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22)
제222화
222화 – 언제나 용을 죽이는 자는 존재했다
#1
니아.
그녀는 드래곤의 눈동자를 개화한 이후, 다른 것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줄어들었다.
정령들과 대화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노는 것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진입이었다.
보는 것이 달라지니 세상이 달라 보였다.
그 성과는 아직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파팔리스와의 싸움에서도 그랬다.
정령들은 침식지대에서 생각보다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역시, 나는 현실에서 더 강한 것 같아.’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
현실에서는 정령들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었다.
침식 지대에서 다루는 것보다 약 2배에서 3배 정도?
마누스는 알까?
자신이 현실에서 더욱 강한 지배력을 발휘한다는 걸.
만약 모른다면, 이번에는 큰코다칠 거다.
‘이리 오렴.’
고대의 드래곤은 정령을 무자비하게 지배한 것 같았다.
관련 서적을 찾아봐도 그런 진술이 쓰여 있었다.
자비 없이 정령을 부린 드래곤.
엄청난 숫자의 생명을 멸한 드래곤.
하지만, 그녀는 인간이었다.
드래곤처럼 자비 없는 생명체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세상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드래곤이 아닌, 모두와 함께 살아가고 싶은 인간.
그렇기에 그녀는 마나의 정령을 부드럽게 대했다.
[폴게트라 – 크리소스]마나의 정령은 만물에 깃들어 있었고, 그들이 호응하는 속도는 정말 빨랐다.
인간이 도저히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모여든 정령은 황금빛 마법을 뿜어내게 도와주었다.
상대방의 방어를 완벽하게 무시하는 마법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초.
문제는, 마누스 역시 비슷한 속도로 마법을 완성했다는 것이었다.
[폴게트라 – 알투스]선이 훨씬 굵은 번개가 황금빛 번개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니아의 마법은 마누스의 마법을 뚫고 상대 수호자에게로 향했다.
실로 놀라운 광경.
적의 마법을 파훼하는 것은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이었다.
비슷한 수준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고, 압도적인 차이가 있거나 고유한 능력이 있을 때만 발휘되는 현상이었다.
“내가 막는다!”
“조심해!”
뛰쳐나가는 아이든에게 엘레나가 조언했다.
엄청난 기세로 튀어 나가, 수호자의 본분을 다하는 아이든.
하지만, 니아의 마법은 마나를 잔뜩 두른 수호자의 방어를 허무하게 무너뜨렸다.
“끄아아악!”
“어떠냐, 이 자식들아!”
니아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계속해서 마법을 퍼부었다.
산토레오 역시 지원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을 엘레나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전투 양상은 마누스와 니아를 지키는 방식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퀸과 킹을 지키기 위한 장기 말처럼 움직이는 이들.
마누스는 제법 놀란 눈빛으로 니아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역시, 드래곤은 현실에서 힘을 많이 발휘하는군.’
아브렐 가문이 왜 위대한 가문으로 불렸었는지 증명해주는 순간이었다.
모든 마법은 그들의 발아래 있었으며, 압도적인 지배력으로 상대의 마법을 잡아먹는 힘을 지녔다.
하지만, 드래곤이 있다면 드래곤 슬레이어도 있는 법.
용살(龍殺)은 언제나 존재해 왔으며 전설 속에서 드래곤은, 언제나 살해당하는 존재였으니.
인간의 힘은 언제나 드래곤을 이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정복자의 힘은 드래곤을 굴복시킬 만큼 강력했으니.
마누스는 마나의 정령을 지배했다.
인간은 언제나 강력한 도구를 이용해 드래곤을 죽였다.
“드래곤의 눈동자만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칠 겁니다.”
빠지직-!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다시 전격 마법이 격돌했다.
니아는 자신감 있게 황금빛 전격을 쏘아냈지만, 이번엔 양상이 달랐다.
[폴게트라 – 푸누스]마법을 죽이는 마법.
드래곤을 죽이는 검처럼 날카로운 마법이 황금빛 전격을 꿰뚫었다.
“어!?”
“드래곤을 잡는 건, 언제나 인간이었죠.”
“이익-!”
니아는 경악해서 다시 마법을 쏘아냈다.
이번에는 견제용.
그녀의 불꽃은 붉은빛이 아닌 주홍빛 불꽃이었다
콰르르륵-!
엘레나의 접근을 차단하고 마누스의 마법을 막았다.
그 틈으로 산토레오가 뛰쳐나갔다.
전격이 휘감겨있는 검신이 허공을 갈랐다.
목표는 안전장치를 두른 마누스의 흉부.
하지만 마누스는 이미 대비하는 중이었다.
불꽃으로 시야를 가리고 빈틈을 노린다.
정석적인 공격 방식이었다.
“뻔하군요.”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아니거든.”
퍼어어어엉-!
“꺄아아악!?”
“엘레나! 어딜 우리 수호자를 노리냐!”
니아는 그야말로 미쳐 날뛰는 중이었다.
앵커를 이용한 입체 기동으로 순식간에 접근한 엘레나였지만, 거대한 방패와 니아의 요격에 위기에 처했다.
아이든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중이었고.
나름대로 위기 상황.
하지만, 마누스는 홀로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산토레오의 검은 매서웠다.
그렇기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
[잉키도]전사의 기술 중, 기본적이면서도 위력적인 기술.
마나를 잔뜩 담아 베는 동작엔, 웬만한 몬스터도 통구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전격이 감겨 있었다.
마누스는 도박 수를 던지기로 했다.
안전장치를 두르고 있는 와중에도 카운터 스킬이 발동되는지, 그래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먹일 수 있는지.
실험에 성공한다면, 리그에서 전사, 수호자에게 급작스러운 습격을 방지할 수 있겠지.
‘확률은 60%, 거기다 치명적인 일격이라면, 100%다.’
산토레오의 일격은 어느 정도로 강할까.
마누스는 입가에 웃음을 삼키며 일격을 맞았다.
콰지지지직-!
강력한 저항력이 느껴졌다.
산토레오는 검을 쥔 손아귀에 느껴지는 반탄력에 경악했다.
경지에 이른 전사들, 혹은 수호자나 마법사가 지닌다는 방어 수단이 떠올랐다.
넘치는 마나는 결국, 제 숙주를 보호하기 위해 모여든다.
숙주가 죽으면 안에 있던 마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소멸하기 때문.
그런 경지를, 벌써 이뤄냈다고?
“이런 미친-!?”
“누구나 비장의 수는 감춰두고 있는 법이죠.”
반탄력을 넘어, 통증까지 전해지는 순간.
산토레오는 자신의 공격을 그대로 되돌려받고는 저 멀리 날아갔다.
뒤이어 마누스는 니아의 마법을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 엘레나를 지원했다.
“아이든 선배, 괜찮아지면 엘레나 선배를 도와주십쇼.”
“으윽…… 알았다고. 10초만 기다려.”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아직 버틸 만한 모양.
아이든의 상태는 괜찮은 것 같으니, 고전하고 있는 엘레나를 도와줘야겠지.
산토레오와 아이든 모두 전투 불능에 가까운 상태.
마누스는 제대로 실력을 선보이기로 했다.
‘학술회 전이기도 하고 기말고사에서 내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으니.’
그렇다면 관심을 모아야겠지.
니아는 지금 자신감에 가득 찬 채, 마법을 휘두르고 있었다.
여기서 압도적인 속도로 적을 꺾어 줘야, 더욱 향상심이 일지 않겠는가.
그리고 적당히 끌어주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으리라.
니아는 소중한 동료였다.
그녀가 현실에서 안주하다, 모두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육은 필수.
“후우우우우-.”
“……어?”
숨을 고르고 마나를 끌어올렸다.
잠자고 있던 미증유의 마나가 용트림을 하며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그 거대한 울림을 느낀 니아가 고개를 돌렸다.
순식간에 날아오는 마법 두 개.
니아 역시 마법으로 응수했다.
하나는 자신의 마법으로 잡아먹고, 다른 하나는 카타리나가 막아주었다.
그렇게 방심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또 하나의 마법이 날아왔다.
“어어, 니아, 조심해!”
“피해!”
“그렇게는 안 되지!”
엘레나가 얇은 줄을 던져 니아를 구속했다.
줄의 끝을 바닥에다 박아넣으니, 순식간에 올가미가 완성되었다.
당황한 니아가 빠르게 방어마법을 영창 했다.
[이그니오] [엣지스]3클래스.
순식간에 펼쳐낸 두 가지의 마법이 충돌했다.
콰르르르르르-!
불덩이는 카타리나와 니아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2
“승자, D조!”
“으아아아아 아까워 죽겠네!”
“저 괴물…….”
니아는 결국, 수 싸움에서 마누스에게 처참히 패배했다.
아이든과 엘레나를 패퇴시켰지만, 마누스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마누스는 니아에게 심리전을 걸었다.
주먹이냐 마법이냐.
발이냐, 마법이냐.
회피냐 방어냐.
그 수 싸움에 밀린 니아는 손발이 어지러워지며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역시 마누스!”
“이번에도 정배가 틀리지 않았구나!”
“흐흐, 용돈 두둑하게 벌었다고.”
물론, 소소한 내기도 진행되었으니, 마누스를 향한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이제는 최강의 마법사가 아닌, 최강의 아카데미 학생으로 불리게 된 마누스.
‘총학생회장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도 심심찮게 돌아왔다.
역대 최고의 역량을 지녔다는 총학생회장.
하지만, 그와 3학년까지의 학생들은 서로 마주할 일이 거의 없었다.
산토레오 역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마누스를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났었나.’
어떻게 하면 마누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선배의 체면을 차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였다.
역시, 가문에 물어봐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아야 할까.
니아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강해지는 방법은 스스로 알아봐야 한다는 말.
그렇다면, 가문의 힘을 빌려야겠지.
기말고사, 그리고 방학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터다.
“다음 리그 때는 달라져 있을 거다.”
“기대하겠습니다.”
“하루하루 강해지는 것이 정말 부럽군.”
“선배도 곧 그렇게 강해지겠지요.”
마누스는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이야기를 입에 올렸다.
산토레오는 혼란스러웠다.
과연 저 후배의 말은 위로일까, 예지일까.
어느 쪽이든, 산토레오의 기분은 제법 나아졌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으레 건네는 말인 것 같은데, 기분은 이토록 잠잠해지다니.
조금 전까지 홀로 분을 삭이던 것이 한심하게까지 느껴졌다.
“고맙군. 배워야 할 것이 많겠어.”
“다음 학기를 기대하지요.”
마누스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렸다.
카이사 교수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마누스에게 서류 한 장을 내어주며 얘기했다.
“참가서. 이건 이번 학술회에 참가하는 마탑의 명단이야.”
“감사합니다.”
“내일 등교한 후에 가져다주렴.”
“알겠습니다.”
아카데미 일정에서 자유로운 이들은 벌써 참가 준비를 서두르고 있겠지.
마누스는 니아를 바라봤다.
아직도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거리는 여인.
알라노를 떠올렸다.
조금은 뒤틀려 있지만, 마법에 대한 열정만큼은 진짜인 사람.
아나이스와 케일, 멜라니까지.
학술회에 참가하면, 확실히 무언가를 얻어갈 인재들이었다.
“교수님.”
“음? 왜?”
“혹시 저 말고 참관인을 늘려도 괜찮습니까?”
“응, 괜찮지. 참관만 하는 거라면. 마누스 너는 내 조수로 참가하는 거니까…… 아마 시연 정도는 해야 할 거야.”
“중간고사 때의 마법진 말이로군요.”
카이사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누스는 입을 열어, 새로운 일정을 추가했다.
물론, 그녀들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앞으로 더욱 강해지는 적을 상대해야 할 터다.
게으른 건 마누스 본인이 용서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