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0)
제250화
250화 – 탕아를 잡으러 갑시다
#1
마누스는 고민했다.
지금, 딱 90단계를 돌파한 상태였다.
이들의 레벨 역시 60을 돌파한 것 같았고.
조금만 더 하면 피닉스와 알비온 역시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의견도 물어보기로 했다.
3계층을 끝내고 작전을 실행할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이벤트에 돌입할 것인지.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니, 빠르게 결정하고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해산하기 전에, 한 가지 건의 사항이 있습니다.”
“뭔데?”
모두의 이목을 훌륭하게 잡아끈 마누스는 곧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
이대로 3계층을 클리어할 것인지, 아니면 카스트로부터 찾을 것인지.
“지금 3계층을 돌파하기 직전인데, 돌파만 성공한다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겠지요. 작전은 하루나 이틀 정도 느려지겠지만.”
“음…… 그렇게 단기간에 강해지는 것이 가능한가?”
아무것도 모르는 제니퍼 교수가 의문을 제기했다.
마누스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왜 탑이 위험한 곳인지, 외부인에게 알려져서 좋을 것이 없는지도 알려 주었다.
“저희가 드나드는 곳은 그런 곳입니다. 그렇기에 외부인의 간섭을 최대한 막고 있었습니다. 인간끼리 싸우게 될까 봐.”
“흠…… 욕심쟁이의 말투로군. 그렇지만 뭐,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니까. 그렇군, 그런 거였어.”
제니퍼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런 이유라면 이들이 꽁꽁 싸매고 돈 것도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
누가 듣는다면, 몹시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었으며 먼저 발견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구조였다.
그래서 선구자들이 칭송받는 것이며, 선구자로 나설 때 수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이유였다.
제니퍼는 마누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룩한 비밀을 알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녀 자신 역시 이기적인 사람이어서 그렇겠지.
‘차라리 잘 됐어. 여기 모인 이들이라면 허튼 곳에 힘을 쓸 녀석들은 아니니까.’
그녀는 생각을 감추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인비데아는 새로운 사실을 알고는 눈을 반짝였다.
탑이라…… 역시, 이 세계 너머에는 그런 곳이 있었구나.
문득, 작은 욕심이 치솟기 시작했다.
저런 힘이라면, 오라버니와 아버지를 금방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 못난이였던 마누스도 이만큼 성장했는데, 자신이라고 못할 게 뭐란 말인가.
그녀는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재밌겠네. 나도 한번 싸워보고 싶을 정도로.”
“그래도 좋겠지.”
의외로 마누스는 그걸 견제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라면 독식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을 것 같았는데.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마누스를 지그시 보고 있자, 동생의 푸른 눈동자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자신과는 다른, 올곧고 깨끗하고 깊은 눈동자.
마치, 어렸을 때의 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눈동자.
마누스는 인비데아의 눈을 보고는 잠시 웃었다.
“어차피 누가 됐든, 강해지지 못한다면 다 죽어. 질투할 여유는 없지.”
“……그래.”
“전력은 많을수록 좋다. 특히 그게 가족이라면, 더욱.”
카이사르는 다른 가문과는 다르니까.
그들이야말로 끈끈한 가족애로 뭉쳐 있는 집단이 아니던가.
마누스는 선조부터 내려온 그들의 DNA를 믿었다.
욕심보단 가족이 우선인 집단.
그렇기에 오랜 시간, 분열되지 않고 공국을 유지해 왔겠지.
인비데아는 마누스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참, 동생이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한단 말이야.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동안, 많이 생각했나 보구나.’
사실 그게 아니라 전생의 기억 때문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그의 의도를 알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생각을 마친 인비데아는 눈을 뜨며 말했다.
“그럼, 너희들은 하던 걸 마저 하렴. 카스트로인지 뭔지 하는 놈은 내가 찾아놓을 테니.”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새로운 모험이라니, 더없이 좋단다.”
인비데아의 말에, 아덴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녀 역시 이번 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으니.
트레버가 항상 시야에 있었음에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만큼 뛰어난 실력이었겠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미리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하루하루 무거운 마음을 치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섰다.
이번 일은, 자신도 피를 묻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저도 공녀님을 돕겠습니다. 둘이라면 조금 더 안전하겠지요.”
“괜찮겠나?”
마누스가 물었다.
아덴은 거침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건은 제 의지로 행하는 일이니, 공자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그렇다면, 조를 두 개로 나누면 되겠군.”
어느새 마누스는 리더가 되어,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제니퍼 교수는 그런 모습을 보며 아무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걸까.
가장 라베스를 닮은 이가, 저러고 있으니 추억에 잠길 수밖에.
“정해졌으면, 얼른 움직이죠. 저는 방학 동안 조사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야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지.”
마누스는 인비데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누나.”
“훗, 그래. 맡겨 둬라. 동생.”
인비데아는 절로 우러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
일행은 3계층의 마지막을 위해 탑으로 들어왔다.
당연하다는 듯, 칸타티가 그들을 맞이했고.
마누스는 그를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
“오늘로 끝이다. 전부 내보내라.”
[후후, 알겠습니다.]문이 열리고, 전사들이 튀어나왔다.
모두의 마나가 들끓는 걸 느끼며, 마누스는 앞을 바라봤다.
쿠우웅-!
거대한 실루엣이 보였다.
여태까지 상대해 왔던 전사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크기.
그 형상은 정확히 칸타티, 본인과 일치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단계의 전사를 내놓은 칸타티가 두 팔을 펼치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제 역작, 기가스 칸타티입니다. 어떻습니까?]“더럽게 크네.”
“그래도…… 크니까 빈틈은 많을 거야.”
마누스는 기가스 칸타티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저건 본래 사도 보스전에서 나오던 칸타티의 소환수였으니.
칸타티의 공략 중, 짜증 나는 요소가 바로 저 소환물 때문이었지.
체력도 높고 방어력도 뛰어난 녀석.
그러면서도 칸타티 본인을 절대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스킬까지 가진 소환물이었다.
일종의 튼튼하면서도 공격까지 할 수 있는 보호막인 샘.
마누스는 작게 웃었다.
“예상보다 너무 물렀군. 칸타티.”
[그게 무슨 소립니까?]“기가스 칸타티라…… 진짜 기가스라면, 네 모든 역량을 들여서 만들었어야지.”
마누스는 홀로 거인 앞에 섰다.
다른 이들은 자연스럽게 포지션을 잡아, 조무래기들을 상대하기로 했다.
케일이 흘끔, 마누스를 바라봤다.
그의 등은 더없이 거대해 보였으며, 더없이 믿음직스러웠다.
하지만, 케일은 불만이 쌓여갔다.
자신으로부터 기인한 불만.
큰 건 아니었고, 그저 성장이 빨리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랄까.
“아나이스, 피어슨.”
“응?”
“나도 한 번, 메인으로 싸워볼게.”
“뭐야, 선배 보고 질투하냐? 그래, 동기인 우리가 팍팍 밀어줄게, 열심히 해 봐.”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보조.
메인 딜러는 케일이 맡기로 했다.
기예르모 쪽에는 알라노와 니아가 알아서 하기로 했다.
트레이스는 멜라니를 도와 보조 탱커 역할을 맡았다.
모든 공격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에머슨이 맨 뒤에서 전황을 살폈다.
“옵니다!”
그녀의 말을 시작으로, 3계층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3
탑 1계층.
난생처음 보는 곳에 도착한 인비데아는 혀를 내둘렀다.
찝찝한 기분, 그리고 마치, 이따금 기분 나쁜 꿈을 꾸었을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다.
딱 봐도 흉물스럽게 바뀐 아카데미 본관.
그리고 안쪽에서 느껴지는 진득한 죽음의 기운.
마누스는 이런 곳을 밥 먹듯 드나들었다 이거지.
아덴의 설명이 이어졌다.
“기감을 최대한 넓게 펼쳐, 빠르게 올라가시지요. 이곳에서 습득한 물건은 지금 공녀님에겐 짐 덩어리일 뿐일 겁니다.”
“흐응, 그런가? 그래도 호기심이 이는데, 시험 삼아 잡아 보는 건?”
“그런 거라면 괜찮을 겁니다.”
아덴은 그 말을 끝으로 인비데아의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었다.
인비데아 역시 자신만의 탑을 오르기 시작했다.
사도도 없고, 데몬도 거의 없는 탑은 황량했다.
그저 폐허가 된 곳에, 드문드문 보이는 생존자들만 있을 뿐.
“생각보다 끔찍하군. 마치…….”
멸망한 세계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본래는 더욱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던 곳이라고 했던가?
카스트로 역시 이런 곳을 올라갔겠지.
인비데아는 기감을 최대한 넓게 펼치고 걸리는 것들을 탐색했다.
그 끝에 걸리는 것이 있어 찾아가 보니, 하찮은 기운을 가지고 있는 가면이 보였다.
이게 바로 데몬이라는 녀석인가.
‘조금씩 강해지는 구조라…… 이것도 참 신기하군.’
인비데아는 가볍게 마법을 쏘아내어 가면에 적중, 그대로 데몬을 없애버렸다.
데구르르 굴러오는 마석을 마나를 이용해 끌어당긴 그녀는 잠시 멈춰서 마석을 살폈다.
“신기한 물건이군. 조금씩 마나를 쌓을 수 있는 구조인가.”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폐허가 되어버린 미궁을 바라봤다.
걸음을 옮기는 동안, 묵묵하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인비데아.
한 층, 한 층 오를 때마다 강해지는 데몬들을 보며 생각했다.
확실히, 자신이 이곳에서 수련이랍시고 와 봤자, 시간만 낭비했겠지.
이대로라면 더 높은 곳부터 합류하는 것이 맞을 터다.
아덴 역시 마찬가지였던가.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닌, 굳이 올 필요가 없어서였던 거겠지.
‘재미있네. 재미있어.’
인비데아는 결론지었다.
이 탑, 지구라트는 오만한 자들이 오르는 탑이 아니었다.
지구라트.
다른 말로 하면, ‘신에 도달할 수 있는’ 탑.
그 진짜 이름은…… 그래.
“바벨.”
이곳은 오만한 자들을 익사시키고 가능성 있는 자들을 키우는 곳.
마누스는 아마, 모든 것을 알고 있었겠지.
탑은 어쩌면, 멸망과는 거리가 먼 곳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건 그녀의 직감일 뿐이었지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