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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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화 – 깨어나라
#1
카이사르 라베스.
인간의 몸으로 8클래스라는, 전무후무한 경지에 오른 초인.
사람들은 그를 초월자라고 불렀으며, 한때 이 땅을 수호했던 드래곤과 필적할 사내라고 말했다.
실제로 드래곤들 역시 8클래스 마법과 언령을 통해 세상의 평화를 추구했으니까.
해리슨 레이첼은 또 어떤가.
얼음 마법 한정으로는 라베스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라이벌이었다.
그 둘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변했다.
“늦진 않았나 보군요.”
“무식한 놈.”
“누님도 있었습니까. 아직 안 늙었습니다?”
제니퍼 교수가 뇌까리자, 라베스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느 간 큰 놈이 저런 말을 내뱉어?
제니퍼 교수의 악명을 알고 있는 이들은 입을 떡 벌렸다.
하긴, 카이사르의 위명을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지.
그렇지만, 저렇게 친근하게 대화하는 걸 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 더욱 놀라웠다.
카이사르의 가주라고 하면, 엄청난 위엄과 포스가 뿜어져 나올 것 같은데 말이야.
제니퍼 교수는 피식 웃으며 라베스의 말을 받아쳤다.
“내가 늙으려면 아직 멀었지 이놈아. 너나 안 늙게 잘 관리해라.”
“적어도 지금은 늙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감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전황을 파악했다.
데모니움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언데드가 남아 있었다.
가문의 병력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전장에 두고 왔다.
레이첼과 라베스, 오직 두 사람만 지원군이라는 점에서 전력의 부족이 느껴졌다.
거대한 재앙이 들이닥치는 마당에, 대마도사 둘 가지고 충분할까?
모두의 생각에는 희망과 불안함이 동시에 번졌다.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되기도 했고.
그때, 저 멀리서 빛기둥이 솟았다.
“저건?”
“포탈 쪽이군요.”
“너희 말고도 온 건가?”
“글쎄요.”
아카데미 포탈 쪽에서 빛기둥이 솟았다.
인기척에 예민한 이들은 그 기운을 느끼고는 의아함을 내비쳤다.
저들이 이곳에 올 이유가 있을까?
“부정한 것들을 쓸어버려라!”
쩌렁쩌렁한 외침과 함께 함성이 몰아쳤다.
방패 모양의 엠블럼이 아주 인상적인 군세였다.
카이사르의 우방이자 황제를 지키는 이들인 버클리 가문이 당도한 것.
포탈의 빛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는 황금빛 갑주를 입은 이들이 도착했다.
선두에서 찬란한 황금빛 오러를 내뿜으며 언데드를 가르는 자가 보였다.
제국의 주인.
신민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황제, 브레들리였다.
“이곳으로 거대한 재앙이 오고 있다. 모두 합심하여 막아내야 한다.”
“예-!”
그의 최측근인 황금 기사단이 아카데미에 도착했다.
가로막는 모든 것을 썰어버리며 진군하는 그들의 기세는 그야말로 제국을 지키고 적을 처단하는 황제의 검, 그 자체였다.
등장만으로 힘이 되어주는 이들이 있었다.
지금 도착한 지원군이 바로 그런 존재들이었다.
제니퍼 교수를 비롯한 다른 이들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황제가 이곳에 왔으니, 이제는 전황이 완벽하게 바뀌겠지.
“폐하. 위험한 곳에 오시면 어떡합니까.”
“재앙이 도래했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소.”
“폐하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제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브레들리 황제는 가볍게 웃었다.
그 정도야, 이미 다 안배를 해 놓고 왔다.
자신의 아들인 황태자는 아주 좋은 인재이며, 나라를 위한 역군이었다.
그렇게 교육했으니, 아마도 태평성대를 이루도록 하겠지.
“괜찮소. 그대의 걱정은 이미 모두 해결해놓고 오는 길이니.”
“그렇다면…….”
알레온 공작 역시 가볍게 예를 취한 뒤에 황제에게 다가왔다.
그가 젊었을 때 손수 검을 가르쳤던 자였다.
당연히 친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폐하. 강녕하셨습니까.”
“알레온 대공. 고생 많으셨습니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이제 겨우 몸풀기 수준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전투를 준비해야겠지만요.”
“그 말대로, 마지막 전투가 기다리고 있겠구려.”
점점 다가오는 기운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절대 장담할 수 없는 힘을 지녔다.
어쩌면,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가 죽음의 세계로 건너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쿠우우웅-!
거대한 진동이 한 번 느껴졌다.
강대한 힘이 부쩍 가까워진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탑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사뿐히 착지한 누군가가 일행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가면을 쓰고 있고, 거대한 낫을 들고 있는 이.
뒤에는 여러 개의 관들이 날개처럼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취한 인영이었다.
[모든 사도들은 모여라.]그의 입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던 사도들이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사도들의 리더이자 당대 최고의 사도라고 불리는 칼리고스의 고유 능력.
그것은 죽은 자들을 인도하는 사도를 불러 모으는 능력이었다.
“……일곱인가.”
“길티어는 죽어버린 모양인데.”
“생각보다 선전했을 거다. 적은 더욱 강한 모양이군.”
일곱의 사도가 모였다.
탑에서 죽은 셋.
그레고리와 싸우다가 죽은 둘을 제외한 모두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성녀가 조심스럽게 사도 쪽으로 향하자, 성기사 한 명이 그녀를 말리려 했다.
“성녀님. 위험합니다.”
“괜찮아요. 저들이 사도라면…… 우리와 같은 쪽에서 싸워주실 것 같으니까.”
“……예.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성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도들에게 다가갔다.
칼리고스가 그녀를 바라보고는 마주 걸어갔다.
그리고는 성녀에게 용건을 물었다.
[무슨 일인가, 성녀.]“혹시…… 실비아와 얘기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건 불가하다. 예언자는 이미 그대와 얘기할 정도로 한가한 상태가 아니니.]“그렇다면…… 꼭 붙잡아 주세요. 어디 도망 못 가도록.”
칼리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염려하지 말라고 말하곤, 칼리고스는 고개를 돌려 재앙이 다가오는 곳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가만히 서 있는 칸타티를 바라보며 물었다.
[왕의 시련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지?] [아마, 곧 끝날 겁니다. 그릇은 완성되었으니…… 이제는 그릇을 채울 일만 남았겠죠.] [그렇군.]칼리고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낫을 한 번 휘둘렀다.
숭고한 희생.
칸타티가 예언한 것에 따라, 이제는 그들이 희생할 차례였으니.
적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주고 떠난다면, 숭고한 희생이 되겠지.
“아아…… 그분이, 그분이 오신다!”
예언자, 실비아가 털썩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구원자.
자신의 선구자.
인생 전반적인 것을 바꿔버린 은사.
그분이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강림하는 중이었다.
“위선자를 벌하시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소서.”
그녀는 두 손과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자신의 소망을 내뱉었다.
그에 응답이라도 하듯, 하늘에서 작은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나를 찾았느냐.]그레고리.
숙주의 육신을 완벽하게 장악한 그가 아카데미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만만치 않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아무리 완벽한 숙주를 얻었다고 한들, 강자를 한 번에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니.
시간이 조금 걸린다 뿐이지, 아주 못할 것도 없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저 사도들.
사도들의 기상천외한 능력들이 조금 까다롭겠지.
“저의 구원자시여, 저들을 벌하러 오셨나이까?”
[그래. 이제…… 작업을 시작해야지.]“아아…… 부디,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그레고리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강력한 흡인력이 실비아를 빨아들여, 그의 손에 목이 잡혔다.
“교황……님?”
[고생했다. 나의 자원들을 끌어모아 주어서.]“예?”
[이제 그만, 편히 쉬어라.]뿌득-.
예언자의 목이 꺾였다.
실비아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안 돼에에에에에에-!”
절규가 퍼졌다.
성녀가, 예언자의 언니가 그 모습을 보고는 절규했다.
어째서,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왜, 그녀는 저렇게 허무하게…….
단편적인 생각들이 흩어져 지나갔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모여 분노의 덩어리가 되었다.
“으으으으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
새하얀 빛줄기가 그레고리를 향해 쏘아졌다.
그레고리는 피식 웃으며 들고 있던 실비아의 사체를 던졌다.
동시에 마나를 뿜어내, 자신을 보호했다.
성녀가 쏟아낸 빛은 실비아를 말끔히 지워버렸다.
그럴 줄 알고 있었던 걸까.
마나의 방벽이 형성된 그레고리의 앞은, 성녀의 빛이 통과하지 못하고 빗겨 나가게 만들었다.
“절대…… 절대 용서 못 해.”
성녀의 분노가 암녹빛 하늘을 밝게 물들였다.
그레고리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한 것도 거의 동시였다.
[이거…… 재미있게 되었군. 세이크리아.]이제, 정말 마지막 전투의 서막이 올랐다.
#2
“후우…….”
“제법인데? 확실히 그릇은 완성되었구나.”
“저도 이만큼일 줄 몰랐군요.”
알베도의 칭찬에, 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얼마나 싸웠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무아지경으로 마나를 뽑아 휘두르고, 마법을 쏘아냈을 뿐이었다.
그 결과, 그 강해 보였던 클레아모스와 알베도가 상처를 입었다.
그릇의 완성이라는 말.
그리고 오르카의 목걸이를 사용했던 보스의 강력함이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알베도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뒤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케일을 바라보며 말했다.
“용사의 마석은 네 것이란다. 케일. 그러면 너도 그릇을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런, 가요?”
“마누스와 너는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거든. 둘의 균형이 맞아야, 이 세계도 균형이 맞는 것과 같은 이치지.”
케일은 아공간에서 새하얀 마석을 꺼냈다.
그리고는 마누스를 잠시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이는 마누스를 보니, 결심이 섰다.
“그럼, 우리도 준비해야겠군요.”
“2라운드 시작이야. 더욱 그릇을 채워 봐라.”
쿠구구구구구구-.
두 수호자의 몸에서 빛과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저 현상은 마누스도 익히 알고 있는 것.
바로, 인간의 몸에서 본체로 돌아가려는 [폴리모프] 마법이었다.
은빛 비늘과 검은색 비늘이 드러난 거대한 육체.
생각한 것보다 크진 않았지만, 자신 같은 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몸뚱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용왕이라고 불렸던 암브레시아보다, 훨씬 거대하고 대단해 보이는 건 착각이 아닐 터다.
[흡수가 다 되면, 덤벼라. 빛과 어둠의 꼬맹이들.]알베도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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