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life that starts with military writing RAW novel - Chapter (44)
44화
나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 심장이 제멋대로 날뛰려고 하는 것을 겨우 진정시켰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내가 서 있던 무대.
그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4천 명 가까이 되는 팬들의 함성이 피부로 느껴졌고.
관객들의 반응은 파이널 라운드답게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뜨거웠다.
그렇게 관중들의 환호성에 이끌려 어어 하며 몸에 익은 감각대로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무대가 끝나버렸다.
‘이제는 정신 차려야지.’
무대에서 내려온 연습생들이 마지막 무대의 감회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지만, 다음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이미 우리 팀보다 먼저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팀은 자리를 벗어나 분장실로 달려가는 중이었다.
“우리도 가자.”
“네? 아 넵!”
숨 가쁘게 달려가면서도 다음 무대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계속 그렸다.
나에게 진정한 파이널 라운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렇게 연습생들이 정신없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사이, 공연장 안에서는 VCR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한휘: 저희 팀이요? 아주 만족합니다. 하하하] [정우: 다들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라서 좋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파이널무대의 팀이 결성되고. 팀의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하: 일단 노래부터 듣고 얘기할까요?] [아진: 좋습니다!] [천우: 네, 노래 들어요!]다들 고개를 끄덕이자 심성하가 떨리는 표정으로 노래를 재생시키고.
짧게 짧게 편집된 영상을 붙여놔서 시청자들은 곡에 대해 어떤 노래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노래를 듣는 연습생들의 표정만은 화면에 제대로 담겨 있었다.
[??????]연습생들은 처음 생각과는 다른 곡의 컨셉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그런 연습생들의 모습에 생방송으로 시청 중인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뭐야 애들 반응 왜 이래?
-아니 설마 파이널인데 이상한 곡 준 건 아니겠지?
-근데 다들 벙쪄있는 거 귀엽다 ㅋㅋㅋ
-아진이 표정이 제일 웃겨 ㅋㅋ
[와아!]한 명의 연습생이 탄성을 내는 것과 동시에, 연습생들이 빠르게 정신을 되찾았다.
[성하: 곡이 되게 재밌네요!] [지석: 나 이런 거 되게 자신 있어!] [한휘: 와! 이거 잘하면 엄청 멋있을 것 같은데?] [아진: (땀 삐질;;;)] [천우: ???]갑작스레 분위기가 바뀌어 신나게 이야기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나오고.
-아니 얘들아 ㅋㅋㅋ 너네 너무 태세 전환이 빠른 거 아니니? ㅋㅋㅋㅋ
-성하랑 지석이랑 한휘 세 사람은 진짜로 신났는데?
-옆에서 불안하게 쳐다보는 아진이 너무 귀엽다…!
-천우: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난 누구지? 여긴 어디?
└표정이랑 딱 맞아! 너무 웃기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연습실 내부가 신나게 이야기하는 연습생들과 뭔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연습생들 두 부류로 확연하게 나뉘고.
[정우: 처음 곡을 들었을 때요? 어… 음…] [한휘: 왜요? 저는 재밌고 좋았는데!] [지석: 이건 저를 위한 곡이라는 신호가 팍! 하고 머릿속에 꽂혔습니다!] [아진: 약간 난해하긴 한데, 또 듣다 보니까 중독성 있고 좋은 것 같아요!] [성하: 제가 꼭 멋지게 소화해 보겠습니다!]곡에 대한 연습생들의 속마음 인터뷰 화면이 나온 이후, 곧바로 연습에 돌입하는 팀의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
-아니 애들 다 착하고 평화로워서 좋기는 한데, 곡 진짜 무슨 곡이길래 저래? 너무 궁금하다…
-잠깐잠깐 춤추는 영상만 봤는데도, 왠지 느낌이 심상치 않다.
-재밌을 것 같은데? 기대된다!
-빨리 무대 보고 싶어!!
그때 평화로운 연습실의 풍경에, 변화가 찾아왔다.
[한휘: 다들 알겠지만, 센터 자리를 우리가 뽑아야 하잖아. 혹시 어떤 방식으로 뽑는 게 좋을까?]리더인 박한휘의 말에 연습생들이 고민하고 있을 때. 강아진이 손을 들고 얘기했다.
[아진: 아무래도 가장 이 곡에 잘 맞는 사람이 센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천우: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휘: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그때 심성하가 손을 들고 말했다.
[성하: 그럼 일단 투표로 해볼까요?] [정우: 성하야 만약 투표로 하면, 자기 뽑으면 안 되는 거 알지?] [성하: 아이 형! 왜 그러세요…!]그렇게 심성하의 강력한 주장으로 인해, 연습생들이 종이와 팬을 가지고 와 자체 투표를 시작했다.
[한휘: 투표 결과를 발표할게요. 박한휘 1표, 강아진 1표, 심성하 3표, 부지석 3표. 성하랑 지석이가 동률이네…]박한휘의 말에 심성하와 부지석이 서로를 바라보고.
[한휘: 혹시 서로 양보할 생각은?] [성하: 전혀요.] [지석: 나도.] [한휘: 흐음… 그럼 어떡하지? 다시 투표를 해야 하나?] [지석: 마지막으로 투표하기 전에, 성하야 둘이 대결하자.]부지석이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말하자, 심성하가 긴장된 표정으로 대답했다.
[성하: 어떤 대결이요…?] [지석: 막춤.]-??????
-ㅋㅋㅋㅋ 아니 대결하자고 엄청 진지하게 얘기해서 긴장했는데 막춤이래 ㅋㅋㅋ
-도대체 무슨 컨셉이길래 센터를 막춤으로 뽑냐고 ㅋㅋㅋㅋ
-미치겠네 ㅋㅋ 빨리 무대 보여줘라 제발!
그렇게 심성하와 부지석의 운명의 막춤 대결이 벌어지고.
연습생들의 재투표 결과.
[한휘: 투표결과 4대2로 센터 자리는 삐이이-로 결정!]박한휘의 말을 듣고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심성하와 부지석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VCR 영상이 종료되었다.
-뭐… 뭐야???
-그래서 누가 센터인 건데??
-아니!! 나도 알려줘!
-무대 나온다!
-시작한다… 두근두근…
VCR 영상이 끝나고 어두워진 공연장.
그 순간 대형 스크린에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글자가 나타났다.
빠르게 깜빡거리던 글씨가 없어진 후,
약 10년 전 유행했던 후크송.
오토튠으로 범벅이 된 그 사운드가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재현되었다.
형광색으로 포인트를 준 의상의 8명의 연습생이 무대 위로 등장하자, 무대를 기다리던 팬들의 엄청난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아니 백투더퓨처 실화야? ㅋㅋㅋㅋㅋ
└이건 백투더페스트 아니야? ㄷㄷ
-무슨 10년 전으로 돌아왔나, 형광색 바지에 머리는 저거 브릿지로 포인트 준거 뭔데…
-그것보다 애들 표정이 더 웃김, 몇 명은 너무 진지하고, 몇 명은 진심으로 신나 보임 ㅋㅋ
-병맛이긴 한데… 듣다 보니까 좀 괜찮은 듯?
그때 심성하가 품에서 LED 선글라스를 꺼냈다.
-미친 LED 선글라스 ㅋㅋㅋ 저거 이제 구하기도 힘든 건데 ㅋㅋ
-성하가 센터다! 미친!!
-잘 어울리기는 하네 ㅋㅋㅋ
-막춤 부지석한테 어떻게 이겼어;;;
-악! 가사까지 옛날 감성이야 ㅋㅋㅋ
-내 정신도 빠져든다… 빠져든다…
-이건 솔직히 심성하랑 부지석 둘이 다 살렸다.
-그 와중에 신나 보이는 한휘 짤 저장 완료!
충격적인 퍼포먼스와, 쉴 새 없이 반복되는 멜로디의 향연에 관객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점점 이 병맛에 홀리듯이 빠져드는 팬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팬들의 충격 속에서 팀의 무대가 끝이 나고.
-오랜만에 문화충격 제대로 느끼네…
-와, 진짜 파이널 라운드에 이런 곡이 나올 줄은 몰랐다.
-애들 잘 소화하는 게 제일 웃겨 ㅋㅋㅋ 괜히 여기까지 올라온 게 아닌 듯.
-그것보다… 다음 무대가 아무리 좋아도… 이러다가 첫 번째 무대 때문에 묻히는 거 아니야?
└나 일렉트릭 성하! 존재감으로 압살한다!
└아니 진짜 그러면 어떡하냐고… 갑자기 걱정되네 ㄷㄷ
└그럴 리리리리 없어!
└벌써 레레레레 레디! 침투 성공!! ㅋㅋㅋ
-노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임팩트는 대단했다.
└인정 ㅋㅋ 자기 전에 무조건 생각날 듯 ㅋㅋㅋ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공연을 끝마친 팀에 무대에, 무대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도 관객석의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소란스러운 관객석의 분위기 속에서 무대 옆으로 리아가 등장했다.
“파이널 라운드의 첫 번째 경연곡 의 무대가 끝났습니다. 무대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지금 바로 당신의 연습생에게 투표해주세요.”
MC의 진행으로 조금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공연장 내부. 그 모습을 확인한 뒤, 리아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다음 공연은, 팀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팀은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다들 기대하고 있나요?”
네에에에에에에에-
“그럼 지금 바로, 팀의 공연 준비 과정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아의 말과 함께 VCR 영상이 재생되었다.
유진킴이 우정우를 밀어내고, 팀에 합류하여 최종적으로 팀이 결정되는 과정이 짧게 나오고.
연습실에 7명의 연습생이 모인 것까지는 팀과 동일했다.
그런데.
[유진: 형이 리더를 하고 제가 센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다들 어떠신가요?]유진킴의 충격적인 발언에 놀란 연습생들의 표정이 클로즈업되고,
[시현: 어… 좀 당황스럽긴 했죠.] [린: 아, 절대로 쉽게 넘겨줄 생각이 없구나. 이제부턴 진짜 경쟁이구나…] [유진: 경쟁에서 편하게만 갈 수는 없으니까요. 센터가 하고 싶으면 당당히 얘기해야죠.]앞선 팀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1위와 2위 연습생의 불붙은 경쟁 모드에, 무대 이후 잠잠해졌던 게시판이 다시 폭주하기 시작했다.
-와… 여기 시작부터 왜 이래?
-뭐? 뭐라고? 유진킴이랑 선우린이 한판 붙었다고??
-그렇지! 이게 국.아지 ㅋㅋㅋ 팀이 너무 평화롭긴 했어.
-와 유진킴 눈에서 불똥 튀기는 것 좀 봐 ㅋㅋ
-아니 ㅋㅋㅋㅋㅋ 벌써부터 이렇게 흥미진진하면 어떡하라고 ㅋㅋㅋㅋ
유진킴과 선우린의 개인팬들을 제외한 시청자들은 흥미진진한 모습에 환호성을 터트렸고.
-아니… 얘들아… 갑자기 왜 이래… ㅠㅠ
-둘이 처음으로 같은 팀 돼서 좋아했는데. 이거 시작부터 불안하게 왜 이러는 거야 ㄷㄷ
-어휴 유진킴 탐욕부리는 것 좀 봐. 메보자리 차지했으면 센터는 린이한테 넘겨야지!
└응 우리 유진이가 1위고 선우린은 영영 2위야. 실력으로 따지나 인기로 따지나 유진이가 센터지.
└와… 유진킴 빠들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개어이없네?
그동안 서로 마찰을 피하던 거대한 두 팬덤이 처음으로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이었다.
두 팬덤이 부딪히기 시작하니,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을 것만 같았던 국민 아이돌의 화제성 지수가 끝도 없이 올라가고.
관련 글들이 SNS와 커뮤니티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오늘 결승이라는데, 나도 한번 봐볼까?
-다들 국.아 얘기밖에 안 하네. 이게 그렇게 재밌어?
-아 오디션 암 걸려서 잘 안 보는데, 사람 궁금하게 하네…
그렇게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백시현이 리더를 차지하는 장면과 처음으로 를 듣는 연습생들의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고.
[유진: 곡을 듣자마자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생각났어요.] [린: 파이널이라는 말에 걸맞는 그런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인터뷰 이후 다시 돌아온 연습실의 풍경에서는, 모든 연습생들이 화기애애하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졌다.
-뭐야? 갑자기 또 평화로워졌네?
-한번 대판 싸울 줄 알았더니, 으으… 뮤직넷 또 편집으로 장난치는 것 봐.
-잠깐 기다려들 봐요. 아직 센터 안 뽑았음.
└그러네 센터 결정하는 장면 그냥 넘겼나? 센터는 어떻게 된 건데?
한순간 불타올랐던 시청자들이 이어지는 평범한 장면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 화면에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백시현의 모습이 나타났다.
[시현: 이제 센터를 뽑아야 하는데…]카메라가 긴장한 연습생들의 얼굴과, 굳은 표정의 선우린 유진킴 두 사람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유진: 아무래도 이 곡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센터를 해야겠죠?] [린: 다들 센터 포지션 파트를 연습했으니까, 한 명씩 나와서 보여주는 게 어때?]선우린의 말에 연습실이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태하: 그럼 제가 먼저 해 볼게요.]김태하를 시작으로 연습생들의 자체 평가가 시작되고.
마지막 순서인 선우린의 차례가 끝난 뒤.
[시현: 그럼 이제 센터를 뽑겠습니다.]백시현의 말과 함께, 화면이 어두워지고. 개인 인터뷰 화면이 나타났다.
[Q:센터 포지션 선정이 끝났는데, 결과에 만족하시나요?] [유진: 가장 좋은 결과를 찾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만족합니다.] [린: 음…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두 사람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VCR 영상이 종료되고.
-????????
-이렇게 끝난 거야?
-아니, 센터 유진킴이 된 거야?
└그런 것 같은데???
└바보들아, 너넨 아직도 뮤직넷을 믿냐?
-무대 시작한다!
결과를 알 수 없는 VCR 영상의 마지막 인터뷰 장면을 끝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스크린에는 불이 꺼진 올림픽 홀의 전경이 보였다.
그리고.
캄캄한 무대 위.
쉬이이이이익-
미약한 바람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무대 바닥에 깔리기 시작했다.
째깍째깍-
거대한 스크린에 나타난 괘종시계. 그리고 시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스산한 분위기 속에 울려 퍼지고.
마침내 두 개의 시곗바늘이 하나로 만나는 순간.
땡- 땡- 땡- 땡-
울리는 타종 소리,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듯 무대 위에 백색의 불빛이 작게 피어났다.
안개로 가려진 무대 위.
그 중앙에 놓인 낡은 의자 주위로 펼쳐진, 회색의 이파리가 달린 식물들과 그와 대비되는 빨갛게 피어난 꽃들.
그리고 의자 위에 쓰러진 듯 가만히 앉아있는 한 남성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다들 그 숨 막히는 분위기에 짓눌려, 두 입을 막은 채 눈을 크게 뜬 채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을 때.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잠들어있던 남자의 손이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심장 소리가 멈추고, 공연장 내부가 지독한 정적으로 물든 순간.
거대한 스크린 속에 눈을 감고 앉아있는 남성의 가려진 반쪽의 얼굴이 비치고.
누군가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해진 공연장.
그때.
번쩍-
아무 예고 없이 눈을 뜬 남성. 아니, 선우린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거대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허업-
누군가가 놀람을 참지 못하고, 탄성을 내뱉는 소리가 들려왔다.
붉은색의 눈빛.
화면을 가득 채운 선우린의 눈동자는…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