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3)
제233화
233화 – 기말고사 시작
#1
드디어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한 학기 동안 배운 것을 총정리하는 시간이자, 학생들의 학습 태도, 철저히 복습했는가, 배운 것을 연습했는가를 평가하는 기간이었다.
거기다 각국, 각지에서 온 가문들의 대전사가 학생을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자신의 가문, 세력을 위해 일해줄 역군을 영입하기 위한 기회.
그 때문일까.
평민인 이들은 옷매무새를 점검했고, 작은 가문에 있는 귀족들 역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준비를 끝마쳤다.
그 속에서, 케일은 덤덤하게 아카데미 본관으로 향했다.
“요! 케일! 잘 잤냐?”
“응, 오늘도 둘이 같이 오네?”
“뭐, 우린 맨날 같이 다녔거든. 익숙한 일이지.”
“시험 준비는 다 했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피어슨은 실실 웃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별한 전투 능력 없이도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는 마법사였으니.
뒤에서 버프 마법이나 쏴대면 된다는 마음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지도.
하지만 왜일까.
마누스가 봤다면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대전사들 역시 만만찮은 느낌.
피어슨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주 큰코다칠 것 같단 말이지.
“얘는 좀 혼나야 해. 안 그러니?”
“아마 잘하겠지?”
“여긴 사막처럼 죽이겠다고 달려들진 않을 거 아니야. 그것만 해도 내가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진짜 평화롭다니까.”
“그러다가 혼자 B반으로 추락해도 난 모른다.”
피어슨은 절대 그럴 리 없다면서 호언장담했다.
다시 뭉친 세 사람은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교정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마주친 한 사람 때문에, 좋았던 기분은 나락으로 처박혀야만 했다.
“이야, 이게 누구냐. 아직도 귀족들이랑 붙어먹고 다니는구나?”
“너는?”
갑옷을 개조한 것 같은 정복.
롱소드를 가지고 있는 1학년 평민, 독수리반.
가진 기운이 제법 인상 깊은 이였다.
케일은 저 얼굴을 기억했다.
분명, 카스트로랑 같이 다녔던 사람이었지.
리그에서 번번이 자신에게 패배했던 전사, 램먼트였다.
자신의 패거리를 이끌고 나타난 그는 세 사람의 앞을 지나가며 비꼬듯 말했다.
“아직도 귀족을 믿다니, 한심하군. 어차피 자기 자신들밖에 모르는 인간들인데.”
“보자 보자 하니까 진짜-.”
“야야, 참아. 근데 어쩌냐. 케일도 우리처럼 고귀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램먼트는 그 말을 듣고는 이죽거렸다.
여전히 적개심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어째서인지, 기말고사가 시작되자마자 예민해져 있는 모습이랄까.
“곧 위선자들의 실체를 알게 되겠지. 지난번 연회 때 다 드러나지 않았나?”
그는 대답도 듣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세 사람은 갑자기 맞이한 폭언에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아무리 봐도 상처 입은 작은 고양이가 하악질하는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았으니.
그래도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
아무런 잘못도 없다가 갑자기 얻어맞은 샘이었으니, 당연히 짜증이 날 수밖에.
불같은 성격인 아나이스는 학생회장의 권력을 마음껏 이용해 주겠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어차피 성적은 시험을 통해 매겨지는 것이며, 미토스 아카데미는 실력자만을 대우해 주는 곳.
“흥, 그래봤자 능력 없는 놈의 발악일 뿐이지.”
“그래. 리그에서도 겨우 턱걸이 아닌가?”
“대전사들이 저놈을 뽑아줄까? 알다가도 모르겠어. 결국 지를 뽑아주는 건 귀족 가문일 텐데.”
“……그러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지 않은가.
평민이 귀족을 욕하지만, 결국 평민을 먹여 살리는 것 역시 귀족이었다.
결국, 모험가나 용병이 될 게 아니라면 귀족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아니면…… 반란을 일으켜 자신이 직접 귀족이 되거나.
케일의 머릿속에 잠깐 위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지워버렸다.
여기는 아카데미였고 아직 그런 생각을 품을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지금은 기말고사가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으, 다른 건 모르겠는데, 이번 생존 평가엔 사냥꾼도 포함한다던데?”
“사냥꾼이라면…….”
“응 있어. 생존 못 하게 하려고 탈락시키는 용병들. 이사장님이 특별히 엄선했다더라.”
“재밌겠네.”
아나이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피어슨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의 약점 아닌 약점이 바로 생존 평가였으니.
자신도 빨리 사역마나 키우고 싶다며, 항상 노래를 부르곤 했다.
케일은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사냥꾼이라니…….
에이 설마, 그래봤자 아카데미의 평가일 뿐인데…….
불안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걸음을 옮기는 케일.
‘역시, 기말고사라 다들 예민한가 보네.’
오늘따라 다들 예민하다고만 생각하는 케일이었다.
#2
중간고사 때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인파가 미토스 아카데미로 몰려들었다.
대전사.
그들을 보필하는 수행원.
그 밖에 잡상인들까지.
황제만 없다 뿐이지,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파가 몰렸다.
본래는 1년에 딱 세 번 있는 외부 개방의 날이었다.
금년에는 황제의 개입으로 중간고사가 추가되긴 했지만, 어쨌든 커다란 행사라는 뜻.
“오늘도 사람이 많네요. 이번에는 꼭, 당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나올 겁니다.”
“……예.”
줄줄이 들어오는 인파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멘토와 멘티.
이제는 제법 가까운 사이가 된 두 사람, 트레버와 카스트로였다.
두 사람은 가만히 정경을 내려다보며, 수많은 가문의 사람들을 보았다.
저들 중, 카스트로의 진짜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수많은 귀족 중, 평민에서 난 용사의 재목을 알아보는 이는 누구일까.
누가, 엄청난 전력을 손에 넣을 것인가.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툭툭.
어깨를 두들겨, 격려해주는 트레버.
카스트로는 그에게 감사함을 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교실로 향했다.
그 역시 밤새 공부에 몰두해, 피곤에 절어있는 모습이었다.
선물로 작은 포션도 건네주었으니, 컨디션 조절은 잘하겠지.
카스트로의 뒷모습을 보던 트레버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직도 줄지어 아카데미로 들어오는 모습이 꼭, 둥지로 향하는 개미들 같았다.
그가 미소 지었다.
이번 기말고사는 제법 재미있을 것 같았으니까.
‘언제 이런 경험을 다 해보겠나.’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치러지는, 최고의 경합.
구경거리로는 다른 걸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겠지.
아카데미에 조금이나마 발 담고 있던 몇 주.
그간 학생들이 보여준 놀라운 가능성은 트레버 교수라도 제법 놀라게 했으니.
확실히, 왜 미토스 아카데미에 온 이들이 세계 최고의 기재들인지 알 수 있는 점들이었다.
특히 마누스와 관련된 인물들.
귀족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강한 이들의 잠재력은 그야말로…….
“이런, 얼른 가야겠군요.”
곧 시험이 시작될 시간이었고, 자신도 감독관의 역할을 부여받았으니까.
일할 시간이었다.
배정된 교실로 향하던 도중, 그는 누군가와 마주했다.
언제나 사납게 일렁이는 불꽃 같은 여인, 제니퍼 교수였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제니퍼 교수는 살가운 그의 인사에도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정확히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
뭔가 이상했다.
분명, ‘그 사건’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혔을 텐데.
“고생하십시오.”
“그러십시오.”
서로 찜찜한 기분을 남기고 지나친 자리.
멀어져가는 트레버를 제니퍼가 잠시 멈춰서 바라봤다.
뭘까, 이 뒤를 안 닦고 나온 기분은.
트레버 교수만 마주하면 아주 불쾌한 기분이 솟아났다.
그래서 일부러 멀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감이 제법 좋은 편이었고, 직감이라는 걸 믿는 사람이었으니.
황궁에서도 그러했다.
제니퍼의 감을 피해 가는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쩐지 감이 틀린 걸까.
아리송한 기분이 계속 들어, 그녀는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교수님, 얼른 안 가시면 늦어요.”
“……그래. 가자고.”
그녀는 결국, 가던 길을 마저 가는 수밖에 없었다.
#3
그렇게 이틀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오늘은 생존 평가가 있는 날.
마누스는 필기시험과 마법 실습을 모두 완벽하게 통과한 뒤, 생존 평가 준비를 서둘렀다.
생존 평가는 알비온을 데려가지 못하는 점, 최소한의 마법 도구밖에 지참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그나마 알비온이라도 있었다면, 훨씬 평가가 쉬웠을 텐데.
시간 조작, 그리고 기후 조작 마법이 들어가 있는 인공 섬.
기말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이번에도 무수히 많은 교수진이 붙어서 마법진을 완성했다지.
‘사흘. 그리고…… 이번에는 사냥꾼도 있다고 했었나.’
“이번에는 개인전이네, 만나지 말자, 후배?”
“미션 중에 만나면 안 봐 드립니다.”
생각을 끊고 들려온 소리에 반응한 마누스.
고개를 돌려, 대답해보니 니아가 미소를 지으며 익살스러운 말을 걸어왔다.
마누스는 긴장을 조금 덜어놓고 앞을 바라봤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텔레포트 마법진이 인상적이었다.
“사냥꾼이라…… 이번엔 또 어떤 놈들을 섭외했으려나.”
“대단한 놈들일까요?”
“이사장님이 우리 능력 보강을 위해서 좀…… 강한 곳을 영입했다던데?”
“피곤하게 됐군요.”
사냥꾼들은 다시 말해, 특정 집단에서 오랜 시간 구른 이들을 뜻했다.
용병일 수도 있고 기사단, 마법사단, 혹은 레인저일 수도 있었다.
극단적인 경우엔 3인 1조, 리그의 팀을 맞춰서 보내기도 했다.
그야말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
일반적인 학생들이 무력으로 이길 수 없는 이들을 투입했을 터다.
지난 기억이 없는 마누스는 조용히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니아는 별다른 걱정이 없어 보였다.
“근데…… 우리 정도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걸? 지금까지 수준으로 본다면 말이지.”
“이사장님은 우리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까요?”
“글쎄, 그건 이제부터 알 수 있겠지.”
[각 학년은 자리에 위치하기 바랍니다.]마누스와 니아는 함께 마법진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저 멀리, 철벽의 호재라는 놈이 보였다.
엘레나, 아이든, 그리고 산토레오까지.
그들의 눈을 하나하나 마주하고 있자니, 그때의 그 순간이 생각났다.
거대한 무언가.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존재.
사도도 데모니움도 아닌, 그 무언가의 존재.
그 이후 나타난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할 필요성은 있겠지.
그래서 니아에게 말했다.
“선배.”
“응?”
“사흘 동안, 조심하십시오. 특히 밤에.”
“……왜?”
“침식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니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침식이 일어난다고?
그건…… 특정 문으로만 통해서 가는 거잖아?
그런데 왜…….
그녀가 눈으로 물었지만 마누스는 대답하지 못하고 마법진에 휩쓸렸다.
눈을 뜨니 보이는 숲의 정경.
스스슥-.
시작하자마자 스산하게 움직이는 풀숲이 느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