리스가 충격 때문인지 다리를 굽혔다.
자,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겠지.
못의 지속시간이 끝났다.
다시 도착한 현실.
모두가 놀란 눈으로 마누스를 바라봤다.
갑자기 못을 던지더니 사라진 것은 물론, 아찔했던 공격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으니.
“어, 어떻게 된 거예요?”
“특정 목표를 향하는 공격이면, 그 목표를 없애버리면 되지.”
“그, 그런 방법이…….”
“부지런히 공격해라. 이제…… 곧 손님이 올 테니까.”
아이들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누가 올지 감이 딱 왔다.
케일이 주먹을 꽉 쥐며 그 이름을 내뱉었다.
“……에레시스.”
“이제 인원을 둘로 나눠야 한다. 그 전에 화력을 쏟아부어야 해.”
“알겠어요!”
아이들은 각자 할 수 있는 최고의 마법을 꺼내 들었다.
어차피 소모된 마나야, 포션을 마시면 어느 정도 회복될 거다.
그러니 지금은 잠시 움직임이 멈춘 파팔리스를 공격할 때였다.
“후우…… 저도 도전해 볼게요.”
케일의 눈이 붉게 빛났다.
마나가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드래곤의 권능을 사용하고 있는 니아조차, 케일에게 마나의 통제권을 빼앗길 정도.
거대한 마나는 세 개의 마법진으로 완성되기 시작했다.
모두의 눈이 커지고 있을 때, 케일의 손이 유려하게 움직였다.
그것은 마누스가 먼저 행했던 기적.
“이럴 수가.”
“케일, 대체 언제…….”
케일은 그동안 놀고만 있지 않았다.
그녀가 지난 한 달 동안 집중했던 것은 바로 이것.
더블 스프레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했기에, 조금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마누스는 4클래스의 마법 조합으로 5클래스, 어쩌면 6클래스와 비견될 만한 마법을 선보였다.
그 조합의 원천은 결국, 조합할 수 있는 마법의 수.
트리플 캐스팅을 마스터하고, 나아가 펜타곤, 헥사곤…… 옥타곤까지.
‘3클래스만으로, 5클래스 이상의 위력을 낼 수 있어.’
[트리플 스프레드] [폴게트라] – [칼리고] – [니토르] [푸그난티아]빛과 어둠이 뒤섞어 혼돈의 마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아무런 약점도 찌를 수 없는 마법.
하지만, 그 무엇도 꿰뚫을 수 있는 창이었다.
무속성 마법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적의 방어력을 어느 정도 무시할 수 있는 속성.
주인공만이 사용할 수 있는 히든 속성, [혼돈].
이 속성은 케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자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떡밥 중 하나였다.
“가라-!”
고작 3클래스지만, 방어력 정도는 무시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파팔리스는 울음소리를 내며 괴로움에 떨었다.
뒤이어 니아의 황금빛 전격이 파팔리스의 등딱지에 작렬하는 순간, 파팔리스가 거대한 신음을 토해냈다.
[쿠어어어어어어엉-!]“으윽!”
“뭐야, 시끄러워!”
“저기 봐요. 등딱지가…….”
“2페이즈 시작이군.”
2페이즈부터는 공격 주기가 빨라진다.
동시에 소환하는 언데드도 많아지지.
마누스는 뒤를 돌아 파팔리스가 있는 곳의 반대편을 바라봤다.
저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는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어떤 감상을 느낄까.
궁금증도 잠시, 아카데미 내부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렸다.
콰르르릉-!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그리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광기에 물든 웃음소리.
그 소리를 듣자마자 아이들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저 웃음소리는 오래간만에 들어도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으니.
“시간이 됐군.”
진짜 보스전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2
기숙사.
인비데아는 거대한 생명체를 보고서는 할 말을 잃었다.
형형색색으로 날아가는 마법과 언데드.
갑자기 격리된 듯, 사라지는 동생과 거체의 몬스터.
모든 것이 멈춘 곳.
세계의 뒷면에 처음 들어온 그녀는 오랜만에 긴장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평정심은 흔들리지 않았으나 놀라움은 감추지 못한 상태로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움브라들도 느껴지지 않는군. 완전히 격리된 세계인가.’
왜 선조 때부터 두 개의 보름달이 뜰 때 밖에 있지 말라는 것인지 알 것만 같았다.
마누스의 말로는 희생자도 나온다는 것 같았는데…….
그건 아마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이 세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겠지.
실로 무서운 현상이었다.
특히 아무런 전투력도 없이 이 세계에 떨어진다면…….
그녀는 상념을 털어버리고 거대한 교정을 내려다봤다.
“쥐새끼…… 역시 들어왔구나.”
에레시스라고 했던가.
교단과도 연결고리가 있다고 했었지.
아마도 간부 중 하나라고 예측되는 사내가 성벽 앞에서 얼쩡거렸다.
[반드시 성벽을 부순 다음에 개입하길 바라지.> [거대한 성벽은 녀석을 가두는 울타리가 될 테니까.>깊은 후드를 눌러 쓴 사내.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강력한 사역마를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확실히 마누스가 경계하라는 말을 할 정도는 되는군.
하지만, 인비데아는 그다지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슬슬 내려가서 상황을 지켜보도록 할까.
반대편 성벽에서 마누스의 후배들이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개입은 조금 더 나중에.
그녀는 조커 카드였으니, 이런 패는 끝까지 숨겨야겠지.
‘어디 볼까. 후배님들의 실력.’
인원은 케일, 아나이스, 피어슨. 그리고 기예르모.
나머지 인원들은 성벽에서 거대한 몬스터를 막아내고 있었다.
데모니움이라고 했던가.
‘대체 저것들의 정체는 뭘까. 마누스…… 넌 어디까지 알고 있었던 거니.’
인비데아는 푸른 눈동자로 마법진을 그리는 마누스를 바라봤다.
성벽을 들이받기 위해 준비하는 데모니움.
어떻게 준비할지, 어떻게 대비할지 궁금했다.
더불어, ‘어마어마한 실전 경험을 쌓고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러니 저렇게 빠르게 강해질 수 있었던 거겠지.
인비데아는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봤다.
“아버지가 아시면 아주…… 기뻐하시겠어.”
새로운 수련의 장.
위대한 마법사인 카이사르는 그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다.
#3
우르르 무너진 성벽.
나그네는 정말 허무하게 무너진 성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아, 드디어…….
드디어 성역에 발을 디뎠다.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부드러운 잔디를 짚었다.
성역이라면, 응당 그에 걸맞은 예를 갖춰야지.
나그네는 경외의 의미로 푸른 잔디에 입을 맞췄다.
“드디어 제가 도착했나이다. 죽음의 신이시여.”
하하하하하하하-!
나그네는 웃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전율이 몸을 타고 흘렀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죽음을 다루는 자.
그리고 이곳은, 죽은자들의 도시이자 안식처.
에레시스뿐만 아니라 네크로멘서들의 이상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그가 뒤를 돌았다.
이전보다 훨씬 강대해진 기운.
성역을 무단으로 점거한 이들이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가 후드 밖으로 드러난 얼굴에 미소를 드리웠다.
“이단자들이여, 오늘도 방해하러 오셨군요. 그분의 하수인께서 강림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을 무단으로 점거하실 생각이십니까?”
“여긴 우리가 다니는 아카데미에요.”
“후후후…… 아카데미라, 말은 그럴듯하군요. 하지만…… 이곳은 성역입니다. 당신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말이지요.”
“미치광이로군. 예로부터 그런 말이 있었지.”
기예르모가 앞으로 한 발짝 나섰다.
방패에 마나를 두르고 당당하게 전위에 선 모습.
태산이 무너져도 버텨낸다는, 진정한 수호자의 모습이었다.
“미친놈에겐 매가 약이라고, 너도 딱 그 꼴이군.”
“하하하하! 불경한 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계겠지요. 그렇다면…….”
쿠웅-!
그의 뒤쪽에서 나타난 거체.
그것은 네크로맨서들이 애용하는 생물이자, 산 자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크리쳐.
“소울 이터?”
영혼을 먹는 자의 등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