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231
〈 231화 〉 개회식 – 4
“알고 있어. 그래서 무기도 목검으로 준비했고. 경험 많은 용병으로서 앞날 창창한 학생의 실력을 확인해주고 조언해준다, 그런 이미지로 임할 생각이야.”
텟샤는 그 정도야 파악하고 있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 정도면 딱 적당할까.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텟샤가 아서를 상대한다고 하면 저는 소피아를 상대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힘의 차이가 너무 나지 않겠습니까?”
“소피아는 소심한 인상에 비해 의외로 강해. 방심하지 말고 마력이 떨어질 때까지 상대해주도록 해. 좋은 공부가 될 테니까.”
나는 자신이 너무 강해서 소피아와 전투가 성립할지 고민하는 듯한 유에에게 조언했다.
“네. 알겠습니다.”
유에는 내 말에 소피아에게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나저나, 대진표를 보건대 다음 경기도 우승 후보가 아니라 평범한 학생의 상대군요. 전력을 다해 싸우지 못하는 건 꽤 답답한 일입니다.”
테이블 위의 대진표를 바라보며 유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1조의 다른 경기는 세르반테스와 앤더슨의 어벤저스 팀, 니우로와 미엔의 니우로미엔 팀이었다. 둘 다 평범한 학생인 시점에서 1조의 4강 경기에서도 텟샤와 유에는 우승 후보가 아닌 일반 학생을 상대하게 된다.
“글쎄. 그렇다고 해도 다음 싸움은 그리 쉽진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다음 싸움도 쉬우리란 보장은 없다.
“그렇습니까?”
“이런 일에는 보통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는 법이야.”
아마 대부분은 나 때문이겠지만.
뭐, 상황에 따라서는 자제하는 게 좋겠지만, 너무 만만하다면 약간의 시련을 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뭔가 흉계를 꾸미시는 얼굴이군요. 딱히 거절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상황 보고 정할 생각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 1회전, 힘내라.”
나는 텟샤와 유에를 격려한 뒤 대기실을 나섰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없지만 2조의 하프문 팀, 브리깃과 울프힐데의 대기실로 향했다.
“브리깃, 저 제대로 했을까요?! 너무 긴장해서……! 으으……!”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진정하세요.”
문을 열자 바로 보이는 것은 불안함을 참을 수 없는 듯 브리깃의 품에 안겨서 칭얼대는 울프힐데와 그런 울프힐데를 무표정하게 쓰다듬어주는 브리깃이었다. 슬슬 귀찮다는 느낌이 표정에서 물씬 느껴진다. 귀여워하며 쓰다듬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일주일 내내 계속되면 결국 질려버리고 마는 법이다.
“저는 그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라서! 너무 놀라버려서……. 앗, 교수님!”
브리깃에게 매달려있던 울프힐데가 나를 보자마자 내 쪽으로 뛰쳐왔다.
“저, 잘했나요?! 괜찮았나요?!”
“그래. 잘했어. 좋은 첫 데뷔였어.”
나는 울프힐데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줬다. 울프힐데는 내가 쓰다듬고 만져주자 금방 헤헤 웃으며 안정을 되찾았다. 뒤쪽에서 브리깃이 짜증이 나 죽겠다는 표정을 했지만.
“브리깃, 카마인은 확인했어? VIP석 가장 위에 앉았는데.”
“네. 위쪽에 앉아있었죠. 언제 봐도 나이에 비해 지독하게 동안이더군요.”
“……몇 살인데?”
“50은 진즉에 넘었을 겁니다.”
나이는 불명으로 표기되었지만 직접 50을 넘는다고 들으니 좀 깨는 느낌도 든다. 차라리 백 년이 넘어가면 비인간적이라 딱히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묘하게 현실감 있단 말이지.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카마인을 어떻게 할 생각은 그만두는 게 좋습니다. 넣은 부위부터 불태워서 죽여버렸다는 소문이 돌 정도니.”
“……응. 그만둘게.”
아주 약간 생각하긴 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잠깐 화속성 저항을 최대한 올리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도 떠오르긴 했지만, 맛있는 다른 애들 두고 굳이 50살 넘은 보지는 노리지 않기로 했다.
……게임으로 할 때부터 은근히 예쁘다고는 생각하긴 했지만. 혹시 자지로 혼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조금 생각해보면 좋을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표정이군요. 마음대로 하십시오. 저는 안 말립니다.”
“그, 그건 됐고, 카마인이 신경 쓰이는 소리를 했거든. 거기에 대해 네 의견을 좀 듣고 싶어.”
나는 화제를 돌렸다.
“카마인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카마인은 이번 무투대회에서 울프힐데를 완성한다고 했어. ‘신을 죽일 짐승’으로.”
내게 등을 기대고 안겨있던 울프힐데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움찔하며 나를 올려다봤다.
“……그렇습니까.”
브리깃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구약의 전승을 실현시킬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행할지는 떠오르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만.”
“방법은 너도 모르는 거야?”
“상처 입은 짐승이 신을 물어뜯는다. 그 구절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뿐입니다. 이 구절만 암호로 사용했기에 알고 있을 뿐입니다.”
애석하게도 브리깃도 딱히 자세히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상태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 스킬의 매커니즘도 성흔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괜히 불길한 것도 그렇고 어쩌면 신을 죽이니 뭐니 하는 것과 연관되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위험한 게 맞나보네. 그 때 처음부터 너무 야하게 따먹었나……. 끙.’
그쪽으로 육성할 생각은 없지만, 이상한 루트로 진행할 수 있을 가능성을 열어둔 느낌이다. 이미 엎어진 물이지만 약간 반성했다.
“교단 사람들은 왜 자꾸 신을 죽이려고 하는 건가요? 일단 분위기로 보건대 별로 안 좋은 일 같긴 하지만요.”
“그들이 섬기는 건 여신이 아니라 레비아탄이니까 그렇겠지. 말이 교단이지 이교도나 다름없는 집단이니까.”
나는 울프힐데의 질문에 대답하며 신을 죽인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떠올렸다.
‘여신을 빙의시킨 다음에 죽이기라도 한다는 건가? 떠오르는 건 이것뿐인데.’
만약 그런 방식이라고 한다면,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누군가가, 그것도 빙의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앙이 뛰어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유닛 중에서 그게 가능한 자는, 아비밖에 없었다.
“……무슨 의도와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마음대로 하게 두진 않아.”
울프힐데에게도, 아비에게도 절대로 손을 대게 할 생각은 없다.
“남의 소중한 애들로 이상한 짓을 하게 둘까보냐.”
둘 다 내 제자이고 여자니까.
“이상한 짓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당신아라고 생각합니다만.”
“나 혼자만 할 거야. 남에 하게는 못 둬.”
“아, 네. 그러십니까.”
손수 여기까지 찾아와줬겠다, 일이 마무리된 뒤에는 제대로 교단을 치는 것도 생각해야겠다. 그냥 두기에는 너무 위험한 애들이다.
나는 내가 담당하는 두 팀을 만난 뒤, 모리건이 기다리고 있는 좌석으로 돌아왔다.
“애들은 어때?”
“잘 준비하고 있어. 너도 같이 가도 좋았을 텐데.”
“좋은 자리니까 뺏기기 싫어서. 내가 따라가 봐야 괜히 걔들 집중이나 방해할걸.”
모리건은 다리를 까닥거리며 경기장을 바라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식을 종료하고 무투대회의 첫 경기가 시작하겠다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첫 경기는 아즈레와 유에의 리벤저즈 팀, 그리고 아서와 소피아의 레이븐 팀입니다!”
“정체불명의 용병, 아즈레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겠어요. 궁금하네요.”
알리의 기운 넘치는 목소리와 루시아의 긴장이 살짝 남아있는, 그래도 훨씬 안정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 우선 리벤저즈의 입장입니다!”
알리가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양쪽 입구에서 아즈레와 유에가 나왔다.
노출이 심한 발키리 아머를 입고 있다고 해도 기품 있게 망토를 휘날리며 걸어 나오는 아즈레의 모습에는 누구도 야유하지 못하고 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크흠…….”
“흠, 흠.”
“……으으음.”
여기저기서 남자들의 괜히 민망해하는 헛기침 소리와 주섬주섬 자세를 바꾸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비키니가 없는 세계에서 저 복장은 아무래도 자극이 클 것이다. 오늘 밤 모두의 자위 소재로 쓰일 듯싶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텟샤랑, 아즈레랑 섹스하면 나 혼자면 따먹는다는 쾌감이 장난이 아니리라. 그야말로 아이돌을 따먹는 것과 다름없다.
“언제 봐도 굉장한 옷이네요. 몸매도 굉장하고요.”
“그렇죠? 저런 옷을 입은 용병이 나타나면 누구라도 당황하겠네요. 그 사이에 순식간에 베어버릴 수 있겠어요.”
“당황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저렇게 살을 드러내면 방어력이 너무 약하지 않을까요?”
모두가 내심 신경 쓰고 있었을 말을 루시아가 꺼냈다.
진짜로 궁금해서 물은 건지, 아니면 알고 있지만 모두의 이해를 위해 물은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진짜로 궁금한 게 아닐까 싶다. 모리건도 신경이 쓰이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루시아의 질문에 공감했다.
“그게 말이죠. 아즈레의 저 옷, 겉모습과는 달리 방어력이 굉장히 높아요.”
알리가 팔짱을 끼고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아무리 봐도 알몸이랑 별 다를 바 없는데요.”
“일견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마법으로, 인챈트로 확실하게 보호되고 있답니다. 웬만한 갑옷과 다를 바 없는 방어력이에요.”
자신이 열심히 만든 발키리 아머에 대해 신나서 설명했다.
“그런데도 보이는 대로 착용 면적이 적어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하죠. 아주 뛰어난 장비예요.”
“과연. 굉장한 것은 겉모습뿐만이 아니란 거군요! 대단해요!”
알리와 루시아, 보기보다 합이 잘 맞는다.
알리의 설명에 그랬던 건가, 사실은 고급품인가, 묘하게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긴 했어, 하며 관중들이 웅성거리며 납득했다는 듯 알리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그냥 변태 같은 복장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사실은 뛰어난 기능성 복장이라 생각하는 편이 뻔뻔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 다들 그쪽으로 생각하려는 듯싶다. 군중심리란 보통 이런 것이다.
“그리고 아즈레에게 밀려 존재감은 없지만, 유에 또한 굉장히 강하죠. 동방 소속인데 아즈레와 팀을 짠 것은 다소 재미있네요.”
알리는 줄곧 주목을 받지 못하고 뒤쪽에 있는 유에에게 화제를 돌렸다. 그제야 관중들은 유에를 알아차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뉘었다. 당연하게도 아즈레도 아즈레지만 저 타이츠도 굉장하네,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동방연맹 소속인데 어쩌다가 아즈레와 팀을 맺게 된 걸까요?”
“글쎄요. 그것 또한 무투대회가 진행되며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기대하도록 해요.”
결승전에서 야크샤와 만나게 되면 자연히 풀릴 떡밥이리라. 모두의 기대감을 북돋아두기엔 딱 좋다.
“이제 반대쪽에서 레이븐 팀이 입장합니다! 리벤저즈 팀에 비하면 다소 수수하지만, 둘 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입니다. 아서는 최근 미션에서 MVP를 타기도 했죠.”
알리의 소개와 함께 반대편 입구에서 아서와 소피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뒤쪽이 살짝 뻗친 주인공 같은 머리카락의 진지한 표정의 남자 검사와 다소 긴장한 표정의 베이지색 머리카락의 여자 마법사였다. 수수하다면 수수하지만 그 표정에서는 진지함이 엿보여 결코 우습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소피아는 공격 마법과 지원 마법을 양쪽 다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어?”
알리가 당황하며 설명을 멈췄다.
“아즈레 씨라고 하셨던가요.”
아서가 그대로 쭉 걸어가 아즈레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기 때문이었다.
“그래. 무언가 할 말이라도 있나?”
“……그 복장, 조금 그렇습니다. 이거라도 걸치시는 것을 권합니다.”
아서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로브를 아즈레에게 건네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왜 상대를 챙겨주냐!!”
“착한 척하지 마라!!”
그와 동시에 남성 관중들 사이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폭발했다. 약간의 동지애가 느껴졌다. 뭘 혼자 멋있는 척 하고 있냐. 마음에 안 들게.
“그대 상냥함에 감사를 표하지. 미안하지만 이건 내 전투 스타일의 일환이야.”
다행히도 아즈레는 아서의 로브를 거절했다. 야유하던 남성 관중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개인적으로는 눈 둘 곳이 없어서 싸우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스타일이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아서는 한숨을 쉬며 로브를 거뒀다.
“나 참. 남자들이란.”
린린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모리건은 말없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뭐, 왜. 뭐.”
“나는 딱히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괜히 찔린다.