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le Mage in the Game’s Academy RAW novel - Chapter (336)
336화 – 다시 찾은 평화
#1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푸른 하늘이었다.
악마들과 언데드, 그밖에 모든 비일상이 전부 사라진 세계.
평화로운 세계가 다시 찾아왔다.
물론, 아직 이 사태의 원흉인 그레고리가 사라지진 않았지만.
마누스와 케일, 그리고 니아는 나란히 서서 그레고리를 바라봤다.
죽음의 세계에서 파괴된 것들이라 그런지, 이곳은 아주 멀쩡한 환경을 자랑했다.
그간 파괴를 일삼았던 그레고리는 아주 평화로운 광경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결국, 실패인가.]“뭔가 원하는 게 있었나 보지?”
[이 세계의 정화. 그리고 세이크리아를 향한 복수였지.]그레고리는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신.
그것은 헛된 망상이며, 위선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누스도, 케일도 어렴풋이 느낀 바가 있었다.
이 세계의 신은 정의를 부르짖지도, 선의를 베풀지도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이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을 멋대로 할 수 있는 권한 따윈 없다.”
“어디서 함부로 생명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고 믿는 거야?”
니아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차갑게 쏘아붙였다.
아무리 개미여도 생명은 생명이다.
그들 역시 의지대로 살아갈 권리는 있었다.
그 누구도 그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빼앗을 권리도 없었고.
[미물이 고등생물에게 잡아먹히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글쎄. 사자는 개미를 잡아먹지 않는다. 실수로 밟힐 순 있어도. 이런 논쟁이야 어찌 되었든, 넌 우리의 적이고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이지.”
마누스의 말이 맞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지금 그레고리는 터전을 망치려는 침입자이자, 적이었다.
그리고, 마누스와 케일, 니아는 그레고리를 지워버릴 힘을 지녔다.
단순한 격의 차이라면, 세 사람이 한참 위였다.
마누스는 두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도 빛의 가문이 지녔던 힘을 사용할 수 있었으니, 자신의 능력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도하는 게 되겠지.
마누스의 손을 바라본 두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아르카누스 전용기 : 빛의 인도]빛의 가문이자 용사의 피를 이어받은 아르카누스의 고유 능력.
자신의 능력을 타인에게 전달해 주는 능력이었다.
마누스는 니아에게 [카덴차]와 다른 패시브 스킬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죽음의 왕만이 쓸 수 있는 고유 스킬도 있어야겠지.
마누스는 자신의 힘을 끌어 올렸다.
현실에 강림한 죽음의 왕은, 현세에 있는 영혼을 데려갈 권리가 있었다.
[카덴차] [트리플 아르카나] [마누스] – [니아] – [케일]죽음의 왕.
인류의 용사.
중간계의 수호자.
이 세계를 지키는 세 명이 힘을 모으니, 그것은 신에 필적할, 어쩌면 뛰어넘는 힘이 되었다.
그레고리는 이를 악물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으니.
하지만, 그의 표정은 이내 풀어졌고 경고 아닌 경고를 남기기 위해 입을 열었다.
[결국, 너희들은 더 큰 게임에 휘말릴 것이다. 원흉을 제거하지 못했으니까.]“그건, 우리가 알아서 한다.”
마누스는 시원하게 답하곤 권능을 내보였다.
죽은 자들의 왕은 영혼을 거둘 수 있는 자.
그레고리 역시 영혼을 지닌 자였다.
당연히 마누스의 영역 안에서는 그 법칙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리투라]세 초월자의 힘이 작렬하고, 마누스의 힘이 마무리를 지었다.
[죽음의 왕 전용기 : 영혼 수거]그레고리의 영혼은 앞으로 중히 쓰일 것이다.
앞으로 숱한 세월 동안 죽을 영혼.
그중에서 범죄자들을 추려 감옥에 가둬야 하니까.
그레고리는 수문장 역할을 맡겠지.
[이렇게 덧없이 가는구나.]그레고리는 눈을 감았다.
파스스스스-.
거대한 힘을 이기지 못해, 그의 육신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영구적으로 육신을 지워버리고, 영혼을 거두어가는 힘.
이 땅에서 세 사람이 힘을 합치면 벌일 수 있는 힘이었다.
함부로 외세가 침범할 수 없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힘 때문이리라.
한참을 현계에서 방황하던 그레고리의 영혼이 마누스의 손으로 들어왔다.
“……이제 끝났군.”
“후우…… 그러게요.”
“그래도, 아직 잔당이 조금 남지 않았으려나?”
“그건 그렇겠지만.”
고요하게 변한 아카데미의 정경.
이제 정말 끝났다.
마누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손을 흔들고 있는 이들이 보였다.
“일단은 돌아가지. 평화는…… 지켜냈으니까.”
“네.”
“으아-! 고생했다!”
일단, 당분간은 괜찮을 것이다.
아니, 꽤 오랜 시간은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겠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이 끝났다.
세 사람은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고생했어!”
“진짜 고생 많았어. 이제 이걸로…… 당분간은 괜찮겠지?”
알라노의 물음에 마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정말로 끝났다.
잔당들이야, 알아서들 하겠지.
마누스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 라베스를 바라봤다.
이제는 정말 죽을 때까지 아버지로서 있겠지.
그 사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고생했다. 아들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도움은 안 되었구나. 같은 위협이 다가오면…… 그때는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
마누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케일, 니아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말하진 않았다.
여전히 인간 중에서는 그가 세계 최고의 마도사였기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카이사르라는 가문이 세계의 중심이 될 터다.
“다들…… 무척 고생해 주었네.”
“폐하.”
“날 잊고 있는 것 같아서, 잠시 등장했지. 하하.”
황제 역시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그대로 보이며 등장했다.
황제도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며 제 역할을 모두 끝마쳤다.
그의 지도력, 그리고 능력 덕분에 아카데미의 후방이 안전할 수 있었던 것.
“모두 고생했네. 내가 걱정했던 일이 모두 끝났군. 이제…… 당분간은 우리 가문도 평화롭겠어.”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마침 여기 위대한 가문이라 칭해지는 이들이 모두 모였군. 그대들이 정하게. 독립을 해도 좋고, 내 곁에 머물러도 좋네.”
“정식으로 영토를 떼어 줄 생각입니까?”
라베스가 물었다.
지금 제국의 영토는 너무도 거대했으니, 조금 떼어줘도 상관없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서도 그럴까?
이 시대를, 이 평화를 기억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분쟁도 만들어지겠지.
브레들리 황제는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말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지. 지금보다 더 험난해지겠지만, 역사는 선택과 선택이 모여 형성되는 것일 뿐일세.”
“그렇다면…….”
라베스는 그저 황제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브레들리 황제는 모두를 돌아보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어려운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으니, 지금은 승리를 즐겨도 되지 않을까.
“그 얘기는 나중에, 충분히 휴식도 취하고 고민한 뒤에 황궁에서 얘기하도록 하지.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네.”
“그러시죠, 폐하.”
“그나저나…… 이제 아카데미도 정상적으로 운영해도 되겠군 그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얘기를 꺼낸 것은 다름 아닌 제니퍼 교수였다.
“그런데, 얘들은 어떻게 할 겁니까? 이제 같이 놀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여기 있는 이들은 모두 조기졸업으로 떠나보내면 되겠지요.”
“학생부에서 아쉬워하겠는걸.”
마누스를 비롯한 이들 모두, 학생부 인원들이 눈독 들이고 있던 이들이었다.
1학기 만에 졸업하게 생겼으니, 얼마나 아쉽겠는가.
카이사 교수가 조교로 꼽은 사람이 바로 마누스인데, 이렇게 훌쩍 떠나버리게 생겼으니.
아카데미 입장에서는 정말 엄청난 인재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누스는 교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카데미 학생으로 남을 수는 없겠지만, 아카데미에 지속적인 도움은 줄 수 있었으니.
자신의 지식을 조금씩 풀어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다른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지킬 힘을 기를 수 있으리라.
“제가 이따금 찾아와서 강의해드리겠습니다.”
“오, 그게 정말이야?”
“앞으로 시간이야 남아돌 테니까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가 말하니, 케일과 니아도 동참하겠다고 말했으니까.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가고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