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life that starts with military writing RAW novel - Chapter (31)
31화
‘두 번 연속 당첨이라니, 이렇게 운이 좋아도 되는 거 맞아?’
1차 경연에 이어서, 2차 경연 방청 신청마저 성공해버린 김소영은 즐거운 마음으로 경연이 진행될 공연장에 도착했다.
‘근데 어째 방청객보다 대기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 같은데.’
‘국민 아이돌 시즌2’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엄청난 인파가 김소영의 눈앞에 펼쳐졌다.
아마 방청권 신청은 떨어졌지만, 아쉬운 마음에. 연습생들 얼굴 한번은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무작정 찾아온 인원들도 꽤 되는 것 같았다.
‘그만큼 방청권 당첨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거지.’
-저는 지금 막 공연장 앞에 도착했습니다…!
-와! 진짜 너무너무너무 부러워요 ㅠㅠ
-저번 1차 경연 때도 방청 가셨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네! 맞아요!
-진짜 대박… 완전 금손이시다…!
-이번에 제 주변 사람들 전부 다 떨어졌는데. 경쟁률이 진짜 어마어마한가 봐요. 너무 부러워요 ㅠ
평상시에 자주 들어가는 오픈채팅방에 은근슬쩍 자랑을 하고 나니. 왠지 승리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인원수가 100단위가 넘어가는 채팅방에서도 방청권에 당첨된 사람은 자신을 제외하고 손에 꼽았다.
‘만나서 같이 들어가자고 했는데.’
-어디쯤 계시나요? 저도 도착했는데.
-저는 지금 가로등 밑에 있어요. 하얀 롱패딩 입고 있습니다!
1대1 채팅이 도착했다.
오픈채팅방 사람 중에 같이 경연을 관람하기로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
아마 지금 막 도착해서 자신을 찾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 저 사람인가?’
김소영의 눈앞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까만 물체가 보였다.
“혹시 ‘미니’님?”
“네, 맞아요!”
까만 롱패딩에 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가까이서 보니 모자 안쪽으로 앳된 얼굴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고3이라고 했었나?’
“이제 입장 대기 줄로 갈까요? 빨리 가야지 앞자리 차지할 수 있는데.”
“아, 앞자리요? 그… 꼭 앞자리로 가야 하나요?”
“네?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앞자리가 좋지 않을까요?”
“아, 알겠습니다.”
‘앞자리로 가는 게 싫나?’
이해는 안 가지만 뭐 취향이 있는 거니까.
평소 채팅방에서 말하는 것도 약간 특이해 보였는데. 역시 실제로 만나서도 생각한 이미지와 비슷한 것 같았다.
“그나저나 통성명도 못 했네요. 저는 김소영이라고 해요.”
“저는 그냥 민이라고 불러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민이요?”
“네, 이름이 외자에요.”
“아하, 그러시구나.”
그렇게 통성명을 마친 우리 둘은 곧 대기 줄로 향했고.
기나긴 기다림 끝에 공연장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물론 이번에도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다 맡겨 놓아야 했다.
‘그래 보는 것만 해도 어디야… 사진은 나중에 데뷔하면 많이 찍자.’
그렇게 늦게 온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앞에 자리는 전부 만석이었다.
“하아, 여기서 제대로 보일지 모르겠네요.”
“저는 지금 자리 괜찮은데요. 멀어서 좋아요.”
“네? 멀어서 좋다고요?”
“아… 그게 아니라 전체적인 무대가 잘 보이잖아요… 하하하.”
공연장 안에서는 모자를 벗어달라는 스텝의 말 때문에. 지금은 모자를 벗고 있는 민이었다.
뭔가 주변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았지만. 김소영 자신도 고등학생 때는 그러지 않았던가.
그렇게 민과 함께 자리를 잡은 김소영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눔 받은 슬로건을 가방에서 꺼내었다.
-선우린 데뷔하자!
어떻게 자신이 선우린 팬인 줄 알고 이걸 바로 건넸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슬로건도 가지고 오셨어요?”
“네, 오자마자 받았어요. 여기 민님 것도 있어요.”
-선우린 사랑해♥
김소영은 자신이 들기 좀 민망한 슬로건을 민에게 넘겼다.
본인이 저걸 들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러기에는 이제 계란 한 판을 향해 가고 있는 자신의 나이가 맘에 걸렸다.
그리고 저걸 건네주었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궁금하기도 했고.
“저… 이걸 제가 들어요?”
“네, 저기 다들 들고 있잖아요.”
김소영이 말한 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보다 더 과한 내용의 슬로건도 자연스럽게 들고 있었다.
“아니, 그래도 이건 내용이 조금…”
당황한 얼굴로 항변하듯이 말하는 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리아의 등장과 함께 엄청난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국민 아이돌 시즌2’ 2차 경연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그러다 리아가 말을 시작함과 동시에 사방이 고요해졌다.
“이번 경연의 주제는 ‘자체 프로듀싱’입니다. 지금부터 연습생들이 팀별로 준비한 7개의 무대가 바로 이 자리에서 펼쳐집니다.”
“무대가 다 끝난 이후, 관객 여러분들은 퇴장하실 때. 가장 좋았던 팀 한 팀. 그리고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연습생 3명을 투표하고 퇴장하시면 됩니다.”
“그럼 첫 번째 무대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연습생들이 커버한 곡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하는 리아였다.
그리고 무대의 조명이 어두워지며 연습생들이 무대 위로 등장했다.
‘위천우네.’
1차 경연 전까지만 해도 김소영의 최애였던 위천우지만. 이제는 선우린에 밀려 김소영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연습생은 3명까지 투표 가능하다니까. 팀 투표는 어쩔 수 없지만 개인 투표는 해줘야겠다.’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팝송이 흘러나오고.
‘나쁘지 않은데?’
원곡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신나는 편곡이었지만. 어색하지 않게 들려왔다.
다들 춤 실력도 나쁘지 않아 불안한 마음 없이 즐겁게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음, 뭐 특별한 건 없네요.”
“그렇긴 하죠.”
민의 말대로 특별할 건 없는 무대였지만.
첫 번째 무대가 끝난 이후로 이어지는 무대들도 나쁘지 않았다.
자체 프로듀싱이라고 해서, 어떤 터무니 없는 편곡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걸 보니. 말만 자체 프로듀싱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였다.
‘그래도 눈에 확 띄는 무대는 없는데?’
다섯팀의 무대가 끝이 나고. 이제 두 팀의 무대만이 남았다.
별로인 무대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1등 감이다 하는 무대도 없었다.
‘그나마 바로 전 팀이 괜찮았지?’
“지금까지 중에 제일 괜찮은 무대가 어디였어요?”
“바로 전 무대요.”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구나.
바로 전 무대는 심성하와 강아진이 한팀으로 있는 팀의 무대였다.
무대 자체가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것이 좋았다. 개인별로 동물 액세서리를 하나씩 하고있는 디테일도 좋았었고.
‘특히 강아진의 강아지 머리띠는… 참 귀여웠지.’
금발로 머리를 염색한 오늘의 강아진은, 마치 한 마리의 골든 리트리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마 방송에 나가면 강아진의 순위가 한 단계는 더 오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김소영이 강아진의 모습을 다시 상상하고 있을 때.
“오빠는 언제 나올까요?”
“오빠요?”
“아, 아니… 선우린이요!”
“이제 두 팀 남았으니까 금방 나올 거예요.”
아까부터 김소영이 준 슬로건을 만지작거리며,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민이었다.
‘사실 나도 좀 떨리는 것 같기도 하고.’
곧 선우린의 무대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1,2,3등이 아직 다 안 나왔네.’
마지막 두 개의 무대가 하이라이트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설마 린이랑 유진킴이 한 팀인가? 그럼 무조건 1등 팀 예약인데.’
그렇게 김소영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는 사이.
“이번 무대는 제 노래를 커버해 주셨네요. 리아의 ‘푸른 바다의 소녀’를 커버한 ‘드림 보이’팀의 무대입니다.”
컨셉이 학교 교실인 듯 책상과 의자들이 무대 위로 옮겨지기 시작하고.
‘선우린이다!’
교복 상의 단추를 몇 개 푸르고 마이를 어깨에 걸친 선우린이 무대 위로 나와 의자에 걸터앉았다.
‘박한휘, 백시현… 이 정도면 멤버도 괜찮은데?’
귀가 아플 정도의 함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모든 연습생이 다 자리를 잡고 앉자. 무대의 불이 어두워졌다.
띵동댕동-
학교 종소리가 울리고.
‘린이는… 불량 학생인가?’
조명이 켜졌는데도 혼자 제일 뒷자리에 앉아 책상에 고개를 박고 있는 선우린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모범생인 듯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는 박한휘.
무대 가장 중앙에 있는 백시현이, 따분하다는 듯 먼 곳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
빠바밤-
브라스 소리가 울려 퍼지고.
부지석과 부지훈이 호들갑을 떨며 들어와 칠판에 포스터를 붙였다.
[OO고등학교 축제, 공연 참가자 모집.]두 사람이 붙인 포스터를 백시현이 물끄러미 바라보며 노래가 시작되었다.
-눈을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어제의 꿈이 아직도 선명해
노래가 시작되자 연습생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뭔가 뮤지컬 같잖아?’
연습생들이 각자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처럼.
뚜렷한 캐릭터들이 보였다.
그때 후렴으로 향해 가며 점점 커지는 드럼 소리가 들렸다.
빰- 빠바바 빰- 빠바바
브라스 소리에 맞춰 백시현을 시작으로 무대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연습생들.
그리고 부지석과 부지훈이 마지막까지 앉아있는 선우린을 데리고 무대로 나오자.
신나는 스윙재즈 반주에 맞추어 다 같이 군무를 추기 시작했다.
현대 무용과 재즈 댄스가 합쳐진 듯한 안무는, 케이팝 안무라기보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아.’
뮤지컬에 나오는 댄서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고.
-지금 이 기분은 뭘까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야
영화속의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
‘와… 대박이다!’
이 곡은 리아의 데뷔 초창기에 발표했던 노래인지라, 풋풋한 느낌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곡이었다.
그런데.
‘곡의 장르가 아예 달라져 버렸잖아.’
그렇게 김소영이 감탄하고 있을 때.
2절이 시작될 줄 알았던 타이밍에, 갑자기 무대가 어두워지더니. 조명이 한 곳을 비추기 시작했다.
쿵쿵거리는 드럼 소리만 울리는 가운데.
조명 한가운데로 백시현이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탁타닥타닥-
백시현의 독무가 시작되었다.
‘이건 탭댄스잖아?’
백시현의 탭댄스가 시작되자, 브라스 소리가 백시현의 춤과 소통하듯 울려 퍼졌고.
신들린 듯한 독무를 보여주던 백시현의 옆으로 박한휘와 선우린이 나타났다.
그렇게 점점 커지는 드럼 소리와 함께, 이내 7명의 연습생들이 모두 탭댄스에 참여한 순간.
화악-
순식간에 여러 개의 조명이 켜지며, 무대를 어지럽혔다.
그리고 곧 춤과 조명 음악이 모두 소통하듯, 무대 위에서 하나로 어우러지고.
빠바밤밤밤-
절정을 알리는 브라스 소리와 함께.
연습생들의 화려한 군무와 노래의 후렴이 시작되었다.
-지금 이 기분은 뭘까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야
영화속의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
‘허억!’
숨이 막혀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무대에 집중하고 있었다.
무대 정 중앙에서 춤을 추는 백시현의 모습은 너무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노래가 끝이 나는 순간.
딩동댕동-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신나게 춤을 추던 다른 연습생들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자리로 돌아가고.
홀로 남은 백시현이 결심했다는 듯, 칠판에 있는 포스터를 가지고 무대 밖으로 걸어 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드림 보이’팀의 무대가 끝이 났다.
“후우…”
김소영은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백시현!!!
선우린 사랑해!!
박한휘 최고다!!!
환호성 소리가 들리자. 피부가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미친, 이건 무조건 1등이지!’
흥분된 마음에 슬로건을 높이 들며 김소영은 선우린의 이름을 외쳤고.
무언가 자신의 팔을 치는 것 같은 느낌에 옆을 바라보니.
“우와아아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선우린 사랑해’ 슬로건을 양손으로 붙잡고 흔드는 민의 모습이 보였다.
“어…어?”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어색하게 슬로건을 다시 내려놓는 민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환호성이 끊이지 않고 있을 때.
“자, 이제 마지막 한 팀의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아직 안 나온 연습생이… 유진킴?’
유진킴이 얼마나 대단한 무대를 준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무대가 너무 강력해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1등이라고 해도,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 혼자 하는 무대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했던 김소영의 생각은.
정확히 5분 뒤에 바뀌게 된다.
‘이거… 잘하면 지겠는데?’
***
모든 공연이 다 끝나고, 김소영과 민은 퇴장 전,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김소영은 팀 투표를 마치고, 이어서 자신과 같이 선우린 팀에 투표하는 민을 보며 이야기했다.
“마지막 유진킴 있던 팀이 조금 더 잘하지 않았어요?”
“저는 여기가 더 좋았어요.”
“하긴 아까 슬로건도 열심히 흔들었으니까요.”
“으윽…으그으극.”
부들부들 손을 떠는 민의 모습을 보며, 왠지 심통난 막내동생을 보는 느낌이라 더 놀리고 싶었지만.
‘더 놀렸다간 큰일 날 것 같은데…’
더 이상 민을 자극하기가 무서운 김소영은, 이내 연습생 개인 투표함으로 다가갔다.
‘선우린, 위천우 그리고… 그래, 백시현.’
세 명의 연습생의 투표를 마친 김소영의 눈에, 투표함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민의 모습이 보였다.
“응? 왜 그렇게 고민해요?”
“아, 아니에요!”
이미 두 명의 연습생은 투표한 듯.
마지막 한 표만 손에 들고 있는 민이었다.
“한 표 남았네요?”
“네에…”
고민하던 민이 마지막 투표 종이를 상자에 넣어 놓고는 나에게 걸어왔다.
“됐어요. 가죠.”
“크큭, 네 가요.”
“왜 웃으세요?”
“아, 아니에요.”
민의 마지막 개인 투표는 역시나 선우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