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ol life that starts with military writing RAW novel - Chapter (89)
89화
“와, 진짜 오늘 선우린 미모 미쳤네…!”
양옆에서 쉴 새 없이 들려오는 감탄사.
현재 위어스의 콘서트장 4층 제일 뒤쪽에 앉아있는 김소영은 옆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약간은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뭐 나도 그랬으니까…’
처음 선우린이 등장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린 한 시간 전 과거의 자신을 생각하며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오늘은 갑자기 무슨 큰일이 닥쳐오지 않는 한 이 만족스러운 기분이 깨지지 않을 것 같았다.
‘역시 오길 잘했어.’
팬클럽 선예매날 티켓팅을 실패한 뒤 절망스러운 마음에 암표라도 구매할까 잠시 고민했었지만.
뜻밖에 도움을 받아 마지막 날 콘서트 표도 얻게 되고.
오늘 첫콘도 극한의 새로고침 신공을 이용해 겨우 취소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비록 좌석은 가장 안 좋은 4층 뒷열이지만.
‘뒷좌석도 나쁘지 않네.’
그동안 꽤 많은 아이돌 콘서트를 가보았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사실 이런 대형 공연장에서의 콘서트는 만족도가 떨어질 때도 더러 있었다.
시야 문제야 공연장이 크면 어쩔 수 없다지만, 연출이나 음향등은 큰 공연장일수록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그룹도 꽤 있었으니까.
그래서 위어스가 첫 콘서트부터 이런 대형 돔에서 공연한다고 했을 때 약간 걱정이 들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
위어스의 팬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연의 퀄리티가 높았다.
마치 ‘부족한 공연 경험은 자본으로 커버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무대 장치와 연출력, 그리고 음향까지.
무대와 가장 멀리 있는 좌석에서 공연을 보고 있지만, 공연을 보면서 조금도 어색한 점을 느끼지 않았다는 게 그 증거였다.
그렇게 이제 중반을 넘어 점점 후반부로 들어서고 있는 콘서트.
베일에 싸여있던 유닛 무대도 이미 2팀의 무대가 끝났다.
첫 번째 팀이었던 막내팀의 섹시 컨셉 무대.
그리고 두 번째 팀 동갑내기 메인보컬 팀의 무대까지.
‘조합을 보고 기대하긴 했는데, 진짜 보컬로만 무대를 찢어버릴 줄은…’
우정우와 유진킴의 무대는 역시나 압도적인 고음의 향연이었다.
부르기 어렵기로 유명한 초고음역대의 노래를 선곡한 두 사람은 팬들이 딱 기대한 것처럼 소름 돋는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그러면 이제 남은 사람은 린이랑 한휘 뿐이네.’
선우린과 박한휘의 조합이라…
두 사람이 도대체 어떤 무대를 준비했을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댄스 위주로 보여주려나? 아니면 코믹 무대도 괜찮을 것 같은데.’
과연 마지막 유닛 무대는 어떤 무대일까.
김소영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상기된 얼굴로 다음 무대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꺄아아아아악-
드디어 기다리던 화면이 대형 스크린에 떠올랐다.
[한휘형. 이번 유닛 무대 생각해 놓은 컨셉 있어요?] [일단 막내 애들이 섹시 컨셉이고. 유진이랑 정우는 보컬로 간다고 했고…]컨셉회의를 하며 고민하는 모습에 박한휘와 선우린.
마지막 유닛 무대 준비 영상이 공개된 것이었다.
[뭔가 여름이니까 여름에 걸맞는 무대가 하나 있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썸머송 말씀하시는 거죠?]‘오오! 썸머송이라니!’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수록 이번 유닛무대에 대한 컨셉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런데요.] [응?]그때 갑자기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선우린이었다.
[시원한 노래 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는데 이런 건 어떨까요…] [으음! 괜찮은데?]박한휘에게 귓속말로 이야기하는 선우린.
그리고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 박한휘의 모습이 보이고.
[할 수만 있으면 멋있을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할지…]순간 약간 고민하는 박한휘를 향해 선우린이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했다.
[형, 걱정하지 마세요.]선우린의 말과 함께 점점 어두워지는 조명.
그리고 VCR 영상이 꺼지기 전 마지막 선우린의 말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마침내 공연장의 모든 조명이 꺼지고.
어두워진 회장에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왔다.
‘음? 이 노래는?’
그때, 본무대의 제일 끝 두 곳에 흐릿한 조명이 비쳤다.
꺄아아악-
순간 스탠딩석에서부터 들려오는 엄청난 환호 소리.
아직 대형 스크린이 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보이지가 않았다.
‘아니! 나도 빨리 보여줘!’
그 순간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무대.
무대의 바닥과 뒤쪽 벽면에 서서히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음 왕국?’
그리고 마침내 화면에 잡힌 두 사람.
박한휘와 선우린.
‘와…’
온통 얼음으로 이뤄진 듯한 공간.
투명한 수정 장식에 둘러싸인 두 사람이 유리로 만들어진 왕좌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마치 얼음 왕국의 왕자처럼.
‘의상도 미쳤어!’
순백의 의상에 금색으로 수놓은 포인트.
동화 속의 왕자가 있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 비현실적인 비주얼이었다.
그렇게 공연장 내부의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두 사람이 마침내 무대 중앙을 향해 걸어 나오고.
두 사람이 걸어 나오는 걸음마다, 무대 바닥에서는 눈 결정을 형상화한 새하얀 조각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그 어딘가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선우린의 첫 소절과 함께 시작된 무대.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
백색의 머리를 하고 순백의 의상을 입은 선우린이 춤을 출 때마다 무대 곳곳에서 특수 효과처럼 눈 조각이 흩날리는 형상이 만들어졌다.
-날 부르는 소리
이 운명이
나를 이끄는 대로
서로를 마주 본 채로 마치 거울에 비친 본인의 모습처럼 동일하게 움직이는 두 사람.
그리고 순식간에 두 사람을 둘러싼 댄서들이 모여 거대한 무리를 형성했다.
마침내 이뤄진 군무.
무대를 꽉 채우듯 격정적인 춤을 이어가는 댄서들과 끊임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특수효과.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주인공 두 사람.
다른 무대와 달리 작은 환호성 하나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집중한 2만 명의 관객 앞에서, 선우린과 박한휘가 자신들이 준비한 이 무대를 완벽하게 펼쳐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렴.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후렴 구간이 시작됨과 동시에, 점점 고조되어 가던 음악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마침내 밴드의 반주 소리마저 잠시 멈춰진 채.
모두의 시선이 선우린과 박한휘 두 사람에게로 향해졌다.
두 사람 앞에 놓인 투명한 유리 봉.
그리고 그런 두 사람 뒤에 무릎을 꿇은 채 기다리고 있는 댄서들.
모두의 긴장감이 최고조의 달해 있을 때 마침내 두 사람이 자신들의 앞에 있는 봉을 손에 잡았다.
그리고.
우와아아아아아아아-
하늘 높게 떠오른 두 사람.
투명한 봉 하나에 의지한 채로 두 사람이 공연장 내부를 비행하고 있었다.
둥둥둥둥둥-
두 사람의 비행과 함께 심장이 터질 듯 들려오는 드럼의 베이스 소리.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그리고 다시 시작된 후렴과 함께.
파아아아악-
돔의 천장에서부터 흰색의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눈?’
순식간에 눈에 뒤덮인 공연장 내부.
그리고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공연장을 날아다니는 선우린.
‘이건… 레전드짤이다…!’
김소정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이번 공연의 레전드 장면이 지금 탄생했음을 직감했다.
***
역시 불가능한 것은 없었다.
‘투자만 팍팍 해준다면 말이지.’
나와 박한휘의 무대를 준비하느라고 갈려나간 인력들에게는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멋있는 무대 만들었으니까…’
드디어 마지막 유닛 무대가 끝났다.
준비했던 시간에 비하면 정말 찰나의 순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마무리까지 잘 끝내야지.’
이제 남아있는 무대는 단 하나.
사실 남아있는 무대라고 하기에도 뭐한 마지막 인사 같은 곡이었다.
“여러분 유닛 무대 어떻게 보셨나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말에 터질듯한 함성소리가 들려오고.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함성소리에 멤버들이 웃으며 ‘이제 그만!’이라는 말을 외쳤다.
“와아,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제대로 말하기가 힘드네요.”
“그런데 무대 진짜 멋있었어요. 왕자님 같았다니까요!”
“고마워요.”
한동안 마지막 유닛 무대의 감상을 얘기하던 우리는 이제 슬슬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상기했다.
“거의 3시간 가까이 콘서트가 진행되었는데요. 다들 어떠신가요? 약간 눈이 풀린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직 쌩쌩합니다!”
“내일도 콘서트가 남아 있잖아요!”
“잠깐만! 오늘도 아직 끝난 거 아니에요!”
멤버들이 이야기하는 말 하나하나에 웃거나 아쉬움의 탄성을 내며 반응하는 관객들.
모두가 이 시간이 더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음 곡을 불러야 할 시간이었다.
“이제 마지막 곡을 들려드릴게요.”
내 말과 함께 떠들썩하던 회장이 갑자기 조용해지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돌출 무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우리가 돌출 무대의 중앙에 도착했을 때.
콘서트의 마지막 곡 ‘우리의 봄’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익숙한 곡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응원봉을 좌우로 흔들며 우리를 바라보았고.
우리는 무대 위에서 관객석을 바라보며 원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차가운 겨울을 참으며 기다렸죠
유진킴의 목소리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고.
우와-
우리가 서 있는 돌출 무대의 중앙이 공중으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요
서서히 올라가는 리프트의 위에서, 나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내가 손을 뻗을 때마다 반응하는 팬들의 모습이 보이고.
‘아쉽네.’
열심히 준비했지만, 정말 이 공연이 내 앞에 있는 수많은 관객들을 만족시켰을까.
공연의 마지막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서로를 기다려 왔다는 것을
내 파트를 끝내고 나니,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객석의 풍경.
거짓말처럼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모두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이내 리프트가 정상에 도착하고, 넓은 공연장 한가운데. 공중에서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찾아온 기적은 바로 너야
그렇게 후렴이 시작된 순간.
턱-
‘뭐지?’
갑자기 회전하던 리프트가 멈추고.
“어, 어?”
“뭐야?”
서서히 줄어드는 공연장의 조명.
그리고 밴드의 반주 소리마저 사라지고.
‘설마 사고인가?’
나와 멤버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때.
[나에게 찾아온 기적은 바로 너야]갑자기 객석에서 들여오기 시작한 노래소리.
“아…”
내 옆에 있는 누군가의 탄식과 함께 2만 명의 팬들이 부르는 ‘우리의 봄’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어두워진 공연장에 빛나는 무수한 응원봉의 불빛들.
‘아름답네.’
그 순간 온몸에 전율이 가득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영원히 함께해.]후렴구의 마지막 소절을 끝내는 순간.
갑자기 장내의 모든 응원봉의 불빛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객석에서 응원봉의 불빛을 이용해 만들어낸 글자.
세 개의 단어가 빛을 내며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파아악-
순간 회장의 모든 조명이 밝아짐과 동시에 꽃가루가 터지고.
다시 밴드의 연주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위시!”
“사랑해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우정우와 심성하.
그리고 옆을 바라보니.
“유진아?”
“네… 네?”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유진킴의 모습이 보이고.
“고생했어.”
분위기에 물들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지금은 그냥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 바로 옆에 있는 유진킴과 강아진의 손을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도 두 사람은 내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나와 같이 옆에 있는 멤버의 손을 맞잡았고.
그렇게 일렬로 서서 손을 맞잡은 우리는 다 함께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순간 터져 나오는 환호와 박수소리.
위어스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그 공연의 막이 내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