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3)
제253화
253화 – 마도사 VS 강령술사
#1
인비데아는 가볍게 마법을 날려 보았다.
가볍다고 해 봐야, 학생 수준이라기에는 까마득히 높은 수준이었지만.
카이사르 특유의 방대한 양의 마나가 허공에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마법을 완성했다.
[마누비아]빠지지직-!
마치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꽂히듯 완성된 마법.
새하얀 뇌전은 정확하고 빠르게 트레버의 정수리에 도달했다.
직격당할 줄 알았던 그녀의 마법은 검은 기운에 의해 잡아먹혔다.
희미한 기운만 남기고 사라진 마법.
트레버는 여타 마도사들과 같이, 마나가 어지간한 마법을 튕겨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정확히, 인비데아보다 한 단계 높은 경지였다.
트레버 역시 반격에 나섰다.
“적당히 견제하며 내 마법을 보조하라.”
“알겠습니다.”
그녀와 그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사람.
인비데아는 가장 취약한 마법사 혼자였지만, 교주라고 불리는 트레버는 부하들과 함께였다.
그녀는 쯧, 하고 혀를 찼다.
뒤를 슬쩍 돌아보니, 멍하니 서 있는 카스트로가 보였다.
녀석에게 전위를 맡기기엔 불안한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카스트로는 인비데아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검을 들었다.
“앞은 제가 맡겠습니다.”
“꼬맹이, 죽지 마라. 이번에는 치유해 줄 시간도 없어.”
“알고 있습니다.”
콰앙-!
이제 1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맹한 힘.
신력을 타고난 카스트로가 검을 막았다.
그 모습을 본 트레버는 눈썹을 한 차례 꿈틀거리곤 마법을 발현했다.
[이그니스 : 칼리고]어둠을 담은 화염계 마법.
모든 마법에 흑마법을 조합한 것으로, 트레버 특유의 마법이었다.
원소 마법 + 흑마법이기에 위력은 기존 마법의 약 1.5배.
다소 마나가 많이 들지만, 뭐 어떤가.
내 마나가 다 타버리기 전에 적을 죽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아나이스의 검은 불꽃과는 다른, 칙칙한 암 녹 빛을 띠는 불꽃이 인비데아를 향해 날아갔다.
너무 정직한 공격이라, 딱히 방어할 필요도 없었다.
슬쩍 몸을 틀어 불꽃을 피해내자, 탑의 바닥이 그대로 불타올랐다.
그 모습을 본 인비데아는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지속력을 강화했는가.”
“정답. 역시 카이사르답군. 내 마법을 보는 것만으로 꿰뚫다니.”
“어디, 더 놀아보자고.”
인비데아는 진득한 웃음을 지으며 일단 카스트로를 압박하고 있는 녀석부터 떼어내자 생각했다.
각 개체를 정확하게 공격하는 건, 마법사의 필수 소양.
그녀는 마법진 두 개를 동시에 짜 올렸다.
[아르도르 : 펜나] [쿠스토스]허공에 떠오르는 불꽃의 화살.
동시에 카스트로의 전반적인 능력을 강화해주는 버프 마법이 걸렸다.
순식간에 몸이 가벼워진 카스트로가 적의 검을 넘기고 반격했다.
쿠와아앙-!
홀로 싸울 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
그는 왜 자신이 파수꾼을 넘어서지 못했는지, 마누스 일행은 그렇게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는지 깨달았다.
파티의 힘은 생각보다 더 위대했으니, 홀로 싸우는 멍청한 짓을 한 대가라고나 할까.
“모두 물러나라!”
심상찮은 마법의 위력을 느낀 트레버가 일갈했다.
인비데아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한 그가 대응하기 시작했다.
본체를 칠 수도 있었으나, 그렇다면 더욱 불리하게 돌아가겠지.
그의 선택은 부하를 지키는 것.
주특기 중 하나를 꺼내는 수밖에 없었다.
[교란하는 어둠] [콘수모 벨라리움]짙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거대한 장벽을 형성했다.
아군을 보호하고 적의 공격을 차단하는 마법.
정확히는 상대방의 인지 체계를 흩트려놓아, 마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만드는 환술계 마법이었다.
그럼에도 인비데아는 망설임 없이 화살을 쏘아냈다.
주홍빛으로 물들다 못해, 청염으로 빛나는 불꽃의 화살이 장막을 향해 쏘아졌다.
쾅! 쾅! 콰앙-!
장막을 통과할 때마다 폭음이 터져 나갔다.
물리적인 방어 기능은 없는 모양이지?
‘그런데, 비명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군. 조용하잖아.’
무려 5클래스의 마법이었다.
잘게 쪼개서 사용했다곤 하나, 광범위하게 타점을 잡았다.
뭐 하나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그녀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마법의 골자를 파악했다.
푸른 눈동자가 마법진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기 시작했다.
결과, 그녀의 인지 체계가 흐트러졌을지언정 완전히 망가지진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딱히 제거할 필요도 없겠군.’
암녹색의 마법이 더 날아왔지만, 무사히 공방을 주고받은 인비데아.
안개가 걷히고, 참상이 드러났다.
그녀의 마법은 위력적이었고, 범위도 굉장히 넓었다.
널브러진 시체가 둘.
여기저기 그을려 전투 불능이 된 이가 셋.
남은 전투원은 총 일곱.
상태가 제법 심각했으나, 녀석들은 비명 하나도 지르지 않고 시체를 수습했다.
“독한 놈들이군. 꼬맹이, 조심하거라.”
그리고 더 놀라운 광경이 드러났다.
히죽 웃은 트레버가 손짓하자, 어두운 마나가 시체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마나는 팔다리를 이어붙이고 죽은 자들의 육신을 일으켜 세웠다.
저게 뜻하는 바는 한 가지.
죽은 자의 혼을 붙잡아 기워놓은 시체에 넣는 자.
그래서 배척받는 자.
홀로 능히 군단을 다룰 수 있는, 위험한 자.
“강령술사인가.”
“정답. 혼자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한걸?”
인비데아는 대답 대신 웃었다.
그리고는 화력을 끌어올려, 시신조차 안 남게 태워버리기로 했다.
인지의 흐트러짐은 광범위한 마법으로 없애버리면 그만.
적의 위치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전방위를 쓸어버리면 된다.
그녀는 시간을 벌기 위해 카스트로에게 말했다.
이런 팀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꾸준히 해내야 할 테니까.
조기교육 좀 시켜둔다고 생각해야지.
“내가 마법을 완성할 때까지 버티거라.”
“맡겨 주십쇼.”
혼자서도 잘 해냈던 자신이었다.
이렇게 빵빵한 버프까지 받고 있는데, 해내지 못한다면 면목이 서질 않겠지.
다른 건 몰라도 버티고 막는 건 자신 있었다.
우월한 체력과 압도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으니.
‘방해를 좀 해야겠군.’
트레버 역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홀로 버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깨닫게 해줘야겠지.
[레모라]어두운 기운이 카스트로의 전신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마법에 대한 내성이 없는 카스트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오감을 서서히 차단하는 마법.
워낙 끔찍한 마법이기에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금기시되는 마법이었다.
이걸 이용해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푸욱-!
카스트로는 화끈한 고통을 느끼고 뒤로 물러났다.
어둠은 점점 시야를 침식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점차 사라졌다.
먹먹하니,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사라져간 오감이 위치했던 곳엔 오직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 들어찼다.
‘젠장, 어떻게 된 거야.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유일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나의 움직임.
그것만이 피부로 생생하게 느껴졌다.
모두 피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어느 정도 대응할 정도는 될 것이다.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했다.
수련.
그래, 이건 수련이다.
트레버 교수가 시키는, 위험하고 색다른 수련.
‘여기.’
콰앙-!
적은 카스트로를 넘어서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
마나를 듬뿍 넣어 검을 휘둘렀으니, 당연히 그 기운은 카스트로에게 진득하게 느껴졌다.
설마 이 공격을 막아낼 줄은 몰랐던 이는 이어서 들어오는 공격에 몸을 살짝 베였다.
“제법이군.”
“한꺼번에 공략한다.”
“……누구 마음대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놈들은 카스트로에 정신이 팔려, 그녀에게 시간을 너무 많이 줘버렸다.
트레버 역시, 의외의 상황에 꽤나 놀란 모습.
“캐스팅 속도가 말도 안 되는군.”
“내가 좀 특별해. 대마도사 아저씨.”
6클래스.
거대한 마법이 쏟아졌다.
[솔라리오]티란니스와는 결이 다른 마법.
그가 오직 파괴만을 목적으로 마법을 수련했다면, 인비데아는 유연함을 장점으로 삼았다.
거대한 구체에서 한 줄기 빛이 내리쬐었다.
콰아아아아-!
빛이 내리쬐는 곳이 새하얀 백열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곳에 자리하고 있던 전투원 한 명이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저건, 제법 위험하군.’
트레버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직접적인 전투는 그의 특기가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장기를 살려야겠지.
태양을 집어삼키는 것이 바로 짙은 먹구름이고 밤은 낮보다 위험한 생물이 많이 다니는 법.
그는 강령술사.
그가 전장에서 할 일은 단 한 가지였다.
전장을 조종하는 것.
[트레버 전용기 : 칼리고 님부스]우르르릉-!
마나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거의 일촉즉발로 마나 뭉텅이를 쏘아내는 것이라, 딜레이는 전혀 없었다.
트레버의 마법은 허공에 있는 마나를 조종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순식간에 짜여진 마법진은 인비데아 이상의 속도를 자랑했다.
이것만 쓰는 사람이다 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인비데아는 마법을 이용해서 적들을 통구이로 만들어 버렸다.
덕분에 트레버가 마법을 쓰는 동안,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불길한데…….”
그녀는 솔라리오를 공중에서 폭파 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카스트로에게 걸려 있는 마법을 해제해야지.
인비데아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
확실히 6클래스 마법은 그 파괴력이 남달랐다.
암녹색으로 물든 세상이 일순간 더없이 밝아졌다.
하지만, 구름은 인공적인 태양보다 훨씬 위에 있었으니, 그 압도적인 파괴력으로도 닿지 못했다.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꼬맹이로군.”
일단은 동료부터 살려야겠지.
인비데아는 디스펠 마법을 활성화, 카스트로의 디버프를 말끔히 지워주었다.
그 모습을 본 트레버가 눈을 빛냈다.
저건, 위험한 능력이었다.
설마 제법술사라니.
카이사르가 정말 강력한 무기를 쥐었구나.
암녹빛 어둠이 아닌, 그야말로 새카만 어둠.
마치,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 탑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인비데아 공녀님! 도착했습니다!”
때마침 도착한 지원군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