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2)
제232화
232화 – 기말고사에 나타난 이들
#1
미토스 아카데미.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엘레나와 아이든은 죽을 맛이었다.
마누스가 없는 리그는 그야말로 불지옥 난이도였으니.
가문의 일로 호출을 받았으니, 탓할 수도 없는 노릇.
그들은 오늘도 두 명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아오! 저거 또 죽었어!”
“용병이 다 그렇지 뭐, 그래도 이길 만한데?”
2학년에서 급하게 용병을 구해왔지만, 엘레나와 아이든의 성에 찰 리가.
그래, 저게 보통이지.
3학년에게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것이 2학년의 원래 위치였다.
마누스가 이상한 거라고.
오늘 잡힌 경기는 총 두 번.
1위였던 엘레나의 조는 3위로 밀려났다.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온 산토레오의 조.
그리고 그 뒤를 이은 E조가 무려 4연승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2위의 자리를 찬탈했다.
“으휴…… 귀족들이라고 다른 건 없네.”
“우리가 이상한 거라고. 그 누구야, 1학년 걔랑.”
엘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날아오는 검을 피하며, 그녀는 화살을 역수로 쥐고 안전장치를 향해 휘둘렀다.
파지직-!
깔끔한 일격에, 안전장치에서 거센 스파크가 튀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탈락하지 않았다.
게이지가 아슬아슬하게 남은 상황.
쯧, 엘레나는 혀를 차며 그대로 섬머솔트 킥을 날리며 뒤로 물러났다.
“아깝네.”
마누스라면 여기서 마법으로 확실하게 마무리했을 텐데.
하는 수 없이 자신들이 더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겨우 한 게임을 마치고 앉아있을 때,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3학년, 레벨리-말리토의 간부 중 한 명이었다.
“엘레나.”
“어, 무슨 일인데?”
“요즘 마누스랑은 어때?”
“마누스? 걔 안 나온 지 일주일이 넘었잖아. 왜?”
3학년 간부, 호세.
수호자 중에서 산토레오의 검을 백합 이상 받아낼 수 있는 실력자였다.
철벽의 호세라고도 불리는 남자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아니, 감시하나 싶어서 물어본 거야.”
“감시? 야, 내가 걜 감시할 깜냥이 될 거라고 생각하냐?”
“걘 귀족, 그것도 우리 쪽의 적이라고.”
지X한다 아주.
엘레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호세를 바라봤다.
이 녀석이 극단적으로 귀족을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 안 좋은 일을 당했다던가?
그런 건 엘레나의 알 바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도 못할 이를 감시해서 뭐 어쩌겠다는 건지…….
한심함에 그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 호세가 인상을 찌푸렸다.
“야, 너 잠깐 같은 팀으로 뛴다고 착각하는 거 같은데, 걘 우릴 벌레 취급도 안 하는 애야. 지금 그러는 거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니까?”
“헛소리하지 말고 꺼져라 좀. 어휴…….”
“하, 진짜 후회한다 너.”
호세는 그녀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씩씩거리며 몸을 돌렸다.
아이든이 엘레나에게 물었다.
“요즘 얌전하더니 또 왜 저러냐.”
“그러게 말이야. 지긋지긋하네 진짜. 정보나 좀 얻자고 들어갔더니 무슨…….”
“어쩔 거야?”
“어쩌긴 뭘 어째. 수틀리면 뒤집어엎고 나올 거야.”
엘레나는 거친 환경에서 자란 여인이었다.
그녀가 사는 곳에서 불의는 곧, 유혈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거친 곳에서 살기에 모두가 협력해야 하고, 밥그릇을 적당히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 빡빡하게 살면, 눈이 돌아간 자들이 어떤 짓을 해올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서, 그나마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인간이었기에.
그런데 여기 있는 놈 중 몇몇은, 너무 자신만 생각하는 것 같단 말이지.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인데, 하물며 그 대상이 맹수임에야.
“머저리 같은 놈.”
엘레나는 한숨과 함께 호세의 한심함을 한탄했다.
마누스는 레벨리-말리토 같은 조직이 건들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저런 말을 지껄이다니.
솔직히 말해, 미래가 암울했다.
“아, 마누스는 언제 오는 거야.”
“여기 있습니다.”
“……뭐야, 언제 왔어?”
그림자가 드리웠고, 검은 머리칼의 마누스가 말을 걸었다.
마누스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꺼져라 좀’부터 들었습니다.”
“뭐야, 다 들었네.”
마누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호세라고 했던가.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라 딱히 관심 가지지 않았는데, 저런 뜻을 품고 있었군.
정작 당사자인 호세는 마누스와 눈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엘레나를 바라본 마누스가 물었다.
오늘도 경기가 있는 날이니, 순위 변동이 있었을 테니.
“지금 저희 몇 등입니까?”
“너 없어서, 삼등.”
“앞으로 계속 이기면 되겠군요.”
엘레나와 아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전승하면 되지.
말은 쉬웠다.
그리고, 마누스가 왜 그렇게 쉽게 내뱉었는지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2
“몸은 좀 어때?”
“괜찮습니다.”
“너 마나가…… 엄청 강해졌다?”
상대방을 처참하게 박살 낸 후, 만난 니아.
그녀는 황금빛, 용의 눈동자로 마누스를 관찰한 후 물었다.
무슨 집에 한번 갔다 오더니 애가 싹 바뀌어 있잖아?
탑에 다녀오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저렇게 강해진 걸까?
“너, 혹시 우리 몰래 탑이라도 올라갔다 온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죠. 그나저나…… 탑 공략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우리 무려 30번째 용사까지 없애고 왔지롱? 어때, 대단하지?”
“오……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군요.”
어쩐지, 오늘 니아의 마법이 한층 강해졌다 싶었는데 벌써 30층까지 깼던 건가.
페이스가 상당히 좋았다.
마누스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다른 이들이 보고 싶어졌다.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실에 가면 볼 수 있겠지.
본래 함께 올라가야 할 탑인데, 너무 짐을 맡기기만 했나 싶기도 했다.
이번에 올라갈 땐, 자신이 주역으로 나설 생각이었다.
“오늘 동아리실에 올 거야? 애들이 너 보고 싶어 하던데.”
“가야겠죠.”
“올~ 좋아. 이따 보자. 우리 기말고사 공부, 거기서 하거든.”
“좋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공부 좀 해봐야겠군요.”
니아가 차게 식은 눈동자로 그를 흘겨봤다.
그가 한 말은 곧, 여태까지 공부를 한 번도 안 했다는 뜻이었으니까.
마누스는 그녀의 시선을 의연하게 넘기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브렐 가문은 어떻습니까?”
“가문? 가문이야…… 똑같지 뭐. 근데 어디선가 정보가 자꾸 새나 봐. 요새 통 진전이 없다고 하시네.”
“잘 됐군요. 아, 그리고 영지 내에 이단이 활개 치고 있는 건 아닌지 알아보세요.”
“이단? 교회 말고는 없을 텐데.”
그녀가 아카데미에 있는 3년 동안, 디레 교단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른다.
다른 가문에 뿌리를 내렸을 수도 있겠지.
어쩌면 대수림에 본거지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교단은 점조직처럼 퍼져있는 것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통신망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았으니.
마누스는 니아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거듭 강조했다.
교단.
에레시스 못지않게 위험한 존재들이었으니, 가문의 암 덩어리 같은 존재가 있을 수도 있었다.
“교단은 조심하라고 전달하세요. 카이사르도 그것 때문에 인력이 투입되었습니다.”
“……그 정도야?”
“아직은 좀도둑 수준이지만, 이런 말이 있죠.”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지금은 경미한 피해만 입히고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50위권에 들어가는 악마들은 개인이 토벌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20위권만 되어도 레이드가 되어버렸다.
서브 퀘스트를 하지 않을 시, 이런저런 제약이 많았던 걸 생각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마누스의 이야기를 들은 니아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동아라실에서 한 번 더 할 예정이었다.
“그럼, 이따가 뵙죠.”
“그래. 수업 잘 듣고.”
마누스와 니아는 인사를 나누고는 각자의 전공 수업을 위해 헤어졌다.
그가 없는 사이, 아카데미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할 차례였다.
분명히 나그네 다음 빌런이 아카데미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을 테니까.
‘기말고사 기간에는 조용했던가.’
원작에서는 그랬지.
하지만, 지금 이곳은 원작과 많은 것이 달라진 세계였다.
까딱 잘못했다간 놓치고 있는 것들이 거대한 태풍이 되어 자신을 덮칠 것만 같았다.
#3
남자는 오늘 기분이 좋았다.
곧 기말고사의 시작이자, 새로운 희생양을 물색했기 때문이었다.
귀족, 평민.
마나라는 건 세상을 두 부류로 갈라놓았고,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만들었다.
누군가는 만족하고 또 누군가는 불만족스럽겠지.
불만은 혁명을, 혁명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법.
적당한 인물이 등장했다.
혁명과 불만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고, 희생자는 일종의 상징성을 지녀야 했다.
“슬슬 때가 되었지.”
여름의 시작으로 딱 좋은 사건 하나를 터뜨릴 생각이었다.
때마침 키워놓은 이도 있으니, 좋은 장기 말로 쓰이리라.
남자는 펜을 두들기며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해 보았다.
과연, 어떻게 사건을 터뜨려야 재미있고 임팩트 있게 터뜨릴 수 있을는지.
나그네의 일은 정말 안타깝게 되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설마, 카이사르의 영애마저 이면 세계에 들어올 수 있을 줄이야.
아주 커다란 변수이면서, 잘 이용하면 괜찮은 카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니, 그녀를 건드리는 건 시기상조인가.’
아직은 패가 온전하게 준비되지 못했다.
세계는 뒤틀려 있었고, 지켜보던 이들의 비틀림을 자각했으니.
아주 조금만 기다리면 때가 올 것이다.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이들이 고립될 때.
그때가 모습을 드러낼 때였으니.
아직은 조금 더 숨을 죽이고 혼란 뒤에서 기다려야 할 때였다.
“호세라고 했던가.”
철벽의 호세.
그가 불만 어린 표정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 도와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본래 영향력 있는 이의 죽음이야말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곳 미토스 아카데미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가만히 있었다.
장기 말을 키워냈고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제, 약간의 방해만 해 주면 되겠네.
“들리나.”
“들립니다. 교주님.”
“인원을 파견하라. 이면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알겠습니다. 교주님도 함께 가시는 겁니까?”
그가 부정했다.
아직 이곳에서 할 일이 남아 있었으니, 직접 움직일 때는 아니었다.
열매가 무르익지 않았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아니, 저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만나서 설명해드리지요.”
“알겠습니다. 곧 출발하겠습니다.”
“언제쯤 도착하실까요?”
“오늘 저녁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교주라 불린 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했다.
과연, 이들은 얼마나 제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으니.
“여러분은 침식 지대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습니까?”
아주 중요한 질문이었다.
앞으로의 일을 결정할, 아주 중요한 질문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