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 그 후, 첫 번째 조우
#1
뜨거운 용암지대.
일반인이라면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느낌.
땀이 주르륵 흐르며 연기를 내곤 사라졌다.
너무 뜨거워 땀방울마저 증발하는 곳.
그런 곳에서, 케일과 마누스는 아무런 내색 없이 걸었다.
마법의 힘은 참 위대하지.
일반인이 단숨에 자빠질 공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닐 수 있는 힘을 부여했으니.
케일은 마누스의 설명을 곱씹으면서 잰걸음을 유지했다.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나라고 그랬지.’
그것은 꽤 설레는 말이었다.
마누스는 어떤 의미로 말한 것일까.
의도야 어찌 되었든, 마누스 선배가 자신을 무한히 신뢰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었으니.
기분 좋은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뺄 수 있는 사람. 그건 너뿐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동료를 꼽으라면, 단연코 케일, 너겠지.>마누스 본인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오글거리는 멘트.
정작 당사자인 케일은 이곳이 적진이라는 것도 잊고 두근거림을 즐기는 중이었다.
4계층인 용암지대는 미궁이 아닌, 한눈에 보이는 지형을 가지고 있었으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고 봐야 했다.
“오늘은 가볍게 탐사만 하고 돌아가자.”
“네.”
“파수꾼도 상대할 필욘 없을 거다.”
케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누스와 자신이라면 파수꾼 하나 정도는 가볍게 처리할 수 있겠지.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전투할 때, 진정으로 성장하는 것이리라.
케일도, 마누스도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
홀로 강해져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없었을 테니까.
오늘은 정보수집 겸, 마석의 질, 아티팩트의 종류 같은 걸 확인하기 위해 들어왔다.
케일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언제 어디서 데몬들이 튀어나올지 몰랐으니.
“빙결 마법을 주로 사용해야 할 거다. 그리고 적은, 이렇게 갑자기 용암 속에서 튀어나오지.”
“앗!?”
[키르르륵!]괴상한 웃음소리와 함께 붉게 달아오른 땅이 갈라졌다.
그리고 튀어나오는, 뱀 모양의 데몬.
총 두 마리였으며, 상당히 덩치가 컸다.
용암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데몬이었다.
화염 계열은 완전 면역.
이번 계층에서 아나이스의 성장이 더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파티에서 완전히 빼버릴 수밖에 없거든.
하지만, 마누스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슬슬 아나이스도 보조 계열 마법을 익힐 때가 되긴 했지.’
화염 계열 원툴이기에 무기력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면 아나이스의 높은 공격력을 이용, 고대 마법을 사용하면 꽤 효율이 좋았지.
이번에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마석을 마구마구 캐야 했다.
“빙결 마법, 가자.”
“예!”
마누스는 빙결 마법을 둘러 전신에서 냉기가 쏟아지는 형태를 만들었다.
[부여 : 트판타 히예모]솨아아아아-.
냉기가 안개처럼 흘러나오는 모습은 마치, 북방에서 악명높은 몬스터 예티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콰앙-!
마누스의 주먹질에 달려오던 데몬의 기세가 꺾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놀고 있는 손으로 순식간에 캐스팅.
무려 4클래스의 마법을 또 완성했다.
칸타티의 도서관 효과가 이렇게 보정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케일의 마법 역시 완성되었다.
[트판타 히예모] [알투스]두 개의 마법이 각각 다른 데몬에게 쏟아졌다.
냉기에 취약한 데몬은 비명을 지르며 발광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저 뒤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케일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고, 마누스는 계속해서 마법을 캐스팅하려 했다.
그 순간, 시계가 느려졌다.
모든 것이 느려지고 오직 마누스만이 정상적인 속도로 움직였다.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이건, 자신이 새로 익힌 스킬의 효과라고.
‘한 번 더 행동할 수 있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갈수록 사기캐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마나 소모는 1.5배.
적절한 타이밍에 이 감각을 끌어올려 사용하면, 치명타를 날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마누스는 시험 삼아 마법진을 한 번 더 짜 올렸다.
더블 캐스팅.
3클래스 마법 하나와 4클래스급 강화 마법 하나를 썼을 뿐인데, 5클래스 마법을 쓴 것처럼 마나가 빠져나갔다.
이걸로 카덴차를 쓰면 얼마나 마나가 줄줄 샐지, 감도 안 잡혔다.
그래도 모든 것이 멈춰 있는 사이, 마법이 완성되었다.
준비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는 데몬.
시계가 원래대로 돌아왔고 적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중이었다.
“가라.”
빠드드드득-!
유고수스로 강화된 3클래스 마법이 데몬을 향해 나아갔다.
주변의 공기를 전부 급속냉각 시키며 날아갔다.
그렇게 하나의 데몬을 순식간에 처리한 마누스는 마나 소모량을 확인하고는 혀를 찼다.
생각보다 소모량이 컸다.
고작 3클래스인데 이 정도인가.
하지만, 그 반사이익으로 적 하나를 순식간에 처리했다.
중요한 순간에 와일드 카드로 써먹으면 될 일이었다.
“나머지는 제가 마무리할게요!”
“그래.”
마투학으로 인한 마나 소모까지 생각하고 보면, 연비는 그야말로 최악.
이것으로 스킬 검증이 끝났다.
케일 역시 순식간에 데몬을 끝장냈다.
그리고 뒤에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용암의 파도를 발견했다.
그녀가 사색이 된 표정으로 마누스에게 말했다.
뒤에서 이상한 게 온다고.
마누스는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생각보다 느릴 거다. 우리 페이스대로 가도 충분해.”
“아, 알겠어요.”
“게다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니 페이스 조절도 쉽다. 가자.”
“네.”
이 용암은 조금씩 빨라지기도 하며 느려지기도 했다.
케일은 처음엔 불안한 마음을 가졌지만, 곧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다.
두 사람의 속도는 충분히 빨랐고, 용암은 무척 더디게 오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두 사람의 용암지대 탐방기는 계속되었다.
#2
6층.
어느새 여기까지 도착한 두 사람은 거대한 문을 발견했다.
이 앞에는 파수꾼이 있겠지.
오늘의 탐사는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휴게 공간도 있었고, 로비로 내려갈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끝.
여기까지 온 시간은 정확히 3시간 30분 정도.
4계층까지 올라와, 이제 한 번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으로 늘어났다.
충분히 여유로웠으니 이만하고 돌아가면 되겠지.
케일과 마누스는 긴장을 풀고 걸음을 옮기려 했다.
“돌아가서 간단하게 정리해야겠어요. 아나이스에겐 다른 마법도 익혀 두라고 해야겠네요.”
“그래. 가능하면 다른 이들에게도 알제오 마법을 알려 주도록.”
“네.”
전사와 수호자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반드시 마법사가 마법을 걸어주어야 했다.
유지하는 건 당사자의 마나로 충분히 유지할 수 있으니, 괜찮았고.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한 두 사람은 드디어 기숙사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예상외의 인물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입니다. 여러분.]“칸타티?”
“도망간 줄 알았더니, 더운 곳에 와 있었군.”
[이곳은 제가 정말 싫어하는 곳이지만, 두 사람에게 꼭 전달할 말이 있어 잠시 찾아왔습니다.]“나 역시, 묻고 싶은 게 좀 있는데.”
마누스는 이전, 그가 남기고 간 구슬을 떠올리며 물었다.
칸타티는 묘한 웃음을 지을 뿐, 시원스럽게 답해 줄 의향은 없어 보였다.
그래, 꿍꿍이가 있다 이거지.
그래도 무언가 전해줄 정보가 있기에 여기까지 행차한 거겠지.
마누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여차하면 전투까지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으니.
[그에 대한 대답은 나중에 다 해드리겠습니다. 그보다, 사신이 깨어난 건 아시지요?]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버, 그놈 때문에 트레이스가 사신으로 변해버렸지.
[저도 몰랐습니다. 설마 자아를 그렇게 봉인해 두고 있었을 줄이야.]“그를 되돌릴 방법은 없나?”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마누스 당신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요.]“흥미롭군. 더 말해 봐라.”
칸타티는 마누스에게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의심스러웠지만, 이상한 건 없는 것 같아 받아보니, 작은 단검이었다.
손바닥을 쫙 편 정도의 길이.
이걸 왜 주는 걸까?
[그의 가면을 깨부술 수 있는 단검입니다.]“부수면?”
[그가 가진 모든 증오를 당신이 짊어지겠지요. 그는 본래 여기 있어서는 안 되는 망령. 원대한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겁니다.]“내 손으로 죽여라 이건가?”
[정확히는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내는 겁니다.]실마리를 찾았다.
케일 역시 착잡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왜 저를 노리는 건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건…… 저보단 옆에 있는 분에게 듣는 게 좋을 것 같군요.]“선배에게?”
[네. 두 사람은 아주 끈끈한 인연으로 엮인 것 같으니까요. 아마 듣고 나면 유대감이 더욱 돈독해질 겁니다.]마누스는 쓸데없는 말을 한다며 혀를 찼고, 케일은 물끄러미 마누스를 바라봤다.
과연, 선배는 어떤 말을 해줄까?
칸타티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는 다시 스르륵 사라지기 시작했다.
불쑥 나타나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다니, 어지간히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진실을 향해, 그리고 이 비틀린 세계를 바로잡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무운을 빌겠습니다.]“너는, 다른 사도와 무슨 관계지?”
[글쎄요. 그들이 절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입니다.]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꽤 많은 것을 얻은 문답이었으니, 이 정도만 해도 되겠지.
완전히 사라지는 칸타티를 본 두 사람.
마누스는 작게 한숨을 쉬고 케일에게 물었다.
“지금이라도 들을 테냐? 트레이스, 그리고 너와 나에 대한 관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걸 들으면,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너라면 가능하겠지.”
마누스는 케일의 굳고 올바른 눈동자를 바라봤다.
몇 달 지나지 않았으나, 벌써 풍파를 맞아 강해진 눈동자가 보였다.
그래, 매도 빨리 맞는 게 낫겠지.
그렇게, 마누스는 돌아가서 이야기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돌아가서 얘기해 주마. 긴 얘기가 될 것 같으니.”
“네.”
“대신, 이걸 들으면 넌 평생 나와 함께해야 한다.”
“네, 네!?”
“동료로서, 어쩌면…… 아니, 일단 나가지.”
케일은 마누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지금 그거, 상당히 말이 이상한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