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40)
제240화
240화 – 도망자 트레버 그리고 카스트로
#1
아카데미는 혼란에 휩싸였다.
트레버 교수는 도주하기 직전, 귀족 한 명을 살해하려 했다.
하지만 아덴이 가까스로 막아 그의 계획을 저지할 수 있었는데, 그 대가는 제법 비쌌다.
무려 마스터인 아덴이 상처를 입었다.
짧은 공방이었겠지만, 그것만으로도 트레버의 기량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쩌면 대마도사급 전력이라…….
함께 양호실로 자리를 옮긴 마누스는 혼란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대체 어디까지 틀어진 거지.’
교주급 인사가 벌써 나타났다?
세계 선이 비틀려도 아주 많이 비틀렸다는 뜻이었다.
사건 진행 자체가 매우 빨라진 느낌.
이러다가는 3년이 아닌, 2년…… 어쩌면 이번 연도가 끝나기 전에 일이 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성장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적들은 더 강한 인사를 거침없이 내보내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거친 한숨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아덴이 죄송스러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면목 없습니다. 공자님. 제가 실패만 안 했더라면…….”
“그런 게 아니다.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그래도, 그를 잡지 못한 건 큰 실책이었습니다.”
“적의 기량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나?”
아덴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많은 교수진,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아카데미에서 들키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만큼 능숙하게 힘을 제어할 수 있는 인사였고, 대단한 실력자라는 거겠지.
아덴은 암살자이기 때문에 잠입과 암습엔 능하지만, 정면 대결에서는 다소 불리한 캐릭터.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개 학생들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커다란 적이었다.
최소 케일이 2학년 중반까진 가야 대적할 수 있을 법한 상대.
‘어떡한담.’
마누스의 고민이 짙어졌다.
대마도사라면, 제약이 걸린 아버지를 상대하는 것과 똑같은 난이도라고 보면 된다.
지금 이 스펙으로 할 수 있을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절대 무리였다.
“어렵겠어.”
“에레시스라면, 이면 세계로 피신했겠지요.”
“그래. 설령 탑으로 들어가 마석이라도 흡수한다면, 그땐 정말 감당할 수도 없을 거다.”
“그들은 탑에 들어갈 수 없던 것 같았습니다만, 트레버 교수라면 또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사람의 고민이 깊어지는 찰나, 병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수인 것으로 보아, 아덴을 찾아온 모양.
마누스는 문을 열어 주었고, 이사장과 다른 교수들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몸은 좀 어떻습니까. 아덴.”
“큰 부상은 아닙니다. 안정을 취하면 나아질 겁니다.”
“다행이군요.”
이사장이 간단한 안부를 물었고 하녀장의 안위를 확인한 이들의 눈빛에 안도감이 스쳐 지나갔다.
어째, 새로운 교수가 부임하기만 하면 죄다 빌런이니 이쯤 되면 이사장이 의심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가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 수 없는 거겠죠.”
“예.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마도사급 인사라면, 벌써 멀리 도망쳤을 겁니다. 일단은 기말고사를 치르고 정비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트레일 교수가 대표로 말했다.
무척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아무리 마도사라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몰려있는 곳에 상주하진 않을 테니까.
작정하고 찾는다면, 아마도 금방 찾아낼 수 있으리라.
“후우, 일단은 그렇게 하죠. 합동으로 장례식을 치르고, 이제부터 아카데미는 경계 태세로 돌입하겠습니다.”
“예.”
“황제 폐하께 요청하세요. 강력한 우군을 보내길 간청한다고.”
“알겠습니다.”
이사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그의 눈동자는 날카로웠고 또 냉철했다.
평소 무른 표정으로 동아리 부원들에게 부탁하는 입장이었지만, 나설 땐 또 과감하게 나서는 인물.
흔들리는 중심을 제법 잡아주는 역할이었지.
이번에도 그 인물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깔끔하게 교통정리를 하고 앞으로의 일정을 정한 이사장.
그는 나가기 전에 마누스와 눈을 마주쳤다.
‘금방 찾아뵙겠습니다.’
입 모양으로 말한 마누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이사장.
하지만 그 전에, 마누스는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마누스. 잠깐 나 좀 보지.”
“……알겠습니다.”
제니퍼 교수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마누스를 불렀으니, 그는 하릴없이 그녀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그 전에, 누군가를 지켜본 적 있는 마법사이기도 했다.
그녀는 황궁에서 무수히 많은 적을 상대하며, 무수히 많은 일을 겪었다.
그곳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그러니까 어린아이들이 마구잡이로 이용되는 것도 보았다.
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황궁으로 들어오려 했으며, 어린아이들을 학대하고 고문시켜 전투 병기로 키운 사례도 보았다.
“내가 궁금한 것들이 있어서 말이다. 어째서 적들을 잡아내는데 네가 있었냐는 거다. 학생들은 전투 요원이 아닐 텐데.”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은 것뿐입니다.”
“호오…… 그래? 이 스승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이거냐?”
“아직은 그렇습니다.”
아직은 그렇다.
제니퍼 교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얘를 팬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닦달한다고 입을 열 것 같지도 않았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법이라지만, 너무 위험한 곳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전은 곧 강력한 경험이며 엄청난 성장을 가져다줄 터다.
마누스가 비정상적으로 강한 것 역시, 여기에 기인한 거겠지.
그렇다고 해도,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교수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압니다.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널 믿고 기다리면 되는 게냐?”
“그걸 바라는 수밖에요.”
후우-.
오랜만에 받은 제자가 이렇게 제멋대로일 줄이야.
제자 이기는 스승은 없다고, 그녀는 결국 더 묻는 걸 참아야 했다.
대신, 괘씸함을 갚아줄 생각은 충분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비밀이 있다는 건 인정 해 주마.
하지만, 그 대가는 받아야겠어.
“그래, 더는 묻지 않으마. 그렇다면 내가 할 건 한 가지뿐이겠구나.”
“듣고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강하게 만들어 주마. 이번 수학여행, 기대하려무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싹한 얼굴이었다.
그것은, 확실히 복수를 다짐한 교수의 무서운 얼굴이었다.
마누스는 처음으로 공포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당장에라도 모든 비밀을 말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제니퍼 교수라면 두 팔 걷고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겠지.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들이 감당키 어려운 적이 나타나면, 알아서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것이 그들의 미래를 좀먹는 일이라도 말이지.
“가 봐라.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사장님 화내십니다.”
“많이 컸구나. 애송아. 이제 네 목소리가 세상에 공개되었으니, 추문은 피하지 못할 거다. 그게 세계의 이치니까.”
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라면 뭐, 무수히 많은 일을 겪어봐서 알고 있었다.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입으로, 머리로 싸우는 것뿐이었으니.
그 초연한 모습에, 제니퍼 교수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애늙은이 같은 녀석.
대체 뭐가 그리 급해서 홀로 움직이고 다니는 건지.
또 뭐가 그렇게 급한지,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녀석이 실전을 뛰고 있었다.
어떻게 얻은 제자인데, 죽게 둘 수는 없지.
제니퍼 교수는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주일간 펼쳐지는 수학여행.
방학 동안 해이해진 몸과 마음을 어떻게 하면 단련할 수 있을까.
‘토드 교수랑 얘기해봐야겠군.’
그녀의 고민은 진지해졌다.
모두가 마누스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거침이 없었다.
#2
[강력한 간섭이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선이 가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두르십시오. 그대에게 남은 시간이 줄어듭니다.]‘이건 또 무슨…….’
동아리실로 향하다 문득 나타난 메시지.
그것은 마누스에게 아주 불길한 메시지였다.
대체 이 DLC라고 불리는 곳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트레버 교수를 잡아보면 알겠지.’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다는 것만은 알겠다.
이젠, 진짜 물불 안 가리고 움직여야 할 때였다.
‘얼른 가야겠어.’
트레버의 추적과 지구라트의 공략.
어쩌면, 팀을 나눠서 꾸준히 공략을 돌려야 할 수도 있을 터다.
게임에서도 그랬듯 말이지.
‘아이들에게 그럴 만한 체력과 정신력이 있을지 모르겠군. 특히 니아 선배는…….’
조금씩 탑에 잠식당해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는 니아.
그녀는 특히 조심해서 다뤄야 할 존재였다.
앞으로 또 각성을 이루게 된다면,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도착한 동아리실.
그곳엔 이미 모든 멤버가 모여 있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굉장히 심각한 표정들이었으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피부로 와닿았다.
“왔군요. 다들…… 놀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
“일단 트레버 교수는 이면 세계로 도망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지금 여러분을 보낼 수는 없어요.”
마도사, 어쩌면 대마도사급 전력.
수많은 교수진 앞에서도 태연하게 일반인을 연기했던 실력.
트레버는 어디든 녹아들 수 있는 이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실력을 키우고 그가 다시 나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지금 여러분이 추적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
마누스가 입을 열었다.
“에레시스와 싸울 때 그들은 지구라트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어쩌면…… 녀석들은 탑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 그게 정말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거라는 거네?”
니아는 정확한 지적을 날려 주었다.
알라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저번처럼 들어갔다간 꽤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거야.”
그녀의 지적은, 냉철한 표정만큼 날카로웠다.
마누스는 물론 고개를 끄덕였다.
칸타티가 있는 곳에 바로 떨어진다면, 수십에 달하는 전사들에게 둘러싸일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개구멍 하나를 만들어두면 되겠지.”
“개구멍?”
“그걸 어떻게 만들어?”
“답은 블랙, 화이트가 알고 있을 거다.”
그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